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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표현방식만 다를 뿐… 장애인 무용도 아름다워요”

  • 등록일 2023-02-09
  • 조회수154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같아요.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다 같아요. 다만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에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무용으로 표현하게 도와주는 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부산 경성대학교 스포츠건강학과에는 ‘다함께 차차차’라는 재능기부 봉사단체가 있다. ‘다함께 차차차’는 2014년 8월 최승준 교수와 최정화 교수가 만든 봉사단체로 교내 다양한 체육시설을 활용해 장애인들에게 체육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단체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다함께 차차차’에는 ‘품品’이라는 특별한 무용단이 있다. 2019년 ‘다함께 차차차’ 12기에 창단된 ‘품品’은 장애인들에게 무용을 배울 수 있게 해주고, 매년 꾸준히 공연도 열고 있는 장애인무용단이다.
 
무용 전공 살려 창단한 ‘품品’… 더 크게 성장하길
 
“저는 학생 시절 무용을 전공했어요. ‘다함께 차차차’를 운영하던 도중 최승준 교수님이 전공을 살려서 장애인들에게 무용의 기회를 제공하면 어떻겠냐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듣고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품’이라는 무용단을 만들게 됐어요.”
 
“‘품品’은 ‘품다’라는 단어처럼 장애인들을 편하게 무용단에 품고 싶다는 뜻과 동시에 멋있는 ‘상품’처럼 우리의 가치를 높여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 만든 이름이에요. 꾸준히 단원을 모집하고 공연을 이어가면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창단 첫해 14명의 단원으로 시작했던 '품品'은 5주년을 맞은 올해 창립 단원 9명과 새로운 단원 1명 그리고 비장애인 무용수 4명으로 구성돼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5년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장애인 학생들과 평소 친분이 있던 선·후배와 함께 무용단 활동을 하며 무용단에 대한 애착심을 키워가고 있다. 올해 25명으로 단원을 늘리고 앞으로 다양한 공연을 통해 규모를 늘려가는 것이 최 단장의 꿈이다.

 

“‘품品’은 따로 자격요건이 없어요. 장애인들이 무용에 관심이 있고 무용을 통해 본인들의 감정을 표출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두고 있어요. 교육청이나 복지관 등에 홍보 요청을 하고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통해 사람들이 모이면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선발하고 매년 새로운 공연을 위해 열심히 연습을 시작하죠.”
 
“창단 후 1, 2년 차 공연에 관객 800여 명이 왔었어요. 그중 80%가 장애인이었는데 무용단을 만들고 갈팡질팡하던 때에 관객들이 함께 호응하고 몸이 불편한 분들도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을 보고 무용단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최승준 교수님도 처음엔 무용단에 의구심을 품으셨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존재…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사람들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어울리고 ‘우리도 남들과 같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먼저인 것 같아요. 연습할 때 장애인·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수업하고 가르치려고 노력해요. 처음에는 경계하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장애인들도 어느 순간 남들과 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무용 동작을 하는 자신을 보고 자신감이 붙어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최정화 단장은 장애인들이 무용을 쉽게 접하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한다. 어려운 동작보다 단순한 동작 위주로 안무를 구성하고 귀에 익기 쉬운 멜로디를 통해 동작과 음악을 편하게 암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만의 비법이다. 부모들로부터 단원들이 집에 가서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춤을 춘다는 연락을 받으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무용을 못 할 것이다’라는 편견이 많아요. 하지만 연습할 때 누구보다 열의에 가득 찬 눈동자를 보면 오히려 제가 더 배우는 순간이 많은 것 같아요. 한번은 공연에 앞서 자기소개를 할 사람을 2~3명 추리기 위해 단원들에게 ‘모두가 자기 소개를 하기에는 시간 관계상 힘들 것 같다’ 했더니 단원들이 울먹이며 너도나도 큰 목소리와 열의를 가지고 자기 소개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런 모습에 감동 받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순간 모두가 열의를 갖고 무용단 활동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반성했던 시간이었어요.”
 
최정화 단장은 단장이기 전에 프리랜서 무용수로서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그는 어느 순간 다른 단체에서 춤을 추는 것보다 ‘품品’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본인의 운명이라고 느꼈다고 말한다. 단장으로써 오로지 혼자 무용단을 책임지고 운영하면서 어느 순간 ‘품’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고 본인을 믿고 의지해주는 아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창단 첫해에 연습을 마무리하면서 한 단원이 이렇게 인사를 하더라구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사람들 감사합니다’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했고, 나를 이렇게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말은 지금까지도 연습 끝나고 서로에게 하는 인사말이 됐어요.”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사회로 나아가길
 
처음부터 ‘품品’의 운영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었다. 장애인무용단이라는 존재에 대해 최승준 교수조차 발표회 느낌의 단체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최정화 단장은 제대로 된 단체를 만들어 발표가 아닌 제대로 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키워내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아무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적다보니 단체를 운영하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럴수록 더 제대로 된 무용단을 만들어 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멋있고 당당하게 좋은 결과물을 가져오니까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졌어요. 단원들 부모님들이 누구보다 기뻐하셨고 주변에서 조금씩 도움을 주면서 단체를 운영하게 된 것 같아요.”

 

최정화 단장에게 ‘품品’은 무용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품品’ 뿐만 아니라 전국에 숨어있을 또 다른 장애인 체육 단체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활동을 펼치고 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도 충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품’을 운영하면서 숱한 어려움 속에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지금의 자리까지 왔지만 그는 아직도 ‘품’을 생각하면 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하겠지만 굳이 바라는 점을 꼽아보자면 딱 하나 정도 고를 수 있을 것 같아요. ‘품品’이 계속 유지되는 것.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품’의 단원들이 단순히 ‘품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품品’을 통해 사회로 한 발짝 나아가 다양한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리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장애인 체육 단체가 사람들에게 어려운 이야기인 것 같아요. 무용단을 운영하면서 체육시설이나 콘서트홀 같은 부분은 경성대학교에서 지원해주지만, 공연 전 단원들의 단복 등은 사비로 구매하거나 헌 옷을 재수선해서 입기도 해요. 생계가 어려운 분들에겐 이마저도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있어 괜히 미안해지곤 해요. 장애인들이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마음 편히 본인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봐요.”
 
“수많은 장애인 단체가 존재하고 앞으로 생기겠지만, ‘품品’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세상에 나아가서 다른 단체들이 조금씩 밖에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장애인들이 사람들로부터 차별받거나 다르다는 이유로 피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같은 사람으로서 똑같이 대접받는 날이 올 때까지 저는 계속 노력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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