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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간 장애인 접근성 가이드라인 사례

트렌드 ‘익숙한’ 문화예술공간을 위한 첫걸음

  • 김현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 등록일 2021-03-01
  • 조회수1082

트렌드리포트

문화예술공간 장애인 접근성 가이드라인 사례

‘익숙한’ 문화예술공간을 위한 첫걸음

‘접근하기 쉬운’이라는 말은 어떠한 지점에서부터 또 다른 지점으로 닿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의미로, 흔히 공간에서의 물리적 접근성과 관련하여 이야기되곤 한다. 물리적 접근성은 공학적인 의미에서의 편리함에 초점을 두고 ‘배리어프리’로 구현된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간과 그 안에서 처한 상황 속 불편함은 반드시 이와 같은 물리적 상황에 의해서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느끼는’ 불편함은 단순히 거리가 멀어서라거나 이동하기가 어려워서만이 아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혹은 ‘잘 모르기 때문에’ 등 심리적인 불편감을 비롯한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물일 경우가 더 많다.

문화예술 참여가 문화예술의 주요 공간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익숙한’ 혹은 ‘그곳에서 맘껏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장애인을 위한 환경은 어떠할까? 『장애인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박물관·미술관 가이드라인 수립 방향연구』에서 수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쉽게도 우리나라 문화예술공간은 장애인이 익숙한 공간 혹은 맘껏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삶의 질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서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하면 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에서의 배려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애인 권리와 편의 제공을 위한 법·제도가 조금씩 갖춰지고 있지만, 물리적 접근성 또는 유니버설디자인 관점의 설치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모두가 ‘찾아오고 싶은’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복합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성을 이해한 좀 더 ‘익숙한 공간’이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다양한 관점의 접근성을 고려한 문화예술공간 설치 및 이용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으로, 해외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관련 시사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리적 접근성을 넘어 편안한 환경 마련

해외의 경우 UN 「장애인 인권선언」을 비롯한 장애인 관련 법·제도를 근간으로 하여 1990년대 이후로 꾸준히 그 유형과 범주를 확장하면서 장애인을 위한 접근 가능한 문화예술시설 가이드라인이 발간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공통적으로 ‘접근 가능성’에 대하여 물리적 접근성에만 집중하지 않고, 장애인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 마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가이드라인 수립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 문화예술 창작에서부터 향유를 포괄하는 ‘문화예술 활동 참여’를 위한 정책 수립의 시작이자 중요한 동력으로서 지속해서 발전됨을 알 수 있다.

영국 ‘박물관, 기록보관소 및 도서관 위원회’(The Council for Museums, Archives and Libraries, MLA)에서 1997년 발간한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를 위한 장애 디렉터리』(Disabtility Directory for Libraries, Museums and Galleries)는 접근성이 단순한 물리적인 차원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및 박물관, 미술관에서의 가이드라인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접근성을 유형별로 구분하고, 이에 따른 방문객 개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물리적 접근성 외에도 감각적 접근, 지적 접근, 경제적 접근, 정서적 및 태도적 접근, 의사결정에 대한 접근, 정보에 대한 접근, 문화적 접근에서 발생하는 장벽을 최소화함으로써 장애인 접근을 개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기관에서 관련 항목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표를 함께 개발하여, 현장에서의 운영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기회를 마련하였다.

불편을 해소할 실무 지침

프랑스 문화통신부는 1993년 UN에서 선포한 장애인에 관한 평등 조항 원칙의 후속으로 2005년 「평등한 권리와 동등한 기회를 위한 장애인의 참여와 시민권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2007년부터 문화부문에서 장애인 접근성과 관련한 일련의 현장 가이드북(일반개론, 2007)을 발간하였다. 이후 『공연예술 분야』(2009), 『정신 장애인 수용(가능) 문화장소』(2010)를 발간하였다. 가장 최근인 2016년에는 박물관·미술관으로 대표되는 『전시공간에서의 방문 접근성에 대한 지침서』를 발간하여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의 대표적인 공간이자 장소로서 문화예술 현장 일반, 공연장, 전시장을 포괄하는 접근성 개선을 위한 실무적인 지침을 마련하였다. 앞선 영국의 가이드라인보다는 설치지침의 성격이 강하지만, 영역을 구분하고 대상을 차별화하여 단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또한 문화예술공간별로 발생할 수 있는 이용 장벽 개선을 위한 세부적인 내용을 방대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살펴볼 수 있다.

EU의 중부 유럽을 중심으로 중소 박물관의 문화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컴-인!’(COME-IN!, Cooperating for Open access to Museums – towards a widEr INclusion)은 박물관에 대한 온라인 차원의 개방적 접근을 위한 협력 프로젝트이다. 컴인 프로젝트는 박물관·미술관을 중심으로 장애인의 접근성을 서비스 체인(Service chain)의 관점으로 살펴보았다. 영역별 접근성이 아닌 장애인의 방문 여정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공간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과정을 살펴보고,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구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예술공간 특성상 ‘어떻게 잘 보여줄지, 나타낼지’에만 집중하기에 십상인데, 이용자인 장애인에게 초점을 두고 행동 패턴에 따른 서비스 구성이 제대로 작동된다면, 이 공간에서 느꼈던 복합적 ‘불편함’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문화시설을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만으로 모든 불편함이 해소되고 평등한 사회가 도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작은 실천을 통하여 접근성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문화예술공간이 사회적 배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모두를 위한 즐거움·학습·영감의 장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통하여 시설 운영자가 다양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평가함으로써 직원, 자원봉사자, 방문객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보다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문화예술공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가이드라인의 발전을 기대한다.

김현경

사회복지학, 미술사학, 박물관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문화예술정책과 관련한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창작자는 물론 매개자, 향유자 등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현장에 대한 관심이 많아 관련 연구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최근 연구로 「장애인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박물관·미술관 가이드라인 수립 방향연구」(2020)가 있다.
khk@kcti.re.kr

메인사진 출처.COME-IN! 웹페이지 (유럽연합 CEI)

2021. 03월호

상세내용

트렌드리포트

문화예술공간 장애인 접근성 가이드라인 사례

‘익숙한’ 문화예술공간을 위한 첫걸음

‘접근하기 쉬운’이라는 말은 어떠한 지점에서부터 또 다른 지점으로 닿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의미로, 흔히 공간에서의 물리적 접근성과 관련하여 이야기되곤 한다. 물리적 접근성은 공학적인 의미에서의 편리함에 초점을 두고 ‘배리어프리’로 구현된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간과 그 안에서 처한 상황 속 불편함은 반드시 이와 같은 물리적 상황에 의해서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느끼는’ 불편함은 단순히 거리가 멀어서라거나 이동하기가 어려워서만이 아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혹은 ‘잘 모르기 때문에’ 등 심리적인 불편감을 비롯한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물일 경우가 더 많다.

문화예술 참여가 문화예술의 주요 공간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익숙한’ 혹은 ‘그곳에서 맘껏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장애인을 위한 환경은 어떠할까? 『장애인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박물관·미술관 가이드라인 수립 방향연구』에서 수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쉽게도 우리나라 문화예술공간은 장애인이 익숙한 공간 혹은 맘껏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삶의 질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서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하면 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에서의 배려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애인 권리와 편의 제공을 위한 법·제도가 조금씩 갖춰지고 있지만, 물리적 접근성 또는 유니버설디자인 관점의 설치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모두가 ‘찾아오고 싶은’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복합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성을 이해한 좀 더 ‘익숙한 공간’이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다양한 관점의 접근성을 고려한 문화예술공간 설치 및 이용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으로, 해외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관련 시사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리적 접근성을 넘어 편안한 환경 마련

해외의 경우 UN 「장애인 인권선언」을 비롯한 장애인 관련 법·제도를 근간으로 하여 1990년대 이후로 꾸준히 그 유형과 범주를 확장하면서 장애인을 위한 접근 가능한 문화예술시설 가이드라인이 발간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공통적으로 ‘접근 가능성’에 대하여 물리적 접근성에만 집중하지 않고, 장애인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 마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가이드라인 수립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 문화예술 창작에서부터 향유를 포괄하는 ‘문화예술 활동 참여’를 위한 정책 수립의 시작이자 중요한 동력으로서 지속해서 발전됨을 알 수 있다.

영국 ‘박물관, 기록보관소 및 도서관 위원회’(The Council for Museums, Archives and Libraries, MLA)에서 1997년 발간한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를 위한 장애 디렉터리』(Disabtility Directory for Libraries, Museums and Galleries)는 접근성이 단순한 물리적인 차원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및 박물관, 미술관에서의 가이드라인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접근성을 유형별로 구분하고, 이에 따른 방문객 개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물리적 접근성 외에도 감각적 접근, 지적 접근, 경제적 접근, 정서적 및 태도적 접근, 의사결정에 대한 접근, 정보에 대한 접근, 문화적 접근에서 발생하는 장벽을 최소화함으로써 장애인 접근을 개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기관에서 관련 항목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표를 함께 개발하여, 현장에서의 운영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기회를 마련하였다.

불편을 해소할 실무 지침

프랑스 문화통신부는 1993년 UN에서 선포한 장애인에 관한 평등 조항 원칙의 후속으로 2005년 「평등한 권리와 동등한 기회를 위한 장애인의 참여와 시민권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2007년부터 문화부문에서 장애인 접근성과 관련한 일련의 현장 가이드북(일반개론, 2007)을 발간하였다. 이후 『공연예술 분야』(2009), 『정신 장애인 수용(가능) 문화장소』(2010)를 발간하였다. 가장 최근인 2016년에는 박물관·미술관으로 대표되는 『전시공간에서의 방문 접근성에 대한 지침서』를 발간하여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의 대표적인 공간이자 장소로서 문화예술 현장 일반, 공연장, 전시장을 포괄하는 접근성 개선을 위한 실무적인 지침을 마련하였다. 앞선 영국의 가이드라인보다는 설치지침의 성격이 강하지만, 영역을 구분하고 대상을 차별화하여 단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또한 문화예술공간별로 발생할 수 있는 이용 장벽 개선을 위한 세부적인 내용을 방대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살펴볼 수 있다.

EU의 중부 유럽을 중심으로 중소 박물관의 문화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컴-인!’(COME-IN!, Cooperating for Open access to Museums – towards a widEr INclusion)은 박물관에 대한 온라인 차원의 개방적 접근을 위한 협력 프로젝트이다. 컴인 프로젝트는 박물관·미술관을 중심으로 장애인의 접근성을 서비스 체인(Service chain)의 관점으로 살펴보았다. 영역별 접근성이 아닌 장애인의 방문 여정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공간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과정을 살펴보고,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구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예술공간 특성상 ‘어떻게 잘 보여줄지, 나타낼지’에만 집중하기에 십상인데, 이용자인 장애인에게 초점을 두고 행동 패턴에 따른 서비스 구성이 제대로 작동된다면, 이 공간에서 느꼈던 복합적 ‘불편함’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문화시설을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만으로 모든 불편함이 해소되고 평등한 사회가 도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작은 실천을 통하여 접근성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문화예술공간이 사회적 배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모두를 위한 즐거움·학습·영감의 장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통하여 시설 운영자가 다양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평가함으로써 직원, 자원봉사자, 방문객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보다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문화예술공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가이드라인의 발전을 기대한다.

김현경

사회복지학, 미술사학, 박물관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문화예술정책과 관련한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창작자는 물론 매개자, 향유자 등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현장에 대한 관심이 많아 관련 연구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최근 연구로 「장애인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박물관·미술관 가이드라인 수립 방향연구」(2020)가 있다.
khk@kcti.re.kr

메인사진 출처.COME-IN! 웹페이지 (유럽연합 CEI)

2021.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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