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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전시)로 바꾸는 방법

이음광장 ‘작가의 말’을 듣는 시간

  • 다단조 문화예술기획팀
  • 등록일 2021-01-05
  • 조회수691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과 ‘자연을 색으로 바꾸는 방법’에 이어 ‘생각을 전시로 바꾸는 방법’을 주제로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시를 함께 관람하고 작가 혹은 기획자의 작업과 구상이 어떻게 전시’라는 형태로 옮겨졌는지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다행히 글을 쓰는 지금 시점과는 다르게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는 시기였고, 앞선 5주를 온라인상에서 만나고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었다. 얼굴을 ‘대면’한다는 것은 화면 안에서의 만남과는 아주 다른 성격의 만남이었다. 그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더 강해서였는지, 한 사람 한 사람 전시장에 들어왔을 때 익숙한 얼굴을 확인하며 더욱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은 코로나 시대에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경복궁 근처에 위치한 전시 공간 팩토리2에서 열리는 이예주 작가의 전시 《3MM》를 보았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이예주 작가는 직접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개념적 혹은 시각적 맥락을 들려주었다.

《3MM》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인쇄 공정 중 원하는 모양을 오려내는 인쇄 후가공 기법인 도무송과 인쇄물에서는 보이지 않는 잘려나간 3mm의 여백 등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작가의 재료이자 작업의 규칙 삼아 펼쳐놓은 일종의 콜라주 작업에 대한 전시이다. 전시장에는 평면 작업과 카펫, 스툴, 선반 등 가구화 한 오브제 작업, 출판물 작업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당시 열리고 있는 많은 전시 중 《3MM》를 보러 갔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기가 주로 다루는 매체의 특성 혹은 한계를 작업의 규칙으로 삼고, 거기서 출발하여 가구나 전시 등으로 확장해보는 시도를 엿보기를 바랐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동양화가, 영상작업자, 미술에 관심이 있는 교육학도로 각자 활동하는 분야와 방식은 다르지만 자신이 주로 다루는 매체가 어떻게 다른 형태로 변화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은 작업자에게 재밌고 도전적인 과제일 것이다. 이예주 작가가 선보인 매체적 확장 ― 버려지는 부분에 주목하고 그것을 일종의 ‘놀이’ 삼은 연습의 과정, 작업의 방법론 등은 참가자들에게도 해봄직한 혹은 따라해 볼 수 있는 하나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전시를 함께 보는 행위는 관객으로서 서로 무엇을 봤는지를 나누며 감상을 말로 풀어내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날 우리는 한 명 한 명의 충실한 관객이 되어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관객으로서 ‘관점’을 만들어내는 시간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그래픽 디자이너의 일의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많이 던졌다. 이를테면 인쇄되지 않는 자투리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작가는 왜 그것을 중요하다고 여기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도무송 과정에서 남겨진 자투리를 수집한 작가의 작업에서 나온 모양은 어떤 인쇄물을 만들다 나왔을까 요리조리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대면으로 진행한 워크숍 활동(이예주 《3MM》, 팩토리2)

이 시간은 작가에게도 역시 귀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워크숍을 마친 후 이예주 작가는 자기의 말이 문자통역을 거치는 경험도 처음 해봤고, 이것 때문에 보통의 대화보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 또 디자인이 아닌 영역에서 활동하는 참가자들이 던지는 아주 구체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 당혹스러우면서도 자기 작업에 대답을 만들어가는 시간이었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아마도 이예주 작가가 전시에서 선보인 출판물을 선물한 이유도 그 귀한 경험에 대한 응답이었을 것이다.

결국 전시는 관객을 맞이하는 일이고 누가 될지 모르는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하나의 구체화된 형태의 작업이다. 워크숍 참여자 역시 각자 활동 분야와 내용은 다르지만 창작자로서 자기 작업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연습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작가의 말’을 듣는 시간이 그 연습의 과정에 자극과 동기가 되는 시간이었길 바란다.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사진 제공.필자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hello.daadaan@gmail.com

상세내용

‘사진을 글로 바꾸는 방법’과 ‘자연을 색으로 바꾸는 방법’에 이어 ‘생각을 전시로 바꾸는 방법’을 주제로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시를 함께 관람하고 작가 혹은 기획자의 작업과 구상이 어떻게 전시’라는 형태로 옮겨졌는지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다행히 글을 쓰는 지금 시점과는 다르게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는 시기였고, 앞선 5주를 온라인상에서 만나고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었다. 얼굴을 ‘대면’한다는 것은 화면 안에서의 만남과는 아주 다른 성격의 만남이었다. 그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더 강해서였는지, 한 사람 한 사람 전시장에 들어왔을 때 익숙한 얼굴을 확인하며 더욱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은 코로나 시대에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경복궁 근처에 위치한 전시 공간 팩토리2에서 열리는 이예주 작가의 전시 《3MM》를 보았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이예주 작가는 직접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개념적 혹은 시각적 맥락을 들려주었다.

《3MM》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인쇄 공정 중 원하는 모양을 오려내는 인쇄 후가공 기법인 도무송과 인쇄물에서는 보이지 않는 잘려나간 3mm의 여백 등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작가의 재료이자 작업의 규칙 삼아 펼쳐놓은 일종의 콜라주 작업에 대한 전시이다. 전시장에는 평면 작업과 카펫, 스툴, 선반 등 가구화 한 오브제 작업, 출판물 작업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당시 열리고 있는 많은 전시 중 《3MM》를 보러 갔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기가 주로 다루는 매체의 특성 혹은 한계를 작업의 규칙으로 삼고, 거기서 출발하여 가구나 전시 등으로 확장해보는 시도를 엿보기를 바랐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동양화가, 영상작업자, 미술에 관심이 있는 교육학도로 각자 활동하는 분야와 방식은 다르지만 자신이 주로 다루는 매체가 어떻게 다른 형태로 변화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은 작업자에게 재밌고 도전적인 과제일 것이다. 이예주 작가가 선보인 매체적 확장 ― 버려지는 부분에 주목하고 그것을 일종의 ‘놀이’ 삼은 연습의 과정, 작업의 방법론 등은 참가자들에게도 해봄직한 혹은 따라해 볼 수 있는 하나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전시를 함께 보는 행위는 관객으로서 서로 무엇을 봤는지를 나누며 감상을 말로 풀어내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날 우리는 한 명 한 명의 충실한 관객이 되어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관객으로서 ‘관점’을 만들어내는 시간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그래픽 디자이너의 일의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많이 던졌다. 이를테면 인쇄되지 않는 자투리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작가는 왜 그것을 중요하다고 여기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도무송 과정에서 남겨진 자투리를 수집한 작가의 작업에서 나온 모양은 어떤 인쇄물을 만들다 나왔을까 요리조리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대면으로 진행한 워크숍 활동(이예주 《3MM》, 팩토리2)

이 시간은 작가에게도 역시 귀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워크숍을 마친 후 이예주 작가는 자기의 말이 문자통역을 거치는 경험도 처음 해봤고, 이것 때문에 보통의 대화보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 또 디자인이 아닌 영역에서 활동하는 참가자들이 던지는 아주 구체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 당혹스러우면서도 자기 작업에 대답을 만들어가는 시간이었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아마도 이예주 작가가 전시에서 선보인 출판물을 선물한 이유도 그 귀한 경험에 대한 응답이었을 것이다.

결국 전시는 관객을 맞이하는 일이고 누가 될지 모르는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하나의 구체화된 형태의 작업이다. 워크숍 참여자 역시 각자 활동 분야와 내용은 다르지만 창작자로서 자기 작업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연습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작가의 말’을 듣는 시간이 그 연습의 과정에 자극과 동기가 되는 시간이었길 바란다.

다단조

다단조 

김다은, 여혜진으로 구성된 다단조는 예술적 실천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 출판,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베이스의 기획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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