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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지금-여기를 변화시키는 장애연극의 미학

  • 등록일 2022-12-22
  • 조회수192

<교수신문> 창간 30주년 특별기획 ‘천하제일연구자대회’는 30~40대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의 문제의식과 연구 관심,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사회와 학계의 모습에 대해 듣는 자리다. 새로운 시야와 도전적인 문제의식으로 기성의 인문·사회과학 장을 바꾸고 있는 연구자들과 이전에 없던 문제와 소재로써 아예 새 분야를 개척하는 이들을 만난다. 어려운 상황에서 분투하고 있는 젊고 진실한 연구자들을 ‘천하제일’로 여겨도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연구자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민교협 2.0’과 함께한다.(연재를 시작하며: 새 세대 한국 인문사회 연구자를 만난다) 

연극치료나 사회복지의 관점이 아닌, 미학과 예술의 관점에서 
장애연극과 장애예술인을 다루려는 시도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장애배우들의 ‘당사자 유머’에 무람없이 함께 웃으면서 
그들이 지향한 예술에 대해 학술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지금 내 연구의 관심은 동시대 연극에 집중되어 있다. 근대 희곡 및 연극사를 공부하며 연구자의 길에 들어섰고 한국 역사극의 형성과 흐름을 톺아보는 연구로 박사논문을 썼으나 역사화 되지 않은/못한 연극의 자리가 어디인가 하는 질문을 놓기가 어려웠다. 문학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승인되고 기록에 의해 정전화된(canon-formation) 작품들을 재해석하는 일 역시 기존의 질서로 환원되는 일이 아닐까 의심이 깊어지기도 했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와 블랙리스트 검열 사태,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그리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세상도 연극도 많이 달라졌다. 연극의 경우 현실을 매끈하게 재현하는 대신 사회적 이슈를 통해 시민됨(citizenship)을 질문하고 정체성을 새로이 갱신해나가면서 기존의 질서를 흔드는 시도들이 많아졌다. 일련의 사건 이후 재현의 체계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꾀하는 연극들에 마음이 갔다. 

연극 현장과 연구를 잇기 위해

박사수료 후 연극평론을 시작했지만, 박사논문을 쓸 즈음에는 학위 논문에 집중하기 위해 연극을 보는 일을 줄여야 했다. 평론과 논문은 연결되어 있지만 다루는 대상에 따라 아주 다른 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문학이나 문화예술을 전공한 연구자 중 많은 수가 평론을 겸하고 있고 박사수료 후에는 대학에 강의를 나갈 기회도 생긴다.

그러나 현장과 연구와 교육을 일치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내 경우도 동시대 연극을 보고 평론을 쓰는 일과 한국 근대 연극사의 중요한 계기들을 찾아 연구하는 일과 대학글쓰기와 한국문학, 한국희곡 등을 강의하는 일은 각기 다른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로 다가왔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나니 연구 실적에 대한 압박이 더 커졌다. 세 가지 영역 사이를 오가는 일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결혼, 임신, 출산, 육아의 세계에 진입하면서 ‘포기’를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연구도 중요하지만, 삶도 중요했기에 어떤 결단이 필요한 시기였다.

그렇지만 연극 현장에서 드라마투르그로 공연 제작에 참여하고 연극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대신 ‘지금 여기’의 연극을 제대로 기록하는 일, 나아가 학술적 장으로 끌어들여 대화하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후’의 연극

그리고 무엇보다 세월호 사건 이후가 아닐까. 그날 ‘이후’를 살아가면서 연극을 보는 눈도 달라지고 공부를 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사실은 글을 쓰는 일이 너무 무서웠다. 기존의 언어와 질서를 의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더딘 연구가 더 방황했다. 어찌어찌 박사학위를 마치고 세월호 이후의 연극으로 논문을 쓰면서 나는 다른 세계로 이행했다.

세월호 이후의 연극이 애도 불가능이라는 사태를 ‘기억’하는 정치적 실천이라는 점을 밝힌 「‘이후’의 연극, 애도에서 정치로」와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적 행동을 다룬 「‘이후’의 가족, 연극적 치유와 정치적 주체화」 두 편의 논문을 쓰고 난 후, 가시화되지 않거나 강요된 ‘피해자다움’ 속에 있는 이들을 다룬 연극에 대해 더 잘 말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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