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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창작을 매개하는 활동

이슈 동료 시민으로 공존하기 위한 연결

  • 강보름, 고주영, 박지선, 이지혜 
  • 등록일 2021-07-28
  • 조회수3721

이슈

[좌담] 창작을 매개하는 활동

동료 시민으로 공존하기 위한 연결

강보름, 고주영, 박지선, 이지혜

개요

  • 일시 2021년 7월 15일(목) 오전 10시 30분

  • 장소 온라인(zoom)

  • 참석자

    좌장.
    박지선 프로듀서, 프로듀서그룹 도트
    패널.
    강보름 연출, 배리어프리 매니저
    고주영 프로듀서
    이지혜 큐레이터

예술 현장에서 부딪치며 삶을 확장하기

박지선 ‘매개 인력’ ‘매개자’는 프랑스에서 모든 사람이 문화예술을 접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접근성 강화에 중점을 둔 문화 민주화 정책의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창작에서의 매개 활동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관점과 방향이 달라지겠지만,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이라고 폭넓게 볼 수 있다. 장애 예술에서의 매개 활동에 대해 창작자와 향유자를 연결하는 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나누고 이해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장애 예술 작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

고주영 공연예술 프로듀서로서 제 삶이나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작업을 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다. 그래서 당사자와 함께 공동작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본격적으로 장애를 주제로 하거나 장애 예술인과 작업해본 적은 아직 없고 계속 축적하는 중이다. 장애를 구체적으로 접한 것은 2018년 극단 ‘여기는 당연히, 극장’이 미아리예술극장 상주단체로 있을 때 함께한 작업이었다. 시각장애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 극장이 위치했기 때문에, 연출가는 시각장애인이 등장하는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 <대성당>을 공연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어떻게 무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시각장애를 가진 지역 주민이나 예술가를 만나고, 시각장애인의 감각을 단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편으로는, 공연장 접근성을 생각하며 임시경사로를 만들고, 정보 전달을 위해 음성 전단과 점자 전단을 만들었다. 작업이 의미 있게 다가와 장애인활동지원인 교육을 받았고,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게 됐다. 이런 과정이 새로웠고 깨달은 게 많았다. 새로운 동료, 친구가 많이 생겨 기쁘기도 하다.

이지혜 저는 작은 전시공간에서 전시하고 작가들과 작품 얘기 나누기를 좋아한다.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작가들과 작업을 하게 되면서는 스튜디오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 이를테면 판을 짜고 틀을 만드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한 장애 예술 단체에서 일했을 때, “이렇게 그리면 작품이 될 수 없어” “이런 그림은 작업이 아니야”라며 비장애인 기준에 작가들의 작업을 맞추려는 태도가 팽배해있었다. 그러한 태도와 싸워야 했고, 미술만 아는 사람이라는 보호자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사회복지사 교육과정에는 현장실습이 포함되는데, 정신장애인 사회복지시설에서 실습하면서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은 매우 다른 문화예술 환경에 놓인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줄곧 당사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고 단체에서 나온 이후 발달장애 작가의 부모들이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싶다고 하셔서 사단법인 로아트 설립을 도왔다. 처음부터 장애 예술이 나의 일이고 전문성을 키워갈 분야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고,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시도를 했던 것 같다.

강보름 청년예술가, 신진예술가로 호명되면서 ‘계’에 진입하는 데 몰두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그 시점에 극단 애인이나 0set(제로셋) 프로젝트의 스태프로 함께 작업하면서 내가 누구와 연결되고 싶은가를 더 고민하게 되었다. 계가 분리되어있다는 느낌, 계를 확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공연 작품 제작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워크숍, 리서치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연출가로서 장애인 배우들과 함께하는 건 올해부터다. 이번에 공연하는 <여기, 한때, 가가>도 그 일환이다. 연출가로서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하고 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하다 보니 저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고,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 후에 작업하게 되었다. 이전 작업은 제 관심사에서 출발했다면, 장애인 창작자들의 욕구나 관심에서 출발해보는 게 스스로에게도 전환의 경험이어서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

근본을 질문하는 매개 활동

박지선 요즘 장애 예술이나 장애와 비장애를 연결하는 영역에서 일하는 매개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공부도 많이 필요한 것 같다. 이지혜 큐레이터님은 충북 장애인 예술 매개자 양성과정 <렛잇비 Let it be>에 멘토로 참여하셨는데, 어떤 질문을 던졌고, 무엇을 발견하셨나.

이지혜 장애인을 만나고 교감하면서 장애가 내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저 역시 매번 자신의 편견과 장애 감수성에 대한 자부심이 깨지는 순간을 맞닥뜨리고, 이 과정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된다. 한편으로 매개자 양성과정에 참여하는 사람 간에도 차이가 있었다. 장애인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이 다수였고, 일자리 만들기 사업으로 생각하고 온 사람도 있었다. 실천연구 주제가 ‘내 주변의 장애인과 예술적인 활동을 해보자’는 것이었는데,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내 주변에는 장애인이 없다’ ‘어디를 가야 장애인을 만날 수 있나’였다. 거꾸로 왜 내 주변에 장애인이 없는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장애인은 누가 있는지 되돌아보는 질문이 필요했다.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장애 예술 매개자를 양성하려면 여러 단계가 필요하고, 당사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2년 차에는 본격적으로 편견과 싸우기도 했다. 일례로, 장애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해보는 과정에서 한 참여자가 마술 교육을 제안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분에게 매개란 장애인의 생계를 해결해주는 것이었다. 또한, 굉장히 다양한 장애 유형을 뭉뚱그려서 바라봄으로써 발생하는 오류도 있었다. 한편, 장애인 작가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계하는 기획자나 매개자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누구나 엄마에게, 선생님에게, 주변 동료에게 영향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지선 강보름 연출님은 배리어프리 매니저 또는 접근성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작업에 참여하기도 하셨다. 이런 역할을 하면서 마주친 질문과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었나.

강보름 저는 배리어프리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관객과 더 잘 만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하는 것이 배리어프리 매니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작팀의 욕구와 지향하는 목표를 이해하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작업을 이해하지 못한 채 배리어프리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다른 얘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작업자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어서, 의견은 낼 수 있지만 어디까지 주장해야 하나 고민된다. 장애인 창작자를 만나다 보면 적당히 타협하는 선에서 그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장애 감수성이 없는 상태에서 배리어프리 공연을 만드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 생각도 들고,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저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박지선 예술을 어떻게 창작하고 누구와 향유할 것인지에 관한 철학과 생각의 전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고주영 피디님은 ‘발달장애인 대상 릴랙스드 퍼포먼스’ 개발을 위한 리서치를 진행 중이신데, 장애 예술 작업을 할 때, 비장애 예술과의 차이점이나 고려할 부분이 있었나. 어떤 관점에서 창작 작업을 바라봐야 할까.

고주영 저는 기획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작업하는데, 거기에 ‘장애’라는 요소가 들어왔다고 해서 무언가가 확 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장애뿐만 아니라 당사자와 만나서 작업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을 얼마만큼 놓치지 않고 가느냐가 핵심일 것 같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의사소통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는 정도의 차이일 것 같다. 그 부분은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자 동료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일 텐데, 문제는 그런 기본적인 태도조차 교육받지 못했고, 자란 후에도 배울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런 문제를 인식했다면, 우리가 습득해야 하는 것은 장애 예술 매개자로서의 어떤 기술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통방식이다.

강보름 제가 왜 장애 예술에 관심을 두는지 다른 장애인·비장애인 창작자에게서 질문을 받는다. 사실 계기는 특별하지 않고 투철한 신념도 별로 없다. 작업하다 만난 동료들과 함께하는 게 재미있어서다. 소수자인 여성으로서 예술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작업을 하다가 장애인 동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어떤 면에서는 내가 다수자임을 깨달으며 생각을 전환하게 되었다. 누구와 작업하느냐에 따라 과정도 결과물도 달라지는 경험도 했다. 관객을 만나는 순간까지 건강한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동료 작업자의 일상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동료 관계를 넘어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시민으로서 저의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예술, 장애 예술을 어떻게 담론화할지 고민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지혜 예전에는 장애 예술에 고유성이 있다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은 고유성이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저는 SNS에 작가의 작품을 자주 포스팅하는데, 장애 유무를 드러내지 않고 출생연도와 이름만 밝히며 비장애인 작가와 장애인 작가의 작품을 올린다. 제가 평소에 장애인 작가와 작업을 많이 하는 것을 아는 지인들은 이들이 모두 장애인 작가의 작업인 줄 안다. 사람들은 낯설면 장애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기이하고 낯선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 사실 자극이 되는 그대로 영감을 얻고 새로움을 찾을 수 있는 작업일 뿐인데.

고주영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영화나 공연을 보면서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나와 공통된 생각이나 경험에 몰입해서 내 생각을 강화하거나 나와 다른 생각이나 경험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저는 대체로 전자에 가깝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 내 편은 누구일까 생각하며 본다. 그런데 장애인이 창작하거나 공연한 작품을 보러 가면 차이를 발견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다. 똑같이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장애가 있음과 없음에 따라 경험치가 너무 다르다. 예를 들어 서사만 봤을 땐 사소한 연애 문제일 수 있지만, ‘시설’에 거주한다는 전사가 나오는 순간 그것은 더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장애 창작자의 공연을 보면서 경험치가 다르고 신체성이 다른 것에서 오는 차이를 계속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사회가 얼마나 비장애인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었는지, 장애인이 얼마나 차별받고 권리를 박탈당하는지 들여다보게 된다.

확장되는 질문으로 나아가는 접근성

박지선 장애 예술과 창작을 매개하는 활동에서 접근성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에 영국 장애인 극단 그라이아이(Graeae)가 주관한 접근성 워크숍에 참여했었다. 참가자들이 극장 무대에 둥그렇게 둘러섰는데,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지 못하고 조용한 상태였다. 그때 그라이아이 워크숍 리더가 갑자기 무대감독에게 조명을 좀 낮춰달라고 요청하더니, “다 모이세요”라며 극장 구석으로 데려갔다. 약간 어둡고 아늑한 분위기가 되니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하게 되었다.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대화하고 자기를 표현할까,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사람들이 편안해할까 하는 생각이 몸에 배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접근성 측면에서 볼 때, 장애 예술인이 창작 과정의 주체가 되고 장애·비장애 예술인 간 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강보름 물리적 접근성을 포함해서 심리적 안정감과 접근성을 고려하는 것은 장애인 창작자뿐 아니라 비장애인 창작자까지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프로덕션 규칙을 함께 만들고 연습을 시작한다. 이러한 규칙이 참여 예술가 사이에 강박감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기제로 작용한다고 많이 느꼈다. 기초적인 물리적 접근성부터 장애 감수성이 낮은 상황에 직면할 때 물꼬를 트는 것을 포함한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언어장애가 있는 배우는 대사량을 어떻게 할지, 관객은 어떻게 해야 잘 들을 수 있을지 동료 배우들과 엄청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고려’하는 것과 ‘배려’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배우들이 몸을 풀고 입을 푸는 방법을 장애 상관없이 공유해보기도 하고, 낭독할 때 시간이 오래 걸려도 반복해서 들었다. 그러면서 편견으로 인해 놓칠 만한 부분을 확인하고 피드백 받으면서 방향을 수정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이 재미있었다. 심리적 안정감과 관련해서는 의사소통 방식, 호칭, 취향 같은 사소한 것까지 물어본다. 연극 작업을 하다 보면 고유한 동료 개인에 관한 관심을 놓치기 쉽다. 비건 도시락 수요를 파악해서 같이 주문하기, 엘리베이터가 있고 문턱 없는 연습실을 빌려야 하는 상황에서 장애인 동료가 자신 때문에 비장애인 동료가 사서 고생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불편감 없이 요구하고 불편감 없이 요구를 수용하기 등 모든 게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의사소통 연습까지도 제작 과정 안에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지혜 발달장애 작가들이 공용 창작스튜디오나 동료 예술가 없이 작업에 몰입하다 보면 자기 방에만 머물게 되고, 혼자 작업할 때 퇴행하는 경향이 있어서 공용 작업실이 있어야 한다. 작업실에서 하루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언제든 동료를 만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기관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할 때에도 내부 인력이 근무하는 시간에만 작가들이 작업실에 올 수 있도록 관리하는 방식은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 또한, 작가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에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게 해서 다른 세계를 계속 유입시키고 연결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해야 한다. 예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성이나 기술 지원이 아니라 네트워크나 인프라 같은 사람 자체의 연결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시대에 필요한 예술을 찾는 이들이 작가들의 작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박지선 창작의 매개 활동에 있어서 다른 세계와 연결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 세계에 들어오는 사람이 다른 창작자일 수도 있고, 평론가일 수도 있다. 그리고 창작 이후에 관객을 만나는 데에도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고주영 공연장 혹은 공연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연극계에서도 아직 일부에 불과한 데다가 점점 매뉴얼화되고 있는 것 같다. 가 닿을 대상에 관한 고민은 하지 않은 채, 해야 할 몫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발달장애인 대상 릴랙스드 퍼포먼스 개발 2년 차에 배리어프리 공연을 준비하는데, 여기에도 ‘암전을 두지 않는다’ ‘오는 길을 설명해줘야 한다’ 같은 매뉴얼화된 가이드가 많았다. 여기에 의구심이 들면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연극 관람 모임과 작은 연극 만들기 워크숍을 했다. 관람 모임을 해보니 조력을 받건 혼자서 오건 대학로 공연장까지의 이동에는 문제가 없는 사람은 말로 표현되는 연극도 잘 이해했다. 공연 중간의 암전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매뉴얼화된 가이드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던 거다. 발달장애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그 매뉴얼이 들어맞겠지만, 같이 관극 모임을 한 분들에게는 아무것도 장벽이 되지 않았다. 정작 문제는 이들을 위해 공연 정보를 쉽게 제공해주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연극 장르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정보를 쉽게 풀어준다고 해도 어떤 맥락을 가지고 공연을 결정할지 이미 너무 많은 배리어가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참을 수 있는 시간은 딱 1시간 반이라거나 시설에 살았기 때문에 판타지 연극을 좋아한다든가 하는 자기만의 맥락이 있는데, 이런 것은 다 빼고 물리적 접근성을 확보했다고 해서 배리어프리, 릴랙스드 퍼포먼스라고 설명할 수 있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더 넓은 범위에서 그들의 삶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접근성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강보름 제 연출 작업은 극작가의 희곡을 무대화하는 것과 다큐멘터리 공연처럼 당사자의 삶을 무대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조금 차이가 있는데, 후자의 경우 배우가 당사자성과 관련해서 어떤 질문과 이야기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은지, 그것이 관객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를 같이 찾는 게 연출의 역할인 것 같다. 그때는 이 질문이 관객에게 의미 있는 질문인가, 어떤 새로운 전환이 생기는 질문인가 생각하게 된다. 장애인 창작자 본인이 가진 이야기나 질문이 어떻게 들리는지 재해석하고, 무조건적 당사자성을 벗어나는 게 필요하다면 같이 고민해야 하는 것 같다. 생물학적 당사자성에 국한되는 질문인 경우,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 장애인 관객을 만나는 것과 비장애인 관객을 만나는 것이 아주 다르지는 않지만, 당사자의 삶을 무대화할 때는 정치적 혹은 사회적 당사자성으로 확장되는 질문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동료 시민으로 공존하기

박지선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면서 함께 창작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시간의 경험이 필요하고, 개개인의 고유성을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리적 접근성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태도의 변화 없이는 모든 것이 기계적으로 매뉴얼화되거나 매개 인력이 정책 용어로만 사용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말씀해주셨는데, 장애 예술 매개 활동에서 필요한 역할과 지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지혜 현재 진행 중인 전시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많기 때문에>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몇몇 작가의 작업 과정과 삶을 영상으로도 보여준다. 기획할 때는 영상이 너무 설명적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작가들의 평소 움직임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는 관객의 리뷰를 보고 안심이 되었다. 0.3㎜의 연필로 세밀하게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손목이 아파서 손목을 돌리는 장면이나, 시설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작품을 달라고 해서 주고 나면 소진되는 느낌이 들어 작업하기 싫다고 말하는 장면 같은, 작가라면 공통적으로 느꼈을 감정과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장애 예술가의 작업을 볼 기회도 많지 않고 관객이 일부러 찾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곳곳에서 장애 예술 작가와 작업을 만나는 기회 혹은 단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공공에서 장애 예술인에게 더 많은 창작과 발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작공간에 대한 논의를 구체적으로 세분화해서 이야기하는 자리가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 창작공간의 체계와 시스템, 운영기관 등 인프라 조성과 관련한 이야기는 굉장히 많은데 거시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끝나는 느낌이다.

고주영 결국 어떻게 하면 동료 시민으로 같이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서로가 서로를 만날 기회가 더 늘어나야 한다. 공연을 보러 가면 장애인 극단의 공연에는 장애인 관객이, 비장애인 극단의 공연에는 비장애인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장애인 극단의 경우 통상적인 경로를 통해 공연정보를 접하기가 어렵다. 비장애인 예술가도 장애인 예술가의 공연을 보러 가고, 장애인 예술가도 비장애인 예술가의 공연을 많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물리적 접근성이 해결되어야 하고, 여기에 공적인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 특히 대학로 소극장은 접근성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 예산을 지원할 테니 알아서 하라는 방식이 아니라, 그러한 장치들이 좀 더 완성도 높게 구축되고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강보름 저도 두 분 말씀에 동의한다. 큰 틀에서 경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연출가로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고, 다른 비장애인 동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장애인 배우를 캐스팅하면 장애인 관객이 온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연습실 중에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몇 개 없다. 이음센터 등 공공 연습실도 코로나19가 심각할 때는 폐쇄해서 비싼 민간 공간을 찾을 수밖에 없고, 연습실을 구하기 어려워 서로에게 미안해하는 경험이 많았다. 0set 프로젝트가 꾸준히 접근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고, 많은 공공기관이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공공기관도 바꾸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이지혜 예전에 해외에서 장애인 배우 에이전시의 매뉴얼을 본 적이 있는데, 인상적인 문장이 있었다. ‘내 아이덴티티를 바꾸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언어장애인이면 사이코패스 언어장애인 캐릭터가 있을 수 있고 고루한 언어장애인 캐릭터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각예술만큼이나 공연예술에서 고려할 지점이 많겠다고 생각을 했다.

박지선 정책적으로 창작에서의 매개 활동과 관련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그런데 이에 앞서 장애도 알고 예술도 알아야 하고, 물리적·심리적 접근성만큼이나 경험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공통적으로 해주셨다. 동료 시민으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 쌓여야 장애 예술에서의 매개 활동도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을까. 창작에 있어서 누구와 만날 것인가,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 창작은 다양한 사람의 만남과 소통, 연결 속에서 일어나는 만큼 예산지원이나 인력지원에서 폭넓은 생각과 다양한 지원이 고려되기를 바란다.

강보름

연극 연출, 접근성/배리어프리 매니저. <레디메이드 인생> <모던걸타임즈> <내가 뭐 그렇게 컨템포러리한 사람도 아니고: 사과백화점> <여기, 한때, 가가> 등을 연출했다. 혜화동1번지 7기 동인 가을페스티벌 ’맞춤‘ 접근성 매니저, 한일공동연출 프로젝트 <어느 마을> 배리어프리 매니저 등을 맡았다. 웹진 연극人 편집위원(2019~2021)을 지냈고, 국립극단 창작공감 : 2021 ‘장애와 예술’ 연출로 선정되었다.
rkdekdzhd@hanmail.net

고주영

독립 프로듀서이자 한-일 번역가. 플랜큐·연극연습 프로젝트 기획·제작, 장소특정적이거나 다원적인 방식의 공연을 기획하고 만든다. 사회적 소수자 당사자와 함께 무대화하는 데 관심이 있다. 장애 예술 관련하여 연극 <대성당>(2018, 구자혜 연출, 여당극), <장애인 공연장 내 재난대피 워크숍>(2020, 김원영·김지수 기획), <발달장애인 대상 릴랙스드 퍼포먼스 개발 중장기 프로젝트>(2019~현재, 플랜큐x극단 북새통) 등이 있다. 2019년부터 발달장애인 권리옹호단체인 피플퍼스트서울센터에서 당사자 활동가를 조력하고 있다.
breeeeze@naver.com

박지선

연극, 무용, 다원,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걸쳐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축제, 레지던시 기획, 공연예술작품 제작 및 국제 네트워크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 <포용적 접근의 장애예술 창작 개발과 관객 개발> 리서치 및 워크숍, <무용음성해설(Dance Audio Description> 워크숍 등 기획 운영했다. 도시, 경계, 기후변화, 기술과 예술 등 다양한 주제로 예술가와 새로운 탐험을 하며 동시대성을 탐구하고 있다. 이음온라인 기획위원.
jisunarts@yahoo.com

이지혜

작가와 소규모 전시공간을 사랑하는 독립큐레이터다. 2016년부터 정신적 장애를 가진 작가들과 활동했으며 2019년에는 사단법인 로아트 설립을 주도했다. 문화매개를 공부하며 보다 자유로운 예술 행위를 위한 실천 방법론을 연구 중이다. 플레이스막 큐레이터, 사단법인 로아트 기획팀장으로 일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depth1212@gmail.com

정리. 최순화 프로젝트 궁리 콘텐츠 제작 PD suna.choe@gmail.com

2021년 8월 (22호)

상세내용

이슈

[좌담] 창작을 매개하는 활동

동료 시민으로 공존하기 위한 연결

강보름, 고주영, 박지선, 이지혜

개요

  • 일시 2021년 7월 15일(목) 오전 10시 30분

  • 장소 온라인(zoom)

  • 참석자

    좌장.
    박지선 프로듀서, 프로듀서그룹 도트
    패널.
    강보름 연출, 배리어프리 매니저
    고주영 프로듀서
    이지혜 큐레이터

예술 현장에서 부딪치며 삶을 확장하기

박지선 ‘매개 인력’ ‘매개자’는 프랑스에서 모든 사람이 문화예술을 접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접근성 강화에 중점을 둔 문화 민주화 정책의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창작에서의 매개 활동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관점과 방향이 달라지겠지만,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이라고 폭넓게 볼 수 있다. 장애 예술에서의 매개 활동에 대해 창작자와 향유자를 연결하는 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나누고 이해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장애 예술 작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

고주영 공연예술 프로듀서로서 제 삶이나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작업을 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다. 그래서 당사자와 함께 공동작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본격적으로 장애를 주제로 하거나 장애 예술인과 작업해본 적은 아직 없고 계속 축적하는 중이다. 장애를 구체적으로 접한 것은 2018년 극단 ‘여기는 당연히, 극장’이 미아리예술극장 상주단체로 있을 때 함께한 작업이었다. 시각장애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 극장이 위치했기 때문에, 연출가는 시각장애인이 등장하는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 <대성당>을 공연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어떻게 무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시각장애를 가진 지역 주민이나 예술가를 만나고, 시각장애인의 감각을 단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편으로는, 공연장 접근성을 생각하며 임시경사로를 만들고, 정보 전달을 위해 음성 전단과 점자 전단을 만들었다. 작업이 의미 있게 다가와 장애인활동지원인 교육을 받았고,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게 됐다. 이런 과정이 새로웠고 깨달은 게 많았다. 새로운 동료, 친구가 많이 생겨 기쁘기도 하다.

이지혜 저는 작은 전시공간에서 전시하고 작가들과 작품 얘기 나누기를 좋아한다.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작가들과 작업을 하게 되면서는 스튜디오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 이를테면 판을 짜고 틀을 만드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한 장애 예술 단체에서 일했을 때, “이렇게 그리면 작품이 될 수 없어” “이런 그림은 작업이 아니야”라며 비장애인 기준에 작가들의 작업을 맞추려는 태도가 팽배해있었다. 그러한 태도와 싸워야 했고, 미술만 아는 사람이라는 보호자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사회복지사 교육과정에는 현장실습이 포함되는데, 정신장애인 사회복지시설에서 실습하면서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은 매우 다른 문화예술 환경에 놓인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줄곧 당사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고 단체에서 나온 이후 발달장애 작가의 부모들이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싶다고 하셔서 사단법인 로아트 설립을 도왔다. 처음부터 장애 예술이 나의 일이고 전문성을 키워갈 분야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고,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시도를 했던 것 같다.

강보름 청년예술가, 신진예술가로 호명되면서 ‘계’에 진입하는 데 몰두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그 시점에 극단 애인이나 0set(제로셋) 프로젝트의 스태프로 함께 작업하면서 내가 누구와 연결되고 싶은가를 더 고민하게 되었다. 계가 분리되어있다는 느낌, 계를 확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공연 작품 제작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워크숍, 리서치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연출가로서 장애인 배우들과 함께하는 건 올해부터다. 이번에 공연하는 <여기, 한때, 가가>도 그 일환이다. 연출가로서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하고 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하다 보니 저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고,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 후에 작업하게 되었다. 이전 작업은 제 관심사에서 출발했다면, 장애인 창작자들의 욕구나 관심에서 출발해보는 게 스스로에게도 전환의 경험이어서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

근본을 질문하는 매개 활동

박지선 요즘 장애 예술이나 장애와 비장애를 연결하는 영역에서 일하는 매개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공부도 많이 필요한 것 같다. 이지혜 큐레이터님은 충북 장애인 예술 매개자 양성과정 <렛잇비 Let it be>에 멘토로 참여하셨는데, 어떤 질문을 던졌고, 무엇을 발견하셨나.

이지혜 장애인을 만나고 교감하면서 장애가 내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저 역시 매번 자신의 편견과 장애 감수성에 대한 자부심이 깨지는 순간을 맞닥뜨리고, 이 과정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된다. 한편으로 매개자 양성과정에 참여하는 사람 간에도 차이가 있었다. 장애인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이 다수였고, 일자리 만들기 사업으로 생각하고 온 사람도 있었다. 실천연구 주제가 ‘내 주변의 장애인과 예술적인 활동을 해보자’는 것이었는데,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내 주변에는 장애인이 없다’ ‘어디를 가야 장애인을 만날 수 있나’였다. 거꾸로 왜 내 주변에 장애인이 없는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장애인은 누가 있는지 되돌아보는 질문이 필요했다.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장애 예술 매개자를 양성하려면 여러 단계가 필요하고, 당사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2년 차에는 본격적으로 편견과 싸우기도 했다. 일례로, 장애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해보는 과정에서 한 참여자가 마술 교육을 제안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분에게 매개란 장애인의 생계를 해결해주는 것이었다. 또한, 굉장히 다양한 장애 유형을 뭉뚱그려서 바라봄으로써 발생하는 오류도 있었다. 한편, 장애인 작가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계하는 기획자나 매개자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누구나 엄마에게, 선생님에게, 주변 동료에게 영향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지선 강보름 연출님은 배리어프리 매니저 또는 접근성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작업에 참여하기도 하셨다. 이런 역할을 하면서 마주친 질문과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었나.

강보름 저는 배리어프리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관객과 더 잘 만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하는 것이 배리어프리 매니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작팀의 욕구와 지향하는 목표를 이해하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작업을 이해하지 못한 채 배리어프리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다른 얘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작업자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어서, 의견은 낼 수 있지만 어디까지 주장해야 하나 고민된다. 장애인 창작자를 만나다 보면 적당히 타협하는 선에서 그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장애 감수성이 없는 상태에서 배리어프리 공연을 만드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 생각도 들고,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저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박지선 예술을 어떻게 창작하고 누구와 향유할 것인지에 관한 철학과 생각의 전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고주영 피디님은 ‘발달장애인 대상 릴랙스드 퍼포먼스’ 개발을 위한 리서치를 진행 중이신데, 장애 예술 작업을 할 때, 비장애 예술과의 차이점이나 고려할 부분이 있었나. 어떤 관점에서 창작 작업을 바라봐야 할까.

고주영 저는 기획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작업하는데, 거기에 ‘장애’라는 요소가 들어왔다고 해서 무언가가 확 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장애뿐만 아니라 당사자와 만나서 작업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을 얼마만큼 놓치지 않고 가느냐가 핵심일 것 같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의사소통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는 정도의 차이일 것 같다. 그 부분은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자 동료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일 텐데, 문제는 그런 기본적인 태도조차 교육받지 못했고, 자란 후에도 배울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런 문제를 인식했다면, 우리가 습득해야 하는 것은 장애 예술 매개자로서의 어떤 기술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통방식이다.

강보름 제가 왜 장애 예술에 관심을 두는지 다른 장애인·비장애인 창작자에게서 질문을 받는다. 사실 계기는 특별하지 않고 투철한 신념도 별로 없다. 작업하다 만난 동료들과 함께하는 게 재미있어서다. 소수자인 여성으로서 예술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작업을 하다가 장애인 동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어떤 면에서는 내가 다수자임을 깨달으며 생각을 전환하게 되었다. 누구와 작업하느냐에 따라 과정도 결과물도 달라지는 경험도 했다. 관객을 만나는 순간까지 건강한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동료 작업자의 일상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동료 관계를 넘어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시민으로서 저의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예술, 장애 예술을 어떻게 담론화할지 고민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지혜 예전에는 장애 예술에 고유성이 있다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은 고유성이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저는 SNS에 작가의 작품을 자주 포스팅하는데, 장애 유무를 드러내지 않고 출생연도와 이름만 밝히며 비장애인 작가와 장애인 작가의 작품을 올린다. 제가 평소에 장애인 작가와 작업을 많이 하는 것을 아는 지인들은 이들이 모두 장애인 작가의 작업인 줄 안다. 사람들은 낯설면 장애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기이하고 낯선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 사실 자극이 되는 그대로 영감을 얻고 새로움을 찾을 수 있는 작업일 뿐인데.

고주영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영화나 공연을 보면서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나와 공통된 생각이나 경험에 몰입해서 내 생각을 강화하거나 나와 다른 생각이나 경험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저는 대체로 전자에 가깝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 내 편은 누구일까 생각하며 본다. 그런데 장애인이 창작하거나 공연한 작품을 보러 가면 차이를 발견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다. 똑같이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장애가 있음과 없음에 따라 경험치가 너무 다르다. 예를 들어 서사만 봤을 땐 사소한 연애 문제일 수 있지만, ‘시설’에 거주한다는 전사가 나오는 순간 그것은 더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장애 창작자의 공연을 보면서 경험치가 다르고 신체성이 다른 것에서 오는 차이를 계속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사회가 얼마나 비장애인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었는지, 장애인이 얼마나 차별받고 권리를 박탈당하는지 들여다보게 된다.

확장되는 질문으로 나아가는 접근성

박지선 장애 예술과 창작을 매개하는 활동에서 접근성을 빼놓을 수 없다. 2019년에 영국 장애인 극단 그라이아이(Graeae)가 주관한 접근성 워크숍에 참여했었다. 참가자들이 극장 무대에 둥그렇게 둘러섰는데,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지 못하고 조용한 상태였다. 그때 그라이아이 워크숍 리더가 갑자기 무대감독에게 조명을 좀 낮춰달라고 요청하더니, “다 모이세요”라며 극장 구석으로 데려갔다. 약간 어둡고 아늑한 분위기가 되니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하게 되었다.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대화하고 자기를 표현할까,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사람들이 편안해할까 하는 생각이 몸에 배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접근성 측면에서 볼 때, 장애 예술인이 창작 과정의 주체가 되고 장애·비장애 예술인 간 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강보름 물리적 접근성을 포함해서 심리적 안정감과 접근성을 고려하는 것은 장애인 창작자뿐 아니라 비장애인 창작자까지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프로덕션 규칙을 함께 만들고 연습을 시작한다. 이러한 규칙이 참여 예술가 사이에 강박감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기제로 작용한다고 많이 느꼈다. 기초적인 물리적 접근성부터 장애 감수성이 낮은 상황에 직면할 때 물꼬를 트는 것을 포함한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언어장애가 있는 배우는 대사량을 어떻게 할지, 관객은 어떻게 해야 잘 들을 수 있을지 동료 배우들과 엄청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고려’하는 것과 ‘배려’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배우들이 몸을 풀고 입을 푸는 방법을 장애 상관없이 공유해보기도 하고, 낭독할 때 시간이 오래 걸려도 반복해서 들었다. 그러면서 편견으로 인해 놓칠 만한 부분을 확인하고 피드백 받으면서 방향을 수정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이 재미있었다. 심리적 안정감과 관련해서는 의사소통 방식, 호칭, 취향 같은 사소한 것까지 물어본다. 연극 작업을 하다 보면 고유한 동료 개인에 관한 관심을 놓치기 쉽다. 비건 도시락 수요를 파악해서 같이 주문하기, 엘리베이터가 있고 문턱 없는 연습실을 빌려야 하는 상황에서 장애인 동료가 자신 때문에 비장애인 동료가 사서 고생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불편감 없이 요구하고 불편감 없이 요구를 수용하기 등 모든 게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의사소통 연습까지도 제작 과정 안에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지혜 발달장애 작가들이 공용 창작스튜디오나 동료 예술가 없이 작업에 몰입하다 보면 자기 방에만 머물게 되고, 혼자 작업할 때 퇴행하는 경향이 있어서 공용 작업실이 있어야 한다. 작업실에서 하루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언제든 동료를 만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기관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할 때에도 내부 인력이 근무하는 시간에만 작가들이 작업실에 올 수 있도록 관리하는 방식은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 또한, 작가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에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게 해서 다른 세계를 계속 유입시키고 연결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해야 한다. 예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성이나 기술 지원이 아니라 네트워크나 인프라 같은 사람 자체의 연결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시대에 필요한 예술을 찾는 이들이 작가들의 작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박지선 창작의 매개 활동에 있어서 다른 세계와 연결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 세계에 들어오는 사람이 다른 창작자일 수도 있고, 평론가일 수도 있다. 그리고 창작 이후에 관객을 만나는 데에도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고주영 공연장 혹은 공연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연극계에서도 아직 일부에 불과한 데다가 점점 매뉴얼화되고 있는 것 같다. 가 닿을 대상에 관한 고민은 하지 않은 채, 해야 할 몫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발달장애인 대상 릴랙스드 퍼포먼스 개발 2년 차에 배리어프리 공연을 준비하는데, 여기에도 ‘암전을 두지 않는다’ ‘오는 길을 설명해줘야 한다’ 같은 매뉴얼화된 가이드가 많았다. 여기에 의구심이 들면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연극 관람 모임과 작은 연극 만들기 워크숍을 했다. 관람 모임을 해보니 조력을 받건 혼자서 오건 대학로 공연장까지의 이동에는 문제가 없는 사람은 말로 표현되는 연극도 잘 이해했다. 공연 중간의 암전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매뉴얼화된 가이드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던 거다. 발달장애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그 매뉴얼이 들어맞겠지만, 같이 관극 모임을 한 분들에게는 아무것도 장벽이 되지 않았다. 정작 문제는 이들을 위해 공연 정보를 쉽게 제공해주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연극 장르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정보를 쉽게 풀어준다고 해도 어떤 맥락을 가지고 공연을 결정할지 이미 너무 많은 배리어가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참을 수 있는 시간은 딱 1시간 반이라거나 시설에 살았기 때문에 판타지 연극을 좋아한다든가 하는 자기만의 맥락이 있는데, 이런 것은 다 빼고 물리적 접근성을 확보했다고 해서 배리어프리, 릴랙스드 퍼포먼스라고 설명할 수 있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더 넓은 범위에서 그들의 삶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접근성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강보름 제 연출 작업은 극작가의 희곡을 무대화하는 것과 다큐멘터리 공연처럼 당사자의 삶을 무대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조금 차이가 있는데, 후자의 경우 배우가 당사자성과 관련해서 어떤 질문과 이야기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은지, 그것이 관객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를 같이 찾는 게 연출의 역할인 것 같다. 그때는 이 질문이 관객에게 의미 있는 질문인가, 어떤 새로운 전환이 생기는 질문인가 생각하게 된다. 장애인 창작자 본인이 가진 이야기나 질문이 어떻게 들리는지 재해석하고, 무조건적 당사자성을 벗어나는 게 필요하다면 같이 고민해야 하는 것 같다. 생물학적 당사자성에 국한되는 질문인 경우,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 장애인 관객을 만나는 것과 비장애인 관객을 만나는 것이 아주 다르지는 않지만, 당사자의 삶을 무대화할 때는 정치적 혹은 사회적 당사자성으로 확장되는 질문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동료 시민으로 공존하기

박지선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면서 함께 창작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시간의 경험이 필요하고, 개개인의 고유성을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리적 접근성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태도의 변화 없이는 모든 것이 기계적으로 매뉴얼화되거나 매개 인력이 정책 용어로만 사용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말씀해주셨는데, 장애 예술 매개 활동에서 필요한 역할과 지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지혜 현재 진행 중인 전시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많기 때문에>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몇몇 작가의 작업 과정과 삶을 영상으로도 보여준다. 기획할 때는 영상이 너무 설명적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작가들의 평소 움직임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는 관객의 리뷰를 보고 안심이 되었다. 0.3㎜의 연필로 세밀하게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손목이 아파서 손목을 돌리는 장면이나, 시설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작품을 달라고 해서 주고 나면 소진되는 느낌이 들어 작업하기 싫다고 말하는 장면 같은, 작가라면 공통적으로 느꼈을 감정과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장애 예술가의 작업을 볼 기회도 많지 않고 관객이 일부러 찾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곳곳에서 장애 예술 작가와 작업을 만나는 기회 혹은 단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공공에서 장애 예술인에게 더 많은 창작과 발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작공간에 대한 논의를 구체적으로 세분화해서 이야기하는 자리가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 창작공간의 체계와 시스템, 운영기관 등 인프라 조성과 관련한 이야기는 굉장히 많은데 거시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끝나는 느낌이다.

고주영 결국 어떻게 하면 동료 시민으로 같이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서로가 서로를 만날 기회가 더 늘어나야 한다. 공연을 보러 가면 장애인 극단의 공연에는 장애인 관객이, 비장애인 극단의 공연에는 비장애인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장애인 극단의 경우 통상적인 경로를 통해 공연정보를 접하기가 어렵다. 비장애인 예술가도 장애인 예술가의 공연을 보러 가고, 장애인 예술가도 비장애인 예술가의 공연을 많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물리적 접근성이 해결되어야 하고, 여기에 공적인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 특히 대학로 소극장은 접근성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 예산을 지원할 테니 알아서 하라는 방식이 아니라, 그러한 장치들이 좀 더 완성도 높게 구축되고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강보름 저도 두 분 말씀에 동의한다. 큰 틀에서 경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연출가로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고, 다른 비장애인 동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장애인 배우를 캐스팅하면 장애인 관객이 온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연습실 중에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몇 개 없다. 이음센터 등 공공 연습실도 코로나19가 심각할 때는 폐쇄해서 비싼 민간 공간을 찾을 수밖에 없고, 연습실을 구하기 어려워 서로에게 미안해하는 경험이 많았다. 0set 프로젝트가 꾸준히 접근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고, 많은 공공기관이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공공기관도 바꾸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이지혜 예전에 해외에서 장애인 배우 에이전시의 매뉴얼을 본 적이 있는데, 인상적인 문장이 있었다. ‘내 아이덴티티를 바꾸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언어장애인이면 사이코패스 언어장애인 캐릭터가 있을 수 있고 고루한 언어장애인 캐릭터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각예술만큼이나 공연예술에서 고려할 지점이 많겠다고 생각을 했다.

박지선 정책적으로 창작에서의 매개 활동과 관련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그런데 이에 앞서 장애도 알고 예술도 알아야 하고, 물리적·심리적 접근성만큼이나 경험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공통적으로 해주셨다. 동료 시민으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 쌓여야 장애 예술에서의 매개 활동도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을까. 창작에 있어서 누구와 만날 것인가,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 창작은 다양한 사람의 만남과 소통, 연결 속에서 일어나는 만큼 예산지원이나 인력지원에서 폭넓은 생각과 다양한 지원이 고려되기를 바란다.

강보름

연극 연출, 접근성/배리어프리 매니저. <레디메이드 인생> <모던걸타임즈> <내가 뭐 그렇게 컨템포러리한 사람도 아니고: 사과백화점> <여기, 한때, 가가> 등을 연출했다. 혜화동1번지 7기 동인 가을페스티벌 ’맞춤‘ 접근성 매니저, 한일공동연출 프로젝트 <어느 마을> 배리어프리 매니저 등을 맡았다. 웹진 연극人 편집위원(2019~2021)을 지냈고, 국립극단 창작공감 : 2021 ‘장애와 예술’ 연출로 선정되었다.
rkdekdzhd@hanmail.net

고주영

독립 프로듀서이자 한-일 번역가. 플랜큐·연극연습 프로젝트 기획·제작, 장소특정적이거나 다원적인 방식의 공연을 기획하고 만든다. 사회적 소수자 당사자와 함께 무대화하는 데 관심이 있다. 장애 예술 관련하여 연극 <대성당>(2018, 구자혜 연출, 여당극), <장애인 공연장 내 재난대피 워크숍>(2020, 김원영·김지수 기획), <발달장애인 대상 릴랙스드 퍼포먼스 개발 중장기 프로젝트>(2019~현재, 플랜큐x극단 북새통) 등이 있다. 2019년부터 발달장애인 권리옹호단체인 피플퍼스트서울센터에서 당사자 활동가를 조력하고 있다.
breeeeze@naver.com

박지선

연극, 무용, 다원,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걸쳐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축제, 레지던시 기획, 공연예술작품 제작 및 국제 네트워크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 <포용적 접근의 장애예술 창작 개발과 관객 개발> 리서치 및 워크숍, <무용음성해설(Dance Audio Description> 워크숍 등 기획 운영했다. 도시, 경계, 기후변화, 기술과 예술 등 다양한 주제로 예술가와 새로운 탐험을 하며 동시대성을 탐구하고 있다. 이음온라인 기획위원.
jisunarts@yahoo.com

이지혜

작가와 소규모 전시공간을 사랑하는 독립큐레이터다. 2016년부터 정신적 장애를 가진 작가들과 활동했으며 2019년에는 사단법인 로아트 설립을 주도했다. 문화매개를 공부하며 보다 자유로운 예술 행위를 위한 실천 방법론을 연구 중이다. 플레이스막 큐레이터, 사단법인 로아트 기획팀장으로 일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depth1212@gmail.com

정리. 최순화 프로젝트 궁리 콘텐츠 제작 PD suna.choe@gmail.com

2021년 8월 (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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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21-524호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WA-WEB 접근성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 1.업체명: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고 112 3.웹사이트:http://www.ieum.or.kr 4.유효기간:2021.05.03~2022.05.02 5.인증범위:이음 온라인 홈페이지 |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7조제1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제5항에 따라 위와 같이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를 발급합니다. 2021년 05월 03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