＊[안내] 4분 27초까지는 해설만 제공되며 이후부터는 영상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구르는 기술' 작업의 시작은 구르기라는 움직임 하나로 다양한 신체성을 지닌 몸들이 서로 기대고, 넘어지고, 지지하고, 부딪히는 고군분투의 과정을 담고 싶다는 충동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왜 하필 구르기냐고 묻는다. 직립을 표준으로 삼고 정상성과 비정상을 쉽게 구분하는 것에 의문이 들면서 인간 발달 초기에 이동을 위한 움직임으로 구르기를 발굴했다. 지면이라는 공통의 장소를 기반으로 함께 구른다는 것, 살의 떨림과 골격의 삐걱거림이 생생하게 들리는 원초적인 감각은 직립보행에서 느낄 수 없는 무엇이 있었다. 지면에 맞닿은 몸, 타인과의 거리가 이보다 더 가까울 수 없는 상황에서만 감각할 수 있는 관계성을 체화하는 순간들이었다.

 

신체적 차이를 지닌 다양한 몸들이 타인의 몸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함께’라는 의미는 종종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장애예술 영역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작업할 때 쉽게 언급되는 차이나 고유성에 묶이지 않으면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함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이것은 함께 구르기 위한 테크닉 이전에 작업 과정 전반에서 서로를 대하는 작은 손짓, 눈짓, 주저하는 말들과 머뭇거림, 엇갈린 말들 사이에서도 새롭게 배워야 할 기술이었다. 무용수와 배우들은 서로의 낯선 신체를 조심스럽게 접촉하고 때로는 본의 아니게 침범하면서 매뉴얼화 할 수 없는 존중과 보살핌의 태도를 경험하지 않았을까..

 

감독 ∥ 김윤진 

출연 ∥ 강보람 김경림 김다영 김시락 김원영 백우람 엄지용 임소연
움직임 리서치 ∥ 임소연, 김원영 

 

영상감독 ∥ 이수호, 이석준
촬영감독 ∥ 송건호
음악감독 ∥ 이옥경
조명디자이너∥ 신동선 
의상디자이너 ∥ 권혜경

 

음성해설 작가 ∥ 서수연
음성해설 내레이터 ∥ 박선희

 

프로듀서 ∥ 최봉민

주최 ∥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주관 ∥ 콜렉티브 데구루루 x 펠든크라이스 무브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콜렉티브 데구루루'는 움직임을 베이스로 사진, 설치미술,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작업자들과 협업을 지향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으나 구르는 운동성에 착안하여 방향성과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예술의 경계 안팎을 질문한다. 

 

2023 이음 예술창작 아카데미 창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