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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이음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

이음광장 이해를 쌓아가는 시간

  • 다단조 문화예술기획팀
  • 등록일 2020-11-10
  • 조회수480

온라인으로 출발한 워크숍 처음과 두 번째 시간은 황예지 사진작가와 함께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비록 화면 안에서의 만남일지라도 첫 만남의 긴장과 떨림은 마찬가지였다. 어색한 인사와 함께 초반 한참 동안은 만나는 온라인 공간을 정돈하며 보냈다. 문자통역 창과 서로의 얼굴을 보는 창을 각자의 화면 안에서 최적의 비율로 세팅하고,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플랫폼의 이런저런 버튼을 눌러보며 대화하기 위한 채팅창도 옆에 켜두고, 각자 준비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도 서로 알려주었다. 이 시간은 흡사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고 빔프로젝터와 노트북을 준비하는 등의 과정과 같았다. 예상치 못한 워크숍의 낯선 환경은 이렇게 새롭게 대화하는 방법과 기술을 익혀가는 과정이었고, 그 변화가 우리의 일상 안에서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 워크숍

첫날은 5장의 이미지로 자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만으로도 하고 있는 일, 별명, 좋아하는 공간과 사람 등에 대한 충분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워크숍에 참여한 예술가 세 명은 우연찮게 모두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온라인 여행 영상 콘텐츠 제작자, 동양화가, 교육대학 졸업을 앞두고 미술에 대한 관심을 이번 기회에 넓혀보고자 한 참여자. 셋은 하는 일, 사는 곳, 삶의 배경이 각자 다르지만 ‘청각장애’라는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갖고 살아가는 경험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강한 공감대를 만들어주는 순간이 있었다. 이를테면, 대학 시절 입모양만으로는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오랜 시간 학교 측에 문자통역 지원을 요구했고, 결국엔 참가하는 수업에 문자통역을 가능하게 했던 기억을 꺼낼 때 다른 두 사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도 자주 부딪혀야 하는 일상의 경험이라는 ‘공감’의 장이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만난 지 몇 시간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그것도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게 만든 것은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수성을 소개하는 황예지 작가의 진행 방식도 한몫 거들었다. 황예지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포함해서 많은 국내외 작가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진이라는 한정된 이미지의 공간 안에서 어떤 호흡, 속도감, 정서,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통해 참여자들이 각자 사진이라는 매체를 어떻게 향유하고 읽는지를 반추하게 했다. 또 자신 혹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사진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를테면 각자 사진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거울형 인간’인지, 사진이라는 또 다른 망막 너머의 세계를 보고자 하는 ‘창문형 인간’인지 생각해보게 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사진을 통해 ‘나’는 어떤 것을 보는 혹은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탐구했다. 떠도는 생각을 단어로 나열해 마인드맵을 그려보고, 주요 단어를 도출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사진을 찍고 사진에 대한 에세이를 썼다. 각자가 들여다보는 세계, 그 세계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그 작은 온라인 화면에 모여 있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구체성을 띤 존재로 만나는 시간이었다.

한 참여자는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 이 둘을 조합해서 표현하고 말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한다. 생각을 ‘만드는 일’, 이미지를 글로 ‘옮기는 일’은 누구에게나 쉬운 것은 아니다. 서로의 서툰 생각을 성실하게 들어주고 온전히 집중해서 말하는 시간을 함께 하는 일이 바로 이번 워크숍을 통해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시간은 문자로, 이미지로, 말로, 혹은 침묵과 침묵을 기꺼이 기다려주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천천히 한 장면씩 쌓아가는 시간일 것이다.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상세내용

온라인으로 출발한 워크숍 처음과 두 번째 시간은 황예지 사진작가와 함께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비록 화면 안에서의 만남일지라도 첫 만남의 긴장과 떨림은 마찬가지였다. 어색한 인사와 함께 초반 한참 동안은 만나는 온라인 공간을 정돈하며 보냈다. 문자통역 창과 서로의 얼굴을 보는 창을 각자의 화면 안에서 최적의 비율로 세팅하고,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플랫폼의 이런저런 버튼을 눌러보며 대화하기 위한 채팅창도 옆에 켜두고, 각자 준비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도 서로 알려주었다. 이 시간은 흡사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고 빔프로젝터와 노트북을 준비하는 등의 과정과 같았다. 예상치 못한 워크숍의 낯선 환경은 이렇게 새롭게 대화하는 방법과 기술을 익혀가는 과정이었고, 그 변화가 우리의 일상 안에서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 워크숍

첫날은 5장의 이미지로 자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만으로도 하고 있는 일, 별명, 좋아하는 공간과 사람 등에 대한 충분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워크숍에 참여한 예술가 세 명은 우연찮게 모두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온라인 여행 영상 콘텐츠 제작자, 동양화가, 교육대학 졸업을 앞두고 미술에 대한 관심을 이번 기회에 넓혀보고자 한 참여자. 셋은 하는 일, 사는 곳, 삶의 배경이 각자 다르지만 ‘청각장애’라는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갖고 살아가는 경험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강한 공감대를 만들어주는 순간이 있었다. 이를테면, 대학 시절 입모양만으로는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오랜 시간 학교 측에 문자통역 지원을 요구했고, 결국엔 참가하는 수업에 문자통역을 가능하게 했던 기억을 꺼낼 때 다른 두 사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도 자주 부딪혀야 하는 일상의 경험이라는 ‘공감’의 장이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만난 지 몇 시간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그것도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게 만든 것은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수성을 소개하는 황예지 작가의 진행 방식도 한몫 거들었다. 황예지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포함해서 많은 국내외 작가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진이라는 한정된 이미지의 공간 안에서 어떤 호흡, 속도감, 정서,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작업을 통해 참여자들이 각자 사진이라는 매체를 어떻게 향유하고 읽는지를 반추하게 했다. 또 자신 혹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사진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를테면 각자 사진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거울형 인간’인지, 사진이라는 또 다른 망막 너머의 세계를 보고자 하는 ‘창문형 인간’인지 생각해보게 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사진을 통해 ‘나’는 어떤 것을 보는 혹은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탐구했다. 떠도는 생각을 단어로 나열해 마인드맵을 그려보고, 주요 단어를 도출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사진을 찍고 사진에 대한 에세이를 썼다. 각자가 들여다보는 세계, 그 세계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그 작은 온라인 화면에 모여 있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구체성을 띤 존재로 만나는 시간이었다.

한 참여자는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 이 둘을 조합해서 표현하고 말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한다. 생각을 ‘만드는 일’, 이미지를 글로 ‘옮기는 일’은 누구에게나 쉬운 것은 아니다. 서로의 서툰 생각을 성실하게 들어주고 온전히 집중해서 말하는 시간을 함께 하는 일이 바로 이번 워크숍을 통해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시간은 문자로, 이미지로, 말로, 혹은 침묵과 침묵을 기꺼이 기다려주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천천히 한 장면씩 쌓아가는 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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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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