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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국가공인안마사>

리뷰 경쾌하고 친근하게, 생존의 장면을 들추다

  • 허선혜 극작가
  • 등록일 2023-06-28
  • 조회수410

리뷰

  • 어두운 무대 중앙, 바닥에 깔린 매트 위로 안마대가 있고 환하게 조명이 비춘다. 왼쪽에는 음향기기와 담당자가 있고, 중앙을 둘러싸며 일정한 각격을 두고 6명의 등장인물이 의자에 앉았다. 뒤편 위쪽에는 문자해설이 나온다.

2019년, 비장애인 마사지업체 운영자 등이 현행 의료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현 의료법 조항이 비시각장애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1년에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시각장애인의 직업 활동과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다른 효율적 대안이 새롭게 자리 잡았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판단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안마 자격 조항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직업 선택의 자유가 헌법의 기본권이라는 의견과 계속 충돌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안마’라는 말 자체에 편견이 있을 만큼 그것에 대해 잘 모르고, 시각장애 안마사들의 이야기 또한 귀 기울여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는 그 사각지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제에 대한 고찰의 장을 연다.

공연 시작 15분 전에 도착해서 앉아 있으니, 관객들이 객석에 앉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봤던 회차의 관객은 장애인 당사자가 대다수였다. 시각장애인과 활동지원사가 극장 안으로 들어와 앉을 만한 자리를 찾았다. 활동지원사는 좌석의 위치, 높이, 공간의 구성에 관해 설명하고 당사자는 취향과 몸의 상태를 고려해 자리에 앉았다. 여기저기에서 극장의 생김새를 설명하는 소리와 상태를 체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어느 때보다 시끌벅적한 입장과 대기 시간으로 느껴졌다. 공연의 내용 때문인지 몰라도 이 또한 공연의 일부로 느껴지기도 했다.

음성해설사의 해설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음성해설사는 무대 구조와 배우들의 위치를 간단히 설명했다. 배우들은 한 명씩 일어나 자신의 이름과 맡은 배역 그리고 현재 위치를 설명하며 관객들에게 목소리를 각인시켰다. 이때 자신의 위치 말고도 자기 옆 사람의 위치를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운데 사람을 중심으로 오른방향으로 쭉 설명한 후에 다시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방향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 음성해설사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는데, 기준점을 잡고 설명하니 훨씬 이해가 빨랐을 것 같다.

공연은 시각장애인 안마사인 ‘저시력’이 1인 안마원을 열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과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다. 프롤로그와 여섯 개의 에피소드, 그리고 에필로그로 마무리되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야기는 국가공인안마사로 일했던 당사자 배우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에 두었다. 각 에피소드의 목표 또한 국가공인안마사로 대변되는 시각장애인의 현실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감수성 없는 활동지원사로 인한 고충, 아가씨라고 불리는 것이 진절머리 난 여성 헬스키퍼, 퇴폐업소에서 일하는 안마사의 괴로움이 드러난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퇴폐업소에서 일하는 ‘선천맹’이 진상 손님의 무분별한 혐오 발언에 노련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 번째 에피소드에는 안마사라는 직업에 대한 무지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나타난다. 바우처로 안마를 받으러 온 노인의 요청으로 ‘저시력’이 침을 놓는데 경찰이 들이닥친다. 불법 침 시술을 한다는 신고로 출동한 것이다. 한의사가 아니어도 3호 이하의 침을 놓을 수 있다고 호소하는 ‘저시력’ 앞에 놓인 것은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저 수사권만 행사하는 경찰과 경찰이 말하는 대로만 믿어버리는 무지한 시민이다. 게다가 안마를 성추행으로 오해한 여성 손님도 들이닥친다. ‘저시력’은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최대한 오해를 풀어보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헬스키퍼 ‘안보아’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엄연한 직원으로서 근무하는 자신을 마치 장애인 의무고용제도 때문에 굳이 채용된 수혜자로 보는 시선을 지적하면서 시각장애인도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는 비 오는 날 ‘저시력’과 ‘선천맹’이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선천맹’은 조금이라도 보이는 것을 부러워하지만 ‘저시력’은 그런 말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섯 번째 에피소드는 ‘저시력’의 염증 댄스로 시작한다. 현대의학에 한계를 느낀 ‘저시력’이 염증을 치유하기 위해 개발한 무아지경의 막춤이다. 이후 ‘저시력’의 안마원 근처 스포츠마사지 숍 원장인 ‘마사지’가 등장하여 염탐하고 훼방을 놓으며 말싸움을 건다. 음악의 비트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마이크 뺏기를 해가며 논쟁을 벌이는데, 직업 선택의 자유를 들며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마사지’에게 “그건 우리의 생존권”이라며 맞선다. 에필로그는 바우처 횟수가 끝나서 더 이상 안마원을 찾지 않을 것 같은 노년의 손님, 단속에 걸려 바지사장이지만 처벌을 받게 될 ‘선천맹’, 다른 곳을 경험하기 위해 이직하고 싶지만 경쟁률이 최소 30대1이라 그대로 굳어버리는 ‘안보아’를 보여준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는 이야기를 통한 인식개선뿐만 아니라 극 자체만으로도 재미를 주기 위한 연출도 돋보였다. 개방형으로 진행한 음성해설은 단순히 보이는 것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레이션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구연동화처럼 경쾌하고 친근한 말하기 방식을 사용했다. 이것이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도 해서 극의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편했다. 또 하나의 재미 요소는 음악이었다. 극 중에는 ‘선천맹’, ‘안보아’, ‘저시력’ 각자의 테마송이 있었고, 자신의 주요 에피소드 말미에 노래를 부르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위스퍼링(일대일 맞춤 해설) 또한 흥미로웠다. 활동지원사나 지인이 당사자 관객에게 무대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하곤 했는데, 그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는 공간이었기에 내 몸 또한 더 편해지는 느낌이었다. 극장이 객석의 소리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로 인식하는 데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공인안마사>를 보고 나서 느낀 것은 결국 나의 ‘무지’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보직종’이 있다는 것, 그것이 시각장애인의 생존권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쉴 새 없이 흔들리고 언제 무너질지 몰라 노심초사하며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수면 위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국가공인안마사>가 시즌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즌2’, ‘시즌3’가 꼭 필요한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이렇게 세상에 감추어져 있던 이야기들이다. 세상에 처음 드러내는 이야기는 좀 더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할 때가 많다. 이제 이야기의 첫 단추가 막 끼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기초공사를 했으니, 앞으로 <국가공인안마사>가 할 수 있는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꺼내놓았으면 좋겠다. ‘시즌2’를 향한 새로운 항해의 시작을 기다려본다.

  • 어두운 무대, 흰색 자켓을 입은 남자가 스탠드 마이크에 대고 뭔가를 말하고 있고, 그 옆에 이 남자의 팔을 힘껏 잡은 한 남자가 있다. 뒤편에 문자해설이 나온다.
  • 어두운 무대, 흰지팡이를 가진 사람 둘을 포함한 남녀 다섯 명이 나란히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뒤편에는 안마대와 등받이 없는 의자 등이 있다.

<국가공인안마사>

선장 | 2023.5.18. ~ 5.21. | 천장산우화극장

이성수·허영균 작, 이성수 연출의 배리어컨셔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 저시력의 안마원을 배경으로 3인의 국가공인안마사와 그 주변 비장애인들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었다. 공연에는 실제 국가공인안마사로 일하고 있거나 일했던 당사자가 배우로 출연하며, 안마원을 운영하는 저시력과 기업에서 헬스키퍼로 일하는 안보아, 퇴폐업소에서 일하는 선천맹의 에피소드 등 국가공인안마사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 공연 정보
▸ 천장산우화극장 홈페이지

허선혜

창작살롱 나비꼬리 살롱장. 주로 극작을 하고 가끔 기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영지>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등의 희곡을 썼고 <오문오방:무릉도O> 등을 연출했다.
qeqe0321@naver.com
▸ 인스타그램

사진 제공.선장 (촬영. 정길우)

2023년 7월 (43호)

상세내용

리뷰

  • 어두운 무대 중앙, 바닥에 깔린 매트 위로 안마대가 있고 환하게 조명이 비춘다. 왼쪽에는 음향기기와 담당자가 있고, 중앙을 둘러싸며 일정한 각격을 두고 6명의 등장인물이 의자에 앉았다. 뒤편 위쪽에는 문자해설이 나온다.

2019년, 비장애인 마사지업체 운영자 등이 현행 의료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현 의료법 조항이 비시각장애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1년에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시각장애인의 직업 활동과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다른 효율적 대안이 새롭게 자리 잡았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판단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안마 자격 조항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직업 선택의 자유가 헌법의 기본권이라는 의견과 계속 충돌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안마’라는 말 자체에 편견이 있을 만큼 그것에 대해 잘 모르고, 시각장애 안마사들의 이야기 또한 귀 기울여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는 그 사각지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제에 대한 고찰의 장을 연다.

공연 시작 15분 전에 도착해서 앉아 있으니, 관객들이 객석에 앉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봤던 회차의 관객은 장애인 당사자가 대다수였다. 시각장애인과 활동지원사가 극장 안으로 들어와 앉을 만한 자리를 찾았다. 활동지원사는 좌석의 위치, 높이, 공간의 구성에 관해 설명하고 당사자는 취향과 몸의 상태를 고려해 자리에 앉았다. 여기저기에서 극장의 생김새를 설명하는 소리와 상태를 체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어느 때보다 시끌벅적한 입장과 대기 시간으로 느껴졌다. 공연의 내용 때문인지 몰라도 이 또한 공연의 일부로 느껴지기도 했다.

음성해설사의 해설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음성해설사는 무대 구조와 배우들의 위치를 간단히 설명했다. 배우들은 한 명씩 일어나 자신의 이름과 맡은 배역 그리고 현재 위치를 설명하며 관객들에게 목소리를 각인시켰다. 이때 자신의 위치 말고도 자기 옆 사람의 위치를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운데 사람을 중심으로 오른방향으로 쭉 설명한 후에 다시 가운데를 기준으로 왼방향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 음성해설사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는데, 기준점을 잡고 설명하니 훨씬 이해가 빨랐을 것 같다.

공연은 시각장애인 안마사인 ‘저시력’이 1인 안마원을 열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과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다. 프롤로그와 여섯 개의 에피소드, 그리고 에필로그로 마무리되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야기는 국가공인안마사로 일했던 당사자 배우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에 두었다. 각 에피소드의 목표 또한 국가공인안마사로 대변되는 시각장애인의 현실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감수성 없는 활동지원사로 인한 고충, 아가씨라고 불리는 것이 진절머리 난 여성 헬스키퍼, 퇴폐업소에서 일하는 안마사의 괴로움이 드러난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퇴폐업소에서 일하는 ‘선천맹’이 진상 손님의 무분별한 혐오 발언에 노련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 번째 에피소드에는 안마사라는 직업에 대한 무지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나타난다. 바우처로 안마를 받으러 온 노인의 요청으로 ‘저시력’이 침을 놓는데 경찰이 들이닥친다. 불법 침 시술을 한다는 신고로 출동한 것이다. 한의사가 아니어도 3호 이하의 침을 놓을 수 있다고 호소하는 ‘저시력’ 앞에 놓인 것은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저 수사권만 행사하는 경찰과 경찰이 말하는 대로만 믿어버리는 무지한 시민이다. 게다가 안마를 성추행으로 오해한 여성 손님도 들이닥친다. ‘저시력’은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최대한 오해를 풀어보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헬스키퍼 ‘안보아’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엄연한 직원으로서 근무하는 자신을 마치 장애인 의무고용제도 때문에 굳이 채용된 수혜자로 보는 시선을 지적하면서 시각장애인도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는 비 오는 날 ‘저시력’과 ‘선천맹’이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선천맹’은 조금이라도 보이는 것을 부러워하지만 ‘저시력’은 그런 말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섯 번째 에피소드는 ‘저시력’의 염증 댄스로 시작한다. 현대의학에 한계를 느낀 ‘저시력’이 염증을 치유하기 위해 개발한 무아지경의 막춤이다. 이후 ‘저시력’의 안마원 근처 스포츠마사지 숍 원장인 ‘마사지’가 등장하여 염탐하고 훼방을 놓으며 말싸움을 건다. 음악의 비트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마이크 뺏기를 해가며 논쟁을 벌이는데, 직업 선택의 자유를 들며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마사지’에게 “그건 우리의 생존권”이라며 맞선다. 에필로그는 바우처 횟수가 끝나서 더 이상 안마원을 찾지 않을 것 같은 노년의 손님, 단속에 걸려 바지사장이지만 처벌을 받게 될 ‘선천맹’, 다른 곳을 경험하기 위해 이직하고 싶지만 경쟁률이 최소 30대1이라 그대로 굳어버리는 ‘안보아’를 보여준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는 이야기를 통한 인식개선뿐만 아니라 극 자체만으로도 재미를 주기 위한 연출도 돋보였다. 개방형으로 진행한 음성해설은 단순히 보이는 것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레이션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구연동화처럼 경쾌하고 친근한 말하기 방식을 사용했다. 이것이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도 해서 극의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편했다. 또 하나의 재미 요소는 음악이었다. 극 중에는 ‘선천맹’, ‘안보아’, ‘저시력’ 각자의 테마송이 있었고, 자신의 주요 에피소드 말미에 노래를 부르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위스퍼링(일대일 맞춤 해설) 또한 흥미로웠다. 활동지원사나 지인이 당사자 관객에게 무대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하곤 했는데, 그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는 공간이었기에 내 몸 또한 더 편해지는 느낌이었다. 극장이 객석의 소리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로 인식하는 데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공인안마사>를 보고 나서 느낀 것은 결국 나의 ‘무지’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보직종’이 있다는 것, 그것이 시각장애인의 생존권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쉴 새 없이 흔들리고 언제 무너질지 몰라 노심초사하며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수면 위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국가공인안마사>가 시즌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즌2’, ‘시즌3’가 꼭 필요한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이렇게 세상에 감추어져 있던 이야기들이다. 세상에 처음 드러내는 이야기는 좀 더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할 때가 많다. 이제 이야기의 첫 단추가 막 끼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기초공사를 했으니, 앞으로 <국가공인안마사>가 할 수 있는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꺼내놓았으면 좋겠다. ‘시즌2’를 향한 새로운 항해의 시작을 기다려본다.

  • 어두운 무대, 흰색 자켓을 입은 남자가 스탠드 마이크에 대고 뭔가를 말하고 있고, 그 옆에 이 남자의 팔을 힘껏 잡은 한 남자가 있다. 뒤편에 문자해설이 나온다.
  • 어두운 무대, 흰지팡이를 가진 사람 둘을 포함한 남녀 다섯 명이 나란히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뒤편에는 안마대와 등받이 없는 의자 등이 있다.

<국가공인안마사>

선장 | 2023.5.18. ~ 5.21. | 천장산우화극장

이성수·허영균 작, 이성수 연출의 배리어컨셔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 저시력의 안마원을 배경으로 3인의 국가공인안마사와 그 주변 비장애인들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었다. 공연에는 실제 국가공인안마사로 일하고 있거나 일했던 당사자가 배우로 출연하며, 안마원을 운영하는 저시력과 기업에서 헬스키퍼로 일하는 안보아, 퇴폐업소에서 일하는 선천맹의 에피소드 등 국가공인안마사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 공연 정보
▸ 천장산우화극장 홈페이지

허선혜

창작살롱 나비꼬리 살롱장. 주로 극작을 하고 가끔 기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영지>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등의 희곡을 썼고 <오문오방:무릉도O> 등을 연출했다.
qeqe0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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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선장 (촬영. 정길우)

2023년 7월 (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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