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디까지나
정직하게 살고
남한테 허투루 하지 말고
이런 거 보면 사람이나
무엇이나
저 마음하고 꼭 같아요.
이렇게 정년퇴직 해 가지고 나도
뭐라도 하자 했는데 우리 작은 딸이
아버지 그림이 나쁜 것은 아닌데
해보세요 해서
제주도 한라산 꽃이 이거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거 꽃을
한번 그려보면 좋겠다 해 가지고
집에서 하나 두 개 하나 두 개 해서
미술하기 시작해 가지고 쌓여 있는게
많습니다. 이거 좀 이러게
이것이 책서 봐서 한 것은 아닙니다. 어
제가 이거 배워보지도 않았습니다
학교도
나오지 않고 전부 내 손으로 이거
다 해 가지고 그게 모든게 참 미안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작품을 내면 색이
여러 가지 이거 다 들어가야 어느
정도 작품이 나오지 그렇지 않으면은
나오지 않는다 해서 저것이 이렇게
지금도 가만히 있지 않고 바닥에서
앉아 가지고 이제 그림을 그리고 이런
그림도 있고 저것도 있는데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고
아 기분이 괜찮죠 기분이 괜찮죠.
그림을 어떻게 하면 또 딴 걸로 돌려
볼까 해 가지고 딴 걸로 또 돌리고
그림이 여러 가지입니다.
저거를 봐서 또 하나 또 그려 보고
이것도 그려보고
저게 썩어서 내버린 건데 아 요거를
가져서 뭐를 좀 만들면 되겠다 해서
썩은 거를 다 벗기고 벗기고 해서
버린 나무를 하나하나 주워다가 다시
인간 같이 만들어 보고 살리고 싶은
마음이 많아요. 지금도
저 나이가 지금 88세입니다.
이거 하나 두 개 하나 두 개 참
어떤 때 생각하면 나라에 바지고
싶은 생각도 많이 나고
다 살려보고 싶은 마음이 지금도 쌓여
있습니다.
‘미의 역정(美의 驛程)’은, 제주 장애예술의 과거와 미래를 예술적 시선으로 조명합니다. 제주 장애미술 1세대 예술가들이 품어온 열망과, 그 열망을 실현해온 세월의 흔적 곧 ‘미의 역정(美의 驛程)’을 따라갑니다. 우리는 이제 장애와 예술을 복지적 틀이나 시혜의 관점이 아닌, 온전한 예술의 가치로 바라보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장애예술계에서 오래도록 요청되어온 것이지만, 고정관념과 익숙한 틀을 깨는 일은 여전히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전시는 바로 그 벽을 넘어, 장애예술과 이를 향유하는 문화를 새롭게 열어가고자 하는 단단한 의지입니다.
작가들의 삶과 예술이 맞닿는 순간의 깊은 울림이 관람객 한 분 한 분께 조용히 스며들어, 또 다른 ‘역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초청 작가 고운산 . 곽상필 . 문정호 . 백주순 . 성정자 . 좌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