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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장애연극의 관점으로 한국 사회를 다시 본다”김슬기·김지수의 『농담, 응시, 어수선한 연결』 출간

  • 등록일 2022-12-05
  • 조회수156

저자는 극단 애인의 단원들이 출연한 공연의 드라마트루그 작업을 맡으며 처음으로 김지수 대표를 만났다. 그의 1인극 무대에 대한 질문들은 생의 이야기로 돌아왔고, 저자는 그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해보고 싶었다.

3년간 진행한 10여 차례의 구술생애 인터뷰와 참여관찰 등을 토대로 쓰인 『농담, 응시, 어수선한 연결(가망서사, 2022.11.18.)』에서는 지수 씨의 생의 시간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시간의 축이 만나고 가로지른다.

1972년생인 그는 소아마비 마지막 세대로 척추 장애를 갖게 되었다. 집에서 자립한 후 장애운동의 흐름 속에서 연극을 하게 된 그에게 정체성과 삶, 예술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장애인이 무대에 선다는 것, 관객과 사회의 응시를 받아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기 때문에 극단 애인의 단원들은 오디션이 아닌 ‘장애인 국토 종단 여행’을 통해 만났다. 그저 무대를 좋아하거나 연기를 잘하는 이가 아니라 지난한 시간을 함께 견딜 동료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지수 씨의 이야기는 저자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연극을 공부하고 현장에 있었음에도 자신이 여전히 장애연극을 읽어낼 수 있는 관점을 가지지 못했음을 새삼, 구체적으로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연극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책이 쓰인 기간 동안 한국에서 장애예술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지만, 그것이 곧 논의의 성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연극에 대한 반응은 장애를 가진 몸을 무대에서 보는 것에 대한 놀라움과 “장애인에도 불구하고” 같은 평가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이는 여전히 장애인이라는 존재 자체를 낯설어하는 한국 사회의 한계를 방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쉽게 많이 말해지는 장애예술이란 무엇인가. 그저 장애 당사자가 참여하고, 장애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루고, 장애인 관객과 감응하면 되는 것일까?

시간이 흐르며, 둘은 한국 사회에서 나란히 나이 들어가는 여성이라는 관계로 둘은 새롭게 만난다. 계속 함께 연극하기 위한 고민은 나이 듦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결국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이다. 장애란 지수 씨의 말대로 “무엇을 시도하는데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어떤 조건에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사회적 상태이기 때문이다. 노화의 과정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다.

저자는 자신보다 조금 앞서 장애를 갖고 살아간 여성으로서의 지수 씨에게 묻는다. 각자도생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나이 듦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돌보고 공존하는 노후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정답은 없지만, 약한 존재들간 다정하고 강인한 연결을 꿈꿔온 장애연극을 통해 얻은 힘과 상상으로 다음을 기약하는 두 사람의 뒷모습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이제 막 다양성과 포용, 사회적 돌봄에 대해 막 고민을 시작한 한국 사회에서, 20년 장애연극사 속 장애 당사자들의 경험과 성찰은 중요한 참조점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사회적 조건과 환경을 개선해나가는 과제가 남는다.

저자는 대중문화에서부터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가 재현되도록 주연 캐릭터의 장애와 젠더 등의 요건을 규정하고 직원 고용 및 교육 제도를 설계한 영국 BBC의 ‘360° 다양성 헌장’ 사례를 들며, 구체적인 논의의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한다.

장애연극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려진 질문들이 무대 밖을 향할 때, 그것은 세상을 바꿀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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