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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의 장애예술 공간

트렌드 나는 상상한다, 우리들의 케렌시아를

  • 김효진 작가
  • 등록일 2023-02-22
  • 조회수1150

트렌드리포트

대학로는 내게 특별한 장소다. 그곳에서 나는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 야심 찬 출발은 아니었다. 사회과학서점에 취업이 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1년 넘게 세월이 흐른 뒤였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더 이상 집에서 뒹굴 순 없었다. 당시 그 서점은 금서를 취급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럴 이유가 없는 책들조차도 금서로 묶여 있던 엄혹한 시대였다. 독재 정부를 반대하는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드나들던 곳이었으니 젊음과 낭만의 상징이던 대학로와 심하게 대비되는 공간이었지만, 나는 취업이 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목발을 짚고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 끔찍한 수고로움과 기나긴 출퇴근 거리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요소쯤은 나중 문제였다. 첫 직장이었던 그 서점에서 이십 대 중반을 보내며 그 공간을 오롯이 내 공간으로 채워나갔다. 당시 출산 직후였던 사장이 거의 서점에 나오지 않았기에 눈치 볼 상사도 없었고, 힘들 일도 별로 없었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책에 대해 조금 민감해질 필요가 있었을 뿐이었다. 신간이 나오면 허기진 배를 채우듯 먼저 탐닉하던 시간은 짜릿했다.

책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얘기, 민주화에 관한 얘기는 단골 메뉴였다. 사는 게 왜 이리 힘드냐, 어딘가가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그거 아세요? 저 심장병이에요” 어느 날 서점에 들른 서울대 의대 여학생이 뜬금없이 말했다. 동그랗고 새하얀 얼굴에 똘망똘망하면서도 커다란 눈이 빛나던 학생이었다. “많이 아프구나!” 그 말밖에는 해줄 말이 없었다.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군가 잡혀가고 죽임을 당하기도 하던 시대였으니까. 장애를 가진 몸으로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으니까. 여학생은 양어깨를 들썩이며 “뭐, 대수롭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다. 나 역시 쿨하게 반응해주었다. “대수롭구먼! 뭐가 아니래!” 우리는 눈을 맞추며 크게 웃었다. 아무런 위로의 말도 주고받지 않았지만, 그 웃음만으로 서로에게 위로받은 느낌이었다.

온전히 환대하는 공간의 조건

압수 수색을 받아 나름 숨겨두었던 금서들을 빼앗겼던 날을 빼고는 대체로 평화로웠다. 소비와 유흥으로 젊음을 소비하던 대학로와는 철저히 분리된 공간이었지만, 그곳에서는 일상적으로 정보 교환과 소통, 토론이 있었다. 책이라는 매체를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니 어찌 보면 대학로와 썩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운동권 인사들 외에도 그림 그리는 이, 글 쓰는 이, 연극 하는 이들이 유난히 많이 드나들며 늘 떠들썩했다. 그만하면 문화예술공간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놀랍게도 그 공간에선 장애가 문제가 되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량의 책을 옮기거나 손이 닿지 않는 데 꽂혀 있던 책을 꺼낼 때는 으레 단골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싫은 내색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 공간에서 온전히 환대받았다. 그 서점은 나만의 케렌시아였다. 투우장 어느 지점 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구역, 기력을 다해 싸우다 힘이 빠진 소가 거친 호흡을 가다듬으며 다시 힘을 모으는 케렌시아처럼 그곳은 용케도 나의 피난처가 되어주었다. 시대의 불운과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20대의 불안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열 평 남짓한 그 좁은 공간에서 나는 은밀하게 작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꼭 사회과학서점일 필요야 없겠지만 지금 대학로에 아담한 공간을 마련하면 어떨까, 자주 상상하곤 한다. 아니, 대학로가 아닌 어디라도 좋다. 차별과 배제의 일상에서 피투성이가 된 장애인들이 언제든 들러 숨 고를 수 있는 공간, 장애에 대한 선 긋기를 당연하게 여기는 태연한 세상에 다시 맞서기 위해 기운을 모을 수 있는 그런 공간. 장애인에게 접근성이 좋으려면 그때처럼 1층에 자리를 잡아야 하고, 2층 이상이라면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한다. 자동문을 달아야 하며,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는 화장실도 갖추어야 한다. 책을 진열하려면 적어도 20평 정도의 공간은 확보해야 하는데, 한쪽 면에는 발달장애 작가들의 그림도 전시하면 어떨까? 애정하는 ‘렁트멍’과 ‘그림이야기’ 작가들의 작품을 걸고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일 터이다.

부단히 연결하며 충분히 자유롭게

서울 상도동에 있는 도와지 작업장은 이미 꽤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의 공동 작업공간이다. 사단법인 도와지(링크)는 오래전부터 착실하게 그림 공부를 해온 발달장애인 작가로 구성된 ‘렁트멍 동호회’를 위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여느 작업실을 상상하고 그곳에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깜짝 놀랄 수 있다. 도와지 부대표이기도 한 이재순 선생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발달장애인 작가들이 마치 전쟁처럼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이 일상적으로 난무하면서도 시간은 천천히 느리게 돌아가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특징이라면, 이 공간에서만큼은 발달장애 작가들이 충분히 자유롭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처럼 자신을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최근에 알게 된 ‘그림이야기’ 역시 발달장애인들이 그림을 그리는 곳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이 공간은 예술단체 나이브아트스토리가 운영한다. 매년 전시회를 열고 음악회도 곁들이면서 예술을 매개로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2022년 10월, 어느 비 내리던 일요일에 있었던 전시 《거리로 나온 맛있는 예술》은 나를 포함해 동네 사람들의 메마른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기에 충분했다.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예술거점 공간의 담장을 훌쩍 뛰어넘어 이미 지역사회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고 있는 ‘그림이야기’ 사람들과 나는 과연 어떻게 계속 연결될 수 있을까? 이 작가들이 고양시를 넘어 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데 혹시라도 내가 손을 잡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좀 더 많은 사람이 ‘그림이야기’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는 것 자체가 모두에게 행운이고 축복일 텐데, 어떻게 하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아! 나는 어쩌란 말인가? 이쯤 되면 더 이상 달콤한 상상에 머물기가 힘들어지고야 만다. 급격한 현실 자각 때문이다. 기껏해야 1만 5천 원 정도 하는 책 한 권 팔아 3천 원 정도 벌 수 있는데, 하루 몇 권의 책을 팔아야 임대료며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나는 우리만의 케렌시아에 대한 꿈꾸기를 멈출 수가 없다. 동네서점, 전시장, 수면카페, 공연장 등 장애를 가진 우리를 환대하는 예술공간은 아직 요원하기 때문이다.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누군가는 각자 알아서 취향대로 피난처든 안식처든 찾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애를 가진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금지된 그 선을 넘기 위해서, 나는 부단히 연결하고 상상하고 부딪혀 보려 한다. 나는 여전히 상상한다, 우리들의 케렌시아를.

  • 크고 작은 캔버스와 조형물, 그림도구가 빼곡한 작업실. 가운데에 파티션이 있고 세 명이 곳곳에 앉아 이젤 위 캔버스에 각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울시 상도동에 위치한 도와지 작업실

  • 캔버스와 조형물이 잘 정돈된 작업실, 통 유리창 옆 테이블에 앉은 네 명이 각자 조형물을 만들고 있다.

    경기 고양시 정발산동에 위치한 그림이야기

김효진

동화작가. 장편 동화 『깡이의 꽃밭』 『달려라, 송이』 『착한 아이 안 할래』와 『특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이런 말, 나만 불편해?』를 썼다. 2021년부터 이음온라인 장애문학방송 팟캐스트 을 진행했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 분야 전문위원,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 (사)한국발달장애가족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skyhoho21@hanmail.net

사진 제공. 사단법인 도와지, 그림이야기

2023년 3월 (40호)

상세내용

트렌드리포트

대학로는 내게 특별한 장소다. 그곳에서 나는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 야심 찬 출발은 아니었다. 사회과학서점에 취업이 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1년 넘게 세월이 흐른 뒤였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더 이상 집에서 뒹굴 순 없었다. 당시 그 서점은 금서를 취급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럴 이유가 없는 책들조차도 금서로 묶여 있던 엄혹한 시대였다. 독재 정부를 반대하는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드나들던 곳이었으니 젊음과 낭만의 상징이던 대학로와 심하게 대비되는 공간이었지만, 나는 취업이 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목발을 짚고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 끔찍한 수고로움과 기나긴 출퇴근 거리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요소쯤은 나중 문제였다. 첫 직장이었던 그 서점에서 이십 대 중반을 보내며 그 공간을 오롯이 내 공간으로 채워나갔다. 당시 출산 직후였던 사장이 거의 서점에 나오지 않았기에 눈치 볼 상사도 없었고, 힘들 일도 별로 없었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책에 대해 조금 민감해질 필요가 있었을 뿐이었다. 신간이 나오면 허기진 배를 채우듯 먼저 탐닉하던 시간은 짜릿했다.

책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얘기, 민주화에 관한 얘기는 단골 메뉴였다. 사는 게 왜 이리 힘드냐, 어딘가가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그거 아세요? 저 심장병이에요” 어느 날 서점에 들른 서울대 의대 여학생이 뜬금없이 말했다. 동그랗고 새하얀 얼굴에 똘망똘망하면서도 커다란 눈이 빛나던 학생이었다. “많이 아프구나!” 그 말밖에는 해줄 말이 없었다.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군가 잡혀가고 죽임을 당하기도 하던 시대였으니까. 장애를 가진 몸으로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으니까. 여학생은 양어깨를 들썩이며 “뭐, 대수롭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다. 나 역시 쿨하게 반응해주었다. “대수롭구먼! 뭐가 아니래!” 우리는 눈을 맞추며 크게 웃었다. 아무런 위로의 말도 주고받지 않았지만, 그 웃음만으로 서로에게 위로받은 느낌이었다.

온전히 환대하는 공간의 조건

압수 수색을 받아 나름 숨겨두었던 금서들을 빼앗겼던 날을 빼고는 대체로 평화로웠다. 소비와 유흥으로 젊음을 소비하던 대학로와는 철저히 분리된 공간이었지만, 그곳에서는 일상적으로 정보 교환과 소통, 토론이 있었다. 책이라는 매체를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니 어찌 보면 대학로와 썩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운동권 인사들 외에도 그림 그리는 이, 글 쓰는 이, 연극 하는 이들이 유난히 많이 드나들며 늘 떠들썩했다. 그만하면 문화예술공간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놀랍게도 그 공간에선 장애가 문제가 되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량의 책을 옮기거나 손이 닿지 않는 데 꽂혀 있던 책을 꺼낼 때는 으레 단골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싫은 내색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 공간에서 온전히 환대받았다. 그 서점은 나만의 케렌시아였다. 투우장 어느 지점 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구역, 기력을 다해 싸우다 힘이 빠진 소가 거친 호흡을 가다듬으며 다시 힘을 모으는 케렌시아처럼 그곳은 용케도 나의 피난처가 되어주었다. 시대의 불운과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20대의 불안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열 평 남짓한 그 좁은 공간에서 나는 은밀하게 작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꼭 사회과학서점일 필요야 없겠지만 지금 대학로에 아담한 공간을 마련하면 어떨까, 자주 상상하곤 한다. 아니, 대학로가 아닌 어디라도 좋다. 차별과 배제의 일상에서 피투성이가 된 장애인들이 언제든 들러 숨 고를 수 있는 공간, 장애에 대한 선 긋기를 당연하게 여기는 태연한 세상에 다시 맞서기 위해 기운을 모을 수 있는 그런 공간. 장애인에게 접근성이 좋으려면 그때처럼 1층에 자리를 잡아야 하고, 2층 이상이라면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한다. 자동문을 달아야 하며,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는 화장실도 갖추어야 한다. 책을 진열하려면 적어도 20평 정도의 공간은 확보해야 하는데, 한쪽 면에는 발달장애 작가들의 그림도 전시하면 어떨까? 애정하는 ‘렁트멍’과 ‘그림이야기’ 작가들의 작품을 걸고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일 터이다.

부단히 연결하며 충분히 자유롭게

서울 상도동에 있는 도와지 작업장은 이미 꽤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의 공동 작업공간이다. 사단법인 도와지(링크)는 오래전부터 착실하게 그림 공부를 해온 발달장애인 작가로 구성된 ‘렁트멍 동호회’를 위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여느 작업실을 상상하고 그곳에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깜짝 놀랄 수 있다. 도와지 부대표이기도 한 이재순 선생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발달장애인 작가들이 마치 전쟁처럼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이 일상적으로 난무하면서도 시간은 천천히 느리게 돌아가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특징이라면, 이 공간에서만큼은 발달장애 작가들이 충분히 자유롭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처럼 자신을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최근에 알게 된 ‘그림이야기’ 역시 발달장애인들이 그림을 그리는 곳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이 공간은 예술단체 나이브아트스토리가 운영한다. 매년 전시회를 열고 음악회도 곁들이면서 예술을 매개로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2022년 10월, 어느 비 내리던 일요일에 있었던 전시 《거리로 나온 맛있는 예술》은 나를 포함해 동네 사람들의 메마른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기에 충분했다.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예술거점 공간의 담장을 훌쩍 뛰어넘어 이미 지역사회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고 있는 ‘그림이야기’ 사람들과 나는 과연 어떻게 계속 연결될 수 있을까? 이 작가들이 고양시를 넘어 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데 혹시라도 내가 손을 잡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좀 더 많은 사람이 ‘그림이야기’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는 것 자체가 모두에게 행운이고 축복일 텐데, 어떻게 하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아! 나는 어쩌란 말인가? 이쯤 되면 더 이상 달콤한 상상에 머물기가 힘들어지고야 만다. 급격한 현실 자각 때문이다. 기껏해야 1만 5천 원 정도 하는 책 한 권 팔아 3천 원 정도 벌 수 있는데, 하루 몇 권의 책을 팔아야 임대료며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나는 우리만의 케렌시아에 대한 꿈꾸기를 멈출 수가 없다. 동네서점, 전시장, 수면카페, 공연장 등 장애를 가진 우리를 환대하는 예술공간은 아직 요원하기 때문이다. 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누군가는 각자 알아서 취향대로 피난처든 안식처든 찾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애를 가진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금지된 그 선을 넘기 위해서, 나는 부단히 연결하고 상상하고 부딪혀 보려 한다. 나는 여전히 상상한다, 우리들의 케렌시아를.

  • 크고 작은 캔버스와 조형물, 그림도구가 빼곡한 작업실. 가운데에 파티션이 있고 세 명이 곳곳에 앉아 이젤 위 캔버스에 각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울시 상도동에 위치한 도와지 작업실

  • 캔버스와 조형물이 잘 정돈된 작업실, 통 유리창 옆 테이블에 앉은 네 명이 각자 조형물을 만들고 있다.

    경기 고양시 정발산동에 위치한 그림이야기

김효진

동화작가. 장편 동화 『깡이의 꽃밭』 『달려라, 송이』 『착한 아이 안 할래』와 『특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이런 말, 나만 불편해?』를 썼다. 2021년부터 이음온라인 장애문학방송 팟캐스트 을 진행했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 분야 전문위원,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 (사)한국발달장애가족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skyhoho21@hanmail.net

사진 제공. 사단법인 도와지, 그림이야기

2023년 3월 (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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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1 15: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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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케렌시아. 거기에 작가님과 커피와 책이 있으면 더 좋겠네요. 그런 공간이 생기면 참 좋겠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네요

2023-02-23 14: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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