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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이음

접근성의 세계관

이음광장 장애가 없는 삶을 만들어가는 글로벌 기업들

  • 김혜일 접근성 전문가
  • 등록일 2022-02-10
  • 조회수1057
  • 컴퓨터가 있는 사무실 내부,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DESIGNERS SHOULD ALWAYS KEEP THEIR USERS IN MIND(설계자는 항상 사용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는 문장이 적혀있다.

장애가 없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그런 삶을 기다리고 있고 누군가는 그런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장애 유무를 떠나 장애가 있는 삶을 만들어내는 환경적인 요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그런 요인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지만, 이것을 문제로 인식하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기업들이 장애가 없는 삶을 만들어간다. IT 서비스산업에는 국경의 경계가 거의 없는 글로벌 서비스가 아주 많다. 국내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장애가 없는 삶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을까?

기술에 다양성을 더하는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가장 유명한 서비스는 윈도우 운영체제로 처음 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에게는 혁신이었지만 장애인 사용자에게는 재앙과도 같았다.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접근성 기술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접근성 관련 기술과 서비스가 공개되었고, 현재는 더 높은 수준의 접근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시각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하고 있다.

윈도우 외에도 팀즈, 오피스, 원드라이브, 스카이프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물을 인식해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Seeing AI’ 서비스로 시각장애인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얼핏 보면 접근성과 거리가 있을 것 같은 AI 기술도 잘 활용된다면 장애가 있는 삶에 큰 혁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다른 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접근성 전문책임자(CAO: Chief Accessibility Officer)가 다양한 서비스에서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중심에 컨트롤 타워로서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성 기능 소개(바로가기)는 “기술에 모든 사람의 다양성이 반영되면 사용자는 제약 없이 성취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단순히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접근성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모바일 분야에서 최고의 접근성 기업이 애플(Apple)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하고 강력한 접근성 기능들을 모든 제품에 기본으로 담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접근성이 이슈화되기 전에 출시된 아이팟(iPod) 제품군에서부터 접근성 기술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iOS, PadOS, WatchOS, tvOS, MacOS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에서 높은 수준의 접근성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공개하는 기술 외에 접근성에 관한 다양한 신기술을 함께 공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어 사용자를 위한 고객지원 서비스 사인타임(SignTime)을 공개했다. 애플 ‘손쉬운 사용 안내’(바로가기)는 “당신에게 편한 애플의 기능들, 누구나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내장 기능들”이라는 문구로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확신을 내포하고 있다.

강력한 검색기능과 지메일로 널리 알려진 구글(Google)에서도 장애인의 접근성과 관련된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 검색, 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등 구글 워크스페이스 도구에서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다. 당연히 웹, 앱 모두에서 원활한 이용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하면서 장애가 있는 사용자를 고려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현재는 다양한 접근성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글라스를 개발할 정도로 장애인 관련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미션은 “세상의 정보를 조직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접근성에 대한 기본 인식이 출발하고, 구글을 통하면 그 끝에 장애가 없는 IT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매우 낯선 기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메타 플랫폼(Meta Platforms)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챠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다양한 사용자를 위해 웹과 앱에서 접근성 준수를 매우 잘하고 있고, 여러 개인화 설정을 제공해서 장애가 있더라도 세상과 소통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게시물 내 이미지에 자동대체테스트 제공 기능으로 시작해서, 이미지를 올릴 때 작성자가 대체텍스트를 직접 작성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도 페이스북에서는 장애가 없는 소통을 즐길 수 있다.

시각과 청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다른 서비스보다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는 OTT 서비스에서 겪는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콘텐츠의 형태가 모두 시각과 청각으로 정보를 인식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장애로 인해 온라인에서도 장애가 있는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어려움을 놓치지 않았다. 대표 주자인 넷플릭스를 예를 살펴보자. 우선 시각장애인이 동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시각적인 정보를 내레이션으로 설명하는 화면해설(음성설명)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100% 사전 제작되어 비장애인과 동시에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런 동시성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적인 변화이다. 이전에는 항상 화면해설 콘텐츠가 뒤늦게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닌 외부에서 공급받는 콘텐츠에도 화면해설을 포함한 콘텐츠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청각장애인은 소리 정보를 전달하는 자막(CC)이 필요하다. 넷플릭스에서는 자막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100% 사전 제작되어 영상공개와 동시에 서비스되는데, 외국어를 한국어로 표시하는 기존의 자막과 차이가 있다. 한국어 음성에 대한 자막과 함께 배경음으로 나오는 노크, 소음, 알림음 등도 자막으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화면해설, 자막 등의 대체콘텐츠는 글로벌 OTT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는 서비스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언어적인 한계가 있는 것 외에는 거의 유사하게 제공되고 있다.

게임 서비스에도 대응하는 접근성 기술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대표되는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있다. 게임에서도 접근성을 대응하느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지만 장애인의 여가 생활은 매우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두 기업 모두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고, 콘솔의 설정을 살펴보면 다양한 접근성 관련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개별 게임 타이틀과 접근성이 연동될 수 있는 기본환경이 만들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엑스박스의 어댑티브 컨트롤러는 장애인이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형 패널과 추가 버튼 및 연결 포트를 갖추고 있어 포용적 디자인 사례로 언급된다.

단순히 콘솔에서만 접근성을 준수하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이나 PC게임을 막론하고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스팀의 시퀀스 스톰 등 다양한 게임에서 접근성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에서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법은 색각이상(색맹, 색약)이 있는 게이머를 위해 색상 변경 옵션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청각장애가 있는 게이머를 위해 다양한 효과음과 음악 등의 소리를 선택적으로 on/off 할 수 있는 옵션 등이 있다. 그 외에 지체장애가 있는 게이머를 위해 컨트롤러 커스텀 기능과 시각장애가 있는 게이머를 위한 화면설명 내레이션이나 사전 효과음 등을 제공한다.

IT 서비스 접근성 표준과 국가 제도

장애가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IT 기업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서비스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사전에 접근성 검증을 통과해야 하는 점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접근성 준수의 항상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서비스가 오픈될 때 장애가 있는 사용자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접근성 준수는 개별 기업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제도적인 근거와 함께하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 여러 국가의 법률과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그중 접근성은 장애인 관련 제도의 영향을 받으며 미국과 유럽 등의 접근성 표준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장애인차별금지법(DDA), 독일의 장애인평등법(BGG), 미국의 장애인법(ADA) 등이 있다. 특히 IT 서비스는 미국의 재활법 508조(Section 508)와 21세기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 법(CVAA)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장애가 없는 삶을 만들어가는 기업의 노력, 그리고 장애가 없는 삶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제도, 이 모든 것이 함께했을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접근성 분야이다.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아야만 접근성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장애가 없는 삶을 함께 만들어가는 기업과 국가의 제도가 있는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김혜일

김혜일 

접근성 전문가. 시각장애인으로서 다수의 웹 접근성 관련 사용자 평가를 해왔다. 국내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화면 낭독기 개발기업의 기술자문을 하였으며, 현재 다양한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의 접근성 평가와 자문을 하고 있다. 『웹 접근성과 품질인증』(2013)을 공동집필 했다.
haeppa@gmail.com

사진출처. Pexels.com

김혜일

김혜일 

접근성 전문가. 시각장애인으로서 다수의 웹 접근성 관련 사용자 평가를 해왔다. 국내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화면 낭독기 개발기업의 기술자문을 하였으며, 현재 다양한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의 접근성 평가와 자문을 하고 있다. 『웹 접근성과 품질인증』(2013)을 공동집필 했다.
haeppa@gmail.com

상세내용

  • 컴퓨터가 있는 사무실 내부,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DESIGNERS SHOULD ALWAYS KEEP THEIR USERS IN MIND(설계자는 항상 사용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는 문장이 적혀있다.

장애가 없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그런 삶을 기다리고 있고 누군가는 그런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장애 유무를 떠나 장애가 있는 삶을 만들어내는 환경적인 요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그런 요인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지만, 이것을 문제로 인식하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기업들이 장애가 없는 삶을 만들어간다. IT 서비스산업에는 국경의 경계가 거의 없는 글로벌 서비스가 아주 많다. 국내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장애가 없는 삶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을까?

기술에 다양성을 더하는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가장 유명한 서비스는 윈도우 운영체제로 처음 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에게는 혁신이었지만 장애인 사용자에게는 재앙과도 같았다.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접근성 기술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접근성 관련 기술과 서비스가 공개되었고, 현재는 더 높은 수준의 접근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시각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하고 있다.

윈도우 외에도 팀즈, 오피스, 원드라이브, 스카이프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물을 인식해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Seeing AI’ 서비스로 시각장애인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얼핏 보면 접근성과 거리가 있을 것 같은 AI 기술도 잘 활용된다면 장애가 있는 삶에 큰 혁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다른 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접근성 전문책임자(CAO: Chief Accessibility Officer)가 다양한 서비스에서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중심에 컨트롤 타워로서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성 기능 소개(바로가기)는 “기술에 모든 사람의 다양성이 반영되면 사용자는 제약 없이 성취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단순히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접근성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모바일 분야에서 최고의 접근성 기업이 애플(Apple)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하고 강력한 접근성 기능들을 모든 제품에 기본으로 담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접근성이 이슈화되기 전에 출시된 아이팟(iPod) 제품군에서부터 접근성 기술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iOS, PadOS, WatchOS, tvOS, MacOS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에서 높은 수준의 접근성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공개하는 기술 외에 접근성에 관한 다양한 신기술을 함께 공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어 사용자를 위한 고객지원 서비스 사인타임(SignTime)을 공개했다. 애플 ‘손쉬운 사용 안내’(바로가기)는 “당신에게 편한 애플의 기능들, 누구나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내장 기능들”이라는 문구로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확신을 내포하고 있다.

강력한 검색기능과 지메일로 널리 알려진 구글(Google)에서도 장애인의 접근성과 관련된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 검색, 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등 구글 워크스페이스 도구에서 접근성을 준수하고 있다. 당연히 웹, 앱 모두에서 원활한 이용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하면서 장애가 있는 사용자를 고려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현재는 다양한 접근성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글라스를 개발할 정도로 장애인 관련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미션은 “세상의 정보를 조직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접근성에 대한 기본 인식이 출발하고, 구글을 통하면 그 끝에 장애가 없는 IT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매우 낯선 기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메타 플랫폼(Meta Platforms)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챠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다양한 사용자를 위해 웹과 앱에서 접근성 준수를 매우 잘하고 있고, 여러 개인화 설정을 제공해서 장애가 있더라도 세상과 소통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게시물 내 이미지에 자동대체테스트 제공 기능으로 시작해서, 이미지를 올릴 때 작성자가 대체텍스트를 직접 작성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도 페이스북에서는 장애가 없는 소통을 즐길 수 있다.

시각과 청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다른 서비스보다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는 OTT 서비스에서 겪는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콘텐츠의 형태가 모두 시각과 청각으로 정보를 인식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장애로 인해 온라인에서도 장애가 있는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어려움을 놓치지 않았다. 대표 주자인 넷플릭스를 예를 살펴보자. 우선 시각장애인이 동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시각적인 정보를 내레이션으로 설명하는 화면해설(음성설명)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100% 사전 제작되어 비장애인과 동시에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런 동시성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적인 변화이다. 이전에는 항상 화면해설 콘텐츠가 뒤늦게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닌 외부에서 공급받는 콘텐츠에도 화면해설을 포함한 콘텐츠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청각장애인은 소리 정보를 전달하는 자막(CC)이 필요하다. 넷플릭스에서는 자막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100% 사전 제작되어 영상공개와 동시에 서비스되는데, 외국어를 한국어로 표시하는 기존의 자막과 차이가 있다. 한국어 음성에 대한 자막과 함께 배경음으로 나오는 노크, 소음, 알림음 등도 자막으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화면해설, 자막 등의 대체콘텐츠는 글로벌 OTT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는 서비스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언어적인 한계가 있는 것 외에는 거의 유사하게 제공되고 있다.

게임 서비스에도 대응하는 접근성 기술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대표되는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있다. 게임에서도 접근성을 대응하느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지만 장애인의 여가 생활은 매우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두 기업 모두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고, 콘솔의 설정을 살펴보면 다양한 접근성 관련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개별 게임 타이틀과 접근성이 연동될 수 있는 기본환경이 만들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엑스박스의 어댑티브 컨트롤러는 장애인이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형 패널과 추가 버튼 및 연결 포트를 갖추고 있어 포용적 디자인 사례로 언급된다.

단순히 콘솔에서만 접근성을 준수하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이나 PC게임을 막론하고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스팀의 시퀀스 스톰 등 다양한 게임에서 접근성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에서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법은 색각이상(색맹, 색약)이 있는 게이머를 위해 색상 변경 옵션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청각장애가 있는 게이머를 위해 다양한 효과음과 음악 등의 소리를 선택적으로 on/off 할 수 있는 옵션 등이 있다. 그 외에 지체장애가 있는 게이머를 위해 컨트롤러 커스텀 기능과 시각장애가 있는 게이머를 위한 화면설명 내레이션이나 사전 효과음 등을 제공한다.

IT 서비스 접근성 표준과 국가 제도

장애가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IT 기업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서비스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사전에 접근성 검증을 통과해야 하는 점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접근성 준수의 항상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서비스가 오픈될 때 장애가 있는 사용자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접근성 준수는 개별 기업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제도적인 근거와 함께하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 여러 국가의 법률과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그중 접근성은 장애인 관련 제도의 영향을 받으며 미국과 유럽 등의 접근성 표준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장애인차별금지법(DDA), 독일의 장애인평등법(BGG), 미국의 장애인법(ADA) 등이 있다. 특히 IT 서비스는 미국의 재활법 508조(Section 508)와 21세기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 법(CVAA)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장애가 없는 삶을 만들어가는 기업의 노력, 그리고 장애가 없는 삶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제도, 이 모든 것이 함께했을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접근성 분야이다.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아야만 접근성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장애가 없는 삶을 함께 만들어가는 기업과 국가의 제도가 있는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김혜일

김혜일 

접근성 전문가. 시각장애인으로서 다수의 웹 접근성 관련 사용자 평가를 해왔다. 국내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화면 낭독기 개발기업의 기술자문을 하였으며, 현재 다양한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의 접근성 평가와 자문을 하고 있다. 『웹 접근성과 품질인증』(2013)을 공동집필 했다.
haeppa@gmail.com

사진출처.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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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1 19: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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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접근성을 위해 글로벌 IT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살펴보니 고무적이고 희망적입니다. 장애가 없는 삶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바라보고 응원하겠습니다.

제 2021-524호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WA-WEB 접근성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 1.업체명: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고 112 3.웹사이트:http://www.ieum.or.kr 4.유효기간:2021.05.03~2022.05.02 5.인증범위:이음 온라인 홈페이지 |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7조제1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제5항에 따라 위와 같이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를 발급합니다. 2021년 05월 03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