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달리기는 나의 힘 글·그림. 방랑토끼그림: 검은색 선으로 그려진 방랑토끼는 크고 쫑긋한 귀에 동그란 얼굴을 하고 사람처럼 서 있다. 깔대기 모양에 술이 달린 빨간색 모자를 쓰고 있는 방랑토끼 다섯이 각기 다른 달리기 포즈를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언젠가부터 거의(?) 매일 달리기를 하고 있는 방랑토끼입니다. 그림: 빨간색 모자를 쓰고 양팔과 두 다리를 뻗은 채 달리고 있는 방랑토끼가 옆을 지나가고 있는 작은 달팽이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한다. 2년 넘게 달리고 있는 러너가 되고 보니 달리기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싶어져서 조금씩 그리고 있어요. 그림: 의자에 팔짱을 끼고 앉아 펜을 가로로 물고 있는 방랑토끼가 거치대 위에 비스듬히 놓인 태블릿을 보며 헤헤 웃고 있다. 이제 달리기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치르는 의식 같은 것이 되었고. 그림: 회색빛의 새벽 5시. 방랑토끼가 몽롱한 표정으로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켜 앉아 있고 이불 위에는 휴대폰에서 알람이 띠리리리링 울리고 있다. 어쩌다 하루라도 달리기를 빼먹는 날이면 뭔가 몸이 찌뿌둥한 느낌이 들고 그림: 얼굴에 박스를 뒤집어쓴 방랑토끼가 걷고 있다. 박스 앞면에는 초점 잃은 크고 동그란 눈이, 박스 옆에는 땀이 삐질 흐른다. 걷고 있는 다리는 후들거린다. 일도 잘 안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림: 박스를 얼굴에 뒤집어쓴 방랑토끼가 거치대 위에 놓인 태블릿 앞에 팔짱을 끼고 앉아서 끙.. 하며 고심하고 있다. 두 팔 중 하나는 작고 볼품없지만 그림: 박스를 얼굴에 뒤집어쓴 채 서 있는 방랑토끼의 오른팔은 쭉 뻗어 있고, 왼팔은 몸 안쪽으로 살짝 굽어 있다. 두 다리만은 튼튼해서 그림: 박스를 얼굴에 뒤집어쓴 방랑토끼가 하나! 하고 외치며 오른쪽 다리와 왼팔을 올려 걷는 자세를 하고 있다. 달리기를 하게 되었고 그림: 같은 모습으로 둘! 하고 외치며 왼쪽 다리와 오른팔을 올려 걷는 자세를 하고 있다. 그림: 같은 모습으로 셋!! 하고 외치며 뛰고 있다. 달리면서 그림: 같은 모습으로 다다다다다 빠르게 달리고 있다. 용기도 조금씩 생겨서 그림: 뛰면서 쓰고 있던 박스를 휙 벗어 박스가 뒤로 날아가고 빨간 모자를 쓴 방랑토끼의 얼굴이 보인다. 더 먼 곳으로 모험을 하고 싶을 때는 자전거를 탑니다. 그림: 빨간 모자를 쓴 방랑토끼가 자전거 핸들을 잡고 귀를 휘날리며 빠르게 달리고 있다. 두 다리의 힘만으로 달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 빵 소리를 내며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 옆으로, 빨간 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고 가고 가던 방랑토끼가 깜짝 놀란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동차를 몰아본 것은 26년 전 운전면허증을 딸 때였어요. 그림: 귀는 축 처져 있고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며 긴장한 모습의 방랑토끼가 승용차에 앉아 운전대를 잡고 조심조심 운전하고 있다. 운전을 하게 되면 폭력적으로 변할 것만 같았죠. 그림: 귀를 쫑긋 세우고 웃으며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방랑토끼 뒤에 무서운 표정을 한 듯한 승용차가 부아아앙 빠른 속도로 빠~앙 경적을 울리며 달려오고 있다. 승용차 안에는 일자 눈썹을 한 방랑토끼가 짜증 난 표정으로 운전하고 있다. 아직도 선명한 어릴 적 교통사고의 기억 때문일까요? 그림: 큰 글씨로 쓰인 ‘쾅’이라는 글자 주변으로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별이 튕겨 나가듯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더 좋아합니다. 그림: 허공에 한쪽 바퀴만 달린 자전거가 고꾸라져 있고, 주변으로 작은 별들이 튕겨 나가고 있다. 떨어져 나간 한쪽 바퀴는 찌그러져 있다. 엄마야! 외치며 허공에서 거꾸로 떨어지고 있는 방랑토끼의 눈은 엑스 자 모양이고 모자도 벗겨져 있다. 달리기와 만화 그리기의 공통점은 혼자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방랑토끼. 책상 왼편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이 놓여 있다. 방랑토끼는 거치대 위에 놓여 있는 태블릿에 펜으로 슥슥 뭔가를 그리고 있다. 태블릿 앞으로 인형처럼 작은 방랑토끼가 빨간 모자를 쓴 채 달리고 있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어요. 그림: 같은 장면이 이어지고, 방랑토끼가 입에 펜을 가로로 물고 고심하고 있다. 방랑토끼 옆에 고양이가 붙어 앉아 도와줄까요? 한다. 방랑토끼: 저리 가줄래. 집중이 안돼잖니. 작업할 때는 시끌벅적한 곳을 찾게 됩니다. 그림: 빨간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멘 방랑토끼가 301호라고 쓰인 아파트 입구를 나오고 있다. 각자의 섬들이 모이는 곳으로요. 그림: 가방을 메고 빨간 모자를 쓴 방랑토끼가 좌우로 건물과 가로수가 줄지어 있는 길을 바라보고 있다. 길 끝으로 저 멀리 높은 빌딩이 작게 보인다. 각자만의 섬에서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그림: 가방을 메고 빨간 모자를 쓴 방랑토끼가 문을 열고 들어선 카페 안에는 많은 사람이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고 있다. 작은 원형 테이블 여러 개가 나란히 놓인 긴 의자가 있고, 맨 오른쪽 자리는 비어 있다. 음료가 놓인 쟁반을 든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방랑토끼를 바라보고 있다. 뭔가 안도감 같은 것이 듭니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기분. 그림: 같은 장면이 이어지고, 카페의 비어 있던 자리에 방랑토끼가 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는 거치대에 놓인 태블릿과 뚜껑이 열려있는 텀블러가 있다. 방랑토끼는 펜을 들고 태블릿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주변으로 많은 사람이 책을 보거나 노트북을 하고 있다. 직장인처럼 퇴근하는 기분도 느낄 수 있어요. 그림: 좌우로 건물과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고 멀리 작게 보이는 높은 빌딩 뒤에 노을이 지고 있다. 노을을 등지고 빨간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멘 방랑토끼가 걸어오고 있다. 그림: 빨간 모자를 쓰고 배낭을 멘 방랑토끼가 나무 아래 담장과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 사이를 걸어가며 말한다. 방랑토끼: 오늘도 별일 없이 하루가 가네. 집은 공상을 하는 공간이에요. 그림: 빨간 모자를 쓰고 배낭을 멘 방랑토끼가 301호라고 쓰인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는 뒷모습 밤에는 상상을 생산하지요. 상상은 혼자 조용한 곳에서만 가능해요. 상상은 어떤 제약 없이 자유롭고 무한하기 때문에 상상하는 시간을 제일 좋아해요. 그림: 깜깜한 밤. 삼각형 지붕의 집 한 채가 있고, 집의 왼편 위쪽에 노란 보름달이 떠 있다. 지붕 위 오른쪽에는 안테나와 수신기가 있고 지붕 바로 아래에 나 있는 작은 창에는 노란 불빛이 보인다. 그 아래에는 큰 창이 있고, 천장에 매달린 노란색 조명 불빛에 의지해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보고 있는 방랑토끼의 옆모습이 보인다. 그 앞에는 빨간 모자가 놓여 있다. 끝은 새로운 시작. 그림: 같은 배경. 밤하늘에는 이제 노란 별이 많이 떠 있다. 집의 작은 창과 큰 창은 불이 꺼진 듯 깜깜하다. 큰 창 프레임 안에는 끝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