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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장애 예술 기관·단체 탐방기

리뷰 포용적 태도에서 비롯한 장애 예술의 가능성을 만나다

  • 박성관 부산문화재단 문화공유팀
  • 등록일 2019-11-27
  • 조회수524

리뷰

영국 장애 예술 기관·단체 탐방기

포용적 태도에서 비롯한 장애 예술의 가능성을 만나다

박성관 부산문화재단 문화공유팀

나에게 영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신사의 나라’이다. 영화배우인 콜린 퍼스가 <킹스맨>에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대사로 화제를 모은 것도 어쩌면 그가 영국 출신이라서 더욱 그러한 지도 모른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국외 연수 프로그램으로 영국을 탐방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앞으로 만나게 될 분들이 예의가 바른 사람일 거라는 쓸데없는 상상을 하면서, 프로그램 일정을 확인하였다. 영국 문화정책을 수립하는 영국예술위원회에서부터 현장에서 활동하는 장애 예술단체까지, 장애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일정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드디어 연수 첫날이 다가왔고, 약간의 긴장감과 설렘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영국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그라이아이 극단이다. 우리는 극단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자와 핵심 기획자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 연수에서 처음 만난 외국인이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서 나도 모르게 조금 긴장했다. 하지만 곧 그들의 포용적인 태도와 여유 있는 모습에서 긴장감은 눈 녹듯이 사라졌고, 그들이 가진 장애 예술에 대한 신념과 열정은 나를 감동시켰다.

본격적인 미팅을 시작하기 전, 자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어 이름을 만들어 돌아가면서 손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짓 하나하나가 연결되니 마치 작품처럼 느껴졌고, 우리 모두 퍼포머가 된 것 같았다. 참여자의 어색함을 깨고 좀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한 극단 측의 배려라고 느껴졌다. 이후 극단의 비전과 주요 활동에 대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라이아이 극단은 사회적 모델을 기반으로 장애를 하나의 경험으로써 예술적 행위로 발현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의 편견을 깨고 장애 예술의 수월성과 전문성을 보여주었고, 여러 나라의 장애 예술인과 워크숍·협업을 통해 축척된 경험을 전해주고 있었다.

극단 대표자의 이야기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의 지원에 있어서 필요한 모든 부분을 갖추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한계를 두지 않는 것, 영국의 문화산업 종사자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다. 문화재단에서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맡고 있는 담당자라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내용이다. 예술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권장하고 있는 그라이아이 극단의 행보가 앞으로 예술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사람들의 시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되었다.

두 번째 방문한 셰이프 아츠는 1976년에 설립된 장애 예술단체로 처음에는 무용 교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점차 확장되어 지금의 단체로 성장하게 되었고, 현재는 영국의 예술 현장에서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설립 이후 약 20년 동안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었고, 2000년대부터는 장애 예술의 전문성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셰이프 아츠는 민간 장애 예술단체의 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그램, 예술 교육, 영국의 대표적인 장애 예술 지원프로그램 언리미티드 운영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독립하여 문화예술 현장 곳곳에 일하고 있다고 하니, 셰이프 아츠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다. 셰이프 아츠의 운영자가 강조했던 이야기 중에 감동적인 부분이 있었다. 바로 경제적인 압박 때문에 지금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우리가 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방문한 테이트 모던은 2000년에 개관하여, 연간 600만 명이 방문한다고 한다. 관람객의 15~20% 정도가 장애인으로 집계되고 있는 만큼,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테이트 모던 관계자는 건물의 구조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로 하는 작품 해설 프로그램 운영, 시각장애인을 위한 만질 수 있는 작품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장애인이 어떠한 장벽도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자폐성 장애인의 접근성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라고 하니, 정말 이곳은 완벽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꿈꾸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트 모던은 랜드마크인 화력발전소의 굴뚝을 포함한 외관은 예전 그대로 보존하였고, 내부는 완전히 리모델링하였다. 그래서 다소 투박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매우 세련되고 감각적이었다. 건물 입구에서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건물 1층 안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그곳에는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책도 읽고, 누워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마치 소풍을 나온 듯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으니 전문 미술관이기보다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층 로비는 공간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졌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오브제 같았다. 2층에서 5층까지는 전시실로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외 카페, 레스토랑, 아트숍 등의 공간이 있었다.

네 번째 일정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언리미티드 관계자와의 미팅이었다. 언리미티드는 별도의 조직이나 단체가 아닌 셰이프 아츠와 아츠어드민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예술지원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예술가와 작품을 선별하여 지원하고 국내·외 장애 예술인 상호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2년마다 국제 행사인 언리미티드 페스티벌(관련기사: 1호, 장애 예술 축제, 문화적 영향력 확장의 최전선에 서다)을 개최한다. 수준 높은 작품, 장애에 구속받지 않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환경, 성숙한 시민의식 등이 결합하여 페스티벌 기간에 많은 관객이 찾아오고 있다. 비주류였던 장애 예술을 전면적으로 부각시킨 이 도전적인 페스티벌은 처음부터 이렇게 기획된 것은 아니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패럴림픽의 한 프로젝트로 당시 대성공을 이루었고, 이후 영국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지금의 페스티벌로 발전 시켜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언리미티드 담당자의 설명으로는 약 300건의 예술 프로젝트가 접수되며, 심의를 거쳐 일부 프로젝트만 지원한다고 한다. 선정 기준은 장애인이 주도하는지, 한계를 넘어서는 아이디어인지, 예술적 수준이 뛰어난지 등이다. 언리미티드 페스티벌의 3대 목표는 첫째, 뛰어난 예술가의 수준 높은 작품(High quality work by extraordinary artists), 둘째, 문화 분야에서의 장애 예술가 포함(Embedding disabled artists in the cultural sector), 셋째, 장애 인식 전환(Transforming the perception of disability)이다. 이 세 가지는 문화재단에서 추진 중인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해도 좋을 것 같다.

다섯 번째 방문한 곳은 드레이크 뮤직이다. 드레이크 뮤직은 음악가, 기술자, 기획자 등 30~4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애로 인해 악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에게 맞춤형 악기를 제작해주기도 하고, 신진 장애 뮤지션을 지원하기도 하며, 음악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한다. 드레이크 뮤직 관계자는 사회적 모델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 수 없는 환경을 극복하여 장애인에게 음악을 만들고 전문 뮤지션으로서 기회를 주는 것이 단체의 비전이라고 하였다. ‘기술’은 단체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이며, 이와 같은 기술로 탄생한 악기와 도구들은 장애 뮤지션의 음악 활동을 가능하게 만든다.

드레이크 뮤직이 추진했던 프로젝트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현대사회에서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 때문에 음악을 만들거나 향유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시대라면 모를까 오늘날의 과학기술 수준이라면 장애인을 소외시키고 배제하는 한계적 상황을 타파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인식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드레이크 뮤직은 장애인을 소외시키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기술을 활용하여 장애인 맞춤형 악기를 개발함으로써 장애인의 한계적 상황을 깨뜨리고 있다. 앞으로 과학기술은 점차 발전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비장애인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소수자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확신이 생겼다. 드레이크 뮤직과 같은 단체가 앞으로 많이 생겨나기를 희망해본다.

여섯 번째 방문지인 영국예술위원회는 문화예술 강국인 영국의 문화예술 정책을 수립하는 핵심 기관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정책과 제도가 영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도 꼭 방문하고 싶은 기관이었다. 문화예술 분야에 일하는 사람이라면 현재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영국예술위원회를 벤치마킹하여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영국은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정책과 제도에 큰 영향을 미쳤고, 현재도 그러하다.

이번에 만난 영국예술위원회 문화예술 정책 담당자에게서 영국 장애 예술의 현황, 실태 등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영국의 문화예술 정책은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문화예술과 관련된 모든 제도와 사업들에 이러한 기조가 녹아들어 있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 장애인 리더를 육성한 후 공공 조직 내 결정권이 있는 자리에 배치하는 시스템이 인상 깊었다. 정책과 제도는 사람에게서 나오며,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배경이 정책과 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스템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전파하는 최고의 전략인 것이다. 이 외에도 예술적 수준이 뛰어나고 실험적인 장애 예술인과 단체를 발굴하여 창작활동을 지원한다거나, 언리미티드 페스티벌과 같이 다양성과 포용성이 전제된 축제를 지원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영국예술위원회에서 다양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개입하고 투자하는 형태로 사업을 실행하는 모습, 정책이 현장에 잘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 분석 과정, 민간단체와의 파트너십 구축 방식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곱 번째 방문지인 아텐보로우 아트센터는 브라이튼에 있는 서식스대학교 내에 있다. 실험적인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연장, 연습 공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공간을 투어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장애 예술가와 장애 관객이 환경에 방해받지 않고 공연을 하고, 또 관람할 수 있도록 공연장 구조를 설계한 점이다. 공연장 무대와 관객석은 계단이 아닌 경사로 연결되어 있어서 예술가가 관객을 참여시키는 형태인 이머시브(immersive) 공연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대기 장소에서 무대로 이동하기 위한 엘리베이터도 있었고, 관객석에는 휠체어를 탄 관객을 위한 자리도 적절히 구비되어 있었다. 대학교 내에 학계와 예술계가 연계하여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시스템과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도입한 공연장 구조는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영국 브라이튼대학교 예술대학 부학장인 앨리스 폭스(관련기사: 3호, 목소리를 존중하고 존재를 확인하는)와의 미팅이 이뤄졌다. 그는 포용적 예술 활동 실천자이며, 지금까지 학습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예술적 협업을 주로 추진해왔다. 현재는 브라이튼 대학에서 포용적 예술 활동 석사(MA) 과정을 개설하여 학습장애인의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협업을 이끌며, 장애예술분야 전문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학습장애는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발달장애라고 할 수 있다. 포용적 예술은 장애인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스스로 심미적 가치를 찾고 표현할 수 있도록 예술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성인의 인지를 갖추지 못한 학습장애인의 퍼포먼스가 과연 예술적 행위인가? 아니면 놀이인가? 포용적 예술의 시각에서 보면 분명 예술이다. 하지만 주류 예술계의 시각에서 보면 예술이 아니지 않을까? 앨리스 폭스가 소개한 협업 사례 영상을 보고 있으니 이러한 생각은 사라졌다. 영상 속 학습장애인의 행위는 예술행위였다. 현대의 퍼포먼스는 화려한 움직임을 구사하거나 놀라운 기교를 선보인다고 해서 예술적으로 우수한 것은 아니다. 퍼포머의 내재된 경험과 사유가 ‘몸’이라는 도구로 표현되고 관객에게 마음으로 전해질 때 우리는 그것을 ‘예술’이라고 부른다. 영상 속 학습장애인의 움직임과 진지한 표정은 머리로는 잘 이해가 안 되었을지라도, 그들의 진솔한 감정이 느껴졌고, 나의 무의식을 콕콕 건드리기도 하였다. 실제 미팅 자리에서 영상 속 퍼포머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스스로 예술가라 하였고, 자신들의 행위를 예술 행위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 미팅에서 포용적 예술의 개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장애 예술은 포용적 예술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스톱갭무용단은 1995년 커뮤니티 댄스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지금의 무용단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장애/비장애 무용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분야의 무용가들과 협업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다. 스톱갭무용단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포용적 예술의 실천, 즉 차이를 포용하는 방법은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가 동등하게 협력하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장벽을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협력을 방해하는 장벽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붕괴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세 가지의 방향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첫째, 장소 및 창작 과정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 무용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셋째, 차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린 마음의 동료를 만드는 것이다. 스톱갭무용단이 이와 같은 세 가지 방향을 토대로 협력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결과까지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 포용적 예술을 실천하고 있는 모습은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가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상호 포용적이고 열린 태도를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톱갭무용단이 추구하는 방향은 바로 포용적이고 열린 태도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람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통해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예술 사업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특히 장애인 문화예술 관련 사업의 경우에는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단기간 성과 내기에 집착하기보다는,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이번 국외 연수 프로그램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포용적이고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방인인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고,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였다. 기분 좋은 만남이었고 그들이 가진 태도가 바로 영국을 장애 예술의 선두 국가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든 근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된 프로그램이었다.

지역문화예술 특성화 지원사업 국외연수 프로그램

2019.9.1.(일)~9.7.(토) | 영국 런던 등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지역 장애인 문화예술 특성화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지역문화재단 담당자를 대상으로 해외 장애예술 동향 파악 및 사례 공유, 실무자 역량강화를 위해 영국의 장애예술 단체 및 기관, 공연장 등을 방문하였다.영국문화원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한 이번 연수 프로그램에는 4개 지역 재단(부산, 광주, 대구, 제주)의 담당자 7명이 참여하였으며, 영국예술위원회를 비롯하여 9개의 단체 및 기관을 방문하였다.

박성관

박성관

부산문화재단 문화공유팀. 부산문화재단에서 예술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생활문화사업, 장애인문화예술사업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해 왔다. 공연, 전시, 영화 관람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으며, 이제는 관람하는 것을 넘어 창작 과정에 참여하고 비평하는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시민예술가와 시민비평가가 되는 것.
gwanbbo@bscf.or.kr

관련링크. 그라이아이 극단 Graeae 바로가기(링크)
셰이프 아츠 Shape Arts 바로가기(링크)
테이트 모던 Tate 바로가기(링크)
언리미티드 Unlimited 바로가기(링크)
드레이크 뮤직 Drake Music 바로가기(링크)
아텐보로우 아트센터 Attenborough Centre for the Creative Arts 바로가기(링크)
스톱갭무용단 Stopgap Dance Company 바로가기(링크)
사진제공. 박성관

2019년 11월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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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국 장애 예술 기관·단체 탐방기

포용적 태도에서 비롯한 장애 예술의 가능성을 만나다

박성관 부산문화재단 문화공유팀

나에게 영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신사의 나라’이다. 영화배우인 콜린 퍼스가 <킹스맨>에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대사로 화제를 모은 것도 어쩌면 그가 영국 출신이라서 더욱 그러한 지도 모른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국외 연수 프로그램으로 영국을 탐방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앞으로 만나게 될 분들이 예의가 바른 사람일 거라는 쓸데없는 상상을 하면서, 프로그램 일정을 확인하였다. 영국 문화정책을 수립하는 영국예술위원회에서부터 현장에서 활동하는 장애 예술단체까지, 장애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일정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드디어 연수 첫날이 다가왔고, 약간의 긴장감과 설렘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영국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그라이아이 극단이다. 우리는 극단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자와 핵심 기획자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 연수에서 처음 만난 외국인이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서 나도 모르게 조금 긴장했다. 하지만 곧 그들의 포용적인 태도와 여유 있는 모습에서 긴장감은 눈 녹듯이 사라졌고, 그들이 가진 장애 예술에 대한 신념과 열정은 나를 감동시켰다.

본격적인 미팅을 시작하기 전, 자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어 이름을 만들어 돌아가면서 손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짓 하나하나가 연결되니 마치 작품처럼 느껴졌고, 우리 모두 퍼포머가 된 것 같았다. 참여자의 어색함을 깨고 좀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한 극단 측의 배려라고 느껴졌다. 이후 극단의 비전과 주요 활동에 대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라이아이 극단은 사회적 모델을 기반으로 장애를 하나의 경험으로써 예술적 행위로 발현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의 편견을 깨고 장애 예술의 수월성과 전문성을 보여주었고, 여러 나라의 장애 예술인과 워크숍·협업을 통해 축척된 경험을 전해주고 있었다.

극단 대표자의 이야기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의 지원에 있어서 필요한 모든 부분을 갖추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한계를 두지 않는 것, 영국의 문화산업 종사자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다. 문화재단에서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맡고 있는 담당자라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내용이다. 예술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권장하고 있는 그라이아이 극단의 행보가 앞으로 예술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사람들의 시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되었다.

두 번째 방문한 셰이프 아츠는 1976년에 설립된 장애 예술단체로 처음에는 무용 교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점차 확장되어 지금의 단체로 성장하게 되었고, 현재는 영국의 예술 현장에서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설립 이후 약 20년 동안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었고, 2000년대부터는 장애 예술의 전문성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셰이프 아츠는 민간 장애 예술단체의 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그램, 예술 교육, 영국의 대표적인 장애 예술 지원프로그램 언리미티드 운영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독립하여 문화예술 현장 곳곳에 일하고 있다고 하니, 셰이프 아츠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다. 셰이프 아츠의 운영자가 강조했던 이야기 중에 감동적인 부분이 있었다. 바로 경제적인 압박 때문에 지금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우리가 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방문한 테이트 모던은 2000년에 개관하여, 연간 600만 명이 방문한다고 한다. 관람객의 15~20% 정도가 장애인으로 집계되고 있는 만큼,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테이트 모던 관계자는 건물의 구조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로 하는 작품 해설 프로그램 운영, 시각장애인을 위한 만질 수 있는 작품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장애인이 어떠한 장벽도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자폐성 장애인의 접근성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라고 하니, 정말 이곳은 완벽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꿈꾸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트 모던은 랜드마크인 화력발전소의 굴뚝을 포함한 외관은 예전 그대로 보존하였고, 내부는 완전히 리모델링하였다. 그래서 다소 투박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매우 세련되고 감각적이었다. 건물 입구에서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건물 1층 안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그곳에는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책도 읽고, 누워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마치 소풍을 나온 듯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으니 전문 미술관이기보다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층 로비는 공간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졌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오브제 같았다. 2층에서 5층까지는 전시실로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외 카페, 레스토랑, 아트숍 등의 공간이 있었다.

네 번째 일정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언리미티드 관계자와의 미팅이었다. 언리미티드는 별도의 조직이나 단체가 아닌 셰이프 아츠와 아츠어드민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예술지원 프로그램이다. 우수한 예술가와 작품을 선별하여 지원하고 국내·외 장애 예술인 상호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2년마다 국제 행사인 언리미티드 페스티벌(관련기사: 1호, 장애 예술 축제, 문화적 영향력 확장의 최전선에 서다)을 개최한다. 수준 높은 작품, 장애에 구속받지 않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환경, 성숙한 시민의식 등이 결합하여 페스티벌 기간에 많은 관객이 찾아오고 있다. 비주류였던 장애 예술을 전면적으로 부각시킨 이 도전적인 페스티벌은 처음부터 이렇게 기획된 것은 아니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패럴림픽의 한 프로젝트로 당시 대성공을 이루었고, 이후 영국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지금의 페스티벌로 발전 시켜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언리미티드 담당자의 설명으로는 약 300건의 예술 프로젝트가 접수되며, 심의를 거쳐 일부 프로젝트만 지원한다고 한다. 선정 기준은 장애인이 주도하는지, 한계를 넘어서는 아이디어인지, 예술적 수준이 뛰어난지 등이다. 언리미티드 페스티벌의 3대 목표는 첫째, 뛰어난 예술가의 수준 높은 작품(High quality work by extraordinary artists), 둘째, 문화 분야에서의 장애 예술가 포함(Embedding disabled artists in the cultural sector), 셋째, 장애 인식 전환(Transforming the perception of disability)이다. 이 세 가지는 문화재단에서 추진 중인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해도 좋을 것 같다.

다섯 번째 방문한 곳은 드레이크 뮤직이다. 드레이크 뮤직은 음악가, 기술자, 기획자 등 30~4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애로 인해 악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에게 맞춤형 악기를 제작해주기도 하고, 신진 장애 뮤지션을 지원하기도 하며, 음악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한다. 드레이크 뮤직 관계자는 사회적 모델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 수 없는 환경을 극복하여 장애인에게 음악을 만들고 전문 뮤지션으로서 기회를 주는 것이 단체의 비전이라고 하였다. ‘기술’은 단체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이며, 이와 같은 기술로 탄생한 악기와 도구들은 장애 뮤지션의 음악 활동을 가능하게 만든다.

드레이크 뮤직이 추진했던 프로젝트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현대사회에서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 때문에 음악을 만들거나 향유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시대라면 모를까 오늘날의 과학기술 수준이라면 장애인을 소외시키고 배제하는 한계적 상황을 타파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인식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드레이크 뮤직은 장애인을 소외시키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기술을 활용하여 장애인 맞춤형 악기를 개발함으로써 장애인의 한계적 상황을 깨뜨리고 있다. 앞으로 과학기술은 점차 발전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비장애인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소수자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확신이 생겼다. 드레이크 뮤직과 같은 단체가 앞으로 많이 생겨나기를 희망해본다.

여섯 번째 방문지인 영국예술위원회는 문화예술 강국인 영국의 문화예술 정책을 수립하는 핵심 기관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정책과 제도가 영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도 꼭 방문하고 싶은 기관이었다. 문화예술 분야에 일하는 사람이라면 현재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영국예술위원회를 벤치마킹하여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영국은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정책과 제도에 큰 영향을 미쳤고, 현재도 그러하다.

이번에 만난 영국예술위원회 문화예술 정책 담당자에게서 영국 장애 예술의 현황, 실태 등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영국의 문화예술 정책은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문화예술과 관련된 모든 제도와 사업들에 이러한 기조가 녹아들어 있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 장애인 리더를 육성한 후 공공 조직 내 결정권이 있는 자리에 배치하는 시스템이 인상 깊었다. 정책과 제도는 사람에게서 나오며,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배경이 정책과 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스템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전파하는 최고의 전략인 것이다. 이 외에도 예술적 수준이 뛰어나고 실험적인 장애 예술인과 단체를 발굴하여 창작활동을 지원한다거나, 언리미티드 페스티벌과 같이 다양성과 포용성이 전제된 축제를 지원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영국예술위원회에서 다양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개입하고 투자하는 형태로 사업을 실행하는 모습, 정책이 현장에 잘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 분석 과정, 민간단체와의 파트너십 구축 방식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곱 번째 방문지인 아텐보로우 아트센터는 브라이튼에 있는 서식스대학교 내에 있다. 실험적인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연장, 연습 공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공간을 투어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장애 예술가와 장애 관객이 환경에 방해받지 않고 공연을 하고, 또 관람할 수 있도록 공연장 구조를 설계한 점이다. 공연장 무대와 관객석은 계단이 아닌 경사로 연결되어 있어서 예술가가 관객을 참여시키는 형태인 이머시브(immersive) 공연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대기 장소에서 무대로 이동하기 위한 엘리베이터도 있었고, 관객석에는 휠체어를 탄 관객을 위한 자리도 적절히 구비되어 있었다. 대학교 내에 학계와 예술계가 연계하여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시스템과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도입한 공연장 구조는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영국 브라이튼대학교 예술대학 부학장인 앨리스 폭스(관련기사: 3호, 목소리를 존중하고 존재를 확인하는)와의 미팅이 이뤄졌다. 그는 포용적 예술 활동 실천자이며, 지금까지 학습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예술적 협업을 주로 추진해왔다. 현재는 브라이튼 대학에서 포용적 예술 활동 석사(MA) 과정을 개설하여 학습장애인의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협업을 이끌며, 장애예술분야 전문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학습장애는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발달장애라고 할 수 있다. 포용적 예술은 장애인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스스로 심미적 가치를 찾고 표현할 수 있도록 예술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성인의 인지를 갖추지 못한 학습장애인의 퍼포먼스가 과연 예술적 행위인가? 아니면 놀이인가? 포용적 예술의 시각에서 보면 분명 예술이다. 하지만 주류 예술계의 시각에서 보면 예술이 아니지 않을까? 앨리스 폭스가 소개한 협업 사례 영상을 보고 있으니 이러한 생각은 사라졌다. 영상 속 학습장애인의 행위는 예술행위였다. 현대의 퍼포먼스는 화려한 움직임을 구사하거나 놀라운 기교를 선보인다고 해서 예술적으로 우수한 것은 아니다. 퍼포머의 내재된 경험과 사유가 ‘몸’이라는 도구로 표현되고 관객에게 마음으로 전해질 때 우리는 그것을 ‘예술’이라고 부른다. 영상 속 학습장애인의 움직임과 진지한 표정은 머리로는 잘 이해가 안 되었을지라도, 그들의 진솔한 감정이 느껴졌고, 나의 무의식을 콕콕 건드리기도 하였다. 실제 미팅 자리에서 영상 속 퍼포머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스스로 예술가라 하였고, 자신들의 행위를 예술 행위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 미팅에서 포용적 예술의 개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장애 예술은 포용적 예술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스톱갭무용단은 1995년 커뮤니티 댄스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지금의 무용단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장애/비장애 무용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분야의 무용가들과 협업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다. 스톱갭무용단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포용적 예술의 실천, 즉 차이를 포용하는 방법은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가 동등하게 협력하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장벽을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협력을 방해하는 장벽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붕괴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세 가지의 방향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첫째, 장소 및 창작 과정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 무용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셋째, 차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린 마음의 동료를 만드는 것이다. 스톱갭무용단이 이와 같은 세 가지 방향을 토대로 협력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결과까지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 포용적 예술을 실천하고 있는 모습은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가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상호 포용적이고 열린 태도를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톱갭무용단이 추구하는 방향은 바로 포용적이고 열린 태도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람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통해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예술 사업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특히 장애인 문화예술 관련 사업의 경우에는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단기간 성과 내기에 집착하기보다는,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이번 국외 연수 프로그램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포용적이고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방인인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고,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였다. 기분 좋은 만남이었고 그들이 가진 태도가 바로 영국을 장애 예술의 선두 국가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든 근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된 프로그램이었다.

지역문화예술 특성화 지원사업 국외연수 프로그램

2019.9.1.(일)~9.7.(토) | 영국 런던 등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지역 장애인 문화예술 특성화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지역문화재단 담당자를 대상으로 해외 장애예술 동향 파악 및 사례 공유, 실무자 역량강화를 위해 영국의 장애예술 단체 및 기관, 공연장 등을 방문하였다.영국문화원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한 이번 연수 프로그램에는 4개 지역 재단(부산, 광주, 대구, 제주)의 담당자 7명이 참여하였으며, 영국예술위원회를 비롯하여 9개의 단체 및 기관을 방문하였다.

박성관

박성관

부산문화재단 문화공유팀. 부산문화재단에서 예술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생활문화사업, 장애인문화예술사업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해 왔다. 공연, 전시, 영화 관람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으며, 이제는 관람하는 것을 넘어 창작 과정에 참여하고 비평하는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시민예술가와 시민비평가가 되는 것.
gwanbbo@bscf.or.kr

관련링크. 그라이아이 극단 Graeae 바로가기(링크)
셰이프 아츠 Shape Arts 바로가기(링크)
테이트 모던 Tate 바로가기(링크)
언리미티드 Unlimited 바로가기(링크)
드레이크 뮤직 Drake Music 바로가기(링크)
아텐보로우 아트센터 Attenborough Centre for the Creative Arts 바로가기(링크)
스톱갭무용단 Stopgap Dance Company 바로가기(링크)
사진제공. 박성관

2019년 11월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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