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광장
- 이음광장 이야기꾼 소리꾼 장성빈 발달장애 청년들의 마당극 황성 오디숀 놀보를 만나다 〈3화〉 관객과 함께 빚어내는 신명의 한판 이몽룡(MC):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마당극 〈황성 오디숀〉의 중심, 소리꾼 장성빈 선생님을 모시고 세 번째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장성빈: 안녕하십니까? 소리꾼 장성빈입니다.자주 뵈니 정이 드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 들자 이별이라, 이런 말도 있지요! 이몽룡: 네, 아쉽게도 오늘이 마지막 시간인 듯합니다. 마당극은 공연할 때마다 관객이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럴 때마다 스토리 구성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장성빈: 공연의 큰 흐름이나 기본 레퍼토리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관람 대상에 따라 대사와 주제를 관객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장애인 관객분들을 모실 때는 최대한 자유롭고 편안하게 극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듭니다. 웃고, 박수 치고, 함께 춤을 춰도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요. 요양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조금 다릅니다.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와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대사를 중심에 둡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자녀들을 대신하는 마음으로, ‘불효자는 웁니다’, 혹은‘효(孝) 콘서트’ 같은 정서로 공연을 풀어갑니다. 학교나 교육청 공연에서는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메시지를 담습니다.저 역시 제 재능을 발견해 주시고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분들이바로 학교 선생님들이었거든요. 이몽룡: 마당극을 통해 이렇게 깊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인상적입니다. 장성빈: 그게 바로 광대의 역할이고, 마당극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공연을 하는 게 아니라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는 장르죠. 그 역할을 잘 해냈다고 느낄 때저희도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몽룡: 아! 그렇군요. 그리고 공연 중에 관객에게 직접 춤을 가르치는 장면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 어르신도, 아이도 모두 따라 하시더군요. 잠시 시범을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장성빈: 전통춤이라기보다는 관객과 함께 어울리기 위한 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먼저 시골 양반들이 많이 추는 도구떼 춤! 덩더구더구 덩더구더구 덩더구더구 덩떡 덩더구더구 덩더구더구 덩더구더구 덩더덩드러렁떡 따라 해보세요. 아줌씨들이 많이 추는 관광버스 춤! 다다닷다 다다드르라드 닷닷 다다다드르다다 다디디 디 디리리 다 디디 디드디드디리리다다 다다닷 다다다다다 와와왕왕 따라 해보세요. 그리고 마지막은 막춤입니다. 막춤이란 게 뭡니까. 오장육부가 가는 대로 추는 거지요. 다다르리랏다다 다드르리랏다다다 다드르라라 그 순간, 관객은 더 이상 관객이 아닙니다. 같이 판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 거죠. 이몽룡: 이야—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다음에는 어떻게 이어지게 됩니까? 장성빈: 황산하 씨의 색소폰 연주가 울려 퍼지면 그 소리에 맞춰 한바탕 춤판이 벌어집니다. 관객도, 출연자도 구분 없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지요. 이몽룡: 저도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춤을 추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 공연을 보며 ‘아, 정말 살아 있는 공연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 공연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는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오늘 인터뷰는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장성빈: 고맙습니다. 이몽룡: 이제 지난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함께 보시며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장성빈: 자, 황칠이, 갑시다! 황산하: 알겠습니다! 뮤직 큐! 박놀보의 가야금 병창과 〈아리랑〉이 끝나자, 황칠이의 비장의 색소폰 연주가 이어집니다. 어느새 모두가 한마음이 됩니다. 내미는 손마다, 관객들은 스스럼없이 손을 잡아 줍니다.신명은 나눌수록 더 커지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외국인 관객까지 함께 어울립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오십 분, 이제 막바지에 다다릅니다. 앵콜곡 〈아리랑〉. 마지막 신명이 한꺼번에 몰아칩니다. 마당극은 끝났지만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다시 무대에 올라 건네는 인사. 그리고 박수와 긴 여운이 빈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발달장애 청년들의 마당극 - 황성 오디숀 박놀보를 만나다 〈3화〉, 7분 25초, 2026
[영상 에세이]
우리는 말로 마음을 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조금은 서툴고 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 연주를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됩니다. 예술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넘어설 용기를 주었습니다.
마당극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관객은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우리의 연주에 박수와 환호로 응답해 줍니다. 그 순간만큼은 마치 장애라는 마법에서 풀려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습니다. 관객과 출연자가 함께 한바탕 신명을 나누고, 그 여운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합니다. 우리는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무대 밖에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우리의 예술 인생도 이 판처럼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장성빈
국악인, 소리꾼, 적벽가 전수자. 전주예술중·고등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에서 판소리를 전공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교사의 권유로 판소리에 입문해 활동을 시작했고,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인 김영자 명창에게 <수궁가>를 사사했다. 2022년 12월 <장성빈 판소리 완창 발표회 – 수궁가> 무대에 올랐다. 2016년 ‘올해의 장애인상’(대통령상)과 2022년 제20회 무안 전국 승달국악대제전에서 대통령상(장애인부 판소리 부문)을 수상했다. 2025년에는 제4회 삼국유사 전국 전통음악경연대회 판소리 일반부 최우수상, 대구최계란명창 전국아리랑경창대회 명창부 금상, 칠곡 향사 가야금병창전국대회 신인부 금상을 수상했다.
∙ 유튜브 채널 장성빈의 더굿TV
2026년 2월 (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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