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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애인 <장애배우의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결과 공유회>

리뷰 오로지 배우로 무대에 서기 위해, 자기 말과 몸의 탐구

  • 호종민 연극배우
  • 등록일 2022-01-26
  • 조회수1339

리뷰

장애인 배우인 나도 가끔은 장애인 배우의 연기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고 공부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냥 혼자 추측해본다. 이 배우는 어떻게 생각할까? 저 배우는 어떻게 생각할까? 혼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떨 때는 감이 잡히지 않아 궁금해 미칠 지경까지 가본 적도 있고 직접 물어보고 싶어질 때도 있었다. 극단 애인의 <장애배우의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결과 공유회>는 머릿속에 쌓아 두었던 그런 질문들을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내서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아서 깜짝 놀랐고 신기했다. 이번 공유회를 보고 나서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직접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들, 낯간지러워서 그냥 추측하고 넘어갔던 질문들만 뽑아서 대신해주는 것이다. 배우들이 질문마다 성의 있고 진솔하게 답변해주니 마치 현장에서 직접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배우들의 목소리, 배우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장애가 있어서 말하기가 힘이 들고 앉아 있기도 힘들 것 같은데 표정은 하나같이 밝고 활기찼다. 대화가 머릿속을 헤엄치고 다니듯이 자연스럽게 흘러서 강가에 도착하려는 물결들처럼 잔잔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공유회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쌓였던 먼지들이 한순간에 털려 나가는 것을 느꼈다. 매년 한 번씩 하면 좋겠다.

장애인 배우의 전문성

장애인이라고 하면 그저 뇌병변 장애인을 떠올리는 게 대부분이고 배우라고 하면 비장애인 배우를 떠올리게 된다.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은 ‘보통’의 기능을 보유하지 못하고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예술이나 체육 분야에서 장애란 그것과 또 다르다.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분야가 바로 예술, 체육이다. 하물며 장애인이 예술이나 체육 분야에 진출하고 버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아마 상상하지도 못할 것이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진출하는 비장애인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해 장애인 취급을 받고 그만두는데, 하물며 장애인이 여기에 진출하면 전문성은 얼마나 어느 정도 가질 수 있을까?

장애인이 연극, 영화를 한다면 세상은 그들을 어떻게 볼까? 배우라고 하면 비장애인이 주류이고 대부분은 비장애인 배우를 먼저 떠올린다. 이렇게 비장애인만 있는 곳에 장애인이 진출하면 매우 신기해 하는 사람도 많다. 비장애인 배우가 무대에 서기 위해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 신체훈련을 하는 것처럼, 장애인 배우도 무대에 서려면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을 배워야 한다. 또 무대 위에서 능숙하게 움직이기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

장애가 있는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를 하면, 관객은 연기가 아니라 장애를 본다. 비장애인 배우와 똑같이 호흡하고 말하며 화법과 화술을 쓰고 신체 훈련받은 것을 무대 위에서 씀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봐 주지 않는다. 관객의 눈에는 배우로 안 보이고 장애인으로 보이는 것이다. 호흡과 발성이 화법과 화술이 비장애인 배우에 비해 못하고 모자라는 건 사실이고 무대에서 움직이는 것 또한 변변치 않다. 그러나 비장애인 배우랑 똑같이 훈련받아도 장애인으로만 보인다는 건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어떻게 해야 장애인 배우도 비장애인 배우와 동등하게 배우로 보일 수 있을까?

자기 몸에 맞는 방법

올해로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이 생긴 지 꼭 20년 하고도 한 살을 더 먹는다. 그동안 장애인 배우들은 자존심과 자부심을 갖고 무대에 섰다. 호흡과 발성, 화법 화술, 그리고 신체훈련에 대해서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연출가가 가르치는 것도 큰 기대보다는 그냥 무대에 서서 배우답게 연기하게 만들어주는 정도였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는 횟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비장애인처럼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배우를 직업으로 해보자고 결심한 다음부터 우리도 연출가도 비장애인 배우의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 신체훈련을 익혀 무대에 서는 장애인이 아니라 무대에서 연기하는 장애인 배우가 되는 것, 비장애인 배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목표이자 꿈으로 삼기 시작했다. 하지만 몸에 장애가 있어서 비장애인의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 신체훈련 등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고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었다. 연출가와 상당한 기간을 들여 우리 몸에 맞는 훈련법을 연구한 끝에 장애인 배우에게 맞는 것을 골라서 익힐 수 있었다.

사실 비장애인 배우가 무대에서 뽐내고 돋보이기 위해서 배우 훈련법을 익히고 확장시키는 데 비해서 장애인 배우는 무대에서 자기가 맡은 배역을 잘 소화해내는 데 급급해서 뽐내고 돋보이게 할 여유가 없다. 그러니 배우가 배우답게 보일 수가 없고 장애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배우’로 보이게끔 노력해야 한다. 비장애인 배우 훈련법을 따라 할 수 없다면 근처까지는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연출가는 말한다. 노력하면 할수록 점점 더 힘들지만, 관객은 그런 우리에게 박수를 쳐주고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무대에서 호흡과 발성이 잘 안 되고 화법과 화술이 뭉그러지고 신체장애가 흉해도 관객들은 항상 박수를 쳐주었다. 그것을 발판 삼아서 우리는 계속 꾸준히 노력했다.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 신체 움직임이 조금 다르지만 연기하는 사람이 보인다.”
“장애인 배우만의 호흡과 발성, 화술과 화법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장애인 배우만의 움직임이 있어서 좀 더 신선하고 새로웠다.”
“흔히 보지 못하는 호흡이나 발성, 화법이나 화술이었다. 신체의 움직임도 낯설어서 그런지 몰라도 좋았다.”

이렇게 얘기하는 관객이 한두 명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우리 몸에 맞는 호흡과 발성을 하게 되었고, 우리 몸에 맞는 화술과 화법, 우리 몸에 맞는 신체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뇌병변장애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지 2~3년 된 것 같다. 이제는 무조건 비장애인의 배우훈련법을 따라 하지는 않는다. 자기 몸에 맞는 방법을 기억해 두었다가 혼자 훈련을 하고 있다. 이제 머지않아 장애인 배우의 훈련법에 관한 책을 대형서점에서 판매할 날이 올 것이다.

  • 결과 공유회 안내문

  • 결과 공유회 발표 장면

장애배우의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결과 공유회

극단 애인 | 2021.12.19. | 온라인 줌

극단 애인은 장애 연극인의 신체 조건에 맞는 고유한 연기와 창작 방법론을 정리하고자 2021년 6월부터 ‘장애배우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을 진행했다. 6월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세미나와 워크숍, 외부 장애 연극인 인터뷰, 종합토론을 거치며 장애 연극인이 각자 개발해온 연기 훈련법과 방법론을 말과 글로 모으는 과정이었다. 이번 연구는 자기 말과 몸의 전문가로서 장애 배우가 발전시켜온 고유한 창작의 지식과 기술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진행되었다. 특히, 비장애 규범의 연기론과 훈련법에 따라 숙련도, 완성도, 전문성에서 미흡하다고 평가받았던 한계에서 벗어나 그동안 경험적으로 축적해온 훈련법과 방법론을 정리함으로써 장애 배우의 연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하였다.
지난 12월 열린 결과 공유회에서는 연구모임의 목적과 진행과정(김슬기), 장애예술에 대한 다양한 생각(강희철), 내 몸의 기본값 찾기(강보람), 단원 각자가 준비해서 리딩한 내부 워크숍(강예슬), 장애배우의 연기론에 관한 대화(백우람, 하지성), 외부 장애연극인 인터뷰(김지수) 등 연구모임 과정을 정리하여 장애연극에 관심 있는 이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좀 더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의견 교환을 위하여 참가자들과 온라인 상에서 실시간으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 결과공유회 상세정보 바로가기(링크)
∙ 극단 애인 페이스북 바로가기(링크)

호종민

호종민

중부대학교 컴퓨터 그래픽과 연극영화를 복수 전공하였다.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 소속 배우이며, 지필문학 48기 시인이자 한국문학예술 희곡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물포별곡>(2015) <3인 3색 이야기>(2016) <집집 : 하우스 소나타>(2021)에 출연했다.
hojongmin@daum.net

사진 제공. 극단 애인

2022년 2월 (28호)

상세내용

리뷰

장애인 배우인 나도 가끔은 장애인 배우의 연기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고 공부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냥 혼자 추측해본다. 이 배우는 어떻게 생각할까? 저 배우는 어떻게 생각할까? 혼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떨 때는 감이 잡히지 않아 궁금해 미칠 지경까지 가본 적도 있고 직접 물어보고 싶어질 때도 있었다. 극단 애인의 <장애배우의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결과 공유회>는 머릿속에 쌓아 두었던 그런 질문들을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내서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아서 깜짝 놀랐고 신기했다. 이번 공유회를 보고 나서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직접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들, 낯간지러워서 그냥 추측하고 넘어갔던 질문들만 뽑아서 대신해주는 것이다. 배우들이 질문마다 성의 있고 진솔하게 답변해주니 마치 현장에서 직접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배우들의 목소리, 배우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장애가 있어서 말하기가 힘이 들고 앉아 있기도 힘들 것 같은데 표정은 하나같이 밝고 활기찼다. 대화가 머릿속을 헤엄치고 다니듯이 자연스럽게 흘러서 강가에 도착하려는 물결들처럼 잔잔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공유회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쌓였던 먼지들이 한순간에 털려 나가는 것을 느꼈다. 매년 한 번씩 하면 좋겠다.

장애인 배우의 전문성

장애인이라고 하면 그저 뇌병변 장애인을 떠올리는 게 대부분이고 배우라고 하면 비장애인 배우를 떠올리게 된다.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은 ‘보통’의 기능을 보유하지 못하고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예술이나 체육 분야에서 장애란 그것과 또 다르다.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분야가 바로 예술, 체육이다. 하물며 장애인이 예술이나 체육 분야에 진출하고 버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아마 상상하지도 못할 것이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진출하는 비장애인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해 장애인 취급을 받고 그만두는데, 하물며 장애인이 여기에 진출하면 전문성은 얼마나 어느 정도 가질 수 있을까?

장애인이 연극, 영화를 한다면 세상은 그들을 어떻게 볼까? 배우라고 하면 비장애인이 주류이고 대부분은 비장애인 배우를 먼저 떠올린다. 이렇게 비장애인만 있는 곳에 장애인이 진출하면 매우 신기해 하는 사람도 많다. 비장애인 배우가 무대에 서기 위해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 신체훈련을 하는 것처럼, 장애인 배우도 무대에 서려면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을 배워야 한다. 또 무대 위에서 능숙하게 움직이기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

장애가 있는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를 하면, 관객은 연기가 아니라 장애를 본다. 비장애인 배우와 똑같이 호흡하고 말하며 화법과 화술을 쓰고 신체 훈련받은 것을 무대 위에서 씀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봐 주지 않는다. 관객의 눈에는 배우로 안 보이고 장애인으로 보이는 것이다. 호흡과 발성이 화법과 화술이 비장애인 배우에 비해 못하고 모자라는 건 사실이고 무대에서 움직이는 것 또한 변변치 않다. 그러나 비장애인 배우랑 똑같이 훈련받아도 장애인으로만 보인다는 건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어떻게 해야 장애인 배우도 비장애인 배우와 동등하게 배우로 보일 수 있을까?

자기 몸에 맞는 방법

올해로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이 생긴 지 꼭 20년 하고도 한 살을 더 먹는다. 그동안 장애인 배우들은 자존심과 자부심을 갖고 무대에 섰다. 호흡과 발성, 화법 화술, 그리고 신체훈련에 대해서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연출가가 가르치는 것도 큰 기대보다는 그냥 무대에 서서 배우답게 연기하게 만들어주는 정도였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는 횟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비장애인처럼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배우를 직업으로 해보자고 결심한 다음부터 우리도 연출가도 비장애인 배우의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 신체훈련을 익혀 무대에 서는 장애인이 아니라 무대에서 연기하는 장애인 배우가 되는 것, 비장애인 배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목표이자 꿈으로 삼기 시작했다. 하지만 몸에 장애가 있어서 비장애인의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 신체훈련 등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고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었다. 연출가와 상당한 기간을 들여 우리 몸에 맞는 훈련법을 연구한 끝에 장애인 배우에게 맞는 것을 골라서 익힐 수 있었다.

사실 비장애인 배우가 무대에서 뽐내고 돋보이기 위해서 배우 훈련법을 익히고 확장시키는 데 비해서 장애인 배우는 무대에서 자기가 맡은 배역을 잘 소화해내는 데 급급해서 뽐내고 돋보이게 할 여유가 없다. 그러니 배우가 배우답게 보일 수가 없고 장애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배우’로 보이게끔 노력해야 한다. 비장애인 배우 훈련법을 따라 할 수 없다면 근처까지는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연출가는 말한다. 노력하면 할수록 점점 더 힘들지만, 관객은 그런 우리에게 박수를 쳐주고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무대에서 호흡과 발성이 잘 안 되고 화법과 화술이 뭉그러지고 신체장애가 흉해도 관객들은 항상 박수를 쳐주었다. 그것을 발판 삼아서 우리는 계속 꾸준히 노력했다.

“호흡과 발성, 화법과 화술, 신체 움직임이 조금 다르지만 연기하는 사람이 보인다.”
“장애인 배우만의 호흡과 발성, 화술과 화법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장애인 배우만의 움직임이 있어서 좀 더 신선하고 새로웠다.”
“흔히 보지 못하는 호흡이나 발성, 화법이나 화술이었다. 신체의 움직임도 낯설어서 그런지 몰라도 좋았다.”

이렇게 얘기하는 관객이 한두 명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우리 몸에 맞는 호흡과 발성을 하게 되었고, 우리 몸에 맞는 화술과 화법, 우리 몸에 맞는 신체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뇌병변장애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지 2~3년 된 것 같다. 이제는 무조건 비장애인의 배우훈련법을 따라 하지는 않는다. 자기 몸에 맞는 방법을 기억해 두었다가 혼자 훈련을 하고 있다. 이제 머지않아 장애인 배우의 훈련법에 관한 책을 대형서점에서 판매할 날이 올 것이다.

  • 결과 공유회 안내문

  • 결과 공유회 발표 장면

장애배우의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 결과 공유회

극단 애인 | 2021.12.19. | 온라인 줌

극단 애인은 장애 연극인의 신체 조건에 맞는 고유한 연기와 창작 방법론을 정리하고자 2021년 6월부터 ‘장애배우 훈련법과 연기 방법론 구축을 위한 연구모임’을 진행했다. 6월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세미나와 워크숍, 외부 장애 연극인 인터뷰, 종합토론을 거치며 장애 연극인이 각자 개발해온 연기 훈련법과 방법론을 말과 글로 모으는 과정이었다. 이번 연구는 자기 말과 몸의 전문가로서 장애 배우가 발전시켜온 고유한 창작의 지식과 기술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진행되었다. 특히, 비장애 규범의 연기론과 훈련법에 따라 숙련도, 완성도, 전문성에서 미흡하다고 평가받았던 한계에서 벗어나 그동안 경험적으로 축적해온 훈련법과 방법론을 정리함으로써 장애 배우의 연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하였다.
지난 12월 열린 결과 공유회에서는 연구모임의 목적과 진행과정(김슬기), 장애예술에 대한 다양한 생각(강희철), 내 몸의 기본값 찾기(강보람), 단원 각자가 준비해서 리딩한 내부 워크숍(강예슬), 장애배우의 연기론에 관한 대화(백우람, 하지성), 외부 장애연극인 인터뷰(김지수) 등 연구모임 과정을 정리하여 장애연극에 관심 있는 이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좀 더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의견 교환을 위하여 참가자들과 온라인 상에서 실시간으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 결과공유회 상세정보 바로가기(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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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종민

호종민

중부대학교 컴퓨터 그래픽과 연극영화를 복수 전공하였다.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 소속 배우이며, 지필문학 48기 시인이자 한국문학예술 희곡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물포별곡>(2015) <3인 3색 이야기>(2016) <집집 : 하우스 소나타>(2021)에 출연했다.
hojongmin@daum.net

사진 제공. 극단 애인

2022년 2월 (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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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2 23: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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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신기함이라는 느낌에 가려진 연극, 영화의 장애인 배우 전문성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장애인식의 현주소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장애인의 노력 못지않게 호흡과 발성 화법 화술을 배우며 능숙하게 움직이기 위한 동선을 연습하는 노력은 전문성을 완성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발판이 됩니다. 관객의 눈에 장애인으로 보이지 않고 배우로 보여야하는 가장 큰 어려움에 부딪혀야할때 가장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은 어떤 극단이나 무대보다 오랜 노하우를 지닌 자존심과 자부심으로 승부하는 곳이라 느껴졌습니다. 뽐내거나 돋보이는 것보다. 그저 개성에 맞는 훈련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고 그 모습을 관객에 부담없이 보여주는것이 바로 장애인 배우의 전문성이였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시기지만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는 모습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또한 앞으로 다양한 경험과 공감대, 각자 개발해온 훈련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들이 더욱 많아지고, 관객들도 그저 연기하는 것에 집중하고 배우와 호흡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지는 기회들이 생겨나길 바랄뿐입니다!

2022-02-05 01: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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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배우, 장애배우의 연기에 대해서 이 글을 읽고 공감이 너무 되었습니다. 인물로 보인다는 것보다 장애가 먼저 보인다는 것... 한편으론 속상함과 동시에 비장애연기와 다른 장애연기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속상함은 비장애인 연기법이 마치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사회 속애 살고 있는 제 자신의 대한 속상함이고, 그래서 항상 내 연기에 대해서 물음표가 늘 따라다녔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 속상함은 마치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돋는 것만큼 물음표가 느낌표로 변하는 날이 시간이 걸려도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장애인 중심 사회 속에서 현실이 존재하는 게 싫지만 그럴수록 더 내 고유의 연기로 증명해 나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명치에 정곡을 찔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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