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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설에 갇힌 장애인의 삶…‘세상’이라는 무대서 ‘훨훨’

  • 등록일 2022-11-15
  • 조회수343

지난 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마주한 연극 ‘등장인물’ 연습 현장은 작품 제목처럼 여러모로 낯설고 독특했다. 주고받는 대사도 없었다. 그저 음악이 바뀔 때마다 거동이 불편한 발달장애인 배우가 차례로 나와 비장애인 조력자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춤과 몸짓을 보여줬다. 자기 차례가 아닌 배우들은 의자에 앉아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칠판에 뭔가를 끄적이고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거나 책상 위에 놓인 스티커를 하염없이 붙이는 등 공연에 집중하지 않아도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았다. 어수선해 보이기도 한 상황에 처음엔 ‘뭐지?’ 하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을 맞게 된다. 보통 연극을 관람할 때 배우 자체보다 극중 캐릭터가 도드라져 보이는 것과 다른 경험이다.

이 연극은 서울시극단이 2022년 선보이는 ‘시극단의 시선’의 하반기 작품으로 16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올린다. 집에서 지내온 1명을 포함해 오랜 기간 장애인 거주시설에 머물다 지역사회로 나오거나 아직 시설에 머무는 중증 발달장애인 11명이 배우로 등장한다. 노들장애인야학 ‘탈탈탈’ 팀에 속한 이들은 시설 거주 기간이 짧게는 7년, 길게는 30여년에 달한다고…. 2020년부터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와 춤, 그림으로 전하는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평소 해오던 활동을 중심으로 무대에 올린 작품이 ‘등장인물’이다. 구성과 연출은 2020년 ‘전통적 의미의 극장에 서지 못한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연극의 실천적 담론을 제시했다’는 평을 들으며 동아연극상 ‘새개념 연극상’을 수상한 신재가 맡았다.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출신인 신재 연출은 오래전부터 이들 장애인이 예술을 통해 각자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쓰고 있다.

당일 연습을 마친 신 연출에게 제목을 ‘등장인물’로 한 이유와 작품이 전하려 하는 메시지를 물었다. “우리 사회가 등장해야 할 인물이 다 등장하지 않은 사회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효율적인 사회와 맞지 않는 누군가를 분리해서 (시설에) 가두는 방식인데, 그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있을 수 있고 함께 있어야 훨씬 다양한 삶의 방식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요.”

신 연출은 그러면서 발달장애인 배우들에겐 전통적 극장 무대에 처음 서보는 낯선 시도가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하는, 관객들에겐 발달장애인들의 삶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생기도록 하는 공연이 되길 바랐다.

이 때문에 공연은 특성이 제각각인 발달장애인 배우들 입장에서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써가며 준비할 수밖에 없다. 배우들이 어떤 짜인 틀과 메시지에 따라 연기하기가 힘든 데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신 연출은 “공연은 6년 전부터 야학에서 일상적으로 해오던, 즉 월요일(노래), 화요일(춤), 목요일(그림), 일요일(움직임) 했던 활동을 한번에 합쳐서 하는 것과 같다”며 “무대 공간도 배우 각자가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 받으면서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짜고, 필요한 도구들을 배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 배우들과 이들을 만나는 관객 모두가 최대한 편안하게 함께 머물다 갈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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