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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툰 느림 일기 2화 그저 조금 더, 천천히 사는 사람

  • 작은콩 
  • 등록일 2026-08-26
  • 조회수 213

숏툰

느림 일기 2화.
그저 조금 더, 천천히 사는 사람

글·그림 작은콩

그림설명: 노란색 백팩을 멘 주인공과 회색 고양이 한 마리가 앞뒤로 나란히 걷고 있는 옆모습이다. 배경에는 파란 하늘에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있다. 오전 5:30-6:00
저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나: 음… 오늘 손은 나쁘진 않군….

(일단 깨서 손가락 상태 체크.)
그래도 여긴 아직 붓기가 있네

그림설명: 이불을 덮고 앉은 주인공이 한 손으로 다른 손의 손가락을 주무르고 있다. 뒤쪽으로  원형 벽시계가 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먼저 굳은 관절을 충분히 풀어준 후!
천천히 일어나서,

발가락, 발목 운동
발가락은 변형 생긴 곳 없나….

전신 스트레칭
혈액순환이 좋아야 염증이 안 쌓여요.

가벼운 근력 운동까지
태블릿 음성: 어깨부터 팔까지 쭉 펴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쯤이 되면-

그림설명: 주인공이 태블릿으로 영상을 보며 스트레칭 동작을 하고 있다. 오전 7:00-8:00
비로소, 아침 시간입니다.

혼자 살면 다 챙기기 쉽지 않을 텐데,
감사하게도 부모님과 살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짠-!
동물성 단백질
식물성 단백질
채소, 나물류
밥, 국


나: 설거지 너무 많다~ㅠㅠ
엄마: 괜찮어 금방 끝나
아빠: 이건 어디 둘까?

그림설명: 위아래 두 칸으로 구성된 장면. 
첫 번째 칸: 시계가 7시를 가리키고 있고, 화면 가득 생선구이, 김치, 두부, 쌈채소, 밥과 국 등이 차려져 있다. 
두 번째 칸: 주인공이 설거지하는 엄마 옆에 서서 대화 나누고, 아빠는 옆에서 상자를 들고 서 있다. 오전 9:00-10:00
오전 약을 먹고, 부모님 출근 후 집이 조용해지면

그때부터 저도 제 일을 시작하죠.

타닥-

그림설명: 주인공이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시계가 9시를 가리키고 있다. 약 1시간 반 후.

아무리 집중하던 중이었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멈추고 손 관절을 식혀줍니다.

띠띠띠-
(엇, 벌써?)

너무 오래 쓰면 열 나고 아파지거든요.
단, 이러다 휴대폰에 잘못 빠지지 않게 주의!

알로에 겔
선풍기
한여름엔 아이스팩

그림설명: 위아래 두 칸으로 구성된 장면. 
첫 번째 칸: 주인공이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가 알림음에 놀란 표정을 짓는다. 
두 번째 칸: 알로에 겔, 휴대용 선풍기, 아이스팩이 나란히 놓여 있다. 
오후 12:00-1:00 (약 1시간 정도)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출출해질 때쯤

주말에 만들어 놓았던 수제 간식을 먹고 걷기 운동을 나갑니다.

걷는 동안은 머리를 완전히 비우고 생각을 쉬려고 노력해요.

과한 생각도 염증의 원인이랍니다!

(나: 날씨 좋다~~)

그림설명: 주인공이 노란 크로스백을 멘 채 걸으며 숨을 내쉬고 있다. 시계가 1시를 가리키고 있다. 오후 2:00~
그 후부터는 오후 작업, 늦은 점심,

오후 4:00~
다시 작업, 간단한 근력 운동,
(배에 힘주고~)

~오후 8:00경
가벼운 저녁과 휴식 순서로 이어집니다.
(오늘은 이제 한계야….)

그림설명: 세 칸으로 구성된 장면. 
첫 번째 칸: 주인공이 책상에 앉아 손에 든 자료를 보고 있고, 책상 위에는 커피와 음식 접시가 놓여 있다. 
두 번째 칸: 주인공이 요가매트 위에 누워 태블릿으로 영상을 보며 따라 운동하고 있다. 
세 번째 칸: 주인공이 지친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있고, 시계는 8시를 가리키고 있다. 정리하면, 저의 24시간은 이렇습니다!

6시 기상&스트레칭, 아침 먹기, 간단한 집안일
9시~11시 일하는 시간
11시~12시 중간 휴식
12시~1시 일하는 시간
1시~3시 걷기 운동&점심
3시~4시 일하는 시간
4시~5시 근력운동
5시~7시 일하는 시간
7시~7시 30분 저녁(간단히)
7시 30분~8시 30분 일하는 시간
8시 30분~10시 휴식시간
10시~6시 수면

생각보다 꽤나 쉬는 시간이 많죠…?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식사, 운동, 잠 시간까지.

하루종일 있어도, 실제 일하는 시간은 길지 않아요.

그림설명: 원형 계획표에는 1시부터 12시까지 숫자가 두 번 반복되고, 일정이 적혀 있다. 그나마 이것도 컨디션이 좋을 때 이야기고,

(아 할 일 많은데…)

아프거나 힘들면 그냥 누워서 며칠을 날려 버리는 때도 많죠.
병원 다니는 시간도 적지 않고요.

(병원 다녀오니 하루가 날아갔어…)

그래서 처음엔 많이 불안하고 외로웠어요.
다른 사람들 뒤 멀리, 혼자만 남겨지는 것 같아서.

그림설명: 세 칸으로 구성된 장면. 
첫 번째 칸: 주인공이 이불을 덮고 누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두 번째 칸: 주인공이 지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고, 한 손에는 노란 가방을 들고 있다. 
세 번째 칸: 어두운 배경 속에 주인공이 무릎 꿇고 있다. 근데… 뒤에서만 볼 수 있는 것도 있더라고요.

빛나 보이는 앞모습 뒤, 보이지 않던

‘그 사람만의 사정을 담은’ 등 말이죠.

그림설명: 세 칸으로 구성된 장면. 
첫 번째 칸: 주인공의 얼굴이 정면으로 클로즈업된다. 
두 번째 칸: 다른 인물이 멀리 서있는 모습이 검은 실루엣으로 표현되어 있고, 뒤로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세 번째 칸: 한 인물의 뒷모습이 클로즈업되어 있다. 무척 이기적이었던 제가 병을 만나면서부터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겉으로 꼭 보이지 않더라도요. ㅎㅎ

Before
친구: 사실 내가 좀 아파서…
(나: 그랬구나.)

After
친구: 사실 내가 좀 아팠… 아, 아니 너 울어?;;
(나: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림설명: 좌우 두 칸으로 구성된 장면. 
첫 번째 칸: 주인공이 당황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두 번째 칸: 주인공이 “파워공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그게 오히려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나: 혼자 아픈 사람들을 위한 글….)

이거야말로 ‘꼴찌’가 ‘뒤에서 일등’이 되는 법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작가라는 직업은 제게 참 큰 선물 같습니다.

그림설명: 주인공이 노란 불빛의 스탠드 조명이 켜진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고 무언가를 쓰고 있다. 이제는 지금의 제 속도도 좋아요.

누군가는… 등을 봐주는 사람도 있어야 하잖아요.

나: 힘들지?

그림설명: 좌우 두 칸으로 구성된 장면. 
첫 번째 칸: 다른 인물이 지쳐서 숨을 헉... 헉... 내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고, 뒤에서 주인공이 그 모습을 바라본다. 
두 번째 칸: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사람이 뒤돌아보는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모두가 자신의 앞만 본다면

너무 외로운 세상이 될 테니까요.

나: 내 손 잡아. 같이 가자!

그림설명: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환하게 웃으며 한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힘들 때마다 매번 멈출 수만은 없으니까!

다음 화에선, ‘느린 속도로 나아가기 위해 포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그림설명: 주인공이 다리에 붕대를 감은 인물을 부축한 채 얼굴을 마주보고 웃으며 나란히 걷고 있다. 주변에는 따뜻한 빛이 감싸고 있다. #느림일기
작은콩 ⓒsmall_kong_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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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콩

작은콩

난치병 환자로 살아가며, 느리지만 꾸준한 삶의 기록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 SNS 에서 만화 에세이를 통해 아픈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를 씁니다. 투병 일기인 〈류마티스 그림일기〉에서 시작해, 지금은 설익은 서른을 맞이한 〈설은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글 쓸 때는 적당한 온도의 따뜻함을 담으려 노력합니다. 슬픈 이야기라도 너무 울적하지 않게, 무거운 이야기라도 너무 버겁지 않게, 비록 차가운 현실이라도 너무 차갑지 않도록. 따뜻한 밥 지어주면서도 행여 데일까 호호 불어주시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듣는 이의 마음에 적당한 온기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엄마의 마음을 가진 창작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인스타그램 @small_kong_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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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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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6 23: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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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봐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인상깊었어요.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며 나아가는 작가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