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웹진 이음

○(동그라미)를 △(세모)로 바꾸는 방법

이음광장 만남과 함께하기를 위한 전환

  • 다단조 문화예술기획팀
  • 등록일 2020-09-16
  • 조회수930

<○(동그라미)를 △(세모)로 바꾸는 방법>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청년장애예술가 양성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너와 나의 티키타카’의 시각예술분야 워크숍의 이름이다. 이 워크숍을 계획하면서 만나는 장소들, 관계들 안에서 아주 작더라도 ‘전환’의 경험을 갖게 할 ‘방법’을 고민했다. 또, 장애 예술인에게 ‘장애’라는 것이 어떤 삶의 조건일지 생각했고 워크숍을 진행하는 동안은 그 조건들이 ‘장애물’이 되지 않길 바랐다. 여전히 서툴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전환’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워크숍을 기획한 다단조에게도 ‘장애’라는 상태를 감각하게 된 ‘전환’의 계기가 있었다. 2019년 ‘팩토리 콜렉티브’로 활동하며 기획한 오로민경 작가의 전시 《영인과 나비》(팩토리2, 2019)를 준비하면서 장애인 관객을 적극적으로 전시 공간에 초대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전시 공간이 갖고 있던 물리적 조건들을 하나씩 다시 들여다봐야 했다. 휠체어를 탄 관객이 왔을 때 이 공간은 접근 가능한 공간이 아니었고, 모든 관객이 계단으로 올라와 2층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관객에게 열어 놓았지만 어떤 관객에게는 닫힌 공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열린’ 공간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많은 고민을 했고 물리적인 조건부터 하나씩 만들 필요를 느꼈다. 경사로와 도움 벨을 설치하고,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 주변 화장실 위치를 알아보고, 문자와 점자가 병기된 전시 리플릿을 비치하고, 연계 프로그램에서는 문자 통역을 병행했다.

팩토리2에 설치한 경사로

물론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경사로로 민원신고를 받기도 했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건널목과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야 한다는 사실이 당혹스럽기도 했으며, 빠듯한 전시 예산에 점자 인쇄와 문자 통역을 해야 할지 갈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애인 관객이 온다면?’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이 모든 조건, 고민은 지금까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턱이, 음성언어 중심으로 하던 대화들이, 시각적 감각 위주의 전시 환경이 이제는 다시 보인다. 이 전시 경험이 전환의 기회가 된 것이다. 전환이라는 것은 그만큼 어떤 상태를 새롭게 감각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이 전환의 경험이 이번에 진행할 워크숍을 해볼 수 있겠다, 해보고 싶다고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시 워크숍으로 돌아와서, 총 10주 과정으로 기획한 이번 워크숍은 주로 시각예술 활동을 하는 장애 예술인을 대상으로 ‘자연을 색으로 바꾸는 방법’ ‘도시를 모양으로 바꾸는 방법’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 ‘생각을 전시로 바꾸는 방법’ 등 세부 프로그램으로 계획하였다. 워크숍을 기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여기에서 다른 어딘가로 전환하는 경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 이를 위해서 10회의 워크숍 중 어떤 날은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가로지르며 도시의 모양을 관찰하고,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PaTI, 파티)이나 전시장도 가보면서 동선을 넓게 쓸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야말로 물리적 전환의 기회가 되길 바라고 그 과정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면면들로부터 생각의 전환을 만드는 시간이었으면 했다. 어딘가로 함께 가서 만나고, 이야기하고, 만지고, 듣는 등 많은 감각과 에너지를 써야 하는 경험은 여럿이 함께하면 좀 더 용기 내서, 적당히 숨어가면서 해볼 만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계획과 바람은 코로나19가 다시 심각해지기 전의 이야기다.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 만난다는 것,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야말로 올해는 다른 차원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앞으로 연재할 글들은 10회의 워크숍을 진행하며 겪게 될 언택트 시대의 좌충우돌 워크숍 일지가 될 것 같다.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상세내용

<○(동그라미)를 △(세모)로 바꾸는 방법>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청년장애예술가 양성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너와 나의 티키타카’의 시각예술분야 워크숍의 이름이다. 이 워크숍을 계획하면서 만나는 장소들, 관계들 안에서 아주 작더라도 ‘전환’의 경험을 갖게 할 ‘방법’을 고민했다. 또, 장애 예술인에게 ‘장애’라는 것이 어떤 삶의 조건일지 생각했고 워크숍을 진행하는 동안은 그 조건들이 ‘장애물’이 되지 않길 바랐다. 여전히 서툴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전환’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워크숍을 기획한 다단조에게도 ‘장애’라는 상태를 감각하게 된 ‘전환’의 계기가 있었다. 2019년 ‘팩토리 콜렉티브’로 활동하며 기획한 오로민경 작가의 전시 《영인과 나비》(팩토리2, 2019)를 준비하면서 장애인 관객을 적극적으로 전시 공간에 초대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전시 공간이 갖고 있던 물리적 조건들을 하나씩 다시 들여다봐야 했다. 휠체어를 탄 관객이 왔을 때 이 공간은 접근 가능한 공간이 아니었고, 모든 관객이 계단으로 올라와 2층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관객에게 열어 놓았지만 어떤 관객에게는 닫힌 공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열린’ 공간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많은 고민을 했고 물리적인 조건부터 하나씩 만들 필요를 느꼈다. 경사로와 도움 벨을 설치하고,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 주변 화장실 위치를 알아보고, 문자와 점자가 병기된 전시 리플릿을 비치하고, 연계 프로그램에서는 문자 통역을 병행했다.

팩토리2에 설치한 경사로

물론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경사로로 민원신고를 받기도 했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건널목과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야 한다는 사실이 당혹스럽기도 했으며, 빠듯한 전시 예산에 점자 인쇄와 문자 통역을 해야 할지 갈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애인 관객이 온다면?’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이 모든 조건, 고민은 지금까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턱이, 음성언어 중심으로 하던 대화들이, 시각적 감각 위주의 전시 환경이 이제는 다시 보인다. 이 전시 경험이 전환의 기회가 된 것이다. 전환이라는 것은 그만큼 어떤 상태를 새롭게 감각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이 전환의 경험이 이번에 진행할 워크숍을 해볼 수 있겠다, 해보고 싶다고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시 워크숍으로 돌아와서, 총 10주 과정으로 기획한 이번 워크숍은 주로 시각예술 활동을 하는 장애 예술인을 대상으로 ‘자연을 색으로 바꾸는 방법’ ‘도시를 모양으로 바꾸는 방법’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 ‘생각을 전시로 바꾸는 방법’ 등 세부 프로그램으로 계획하였다. 워크숍을 기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여기에서 다른 어딘가로 전환하는 경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 이를 위해서 10회의 워크숍 중 어떤 날은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가로지르며 도시의 모양을 관찰하고,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PaTI, 파티)이나 전시장도 가보면서 동선을 넓게 쓸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야말로 물리적 전환의 기회가 되길 바라고 그 과정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면면들로부터 생각의 전환을 만드는 시간이었으면 했다. 어딘가로 함께 가서 만나고, 이야기하고, 만지고, 듣는 등 많은 감각과 에너지를 써야 하는 경험은 여럿이 함께하면 좀 더 용기 내서, 적당히 숨어가면서 해볼 만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계획과 바람은 코로나19가 다시 심각해지기 전의 이야기다.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 만난다는 것,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야말로 올해는 다른 차원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앞으로 연재할 글들은 10회의 워크숍을 진행하며 겪게 될 언택트 시대의 좌충우돌 워크숍 일지가 될 것 같다.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댓글 남기기

제 2021-524호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WA-WEB 접근성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 1.업체명: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고 112 3.웹사이트:http://www.ieum.or.kr 4.유효기간:2021.05.03~2022.05.02 5.인증범위:이음 온라인 홈페이지 |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7조제1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제5항에 따라 위와 같이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를 발급합니다. 2021년 05월 03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