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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농인 배우 박지영·연출 임도완 “농인, 청인 서로에 대한 편견 덜어낸 계기” [인터뷰]

  • 등록일 2023-06-21
  • 조회수139

무대 위엔 수많은 언어가 공존한다. 구성진 경상도 방언이 시끌벅적하게 가득 찰 때, 배우 박지영의 손은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노래한다. 손의 움직임은 언어가 되고, 음악이 돼 무대를 채운다. 수백 마디의 음성 언어 사이를 가로지르는 정적의 손짓들. 서로 다른 언어의 만남은 그것 자체로 우리 사회의 한 장면이다.

“현영이 침묵 속에서 혼자 대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다른 세상 같아요. 만약 청인 배우였다면 전달하지 못했을 감정과 분위기,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임도완 연출)

연극 ‘우리 읍내’(6월 22~25일·국립극장 달오름)엔 두 명의 농인 배우(박지영, 김우경)와 14명의 청인(성언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비장애인) 배우, 수어통역사 5명, 음성해설사 1명이 무대에 오른다. 미국 극작가 손턴 와일드의 희곡. 전 세계에서 수없이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임도완 연출가와 함께 새 옷을 입었다. 그는 각색, 음악, 연출까지 도맡았다.

작품은 원작의 시공간을 뒤집었다. 1901년, 인구수 2642명에 불과한 미국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은 1980년 경북 울진군 평해읍으로 이동했다. 당시 이 마을엔 2954명 정도가 살았다고 한다. “원작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공간”(임도완 연출)으로 만들기 위해 고생 끝에 발견한 지역이다. 임 연출가는 “이웃끼리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작은 지역, 언어 전달이 잘 되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지역”으로 골랐다고 했다. 실재하는 지역을 통해 우리 삶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도 임 연출가의 방향성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가진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하고 있어요. 어느 시대에 가져다 놓아도 우리 주변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죠. 다만, 지금과 1980년대의 정서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가족의 따뜻함을 말하기엔 이미 오래전 핵가족 시대로 접어들었고, 그 정서를 MZ 세대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시대를 뒤로 가게 됐어요.”

작품엔 1980년대 학생 시절을 보낸 임 연출가의 기억이 한국 현대사와 얽히며 이어진다. 마을 회관에서 울리는 새마을 노래, 학교에서 외워야 하는 국민교육헌장은 물론 동백림 사건과 같은 굵직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MZ 세대인 박지영은 “경험해보지 않은 시대의 이야기이다 보니 연출님의 특훈을 받았다”며 웃었다.

무장애(배리어 프리)극으로 무대에 오르기 위해, 작품에선 인물들의 설정이 달라졌다. 원작 속 청인 에밀리는 농인 황현영으로 달라져 박지영이 연기한다. 또 다른 농인 배우 김우경은 신문 배달부 정효근 역과 무대감독의 수어 통역을 맡았다.

최근 국립극장에서 만난 임 연출가는 “농인 배우들이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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