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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충청 지역 장애예술 현황 현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장기적 관점을 세워

  • 최선영 문화예술기획자, 이음온라인 기획위원
  • 등록일 2024-11-27
  • 조회수 145

이슈

충청도는 행정구역상 천안시를 포함한 15개의 시군으로 이루어진 충청남도(이하 충남)와 청주시를 포함한 11개의 시군으로 이루어진 충청북도(이하 충북)로 구성되어 있다. 충북의 총면적은 7,407.0k㎡, 충남의 총면적은 8,247.5k㎡로, 특히 충남은 전국 총면적의 8.2%를 차지할 만큼 크다. 하지만 충청도의 거점 역할은 주로 대전광역시나 세종특별자치시가 하고 있으며, KTX 등 빠른 교통 환경은 소수의 시에만 마련되어 있다. 대전, 세종이 충청남북도와는 행정구역상 구분되는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청도 내에서 두드러지게 문화 교류의 거점 역할을 하는 지역을 찾기는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문화예술 활동이 사회적・주변적 요소와 상호 반응하며 발생하고 지속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충청도는 지역 간 교류가 활발하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충남 홍성군에 살고 있는 필자 역시 최근 3년 동안 (비장애예술인 중심이지만) 충남 예술인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참여자 대부분이 특히 다른 지역과의 교류가 어렵다고 말한다.

충청도에는 예술인 자체가 많지 않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2024년 11월 7일 현재 기준 예술활동증명 현황(주1)을 살펴보면 충남 3,816명(전체의 2.0%), 충북 3,554명(1.9%)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 장애예술인은 충남 81명,(주2) 충북 28명(주3)으로 집계되는데, 예술활동증명을 하지 않은 예술인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통계는 최근 3년 사이 진행된 예술인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 가능한데, 충북의 경우 현재 장애예술인 실태조사 보고서가 따로 나오지는 않았다. 「2021년 충청북도 예술인 실태조사」 안에 장애예술인을 포함한 정도이고, 올해 「충청북도 예술인(청년, 장애) 육성과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청 지역의 장애예술, 장애예술인 공공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의 지원사업을 광역문화재단이 받아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표적으로 ‘거점형 장애예술 특성화 지원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광역 단위 문화재단이 자율적으로 사업을 설계·운영할 기회를 3년간 지원하고 있어 지역 장애예술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충남문화관광재단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참여해 운영 중이고, 충북문화재단은 (이전 사업명인) ‘장애인 문화예술지원사업: 지역 문화예술 특성화 지원’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참여했다. 사실상 충청 지역 모두 이 지원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충북문화재단은 ‘장애인 예술 매개자 양성 과정’을 3년간 집중적으로 운영하였다. 지역 내 장애인 예술 활동에서 매개・기획 역할을 할 주체를 발굴하고, 매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나누기 위해 강의, 워크숍, 멘토링, 실천 기반의 연구를 바탕으로 전 과정을 운영했다. 충남문화관광재단은 현재 장애예술 사회적 가치 확산 프로젝트 맥락에서 개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충남 장애예술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장애예술인 창작지원과 임차료 지원사업, 예술가를 꿈꾸는 장애인을 위한 장애예술인 로드맵 발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22년 발달장애인 예술교육 프로그램 모델 개발연구를 통해 나온 프로그램은 현재 공주, 서산, 천안에서 지역문화재단과 협력하여 운영 중이다.(주4)

‘거점형 장애예술 특성화 지원사업’ 외에 지역별 사업을 살펴보면 먼저 충북의 경우, 2022년 충북연구원에서 「충청북도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실태 조사연구」를 진행했고, 충북문화재단은 올해 ‘예술인창작활동준비금 지원사업’에 장애예술인 분야를 신설하였다. 이 사업은 생애주기별로 청년·중장년·원로 예술인에게 창작활동준비금을 1인당 200만 원씩 지원한다.

한편, 충남문화관광재단에서는 역시 장문원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이용권 준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인당 최대 50만 원까지 문화예술강좌 수강료와 교재비를 사용할 수 있다.(주5) 이 사업은 「제1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에 따라, 장애인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고 전문적인 문화예술교육 및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올해 처음 시행되었는데, 전국 17개 광역 시도 재단 중 충남문화관광재단이 유일하게 운영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위의 사업들은 최근 제도적 변화에 따라 진행되기 시작했으며(주6), 이전에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관련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즉, 사실상 공공지원의 역할이 크다는 점, 그 지원이 끝났을 때 개별 활동도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장애예술인 수가 적고 문화예술 관계자 간 일상적 교류가 활발하지 못한 충청도의 경우 개개인이 지원사업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장애예술인이 중심이 되는 단체도 상대적으로 많고 장애 유무를 떠나 예술가, 기획자가 함께 협업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에, 이러한 조건에서 공공지원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최근 3년 사이 실태조사가 먼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위와 같은 지역의 상황과 어려움을 먼저 확인하고 이에 따른 제도를 설계하기 위함이다. 충남문화관광재단은 2022년에 진행한 ‘충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실태조사’에 이어, 2023년에는 ‘충남 배리어프리 문화시설 실태조사’, ‘충남 장애예술인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장애인이 일상에서 예술을 어떻게 접하는지를 파악해야 지역 내 장애예술인의 활동 방향성을 더욱 현실적으로 그릴 수 있기에 장기적으로는 문화예술교육, 예술교육 관련 실태조사도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 역시 공공지원의 역할이 계속 필요하다. 지역의 경우 기본적인 문화향유 및 교육 참여 기회가 마련되기까지는 ‘권리’ 중심의 지원제도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지원이 1~3년 단위의 단기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현장의 변화를 살피는 시도가 시급하다. 그 과정은 결국 다양한 ‘사람’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기에 지역 내 강사, 기획자, 매개자, 협업자가 늘어날 방안도 논의되어야 한다. 당연히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동에 대한 지원금 확대를 넘어 보다 넓은 관점의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주1.한국예술인복지재단, ‘지역별 예술활동증명 현황’
주2.충남문화재단, 「2022년 충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보고서」, 2023.
주3.충북문화재단, 「2021년 충청북도 예술인 실태조사」, 2022.
주4.공주문화관광재단 ‘가치 on, 같이 go’, 서산문화재단 ‘우리들만의 연극여행’, 천안문화재단 ‘미소창작소’
주5.충남문화관광재단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이용권 준비사업’
주6.2015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설립되었고, 2020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법」이 시행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5년마다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정책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최선영

문화예술기획자. 2007년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개별성 중심의 활동을 기획・연구하고 있다. 2022년부터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장애인 예술교육 강의 노트 『같이 좀 모르자』를 발간했다.
voslss@hanmail.net

2024년 12월 (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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