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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를 △(세모)로 바꾸는 방법

이음광장 시작을 위한 전환의 풍경

  • 다단조 문화예술기획팀
  • 등록일 2020-10-13
  • 조회수623
  • 비대면으로 전환된 워크숍의 온라인 화상회의
    [출처] 다단조 화상회의 캡쳐

올해 늦봄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이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며 기획한 청년장애예술가 양성사업 워크숍은 여름은 끝나가고 가을이 막 시작할 무렵 홍보에 들어갔다. 어떤 이들이 시각예술 워크숍에 지원해 다단조와 10주를 함께 할지 기대되고 두근거렸다. 시각예술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할 다른 세 명의 예술가도 설레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접어들고 사회적 상황이 급변하면서, 우리가 예상하거나 예정했던 것들에 조금씩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청 인원 현황 저조 . 오리엔테이션 취소 . 일정 2주 연기 전 과정 비대면 전환.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아마도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었다. 하루하루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설렘과 기대는 차츰차츰 우려와 걱정으로 변해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2020년을 제대로 강타하면서 삶의 구석구석 어디 한 군데 빼놓지 않고 훑고 가더니만 몇 달을 준비하고 고대하던 이 워크숍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여러 명이 모여 함께 경험하고, 보고, 느끼고, 만들고, 이야기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일이 이토록 간절해질 줄 누군들 알았을까.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기를 바라고 또 바라지만, 넋 놓고 희망만 품고 있을 수는 없으니, 우리는 본격적으로 ‘비대면’이라는 방식으로 전환해 대비하는 것밖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다.

사실 비대면 과정으로의 전환은 지난 몇 달간 다단조가 기획한 형식의 정확히 반대편에 있었다. ‘실시간, 온라인, 화상’이라는 새로운 조건으로 인해 10주의 과정을 전반적으로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획을 한 우리는 물론, 각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예술가들도 막막해했다. ‘유람선을 타자. 채소에서 색을 추출하자. 사진을 찍으러 나가자. 전시를 보자. 이 모든 것을 함께 해보자.’ 기획 초기에 예술가들을 만나 서로 아이디어를 던지며 신났건만, 코로나 때문에 그리 어려울 일들도 아닌 이 일련의 재미난 계획을 포기해야만 했다. 완전히 다른 내용과 방향으로 기존의 기획을 뒤엎어야 하는데, 다시 판을 짜기 위한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한편, 전 과정이 줌(Zoom) 프로그램을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화상 만남으로 대체된 것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배리어(barrier)가 되고 말았다. 장애의 종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신청을 받았지만, 워크숍에 지원한 자폐성 장애가 있는 한 신청자가 비대면 전환으로 인해 참여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다단조는 지난 상반기에 12명의 장애 예술인이 입주해 있는 잠실창작스튜디오 <굿모닝 스튜디오> 사업의 일환으로 워크숍을 기획·진행한 경험이 있다. 현장에서 서로 마주하고, 눈을 맞추고, 입 모양을 보며, 다가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 단순한 행위들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의 시간을 통해 배우고 마음에 새긴 터라, 만나보지도 못한 이의 취소 소식에 꽤나 속상했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구글폼을 작성해야 하는 온라인 참가신청 단계서부터 이미 어려운 상황을 직면했을지도 모른다. 또는 이런 워크숍이 있다는 정보가 필요한 이에게 도달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제한적이었을 수도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순발력을 동원해 효율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일이 많은 경우에 해결책일 수 있다. 나름 최선을 다해 결과적으로는 비대면으로의 전환을 이뤄냈지만, ‘실시간, 온라인, 화상’에 있어 장애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선행되고, 이를 밑거름 삼아 기획 내용은 물론 비대면 과정의 접근성, 소통방식, 공유방법 등 다양한 방안들을 연구하고, 여기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주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은 여전하다. 2020년 9월 17일 10시, 2020 청년장애예술가양성사업 시각예술 과정의 워크숍은 여차저차해서 온라인 화상회의 화면에서 그 첫 시작을 알렸다.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상세내용

  • 비대면으로 전환된 워크숍의 온라인 화상회의
    [출처] 다단조 화상회의 캡쳐

올해 늦봄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이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며 기획한 청년장애예술가 양성사업 워크숍은 여름은 끝나가고 가을이 막 시작할 무렵 홍보에 들어갔다. 어떤 이들이 시각예술 워크숍에 지원해 다단조와 10주를 함께 할지 기대되고 두근거렸다. 시각예술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할 다른 세 명의 예술가도 설레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접어들고 사회적 상황이 급변하면서, 우리가 예상하거나 예정했던 것들에 조금씩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청 인원 현황 저조 . 오리엔테이션 취소 . 일정 2주 연기 전 과정 비대면 전환.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아마도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었다. 하루하루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설렘과 기대는 차츰차츰 우려와 걱정으로 변해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2020년을 제대로 강타하면서 삶의 구석구석 어디 한 군데 빼놓지 않고 훑고 가더니만 몇 달을 준비하고 고대하던 이 워크숍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여러 명이 모여 함께 경험하고, 보고, 느끼고, 만들고, 이야기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일이 이토록 간절해질 줄 누군들 알았을까.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기를 바라고 또 바라지만, 넋 놓고 희망만 품고 있을 수는 없으니, 우리는 본격적으로 ‘비대면’이라는 방식으로 전환해 대비하는 것밖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다.

사실 비대면 과정으로의 전환은 지난 몇 달간 다단조가 기획한 형식의 정확히 반대편에 있었다. ‘실시간, 온라인, 화상’이라는 새로운 조건으로 인해 10주의 과정을 전반적으로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획을 한 우리는 물론, 각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예술가들도 막막해했다. ‘유람선을 타자. 채소에서 색을 추출하자. 사진을 찍으러 나가자. 전시를 보자. 이 모든 것을 함께 해보자.’ 기획 초기에 예술가들을 만나 서로 아이디어를 던지며 신났건만, 코로나 때문에 그리 어려울 일들도 아닌 이 일련의 재미난 계획을 포기해야만 했다. 완전히 다른 내용과 방향으로 기존의 기획을 뒤엎어야 하는데, 다시 판을 짜기 위한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한편, 전 과정이 줌(Zoom) 프로그램을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화상 만남으로 대체된 것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배리어(barrier)가 되고 말았다. 장애의 종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신청을 받았지만, 워크숍에 지원한 자폐성 장애가 있는 한 신청자가 비대면 전환으로 인해 참여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다단조는 지난 상반기에 12명의 장애 예술인이 입주해 있는 잠실창작스튜디오 <굿모닝 스튜디오> 사업의 일환으로 워크숍을 기획·진행한 경험이 있다. 현장에서 서로 마주하고, 눈을 맞추고, 입 모양을 보며, 다가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 단순한 행위들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의 시간을 통해 배우고 마음에 새긴 터라, 만나보지도 못한 이의 취소 소식에 꽤나 속상했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구글폼을 작성해야 하는 온라인 참가신청 단계서부터 이미 어려운 상황을 직면했을지도 모른다. 또는 이런 워크숍이 있다는 정보가 필요한 이에게 도달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제한적이었을 수도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순발력을 동원해 효율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일이 많은 경우에 해결책일 수 있다. 나름 최선을 다해 결과적으로는 비대면으로의 전환을 이뤄냈지만, ‘실시간, 온라인, 화상’에 있어 장애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선행되고, 이를 밑거름 삼아 기획 내용은 물론 비대면 과정의 접근성, 소통방식, 공유방법 등 다양한 방안들을 연구하고, 여기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주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은 여전하다. 2020년 9월 17일 10시, 2020 청년장애예술가양성사업 시각예술 과정의 워크숍은 여차저차해서 온라인 화상회의 화면에서 그 첫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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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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