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작품 속에서 그려내는 ‘배우’라는 직업은 많은 장애인에게도 한 번쯤 꼭 이뤄보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그중에서도 특히 발달장애인은 여러 감정을 담아내야 하는 배우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은 이들이 꿈을 이루기는커녕 애초에 그 꿈에 다가가기조차 힘든 큰 벽에 부딪히게 만든다. 하지만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와 연기로 재능을 세상에 드러내는 전문배우는 다양성의 측면에서 장애인에게 오히려 열려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 극단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극단 ‘하이징스’의 윌리엄스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신경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비장애인과 다른 뇌를 가진 발달장애인들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을 통해 우리와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고, 이는 ‘배우로서 놀라운 재능이자 환상적인 조건’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장애인 배우라고 하여 단순히 비장애인 배우를 흉내 내거나, 능력치를 제한하여 그들만의 리그에서 만족하는 방식을 더는 답습하지 않았으면 한다. 극단 ‘멋진친구들’은 지금까지 흔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과 표현 방법으로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작품성이 담보된 신작을 꾸준히 선보이고, 지속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전문 발달장애인극단’으로서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며 장애예술단체로서의 희망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기획 의도

발달장애인들에게 주어진 직업 선택의 폭이 단순직으로만 한정되어 있는 현실 속에서 그간 발달장애인극단‘멋진친구들’은 남다르게 공연예술가로서 재능을 발굴하고 꾸준히 훈련하면서 <소중한 나의 몸>, <병 주고 약 주고>, <금도끼 은도끼>, <너랑 나랑>, <요술지팡이>, <멋진친구들>, <위로 받을 햄릿>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어엿한 전문 직업인으로 활동해 왔다.

특히 2019년 선보인 연극 <오셀로 THE 클라운>은 셰익스피어 비극을 통쾌하게 깨부수어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 배우들이 표현해내는 희극적 요소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훈련과 연습 기간 내내 배우들은 누구보다 열정적이었으며, 그들만의 언어와 몸짓으로 대본 속 인물들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비극이 희극이 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즐거움과 공감대를 이끌어내었듯, 멋진친구들의 셰익스피어 연작을 통해 어둡고 무거운 현실 속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경계 없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감의 장을 열어 보이고자 한다.

연출 의도

멋진친구들의 <맥베스를 쓰는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깨부수기'의 창작시리즈로 기획되어 ‘비극을 희극으로’ 변모시킨 2번째 창작연극이다.

고전 작품에 대한 발칙한 비틀기와 400년을 넘나드는 시공간적 연극 구성, 그리고 장면의 시각적, 해석적인 깊이를 더해 줄 영상 활용 등의 볼거리와 더불어 현재 우리에게 고전은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연극이 될 것이다.

시놉시스

지난해 이음아트홀 무대에 오른 셰익스피어 연작 첫 번째 작품, <오셀로 THE 클라운>에서 선보였던 광대들의 엉뚱한 도전과 무모하지만 위대했던 모험정신은 이번 신작 ‘맥베스를 쓰는 셰익스피어’에서도 온전히 이어지며 ‘광대들의 연극여행’이라는 큰 줄기는 유지된다.

그러나, 이번엔 문제가 좀 다르다!

맥베스의 연극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광대들이 그만… 아직 맥베스를 쓰고 있는 셰익스피어를 먼저 만나게 된 것!

실제 살아 있는 셰익스피어를 눈앞에서 마주하게 된 광대들, 그리고 실제 살아 있는 현대의 광대들을 만나게 된 셰익스피어.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만남에 이들은 400년이 넘는 시대의 차이만큼이나 큰 갈등을 벌이게 되는데……

 단체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user/genap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