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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기타리스트

인터뷰 한 음 한 음 꾹꾹 눌러 전하는 희망

  • 박유미 미술작가
  • 등록일 2022-06-02
  • 조회수762

인터뷰

김지희 기타리스트

한 음 한 음 꾹꾹 눌러 전하는 희망

박유미 미술작가

김지희는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다. 핑거스타일(Finger style)은 한 대의 기타로 멜로디, 화음, 리듬을 모두 표현하는 주법이다. 기타 한 대가 웬만한 구성의 밴드를 대신하는 셈이다. 기타리스트 김지희의 이력은 꽤 화려하다. 무려 800여 회에 달하는 공연으로 연주를 선보였으며 다양한 방송과 매체를 통해 자신을 알렸다. 2019년에는 그녀의 삶과 음악 이야기에 주목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가 제작되었고, 이 영화의 OST로 수록된 <엄마의 뒷모습>으로 첫 디지털 싱글도 발매했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기타리스트로서의 활동을 개척해나가고 있지만, 처음부터 전문 연주자의 길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13살에 중증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김지희는 학창 시절 내내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했다. 그런 딸을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가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선택한 것이 기타였다. 그저 코드 몇 개나 가르칠 요량이었다. 그러나 코드를 하나씩 익혀나갈 때마다 그녀는 점점 기타에 매료되었다.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성하의 연주 영상을 유튜브에서 발견한 이후에는 핑거스타일 주법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악보도 보지 못했던 시절, 김지희는 기타 선생님의 운지를 보고 하나하나 따라 하면서 소리를 만들어나갔다. 반복되는 연습으로 손가락 끝이 아릿해지면 입김으로 통증을 달래고 다시 기타 줄을 잡았다. 그 결과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커스텀 기타를 품에 안고 전 세계로 연주 여행을 다니며 두 번째 디지털 싱글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 시작 전, 그녀는 발표 예정 곡인 <비행기 창가 자리>를 스승 김은성 기타리스트와 함께 연주해줬다. 코끝을 스치는 봄바람처럼 기분 좋은 설렘이 가득한 곡이었다. 덩달아 그녀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마음도 둥실 부풀었다.

기타와의 첫 만남, 첫인상이 궁금하다.

고2 때 아빠의 권유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빠가 통기타를 치셨는데 처음에는 그냥 반주 위주로 배워서 쳤다. 기타 소리가 너무 예뻤고 신기했고 행복했다. 기타 치면서 노래도 부를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악보를 찾아서 칠 수도 있어서 좋았다.

현재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핑거스타일 주법을 배우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핑거스타일은 멜로디, 리듬, 화음을 동시에 치는 1인 오케스트라 같은 주법이다. 처음에는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반창고를 붙여가면서 쳤다. 연습하기 싫을 때는 롤모델인 기타리스트 정성하 님의 연주 영상을 찾아서 봤다. 그렇게 계속 치다 보니까 어느새 익숙해졌다. 지금도 연습 안 할 때는 기타 연주 영상을 유튜브에서 자주 본다. 팝송이나 가요도 많이 듣지만, 여전히 정성하 님의 음악을 제일 많이 듣는 거 같다.

크고 작은 무대에서 굉장히 활발하게 공연을 하고 있다. 가장 인상에 남는 무대는 무엇인가.

나는 아무리 큰 무대에서도 떨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손뼉 쳐주고 호응해주는 게 너무 좋다.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폐막식에서 했던 기타 독주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마사아키 키시베의 <단델리온>이라는 곡을 연주했는데 전 세계인 앞에서 독주한 거라 너무 행복했다. 유럽,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연주를 많이 했는데 관객이 있는 무대는 언제 어디나 즐겁다.

평소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또 최근 가장 많이 연주하는 곡은 무엇인가.

연습은 생각날 때마다 틈나는 대로 한다. 레슨 때 지적받았던 부분을 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치고 싶은 곡의 악보를 찾아서 연습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엄마의 뒷모습>을 가장 많이 연주하는 거 같다. 그 곡은 엄마를 생각하면서 연주한다. 그러면 기분이 좋다. <비행기 창가 자리>도 자주 친다. 밝고 신나는 곡이어서 연주하면 설렌다. 그 곡을 치면 엄마랑 여행 가고 싶다.

현재 대전에 사는 김지희는 6년째 거의 매주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다. 김은성 기타리스트에게 레슨을 받기 위해서다. 그는 그녀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엄마의 뒷모습>의 작곡자이기도 하다. 현재 준비 중인 두 번째 싱글 <비행기 창가 자리> 또한 그가 제자 김지희를 위해 만든 곡이다. 김은성 기타리스트로부터 곡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엄마의 뒷모습>은 김지희가 기타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곡이다.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지희가 이전까지는 항상 기존의 곡들을 카피해서 공연했다. 이제는 지희만의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주제를 찾았다. 지희에게 어머니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고 누구보다도 중요한 존재다. 어머니와 함께 서는 무대도 많은데 그때마다 지희가 가장 많이 보는 모습도 엄마의 뒷모습이다. 지희가 마음을 담아 연주할 수 있도록 지희에게 가장 익숙하고 소중한 어머니를 주제로 잡았다. <엄마의 뒷모습>이 지희에게 쉬운 곡은 아니다. 선생님으로서 지희가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연습할 수 있도록 가장 어려워하는 포인트들을 일부러 곡 안에 많이 넣어놨기 때문이다. 무척 어려워할 때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어머니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연습해보라고 조언했다. 지금은 너무 훌륭하게 연주한다.

6년째 스승이자 같은 기타리스트로서 김지희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엄마의 뒷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처음 녹음하는 날, 연주가 잘 안 돼서 당일 녹음을 결국 포기했었다. 지희가 굉장히 아쉬워했던 게 기억난다. 그날은 지희 아버님까지 오셔서 지켜보셨기 때문에 더 속상해했는데 그 정도로 힘들어하는 모습은 처음 본 거 같다. 그 후 몇 주 뒤, 홍대에서 김지희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걱정과는 달리 그날 지희가 굉장히 연주를 잘했다. 아버님도 감동하셔서 내 손을 맞잡으며 몇 번이나 고마움을 표시하셨다. 우리 모두 지희의 성장에 감격했던 순간이었다.

무대에서 특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기타리스트 김지희는 확실히 무대 체질이다. 무대에 서면 몸에 힘이 확 들어간다. 기운이 달라진다고 해야 할까. 연습할 때보다 훨씬 자신 있게 연주한다. 갑자기 근력도 좋아지는 거 같다. 지희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는 걸 굉장히 행복해하고 즐거워한다. 연주자로 오래 일하다 보면 무대를 순수하게 즐긴다기보다는 일로 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희는 관객이 몇 명이든, 공연이 크든 작든, 무대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삶의 중요한 이유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다양한 무대에 서면서 자존감도 굉장히 높아졌다. 자신의 연주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관객들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는 거 같다.

김지희는 2017년부터 ‘도전은 희망이다’라는 타이틀로 희망을 전하는 기타리스트 김지희 스토리텔링 콘서트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300여 곳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및 교직원·학부모 연수 등에 초청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을 선보였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공연이 어려울 때는 비대면으로 학생들을 만났다. 이는 그녀에게 대단히 중요한 활동이다. 기타리스트로서의 지향점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도전은 희망이다’ 스토리텔링 콘서트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2017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도전은 희망이다’ 스토리텔링 콘서트는 나의 연주와 성장 스토리를 들려주는 공연이다. 나는 기타를 통해서 많은 사람 앞에 설 수 있게 되었다. 기타 덕분에 내가 변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나의 이야기와 연주가 학생들에게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

기타리스트 김지희의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있다. 주인공으로서 2019년 개봉한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현진식 감독)에 대한 소회가 어떠한가.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는 나의 첫 디지털 싱글 곡이기도 한 <엄마의 뒷모습>을 연습하고 완성해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 내 모습이 스크린에 나와서 너무 신기하고 뿌듯했다. 기타 이야기와 엄마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좋았다.

기타리스트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포스코 1% 나눔재단에서 “만남이 예술이 되다” 시즌2 프로젝트의 장애 예술인으로 선정되어 나의 롤모델인 정성하 님과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스토리 영상도 찍었다. 그때 너무 행복했다. 정성하 님이 같이 힘내자고 이야기해 줬다. 절대 잊지 못할 거 같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정성하 님과 함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홍보대사로 공동 임명되어 더욱 기쁘고 행복했다.

김지희에게 기타란 어떤 의미인가.

나에게 기타는 유일한 친구다. 기타 둘러메고 여행도 할 수 있고 공연도 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은가.

앞으로 기타를 열심히 쳐서 장애인들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다.

***

김은성 기타리스트는 제자 김지희가 뮤지션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부쩍 성장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그는 그녀가 지금처럼 즐거운 연주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기를 응원하며 정서적으로 더욱 성장해서 보다 독립적인 아티스트가 되기를 바랐다. 김지희는 오늘도 기타라는 언어로 세상과 소통한다. 한 음 한 음 꾹꾹 눌러 마음을 전한다. 그녀의 메시지는 언제나 희망이다.

김지희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이다. 음악을 통한 성장과 소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현진식 감독, 2019)에 참여했다. 이 작품은 첫 싱글 데뷔곡이자 영화의 주요 OST 곡인 <엄마의 뒷모습>이 만들어지고 초연되는 과정을 그렸다. 2021년 제16회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홍보대사와 한국장애인문화협회중앙회 홍보대사로 활동중이다.
유튜브 바로가기(링크)

박유미

설치와 영상을 중심으로 작은 서사에 주목하는 미술작가. 2018년 개인전 《바다에서 만날까》 외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2014년 아르코 퍼블릭아트 프로젝트 ‘마로니에 다방’을 기획했다. 글과 영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2018년 <찔레꽃>을 연출했다. 현재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 ‘효창서담’을 운영 중이다.
gomako1983@hanmail.net

영상. 박유미 미술작가   이근영 사진작가 studioowau@naver.com
사진. 박영균 미술작가 infebruary14@naver.com
자료사진·영상 제공. 김지희

2022년 6월 (31호)

상세내용

인터뷰

김지희 기타리스트

한 음 한 음 꾹꾹 눌러 전하는 희망

박유미 미술작가

김지희는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다. 핑거스타일(Finger style)은 한 대의 기타로 멜로디, 화음, 리듬을 모두 표현하는 주법이다. 기타 한 대가 웬만한 구성의 밴드를 대신하는 셈이다. 기타리스트 김지희의 이력은 꽤 화려하다. 무려 800여 회에 달하는 공연으로 연주를 선보였으며 다양한 방송과 매체를 통해 자신을 알렸다. 2019년에는 그녀의 삶과 음악 이야기에 주목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가 제작되었고, 이 영화의 OST로 수록된 <엄마의 뒷모습>으로 첫 디지털 싱글도 발매했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기타리스트로서의 활동을 개척해나가고 있지만, 처음부터 전문 연주자의 길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13살에 중증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김지희는 학창 시절 내내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했다. 그런 딸을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가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선택한 것이 기타였다. 그저 코드 몇 개나 가르칠 요량이었다. 그러나 코드를 하나씩 익혀나갈 때마다 그녀는 점점 기타에 매료되었다.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성하의 연주 영상을 유튜브에서 발견한 이후에는 핑거스타일 주법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악보도 보지 못했던 시절, 김지희는 기타 선생님의 운지를 보고 하나하나 따라 하면서 소리를 만들어나갔다. 반복되는 연습으로 손가락 끝이 아릿해지면 입김으로 통증을 달래고 다시 기타 줄을 잡았다. 그 결과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커스텀 기타를 품에 안고 전 세계로 연주 여행을 다니며 두 번째 디지털 싱글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 시작 전, 그녀는 발표 예정 곡인 <비행기 창가 자리>를 스승 김은성 기타리스트와 함께 연주해줬다. 코끝을 스치는 봄바람처럼 기분 좋은 설렘이 가득한 곡이었다. 덩달아 그녀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마음도 둥실 부풀었다.

기타와의 첫 만남, 첫인상이 궁금하다.

고2 때 아빠의 권유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빠가 통기타를 치셨는데 처음에는 그냥 반주 위주로 배워서 쳤다. 기타 소리가 너무 예뻤고 신기했고 행복했다. 기타 치면서 노래도 부를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악보를 찾아서 칠 수도 있어서 좋았다.

현재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핑거스타일 주법을 배우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핑거스타일은 멜로디, 리듬, 화음을 동시에 치는 1인 오케스트라 같은 주법이다. 처음에는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반창고를 붙여가면서 쳤다. 연습하기 싫을 때는 롤모델인 기타리스트 정성하 님의 연주 영상을 찾아서 봤다. 그렇게 계속 치다 보니까 어느새 익숙해졌다. 지금도 연습 안 할 때는 기타 연주 영상을 유튜브에서 자주 본다. 팝송이나 가요도 많이 듣지만, 여전히 정성하 님의 음악을 제일 많이 듣는 거 같다.

크고 작은 무대에서 굉장히 활발하게 공연을 하고 있다. 가장 인상에 남는 무대는 무엇인가.

나는 아무리 큰 무대에서도 떨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손뼉 쳐주고 호응해주는 게 너무 좋다.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폐막식에서 했던 기타 독주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마사아키 키시베의 <단델리온>이라는 곡을 연주했는데 전 세계인 앞에서 독주한 거라 너무 행복했다. 유럽,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연주를 많이 했는데 관객이 있는 무대는 언제 어디나 즐겁다.

평소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또 최근 가장 많이 연주하는 곡은 무엇인가.

연습은 생각날 때마다 틈나는 대로 한다. 레슨 때 지적받았던 부분을 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치고 싶은 곡의 악보를 찾아서 연습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엄마의 뒷모습>을 가장 많이 연주하는 거 같다. 그 곡은 엄마를 생각하면서 연주한다. 그러면 기분이 좋다. <비행기 창가 자리>도 자주 친다. 밝고 신나는 곡이어서 연주하면 설렌다. 그 곡을 치면 엄마랑 여행 가고 싶다.

현재 대전에 사는 김지희는 6년째 거의 매주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다. 김은성 기타리스트에게 레슨을 받기 위해서다. 그는 그녀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엄마의 뒷모습>의 작곡자이기도 하다. 현재 준비 중인 두 번째 싱글 <비행기 창가 자리> 또한 그가 제자 김지희를 위해 만든 곡이다. 김은성 기타리스트로부터 곡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엄마의 뒷모습>은 김지희가 기타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곡이다.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지희가 이전까지는 항상 기존의 곡들을 카피해서 공연했다. 이제는 지희만의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주제를 찾았다. 지희에게 어머니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고 누구보다도 중요한 존재다. 어머니와 함께 서는 무대도 많은데 그때마다 지희가 가장 많이 보는 모습도 엄마의 뒷모습이다. 지희가 마음을 담아 연주할 수 있도록 지희에게 가장 익숙하고 소중한 어머니를 주제로 잡았다. <엄마의 뒷모습>이 지희에게 쉬운 곡은 아니다. 선생님으로서 지희가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연습할 수 있도록 가장 어려워하는 포인트들을 일부러 곡 안에 많이 넣어놨기 때문이다. 무척 어려워할 때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어머니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연습해보라고 조언했다. 지금은 너무 훌륭하게 연주한다.

6년째 스승이자 같은 기타리스트로서 김지희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엄마의 뒷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처음 녹음하는 날, 연주가 잘 안 돼서 당일 녹음을 결국 포기했었다. 지희가 굉장히 아쉬워했던 게 기억난다. 그날은 지희 아버님까지 오셔서 지켜보셨기 때문에 더 속상해했는데 그 정도로 힘들어하는 모습은 처음 본 거 같다. 그 후 몇 주 뒤, 홍대에서 김지희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걱정과는 달리 그날 지희가 굉장히 연주를 잘했다. 아버님도 감동하셔서 내 손을 맞잡으며 몇 번이나 고마움을 표시하셨다. 우리 모두 지희의 성장에 감격했던 순간이었다.

무대에서 특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기타리스트 김지희는 확실히 무대 체질이다. 무대에 서면 몸에 힘이 확 들어간다. 기운이 달라진다고 해야 할까. 연습할 때보다 훨씬 자신 있게 연주한다. 갑자기 근력도 좋아지는 거 같다. 지희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는 걸 굉장히 행복해하고 즐거워한다. 연주자로 오래 일하다 보면 무대를 순수하게 즐긴다기보다는 일로 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희는 관객이 몇 명이든, 공연이 크든 작든, 무대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삶의 중요한 이유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다양한 무대에 서면서 자존감도 굉장히 높아졌다. 자신의 연주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관객들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는 거 같다.

김지희는 2017년부터 ‘도전은 희망이다’라는 타이틀로 희망을 전하는 기타리스트 김지희 스토리텔링 콘서트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300여 곳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및 교직원·학부모 연수 등에 초청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을 선보였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공연이 어려울 때는 비대면으로 학생들을 만났다. 이는 그녀에게 대단히 중요한 활동이다. 기타리스트로서의 지향점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도전은 희망이다’ 스토리텔링 콘서트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2017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도전은 희망이다’ 스토리텔링 콘서트는 나의 연주와 성장 스토리를 들려주는 공연이다. 나는 기타를 통해서 많은 사람 앞에 설 수 있게 되었다. 기타 덕분에 내가 변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나의 이야기와 연주가 학생들에게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

기타리스트 김지희의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있다. 주인공으로서 2019년 개봉한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현진식 감독)에 대한 소회가 어떠한가.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는 나의 첫 디지털 싱글 곡이기도 한 <엄마의 뒷모습>을 연습하고 완성해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 내 모습이 스크린에 나와서 너무 신기하고 뿌듯했다. 기타 이야기와 엄마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좋았다.

기타리스트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포스코 1% 나눔재단에서 “만남이 예술이 되다” 시즌2 프로젝트의 장애 예술인으로 선정되어 나의 롤모델인 정성하 님과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스토리 영상도 찍었다. 그때 너무 행복했다. 정성하 님이 같이 힘내자고 이야기해 줬다. 절대 잊지 못할 거 같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정성하 님과 함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홍보대사로 공동 임명되어 더욱 기쁘고 행복했다.

김지희에게 기타란 어떤 의미인가.

나에게 기타는 유일한 친구다. 기타 둘러메고 여행도 할 수 있고 공연도 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은가.

앞으로 기타를 열심히 쳐서 장애인들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다.

***

김은성 기타리스트는 제자 김지희가 뮤지션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부쩍 성장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그는 그녀가 지금처럼 즐거운 연주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기를 응원하며 정서적으로 더욱 성장해서 보다 독립적인 아티스트가 되기를 바랐다. 김지희는 오늘도 기타라는 언어로 세상과 소통한다. 한 음 한 음 꾹꾹 눌러 마음을 전한다. 그녀의 메시지는 언제나 희망이다.

김지희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이다. 음악을 통한 성장과 소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현진식 감독, 2019)에 참여했다. 이 작품은 첫 싱글 데뷔곡이자 영화의 주요 OST 곡인 <엄마의 뒷모습>이 만들어지고 초연되는 과정을 그렸다. 2021년 제16회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홍보대사와 한국장애인문화협회중앙회 홍보대사로 활동중이다.
유튜브 바로가기(링크)

박유미

설치와 영상을 중심으로 작은 서사에 주목하는 미술작가. 2018년 개인전 《바다에서 만날까》 외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2014년 아르코 퍼블릭아트 프로젝트 ‘마로니에 다방’을 기획했다. 글과 영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2018년 <찔레꽃>을 연출했다. 현재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 ‘효창서담’을 운영 중이다.
gomako1983@hanmail.net

영상. 박유미 미술작가   이근영 사진작가 studioowau@naver.com
사진. 박영균 미술작가 infebruary14@naver.com
자료사진·영상 제공. 김지희

2022년 6월 (31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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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8 15: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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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기타 친구를 만나 환하게웃으며 기타를 잡고계신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이고, 멋져보이시네요!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김지희 씨의 공연 꼭 보러가서 저도 희망을 다시한번다짐해보고, 멋진 기타공연도 듣고싶네요^^ 장애인들과 학생들에게 꿈과희망과 용기를 잘 전달해주실것같아요! 저도 용기 잘받았어요 감사합니다 늘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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