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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전문 예술교육을 위한 시도와 제안

이슈 대학의 예술교육은 장애인에게 열려있는가

  • 문영민 장애 예술 연구자
  • 등록일 2021-01-28
  • 조회수858

이슈

장애인 전문예술교육을 위한 시도와 제안

대학의 예술교육은 장애인에게 열려있는가

문영민 장애 예술 연구자

오래전부터 장애인의 예술은 치료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예술치료가 장애인의 심리적·정서적·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방대한 증거도 축적되어 왔다. 그러나 예술치료가 장애인을 비정상적인 존재로 간주하고 규격화된 삶으로의 통합을 강요한다는 점, 치료를 받는 장애인의 창의력이나 독창성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장애인의 치료-재활 관점을 비판하는 장애의 사회적 모델이 대두되면서, 장애인의 예술 활동은 치료의 영역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특한 미적 가치를 가진 예술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는 2000년대에 들어와서 장애인의 예술이 예술치료의 영역에서 전문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왔지만 여전히 많은 장애 예술인이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호소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2019년 발표한 「2018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및 분석 연구」에 의하면 장애 예술인의 40.9%가 장애인을 위한 전문 예술교육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전문 예술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여 역량 있는 장애 청소년을 지원하는 다양한 전문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2019년부터 서울시와 한양 미술+디자인 교육센터는 장애 청소년 전문 미술교육 프로그램인 ‘JUMP aHead!’를 운영하고 있다. 예술적 감각을 가진 장애 청소년들이 미술교육 전문가에게 전문 교육을 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다른 예로 맹학교에서 미술수업을 진행하며 시각장애 학생들의 예술적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던 ‘우리들의 눈’은 미술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새로운 진로탐색의 길을 여는 ‘미대 진학 프로젝트–가지 않는 길 part1’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역량 있는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전문화된 입시미술교육을 진행하는 동시에, 입시학원 수강료와 재료비를 지원해 일반 입시전문 교육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애 학생을 위한 전문예술교육은 이처럼 민간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의 형태로 주로 진행되어 왔다. 2022년에 부산대학교에서 장애인 예술교육 전담 특수 중·고등학교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장애 청소년의 예술적 가능성의 씨앗을 싹틔우는 교육적 시도들이, 탁월한 미적 역량을 가진 장애 예술인의 발굴과 성장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는 대학교에서 전달되는 예술교육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대학교에서 예술을 전공하며 배우게 되는 기본기와 기예, 대학교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예술 네트워크와의 결합도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장애인을 위한 전문예술교육 과정을 고려할 때 대학교가 중추적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장애인을 위한 대학 입학전형인 특수교육 대상자 특별전형은 1995년부터 실시되었고, 예술학과가 개설된 대부분 대학에서도 특별전형을 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도 늦은 시기이기는 하나 2012년부터 장애 학생을 위한 입학전형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들 대학교가 입학과정에서 비장애 지원자와 동일한 잣대로 역량 있는 장애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지, 입학 후 교육과정에서 ‘다른’ 몸을 가진 장애인이 예술가로 성장하도록 정당한 편의 제공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고등교육기관의 장애 학생을 위한 지원은 주로 특수교육의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다. 대학에서의 ‘예술’ 교육을 위한 지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특수교육계와 예술학과 교수자, 장애 학생 당사자와의 결합을 통해 적절한 지원의 상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장애인을 위하여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고등교육기관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발달장애나 중증의 장애 등으로 특수한 교육과정이나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을 위하여 장애인 예술전문 고등교육기관을 고려해볼 수 있다. 러시아의 국립 장애인 예술 아카데미나 스웨덴의 지적장애인을 위한 리니아 예술학교를 참고할 만하다. 1991년에 설립된 ‘러시아 국립 장애인 예술 아카데미(Russian State Specialized Academy of Arts)’는 장애인에게 고등교육을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예술 아카데미다. 미술학부 뮤지컬학부 연극학부 인문학부 등이 개설되어 있으며, 오페라 극장을 보유하고 있어 재학생이 공연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92년에 설립된 스웨덴 ‘리니아 예술학교(Konstskolan LINNEA, School of Art)’는 국립 스톡홀름대학과 연계하여 지적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을 진행하는 교육기관이다. 페인팅/드로잉, 클레이/조소, 그래픽아트, 음악, 문예창작 전공이 있으며, 지원자의 작품활동을 평가한 후 입학 여부를 결정한다. 졸업생 중 전문 예술인이 되고자 하는 장애인은 스톡홀름예술재단에 지원 신청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며, 유럽 전 지역과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하여 전시회를 개최하고 작품교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장애인을 위한 예술 고등교육기관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우려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는, 장애인 전문예술교육이 장애인에 대한 분리 교육을 수행하는 ‘특수한’ 교육으로 간주되는 위험이다. 과거 필자가 참여했던 한 공연에서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을 주제로 관객과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한 관객이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만을 위한 극장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질문했던 것이 오래 마음에 남아있다.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가장 손쉬운 대안은 ‘장애인을 위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건물, 장애인을 위한 학교, 장애인을 위한 극장 등. 그러나 모든 건물, 학교, 극장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채 ‘장애인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장애인에 대한 분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장애인 전문예술교육기관을 논의하기에 앞서, 대학교육이 장애인에게 얼마나 열려있는지, 대학이 장애인에게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전문 예술교육 기관이 비장애인에게도 열린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가 장애 예술인의 창작지원이라는 중요한 기치를 내걸고 설립되었지만, 현재 장애 예술인과 비장애 예술인을 잇는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듯이 말이다.

다른 하나는, 장애인 전문예술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미국의 케네디 예술센터(Kennedy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장애인 예술교육을 진행하는 강사의 1/4만이 대학에서 장애 학생을 가르치는 방법론을 수강했다고 답변하였으며, 2/3는 장애 학생을 가르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하였다. 국내에서 장애인 예술교육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된 바는 없으나, 전문 교육을 고민한다면 그 이전에 반드시 장애 예술 교육전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진행되는 장애 예술교육자를 위한 학위 과정을 소개한다. 버클리음악대학에서는 ‘특별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Arts Education Programs for People with Special Needs)’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예술교육을 진행할 교육자를 위하여 ‘음악교육 석사과정(자폐증 특화)’ ‘음악교육 & 자폐증 학위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 무어예술대학(Moore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도 특별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장애인, LGBT+ 등)에게 예술교육을 제공할 교육자를 위한 27개월 과정의 예술교육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요컨대 전문 장애예술교육은 단기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개설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장애 청소년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공공과 민간의 노력, 예술 전공 장애 학생에게 적절한 커리큘럼과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대학 당국과 교수자의 노력, 이를 지원하는 국가의 예술지원 정책과 제도,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예술학교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논의의 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듯이, 한 명의 전문 장애 예술인을 키우기 위해서 장애와 예술을 둘러싼 모든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문영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서 장애인 공연예술, 장애정체성, 장애인의 몸, 장애인의 건강 불평등을 연구하고 있다. 프로젝트 극단 0set 소속으로 공연 〈연극의 3요소〉〈불편한 입장들〉〈나는 인간〉 등의 공연에 창작자로 참여하여 연극으로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aojungym@daum.net

2021년 2월 (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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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장애인 전문예술교육을 위한 시도와 제안

대학의 예술교육은 장애인에게 열려있는가

문영민 장애 예술 연구자

오래전부터 장애인의 예술은 치료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예술치료가 장애인의 심리적·정서적·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방대한 증거도 축적되어 왔다. 그러나 예술치료가 장애인을 비정상적인 존재로 간주하고 규격화된 삶으로의 통합을 강요한다는 점, 치료를 받는 장애인의 창의력이나 독창성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장애인의 치료-재활 관점을 비판하는 장애의 사회적 모델이 대두되면서, 장애인의 예술 활동은 치료의 영역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특한 미적 가치를 가진 예술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는 2000년대에 들어와서 장애인의 예술이 예술치료의 영역에서 전문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왔지만 여전히 많은 장애 예술인이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호소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2019년 발표한 「2018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및 분석 연구」에 의하면 장애 예술인의 40.9%가 장애인을 위한 전문 예술교육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전문 예술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여 역량 있는 장애 청소년을 지원하는 다양한 전문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2019년부터 서울시와 한양 미술+디자인 교육센터는 장애 청소년 전문 미술교육 프로그램인 ‘JUMP aHead!’를 운영하고 있다. 예술적 감각을 가진 장애 청소년들이 미술교육 전문가에게 전문 교육을 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다른 예로 맹학교에서 미술수업을 진행하며 시각장애 학생들의 예술적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던 ‘우리들의 눈’은 미술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새로운 진로탐색의 길을 여는 ‘미대 진학 프로젝트–가지 않는 길 part1’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역량 있는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전문화된 입시미술교육을 진행하는 동시에, 입시학원 수강료와 재료비를 지원해 일반 입시전문 교육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애 학생을 위한 전문예술교육은 이처럼 민간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의 형태로 주로 진행되어 왔다. 2022년에 부산대학교에서 장애인 예술교육 전담 특수 중·고등학교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장애 청소년의 예술적 가능성의 씨앗을 싹틔우는 교육적 시도들이, 탁월한 미적 역량을 가진 장애 예술인의 발굴과 성장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는 대학교에서 전달되는 예술교육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대학교에서 예술을 전공하며 배우게 되는 기본기와 기예, 대학교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예술 네트워크와의 결합도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장애인을 위한 전문예술교육 과정을 고려할 때 대학교가 중추적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장애인을 위한 대학 입학전형인 특수교육 대상자 특별전형은 1995년부터 실시되었고, 예술학과가 개설된 대부분 대학에서도 특별전형을 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도 늦은 시기이기는 하나 2012년부터 장애 학생을 위한 입학전형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들 대학교가 입학과정에서 비장애 지원자와 동일한 잣대로 역량 있는 장애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지, 입학 후 교육과정에서 ‘다른’ 몸을 가진 장애인이 예술가로 성장하도록 정당한 편의 제공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고등교육기관의 장애 학생을 위한 지원은 주로 특수교육의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다. 대학에서의 ‘예술’ 교육을 위한 지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특수교육계와 예술학과 교수자, 장애 학생 당사자와의 결합을 통해 적절한 지원의 상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장애인을 위하여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고등교육기관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발달장애나 중증의 장애 등으로 특수한 교육과정이나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을 위하여 장애인 예술전문 고등교육기관을 고려해볼 수 있다. 러시아의 국립 장애인 예술 아카데미나 스웨덴의 지적장애인을 위한 리니아 예술학교를 참고할 만하다. 1991년에 설립된 ‘러시아 국립 장애인 예술 아카데미(Russian State Specialized Academy of Arts)’는 장애인에게 고등교육을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예술 아카데미다. 미술학부 뮤지컬학부 연극학부 인문학부 등이 개설되어 있으며, 오페라 극장을 보유하고 있어 재학생이 공연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92년에 설립된 스웨덴 ‘리니아 예술학교(Konstskolan LINNEA, School of Art)’는 국립 스톡홀름대학과 연계하여 지적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을 진행하는 교육기관이다. 페인팅/드로잉, 클레이/조소, 그래픽아트, 음악, 문예창작 전공이 있으며, 지원자의 작품활동을 평가한 후 입학 여부를 결정한다. 졸업생 중 전문 예술인이 되고자 하는 장애인은 스톡홀름예술재단에 지원 신청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며, 유럽 전 지역과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하여 전시회를 개최하고 작품교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장애인을 위한 예술 고등교육기관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우려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는, 장애인 전문예술교육이 장애인에 대한 분리 교육을 수행하는 ‘특수한’ 교육으로 간주되는 위험이다. 과거 필자가 참여했던 한 공연에서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을 주제로 관객과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한 관객이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만을 위한 극장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질문했던 것이 오래 마음에 남아있다.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가장 손쉬운 대안은 ‘장애인을 위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건물, 장애인을 위한 학교, 장애인을 위한 극장 등. 그러나 모든 건물, 학교, 극장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채 ‘장애인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장애인에 대한 분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장애인 전문예술교육기관을 논의하기에 앞서, 대학교육이 장애인에게 얼마나 열려있는지, 대학이 장애인에게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전문 예술교육 기관이 비장애인에게도 열린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가 장애 예술인의 창작지원이라는 중요한 기치를 내걸고 설립되었지만, 현재 장애 예술인과 비장애 예술인을 잇는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듯이 말이다.

다른 하나는, 장애인 전문예술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미국의 케네디 예술센터(Kennedy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장애인 예술교육을 진행하는 강사의 1/4만이 대학에서 장애 학생을 가르치는 방법론을 수강했다고 답변하였으며, 2/3는 장애 학생을 가르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하였다. 국내에서 장애인 예술교육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된 바는 없으나, 전문 교육을 고민한다면 그 이전에 반드시 장애 예술 교육전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진행되는 장애 예술교육자를 위한 학위 과정을 소개한다. 버클리음악대학에서는 ‘특별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Arts Education Programs for People with Special Needs)’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예술교육을 진행할 교육자를 위하여 ‘음악교육 석사과정(자폐증 특화)’ ‘음악교육 & 자폐증 학위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 무어예술대학(Moore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도 특별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장애인, LGBT+ 등)에게 예술교육을 제공할 교육자를 위한 27개월 과정의 예술교육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요컨대 전문 장애예술교육은 단기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개설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장애 청소년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공공과 민간의 노력, 예술 전공 장애 학생에게 적절한 커리큘럼과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대학 당국과 교수자의 노력, 이를 지원하는 국가의 예술지원 정책과 제도,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예술학교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논의의 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듯이, 한 명의 전문 장애 예술인을 키우기 위해서 장애와 예술을 둘러싼 모든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문영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서 장애인 공연예술, 장애정체성, 장애인의 몸, 장애인의 건강 불평등을 연구하고 있다. 프로젝트 극단 0set 소속으로 공연 〈연극의 3요소〉〈불편한 입장들〉〈나는 인간〉 등의 공연에 창작자로 참여하여 연극으로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aojungym@daum.net

2021년 2월 (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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