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저널 [리즌스 투비 치어풀 reasons to be cheerful]은 뉴질랜드 국립오페라단(New Zealand Opera)이 장애인 관람객들을 위해 개발한 점자자막 서비스, 뉴질랜드 예술위원회의 문화접근성 중장기정책과 지원사업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뉴질랜드의 혁신적인 문화접근성 사례를 소개하였다.
2024년 6월, 뉴질랜드 국립오페라단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자막 서비스 개발
뉴질랜드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6월 로시니의 오페라 <오리 백작 Le Comte Ory> 공연 시 자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여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자막(Braille surtitling)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무대 상단이나 측면 공간을 활용해서 제공되던 기존의 자막 서비스와 달리, 휴대전화나 태블릿 PC와 같은 개인용 디지털 기기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대사뿐만 아니라 간단한 무대 지시도 사용자의 기기로 직접 전송할 수 있어, 시각장애 관람객들은 점자 자막을 통해 공연의 대사와 무대 액션을 실시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술 개발에 참여한 브래드 코헨(Brad Cohen) 오페라단 단장은 점자 자막 기술이 스포츠 이벤트, 컨퍼런스, 대본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종류의 무대 공연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연예술 접근성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뉴질랜드의 통합적 추진 전략
뉴질랜드는 전체 인구가 500만 명에 불과하지만, 국립오페라단을 비롯한 뉴질랜드 공연예술 단체들은 관객들의 접근성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장애인 관람객들의 예술관람 및 참여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뉴질랜드의 성공 비결은 정부의 협력적 정책지원, 장애인 주도의 프로그래밍, 다양한 분야 접근성 전문가와 예술단체의 협업을 통한 장애 유형별 맞춤 서비스 개발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문화접근성 정책의 통합적 추진전략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정책적 측면에서는 뉴질랜드 예술위원회(Creative New Zealand)가 장애예술인 당사자와 장애 커뮤니티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발표한 「문화접근성 중장기계획 및 액션플랜 2023-2028 The Tapatahi Accessibility Policy and Action Plan 2023-2028」이 주요 성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문화접근성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기구
뉴질랜드 장애인문화예술원
뉴질랜드는 전체 인구 500만 명의 25%가 장애 경험이 있으며,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모두를 위한 보편적 접근성을 제공하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다른 분야의 모범이 될 만한 혁신적 정책‧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뉴질랜드가 문화접근성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된데에는 무엇보다 뉴질랜드 장애인문화예술원(Arts Access Aotearoa의 역할이 중요했다. 뉴질랜드 장애인문화예술원은 ‘모든 사람이 예술에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자막 서비스 개발, 예술가‧단체들의 창작활동에 필요한 문화접근성 비용 별도 지원, 장애예술 리더십 활성화, 읽기 쉬운 자료‧정보와 오디오 자막 서비스 등 문화접근성 확산을 위한 정책사업들을 충실하게 수행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애인 주도 공연예술단체의 역할모델
현대무용단 ‘터치 컴패스’
1990년대 후반 설립된 현대무용단 ‘터치 컴패스 Touch Compass’는 공연조직에서의 장애예술 리더십, 장애인 주도 공연예술단체 운영의 전범을 보여주고 있는 단체이다. 뉴질랜드 현대무용의 주요 거점단체인 ‘터치 컴패스’는 실무자들이 조직의 기초부터 최상위 단계까지 문화적 포용성과 접근성 맥락에서 실무 역량 및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구축하였다. 그 결과 이사회의 40%, 스태프의 50% 이상, 리더십 개발팀의 경우 팀원 전체가 장애를 경험한 구성원들로 채워졌다. ‘터치 컴패스’의 성공요인은 ‘조직의 태도 변화’에서 찾을 수 있는데, 장애 관점에 기초한 조직적 태도 변화란 비장애인 기준의 규범, 미학, 가치들을 전복하고 장애인 문화를 예술활동의 중심적 위치로 끌어올리는 추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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