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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유로운 창작의 장

이슈 감각의 대체 아닌, 몰입의 기술이 필요하다

  • 강보람·김은설·김인경 
  • 등록일 2022-06-02
  • 조회수585

이슈

코로나19로 바뀐 팬데믹 세상은 어느덧 엔데믹을 준비하며 일상을 새롭게 재편한다. 접촉이 제한되었던 시간 동안 온라인을 통한 접속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또 다른 방식의 소통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감각의 연결을 제안한다. 온라인은 장애예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을까? 도전하고 실험하며 새로운 가상세계로 확장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온 일곱 명의 예술가에게 온라인 예술활동의 의미와 가능성에 관해 서면으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① 더 자유로운 창작의 장

   |   

② 더 넓은 발표의 장

자기소개와 함께 최근 온라인에서 예술 활동을 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세요.

강보람 2020년 《극단 애인의 1인 무대》 공연이 온라인 예술 활동의 시작이었습니다. 신체와 언어장애가 있는 저는 <놓다>라는 움직임 작업을 무대화하고 출연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영상 안에 내 호흡이 어떻게 담기고 관객에게 잘 전달될지 고민이 컸다면, 그 후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활동을 만나게 되었어요. 2021년에 우리 극단에서 진행했던 희곡 창작 프로젝트 《쓰는 중입니다》에서 작·출연과 배리어프리 버전 영상 제작 <고도를 기다리며: 다시 보기>의 대본 창작 작업에 참여해 극단 애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고, <장애 배우의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워크숍 결과 공유회를 줌(ZOOM)으로 발표했어요. 그리고 외부 온라인 활동으로는 한일공동연출 프로젝트였던 <어느 마을> 입체낭독극 출연과 ‘무장애 예술주간 시어터 필름’ <물속에서 나는 무게가 없어>라는 작품에 참여했습니다.

김은설 시각미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저의 정체성인 농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요즘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서 장애 전반으로 관심이 확장되어 탐구하고 있어요. 최근에 비대면으로 아트엘의 《듣다》 프로젝트,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의 공동창작 프로젝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크리에이티브 관련 워크숍 등을 들었어요. 그밖에 다른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위해 온라인 회의를 하면서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김인경 발달장애, 정신장애 창작자들과 다양한 예술표현을 시도하며 창작과 소통의 방향을 찾는 아티스트 그룹 밝은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발달장애 창작자와 온라인을 통한 예술 워크숍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고, 최근에는 광주에 있는 여성 정신장애 창작자의 작품세계를 기록하고 연구하기 위한 인터뷰를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진행하고 있어요.

창작‧발표‧교육 등 다양한 예술 활동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무엇인가요?

강보람 앞서 언급했던 온라인 공연은 모두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공개했고, 결과 공유회와 전반적인 사업 진행 및 회의 등 비대면 활동은 주로 줌을 통해서 진행되었어요. 이 두 가지가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이기도 했지만, 줌은 인터넷이 불안정하거나 시스템 리소스가 부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줌을 통한 결과 공유회에서는 관객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했지만, 유튜브를 통한 공연 발표의 경우에는 조회수만으로 장애예술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는 것을 짐작하는 정도였어요.

김은설 제일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은 줌 화상회의 플랫폼과 구글 워크스페이스, 온라인 협업 툴인 화이트보드예요. 줌은 대면 회의를 하기 어려울 때나 워크숍을 들어야 할 때 인원 제한이 없고,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거리두기를 하면서 소통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창의적인 구상을 하기 위해 공동작업을 할 땐 구글 워크스페이스 혹은 미로(Miro)라는 온라인 협업 화이트보드 플랫폼을 많이 활용합니다. 동 시간에 이미지, 영상, 글, 링크 등을 같이 편집하고 공유하는데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빠르게 사용할 수 있고 같이 편집하다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채팅하듯이 글을 남기면 바로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어요. 직관적인 협업 툴을 사용하면 오프라인보다 풍족한 결과를 얻을 때가 많아요.

김인경 예술 워크숍이나 인터뷰 등 교육이나 창작활동을 위해 줌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화면 공유나 기록 면에서 가장 다루기가 쉽고, 여러 사람과 사용할 때도 다른 프로그램보다 문제 발생률이 적어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좋은 편입니다. 동영상이나 사진 등의 활동기록이나 발표는 단체 홈페이지나 SNS를 활용하여 정리하고, 창작자와의 소통을 위해서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나 인터넷카페를 주로 사용합니다.

온라인 예술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나 발견한 것이 있을까요?

강보람 극단 내부에서는 온라인으로 장애예술이 잘 전달될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하게 되었고, 이것이 기본적인 고려사항이었어요. 일례로, 장애 배우 훈련법 연구모임에서 진행되었던 ‘내 몸의 기본값 찾기’의 시간과 배리어프리 버전 영상 제작을 위한 화면해설과 자막 대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직면하면서 공통적으로 얻은 결론이 있었어요. 장애 배우가 직접 자신만의 몸짓과 호흡에 맞는 언어를 찾아서 표현하고 기록해 보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 과정을 통해서 당사자의 언어와 표현이 구축되다 보면 장애 배우 연기에 대한 비평이나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은설 오프라인에서 보여주기에는 한정적일 수 있는 자기 작품세계를 온라인에서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어요. 요즘 작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응해서 온라인 발표를 많이 했는데, 발표를 보면서 신선하고 흥미로운 지점이 많았죠.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과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개인 플랫폼에 자기 작품세계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인데요. 코딩이나 웹 관련 기술을 사용하는 데 친숙한 편이라면 개인 홈페이지를 온라인 상영관으로 만들 수도 있고, 흔히 온라인 갤러리 보듯이 그림 하나하나 클릭해서 보는 방식이 아니라 홈페이지 전체를 가상세계로 만들 수도 있죠. 잘 구축된 온라인 세계는 VR 같은 가상현실 체험기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오프라인으로는 재현하기 어려웠을 세계를 보여줄 수 있어요. 기술을 잘 안다면 온라인에서 장애물 없이 유연하고 내밀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김인경 온라인 환경에 어려움 없이 적응하는 창작자들이 생겨났어요. 이 경우에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함께 소통하며 작업하는 것 외에도, 평소에 집에서 하고 있는 작업들을 보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홀로 집중하기를 좋아하는 창작자의 경우에도 집에서 자유롭게 작업하면서 필요한 경우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비대면 예술 워크숍 방식을 대면 워크숍보다 더 선호하기도 해요.

온라인에서 예술 활동을 활발히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강보람 극단 외부에서 했던 온라인 작업을 되짚어 보면, 대부분 속도의 차이로 부딪히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물론 코로나19의 영향이기도 했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 안에서 제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과 강박이 컸죠. 그만큼 저만의 속도와 호흡을 찾는 시간을 확보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이 지점에서 볼 때, 장애 배우 개인이 새로운 작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훈련법을 찾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현장에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을 통해 또 다른 제안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시간이 마련되면 좋지 않을까요.

김은설 온라인에서는 개인적으로 창작활동을 하기가 매우 자유롭지만, 저는 청각장애가 있어서 사람들과 비대면으로 만나야 할 땐 오히려 소통이 애매해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와 이메일로 주고받는 것은 문제없지만, 실시간 여러 사람과 얼굴 보면서 대화해야 할 때 또는 직접 작업물이나 자료를 보여줘야 할 때는 문자통역이나 수어통역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편안하지 않았죠.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니터 화면 크기에 제약이 있어요. 저는 노트북을 사용하는데, 화면이 작아서 통역 화면과 발표자의 모습, 자료를 동시에 보기 힘들어요. 통역 화면을 보느라 발표자가 공유된 발표 자료에서 무언가를 짚었거나 보여주는 의미있는 행동을 순식간에 놓치는 부분이 생기면 마음이 복잡했죠.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꽤 누락한 상태에서 대화에 참여한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또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을 실제로 재현할 수 있을 때 직접 오감을 느낄 수 없어서 온라인에서 공허하게 사라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김인경 코로나19 초기에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사용법이 모두 미숙하였고, 이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갖추고 프로그램 사용법을 공유하기까지 소통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어요. 감각이 예민한 일부 창작자의 경우 불안정하고 낯선 환경과 조작 미숙으로 발생하는 소음 및 통신장애 등의 문제로 인해 프로그램을 끄거나 화면에서 이탈하기도 했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시작하기 위해서 부모님이나 기관담당자가 항상 창작자와 함께 대기하면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온라인이 장애예술의 영토를 확장한다고 생각하나요?

강보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최근 온라인 예술 활동이 늘어난 만큼 장애 창작자들의 참여 기회의 폭이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보면 확장되어 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은 분명해요. 하지만 제가 온라인 활동 작업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다른 장애 배우들이 현장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또 다른 가능성의 발견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에 비해 직면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직접 부딪히면서 이야기하고, 기록되어야 할 단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은설 반반.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론 자유로울 것 같아도 어느 정도 장벽이 있어서 혼란스러워요. 기술, 접근성 관련 장벽을 뛰어넘어 작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내가 원하는 작업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단순히 인터넷에 작업을 업로드해서 보여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저의 작품세계를 구체화해야 하고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을 대체할 방법을 찾아서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넘어선다면 너무 좋은 영역이 될 것 같아요.

김인경 창작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초기에는 예술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의문이 들었고,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은 온라인 워크숍을 통해서 작업하는 것에 창작자와 부모님, 강사 모두 점차 적응하면서, 대면 워크숍 때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영상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창작자와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끌어내어 기록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모두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어쩔 수 없어서 시작한 시도였으나, 온라인 예술 활동은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상황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는 중요한 방편이 되었습니다. 또한 장애인 예술 활동이 가능한 현장이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고 그 수조차 많지 않기 때문에, 먼 지역에 사는 창작자와 끈을 놓지 않고 교류하기 위해서도 온라인 방식은 긴요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 <장애배우의 훈련법과 연기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온라인 결과 공유회(2021)
  • 온·오프라인 소통 경험을 통해 제작한 영상 작품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언어>(김은설, 2021)
  • 밝은방이 창작자의 작업세계를 기록하고 연구하기 위한 온라인 인터뷰 화면 

강보람

극단애인 단원으로 연기와 움직임 작업을 주로 한다. <방에서 나오기만 해> <푸른색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 <인정투쟁; 예술가 편> <어느 마을> 외 다수 작품에서 연기했고, <놓다> <21° 11’> <나는 인간> 등에서 움직임 작업을 했다.
kbr0308@hanmail.net

김은설

어렸을 때 접했던 풀(접착제)의 붙이고 떼는 것에서 느낀 것을 형상화하여 드로잉, 설치 매체를 아우르며 작업한다. 요즘 보청기로 듣는 소리와 귀로 듣는 방식이어야만 하는지 고민하면서 자신만의 감각을 번역하고자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탐구하고 있다.
odd_dreamer@naver.com

김인경

시각예술가, 기획자, 밝은방 공동대표. 입시미술 제도를 경험하면서 예술과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품게 되었다. 제도권 밖의 다양한 창작방식과 직관적인 예술표현에 대한 관심으로 발달장애 및 정신장애 창작자들과 작업하며 워크숍, 전시, 출판물을 기획하고 있다. 개인 작업으로는 깨진 언어와 어두컴컴한 빛을 재료로 하는 비주얼사운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brightworkroom@gmail.com
밝은방 홈페이지 바로가기(링크)

정리. 프로젝트 궁리
사진 제공. 강보람, 김은설, 김인경

2022년 6월 (31호)

상세내용

이슈

코로나19로 바뀐 팬데믹 세상은 어느덧 엔데믹을 준비하며 일상을 새롭게 재편한다. 접촉이 제한되었던 시간 동안 온라인을 통한 접속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또 다른 방식의 소통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감각의 연결을 제안한다. 온라인은 장애예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을까? 도전하고 실험하며 새로운 가상세계로 확장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온 일곱 명의 예술가에게 온라인 예술활동의 의미와 가능성에 관해 서면으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① 더 자유로운 창작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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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더 넓은 발표의 장

자기소개와 함께 최근 온라인에서 예술 활동을 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세요.

강보람 2020년 《극단 애인의 1인 무대》 공연이 온라인 예술 활동의 시작이었습니다. 신체와 언어장애가 있는 저는 <놓다>라는 움직임 작업을 무대화하고 출연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영상 안에 내 호흡이 어떻게 담기고 관객에게 잘 전달될지 고민이 컸다면, 그 후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활동을 만나게 되었어요. 2021년에 우리 극단에서 진행했던 희곡 창작 프로젝트 《쓰는 중입니다》에서 작·출연과 배리어프리 버전 영상 제작 <고도를 기다리며: 다시 보기>의 대본 창작 작업에 참여해 극단 애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고, <장애 배우의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워크숍 결과 공유회를 줌(ZOOM)으로 발표했어요. 그리고 외부 온라인 활동으로는 한일공동연출 프로젝트였던 <어느 마을> 입체낭독극 출연과 ‘무장애 예술주간 시어터 필름’ <물속에서 나는 무게가 없어>라는 작품에 참여했습니다.

김은설 시각미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저의 정체성인 농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요즘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서 장애 전반으로 관심이 확장되어 탐구하고 있어요. 최근에 비대면으로 아트엘의 《듣다》 프로젝트,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의 공동창작 프로젝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크리에이티브 관련 워크숍 등을 들었어요. 그밖에 다른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위해 온라인 회의를 하면서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김인경 발달장애, 정신장애 창작자들과 다양한 예술표현을 시도하며 창작과 소통의 방향을 찾는 아티스트 그룹 밝은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발달장애 창작자와 온라인을 통한 예술 워크숍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고, 최근에는 광주에 있는 여성 정신장애 창작자의 작품세계를 기록하고 연구하기 위한 인터뷰를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진행하고 있어요.

창작‧발표‧교육 등 다양한 예술 활동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무엇인가요?

강보람 앞서 언급했던 온라인 공연은 모두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공개했고, 결과 공유회와 전반적인 사업 진행 및 회의 등 비대면 활동은 주로 줌을 통해서 진행되었어요. 이 두 가지가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이기도 했지만, 줌은 인터넷이 불안정하거나 시스템 리소스가 부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줌을 통한 결과 공유회에서는 관객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했지만, 유튜브를 통한 공연 발표의 경우에는 조회수만으로 장애예술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는 것을 짐작하는 정도였어요.

김은설 제일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은 줌 화상회의 플랫폼과 구글 워크스페이스, 온라인 협업 툴인 화이트보드예요. 줌은 대면 회의를 하기 어려울 때나 워크숍을 들어야 할 때 인원 제한이 없고,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거리두기를 하면서 소통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창의적인 구상을 하기 위해 공동작업을 할 땐 구글 워크스페이스 혹은 미로(Miro)라는 온라인 협업 화이트보드 플랫폼을 많이 활용합니다. 동 시간에 이미지, 영상, 글, 링크 등을 같이 편집하고 공유하는데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빠르게 사용할 수 있고 같이 편집하다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채팅하듯이 글을 남기면 바로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어요. 직관적인 협업 툴을 사용하면 오프라인보다 풍족한 결과를 얻을 때가 많아요.

김인경 예술 워크숍이나 인터뷰 등 교육이나 창작활동을 위해 줌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화면 공유나 기록 면에서 가장 다루기가 쉽고, 여러 사람과 사용할 때도 다른 프로그램보다 문제 발생률이 적어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좋은 편입니다. 동영상이나 사진 등의 활동기록이나 발표는 단체 홈페이지나 SNS를 활용하여 정리하고, 창작자와의 소통을 위해서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나 인터넷카페를 주로 사용합니다.

온라인 예술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나 발견한 것이 있을까요?

강보람 극단 내부에서는 온라인으로 장애예술이 잘 전달될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하게 되었고, 이것이 기본적인 고려사항이었어요. 일례로, 장애 배우 훈련법 연구모임에서 진행되었던 ‘내 몸의 기본값 찾기’의 시간과 배리어프리 버전 영상 제작을 위한 화면해설과 자막 대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직면하면서 공통적으로 얻은 결론이 있었어요. 장애 배우가 직접 자신만의 몸짓과 호흡에 맞는 언어를 찾아서 표현하고 기록해 보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 과정을 통해서 당사자의 언어와 표현이 구축되다 보면 장애 배우 연기에 대한 비평이나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은설 오프라인에서 보여주기에는 한정적일 수 있는 자기 작품세계를 온라인에서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어요. 요즘 작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응해서 온라인 발표를 많이 했는데, 발표를 보면서 신선하고 흥미로운 지점이 많았죠.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과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개인 플랫폼에 자기 작품세계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인데요. 코딩이나 웹 관련 기술을 사용하는 데 친숙한 편이라면 개인 홈페이지를 온라인 상영관으로 만들 수도 있고, 흔히 온라인 갤러리 보듯이 그림 하나하나 클릭해서 보는 방식이 아니라 홈페이지 전체를 가상세계로 만들 수도 있죠. 잘 구축된 온라인 세계는 VR 같은 가상현실 체험기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오프라인으로는 재현하기 어려웠을 세계를 보여줄 수 있어요. 기술을 잘 안다면 온라인에서 장애물 없이 유연하고 내밀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김인경 온라인 환경에 어려움 없이 적응하는 창작자들이 생겨났어요. 이 경우에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함께 소통하며 작업하는 것 외에도, 평소에 집에서 하고 있는 작업들을 보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홀로 집중하기를 좋아하는 창작자의 경우에도 집에서 자유롭게 작업하면서 필요한 경우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비대면 예술 워크숍 방식을 대면 워크숍보다 더 선호하기도 해요.

온라인에서 예술 활동을 활발히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강보람 극단 외부에서 했던 온라인 작업을 되짚어 보면, 대부분 속도의 차이로 부딪히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물론 코로나19의 영향이기도 했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 안에서 제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과 강박이 컸죠. 그만큼 저만의 속도와 호흡을 찾는 시간을 확보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이 지점에서 볼 때, 장애 배우 개인이 새로운 작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훈련법을 찾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현장에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을 통해 또 다른 제안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시간이 마련되면 좋지 않을까요.

김은설 온라인에서는 개인적으로 창작활동을 하기가 매우 자유롭지만, 저는 청각장애가 있어서 사람들과 비대면으로 만나야 할 땐 오히려 소통이 애매해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와 이메일로 주고받는 것은 문제없지만, 실시간 여러 사람과 얼굴 보면서 대화해야 할 때 또는 직접 작업물이나 자료를 보여줘야 할 때는 문자통역이나 수어통역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편안하지 않았죠.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니터 화면 크기에 제약이 있어요. 저는 노트북을 사용하는데, 화면이 작아서 통역 화면과 발표자의 모습, 자료를 동시에 보기 힘들어요. 통역 화면을 보느라 발표자가 공유된 발표 자료에서 무언가를 짚었거나 보여주는 의미있는 행동을 순식간에 놓치는 부분이 생기면 마음이 복잡했죠.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꽤 누락한 상태에서 대화에 참여한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또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을 실제로 재현할 수 있을 때 직접 오감을 느낄 수 없어서 온라인에서 공허하게 사라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김인경 코로나19 초기에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사용법이 모두 미숙하였고, 이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갖추고 프로그램 사용법을 공유하기까지 소통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어요. 감각이 예민한 일부 창작자의 경우 불안정하고 낯선 환경과 조작 미숙으로 발생하는 소음 및 통신장애 등의 문제로 인해 프로그램을 끄거나 화면에서 이탈하기도 했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시작하기 위해서 부모님이나 기관담당자가 항상 창작자와 함께 대기하면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온라인이 장애예술의 영토를 확장한다고 생각하나요?

강보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최근 온라인 예술 활동이 늘어난 만큼 장애 창작자들의 참여 기회의 폭이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보면 확장되어 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은 분명해요. 하지만 제가 온라인 활동 작업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다른 장애 배우들이 현장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또 다른 가능성의 발견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에 비해 직면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직접 부딪히면서 이야기하고, 기록되어야 할 단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은설 반반.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론 자유로울 것 같아도 어느 정도 장벽이 있어서 혼란스러워요. 기술, 접근성 관련 장벽을 뛰어넘어 작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내가 원하는 작업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단순히 인터넷에 작업을 업로드해서 보여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저의 작품세계를 구체화해야 하고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을 대체할 방법을 찾아서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넘어선다면 너무 좋은 영역이 될 것 같아요.

김인경 창작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초기에는 예술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의문이 들었고,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은 온라인 워크숍을 통해서 작업하는 것에 창작자와 부모님, 강사 모두 점차 적응하면서, 대면 워크숍 때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영상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창작자와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끌어내어 기록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모두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어쩔 수 없어서 시작한 시도였으나, 온라인 예술 활동은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상황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는 중요한 방편이 되었습니다. 또한 장애인 예술 활동이 가능한 현장이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고 그 수조차 많지 않기 때문에, 먼 지역에 사는 창작자와 끈을 놓지 않고 교류하기 위해서도 온라인 방식은 긴요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 <장애배우의 훈련법과 연기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온라인 결과 공유회(2021)
  • 온·오프라인 소통 경험을 통해 제작한 영상 작품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언어>(김은설, 2021)
  • 밝은방이 창작자의 작업세계를 기록하고 연구하기 위한 온라인 인터뷰 화면 

강보람

극단애인 단원으로 연기와 움직임 작업을 주로 한다. <방에서 나오기만 해> <푸른색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 <인정투쟁; 예술가 편> <어느 마을> 외 다수 작품에서 연기했고, <놓다> <21° 11’> <나는 인간> 등에서 움직임 작업을 했다.
kbr0308@hanmail.net

김은설

어렸을 때 접했던 풀(접착제)의 붙이고 떼는 것에서 느낀 것을 형상화하여 드로잉, 설치 매체를 아우르며 작업한다. 요즘 보청기로 듣는 소리와 귀로 듣는 방식이어야만 하는지 고민하면서 자신만의 감각을 번역하고자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탐구하고 있다.
odd_dreamer@naver.com

김인경

시각예술가, 기획자, 밝은방 공동대표. 입시미술 제도를 경험하면서 예술과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품게 되었다. 제도권 밖의 다양한 창작방식과 직관적인 예술표현에 대한 관심으로 발달장애 및 정신장애 창작자들과 작업하며 워크숍, 전시, 출판물을 기획하고 있다. 개인 작업으로는 깨진 언어와 어두컴컴한 빛을 재료로 하는 비주얼사운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brightworkroom@gmail.com
밝은방 홈페이지 바로가기(링크)

정리. 프로젝트 궁리
사진 제공. 강보람, 김은설, 김인경

2022년 6월 (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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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8 14: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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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의 활동영역이 넓어져서 폭넓고 좋은 기회인것만 같아 좋은소식인줄만 알았는데, 온라인에서의 소통이 더욱 힘들어진 분들의 사례를보니 아직은 더욱 변화가필요한 시점인것같습니다. 새로운 기술로 벽을 넘어서서 온라인에서 마음껏 능력표현하게 될수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과 노력으로 좋은결과가 생기기를 바라고 기다려지네요

2022-06-13 17: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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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2022-06-0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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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라서 그 의미가 남 다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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