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는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의 한국 대표작가이자 한국의
최고책임자로 참가하게 되어
브라질로 향한다
1963년 10월 3일 부인 김향아를
비롯한 친구들의 배움을 받으며
김포공항 출발한 김한기 등 10월
6일이 되어서야 브라질 상파울루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 역동적인
현대미술의 흐름에 자극받고 더 큰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인하고자 결심한 김완기는 그 길로
미국 뉴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며 이후 1974년
작구하기까지 미국에서 자신만의 숭고의
미학을 완성하게 된다
뉴욕 통신
뉴욕에 오니 제법 계절감이 있어서
서울을 연상케 됩니다
떠나오면 노래 그리운 법이어서
몰두하는 시간 이외에는 서울 생각
선생님들 생각 우리 학생들이
간절히 보고 싶을뿐입니다 내가 사라져
우리 교수실이 조용할 것을 생각하며
혼자서 실수합니다 김한기 1963년
11월
서울을 떠나서 오늘 처음 유화를
시작했어요 지금 오후 5시
5시면 어두워져요
허드슨강 강가 14층
기방에서이 글을 써요 조망이 좋은 곳
리버사이드 하이웨이에는 자동차의
줄다름지 나 혼자 이러한 곳에 있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어
가지고 온 것이 중에서 하나를 유화로
옮기는 중 조용히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감기가 무량해요 그 연구실에서 장난한
것이
그래도 좋게 보여요 나는 내 그림이
좋게만 생각되는데 또 자신도 있는데
1963년 11월 11일
그림이 참 어렵구먼
종일 싸우다 저녁때 봐도 역시 그래
한동안 그림을 잊고 멍하니 좀
쉬었으면 좋겠어 이게 무슨 허사스런
생각일까
멍하니 있으면 더 불안해질 거야 나
열심히 일해서 좋은 것을 만들어야지
1963년 11월 20일
오후 5시 오늘은 죽자 살자 일을
했어
그래 지금 일을 하고
난 피로에 잠겨 있어요 거의
완성되어가는 그림을 부숴버렸어
잡 용기가 필요해요 부수는 용기
말이야 자잘한 것을 뭉개버리고
커다란 주제만을 남겼지 한결
좋아졌어요
1963년 11월 21일
오후 3시 30분 오늘은 어두워서
일이 안 돼요
눈 뒤에 비가 오나 봐 못 견디게
그리워지는 시간 조국이라는게
고양이라는게 내 예술과 우리 서울과는
불리할 수 없을 것 같아 내 그림
좋아요 이제까지 읽었은 하나도 안
좋아 이제부터의 그림이 좋아 저
정리된 단순한 구독 저 미묘한
푸른빛깔 이것이 나만이 할 수 있는
세계이며 일일 거야 어두워졌어요
1963년 12월 12일
아침부터
백설희 붐붐
종의 그림 그리다 정화가 성공할 것
같다 미술은 하나의 질서다
1965년 1월 2일
플러스 거리엔 적설
눈이 쌓이면 스튜디오가 밝아진다
간신히 저마 겨울에 새벽별을 완성
완성의 쾌감 예술은 절박한 상태에서
만들어진다
1965년 1월 11일
선거점을 좀 더 밀고 가보자
1965년 1월 24일
몹시 추운 밤
새로 직선화를 시작 걸작이 될 것
같다
1965년 7월 29일
종일 화폭속들 2개 만드니 지쳐버린다
밤엔 우울한 심정 미술에 밀림에
투족한지 오래다 이대로 죽어도 좋다
꿈을 이루고 귀국해야지
1965년 2월 5일
사방형 찬란한 그림 계속 오 참
자네가 말하니 생각나네
이름은 잊었어도
얼굴이 화나네
흩어진 친구들이여
1965년 2월 9일
동네 신문지에 그리던 중에서 나는
나를 발견하다 내 재산은 오직
자신뿐이었으나
갈수록 막막한 고생이었다 이제이
자신이 똑바로 섰다 한눈팔지 말고
나는 내일을 밀고 나가자 그 길밖에
없다이 순간부터 막막한 생각이
무너지고 진실로 희망으로 가득 차다
1967년 10월 13일
예술은 하나의 발견이다
그렇다
찾는 사람에게 발견이 있다이를
지속한다는 것은
찾고 있는거다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아름다운
세계가 아닐까 세 점 했는데 두
점만은 맘에 든다 나는이 두 점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1968년 2월 1일
능금꽃이 저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만기는 100이요
봉우리는 지능이어서
점점이 붉은 점은 형용하기 어렵도록
아름답다 1968년
4월 28일
오늘의 미술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또 가질 수 있는 모든 형태를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1968년
5월 위기
여행을 따르는 작가와 자기 세계를
가는 작가 두 부류가 있는 것 같다
부자가 진짜가 아닐까
1968년 5월 3일
내 작품은 공간의 세계란다
서울을 생각하며 오만가지 생각하며
찍어가는 점 어쩌면 내 맘속을 잘
말해주는 것일까
그렇다 내 점의 세계 나는 새로운
창을 하나 열어주었는데 거기 새로운
세계는 안 보이는가 보다 오호라
1970년 1월 8일
한국일보사로부터 내신
한국 미술대상 전람회 제1회 출품
의뢰
출품하기로 마음먹다 이산 김광섭의 시
저녁에를 늘 마음속으로 노래하다
시화대작을 만들어
한국전을 보낼까 생각해보다
1970년 2월 11일
어제 시작한 속퇴
82 곱하기 62인치 2개 끝내고
항포코튼 캔버스 메고 토끼 가죽
가그푸를 바르고 시간도 없고 지치기도
하고
눈 쌓인 바깥 바람을 쐬지 못하다
제작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이 힘의
가쁘다
1970년 2월 15일
가장 따사로운 날씨 36 곱하기
34인치 하나 끝내고
방 72 곱하기 68인치
4등분조 마시자 사람은 꿈을 가진 채
무덤에 들어간다
1970년 3월 25일
아침 모처럼 청명
잊고 지냈던 강신석 씨가 주간 한국의
내 기사를 뜯어 편지 속에 보내오다
편지의 구절에 이른 아침부터 뻐꾸기가
울어댄다고 했다
뻐꾸기 노래를 생각하며
종일 푸른 점을 찍었다
맨해튼
지하철을 타고 뻐꾸기 노래를
생각해본다 1970년
6월 23일
구름기구 신선하다 29 곱하기
14인치
4분의 1
블루그린 코발트 바이올렛점으로
181번
청색 두 점 시작 182번
홍색
괜찮을 것 같다 왜 자꾸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까 더운 날이다 1970년
7월 15일
30 곱하기 24인치
홍점 그리고 상부의 색색이 점으로
시작
1970년 8월 25일
가랑비가 종일 내린다
금년 여름은 아주 고약하다
데이비드 가게에 내려가
캔버스 20여드 사오다
처음 본 넓은 것을 사다 1970년
7월 2일
청명
점화 계속
재미나는 일을 생각해냈다
실로 악기처럼 만들다
1971년 3월 23일
제목을 두 번 날라서
진종해 50 곱하기 100인 지속들을
두게 만들다 그나마 미완성 이젠 사다
쓸 것을 생각하다
1971년 3월 31일
19 곱하기 58인치 222번
회색으로 시작
서세호 군화서 전역하고
심야까지 여행담 듣고 미술론 듣다
1972년 2월 20위
225번
색색이 행점
드림
울트라 마린블루
라이트 옐로우 제라늄 레이크
1972년
5월 18일
몹시 무더운 날 100 곱하기
80인치
울트라마린 분류와 프러시한 분류로
시작
227번 1972년
7월 3일
일어나니 함박눈이 내린다 오래 들어
초설 내리자 녹는 눈 부인 덱스터에서
두 번째 전시
출품예정작은
14-7-72 115 곱하기 82인치
217번
1972년 1월 5일
종일이라고
밤에도 했으나 미완 내일은 완성하고
새로 시작해야지
1971년 1월 9일
220번
겨우 1달러
앞으로 한 4월 더해야 끝날 것
같으나
완벽엔 못 갈 것 같다
진종일 눈
방 새로 한시인데도 계속
눈이 쌓이면 나는 흥분한다
1972년 2월 6일
요 며칠은 들 꾸미기에 지친다
화자란 보는 사람이 붙이는 것 아무
생각 없이 그린다 생각한다면
친구들 그것도 죽어버린 친구들 또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친구들
생각뿐이다
서러운 생각으로 그리지만
결과는 아름다운 명랑한 그림이 되기를
바란다 1972년
9월 14일
오후에 빛깔을 엎질렀다
늘 조심하던 일
꼭 생기고야 말았다
허나 그대로 살펴보는 수밖에
1973년 3월 3일
근 20일 만에
307번 끝내다 이번 작품처럼 고된
적이 없다
종이 안개비 내리다
1973년 3월 12일
비가 온다
벌써 며칠인가
머리가 무겁기만 하다
몸이 무겁기만 하다
견디어 살아가겠는데 아무런 생각도 안
난다
1973년 4월 4일
예술이란 인간의 원동력 104 곱하기
82인치 320번
해가 나고 여름처럼 덥다 320번
죽을 힘을 다해서 완성하다 1973년
9월 28일
미술은 철학도 미학도 아니다 하늘
바다 산 바위처럼 있는거다
꽃이 개념이 생기기 전
꽃이란 이름이 있기 전을 생각해보다
막연한 추상일 뿐이다
1973년 10월 8일
오늘은 기분이 좀 좋아진 편
방 안에 해가 가득하다 일찍 일어나
아침에 일하는 것이 역시 좋다
종일이라고 저녁에 혼자 모처럼
센트럴파크 공원에 나가니 산수유만
피기 시작
몹시 춥다 바람이 거세다
1974년 3월 13일
구름 끼다 미중 미는 청춘
밤까지 331번 하다 공원에는
능금꽃이 한창이다
능금나무 정원수도 괜찮은 것 같다
1974년 4월 23일
모쪼록 플로이스터 지역에 가니
성화여서 내가 좋아하는 쌀이 꽃들은
다지고
라일락 같은 거목에 꽃이 한창인데
향취가 진동한다 1974년
6월 13일
새벽부터 비가 왔나보다
죽을 날도 가까워 왔는데
무슨 생각을 해야 되나
꿈은 무한하고 세월은 모자라고
1974년
6월 16일
일하다가 내가 종신수임을
깨닫고 난다
늦기는 했으나 자신은 만만 1974년
6월 24일
내 안시의 수술 눈치 보니 어려운
수술인 것 같다 지금 나는 아무런
겁도 안난다
평안한 마음이다
월넛 과게 장난하다
구구 삼정에 나오면 하늘도 보고
물소리도 듣고 불나서 붉은 술에
대서양 농어의 인생을 쉬어가는데
어쩌다 사랑이 병이 되어 노래는 못
부르고
목신 소리 그칠 줄을 모르는가
1974년
7월 12일
뮤지엄 가이드 Ⅱ. 달관-수향산방
모두와 함께 나누는 《예술가의 방-김환기의 뉴욕 스튜디오》
"예술가의 시간" by 음악감독 조용욱
본 영상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가이드로 《예술가의 방-김환기의 뉴욕 스튜디오》전시에서 상영되고 있는 김환기의 "뉴욕일기" 영상을 음성으로 읽어주고 있습니다.
*환기미술관은 김환기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며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 - 함께 만드는 뮤지엄」을 통해 세대-계층-장애에 대한 사회적 갈등 해소와 인식개선의 계기, 관람객의 문화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민참여형 배리어프리 전시 《뮤지엄 가이드》를 진행합니다. 소리와 향을 비롯한 다양한 감각과 매체, 언어로 안내할 이번 전시는 김환기 예술세계에 입장한 모든 이들과 동행하여 소외되거나 길을 잃은 이가 없도록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