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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서의 장애예술교육

이슈 매일을 연결하는 일

  • 신재 연출
  • 등록일 2023-05-31
  • 조회수711

이슈

나는 우리가 함께해온 일과 앞으로 할 일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우리의 활동이 통상적 의미의 언어적 의사소통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무엇이다’라고 설명하자마자 ‘꼭 그런 것은 아닌데…’라는 생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고쳐가며 우리의 활동을 언어로 소개하는 일을 한다. 우리가 이런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우리를 만나러 오라고 우리가 여기 있다고, 우리를 모르는 다수의 사람을 향해 우리를 설명하는 글을 쓴다. 매번 정확하고 솔직한 표현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미끄러지지만, 그래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바탕에는 ‘발달장애인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주1)에 참여한 경험이 놓여있다.

이 연구보고서에 ‘다른 지대’로 표현된 노들장애인야학, 밝은방,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장수하늘소미술, 장애여성공감, 창작스튜디오 틈 여섯 곳의 활동가·기획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나도 무엇인가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떠올렸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말을 찾았다. 그 과정이 노들장애인야학 탈탈탈팀 노동자들(주2)이 배우로 출연한 공연 <등장인물>(주3)을 구성하는 힘이 되었고,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 각자의 몸, 움직임, 소리를 탐구하고 컨택 즉흥(서로 몸을 맞대고 상대방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움직임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는 등장 연습 워크숍 <짜잔>의 기획안이 되었다.

그들이 현장에서 해온 ‘일상을 설명하고 해석하려는 시도, 매일 옆에서 관계 맺어온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세상과 연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나는 그 현장을 의미 있게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 혹은 ‘그냥 함께 있는 일’은 가치 있는 활동으로 포착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새롭고 특별한 활동은 한 두 번의 이벤트로 끝나버려 삶 속에 녹아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일 발달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이라는 것을 하려고 한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로 향해 가야 하는지 안내해주는 그들의 정확하고 솔직한 경험과 해석을 만날 수 있어 나로선 참 다행이었다.

예술교육이 시작될 수 있는 어디쯤에서

발달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은 대부분 예술교육의 형식으로 기획·운영된다.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명확하게 구분된, 일정 정도의 훈련과 탁월성·창의성을 목표로 하는 기존 예술교육의 틀을 발달장애인에게 맞춰 난이도를 쉽게 조정해서 그대로 적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예술교육 방식은 예술교육이라는 말의 모순성(‘예술’을 ‘교육’한다고?!)까지 가지 않더라도 ‘발달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이라는 것이 가능한가 혹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바로 떠올리게 한다. 최진 대구교육대학교 교수는 ‘쓸모가 아닌 존재를 질문하기’라는 칼럼에서 발달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이 일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사람에 대한 궁금함을 전제로, “어떤 장르에서의 탁월성을 보일 수 있는 훈련으로서가 아니라 세계를 감각하고 지각하는 다른 방식을 존중하고, 그들의 표현을 각자가 세계를 만나는 언어의 형상화로서 이해할 수 있는 어디쯤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주4) 아마도 그 ‘어디쯤’은 발달장애인의 존재와 표현을 존중하는 장소를 특정한 장소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든’으로 확장해가는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은 발달장애인이 마을에서 주민으로 어울려 살며 삶의 기획을 함께하는 허브로 운영되고 있으며, 노들장애인야학은 탈시설 후 지역사회로 나오는 발달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보다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경험하는” 시공간을 지향하는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존 예술교육(프로그램)의 운영방식이 발달장애인의 존재와 표현을 한정 짓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발달장애인지원센터, 가족지원센터 같은 게 생겼다고 해도 와 닿는 게 하나도 없어요. 내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거예요. 계속 뭔가 프로그램을 신청해야 하는 식으로만 운영되고 그 신청조차도 부모가 다 정보를 찾아서 해야 하고요. 계속 발달장애인은 어떤 센터의 이용자만 되어야 하는가. 그게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삶의 기획을 같이하는 허브가 있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발달장애청년허브인 거예요.”

-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활동가(연구보고서 102쪽)

“탈시설해서 야학에 오는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면서 교육을 하기도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분들도 많고 그래서 어떤 할 일과 갈 곳이 되는 활동을 만들어가고자 하죠. 복지관에 가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계속 대기해야 하고, 거기서는 사회복지서비스의 대상자로 지내는 거니까. 사람들이 야학 와서 다르게 느끼는 것이 그런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것. 보다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도 경험하고, 커뮤니티도 경험하고, 여기서 연애도 하고, 다양한 관계도 맺고, 다양한 활동도 해보고.”

-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연구보고서 104쪽)

발달장애인이 주민으로서 이웃과 함께 자기 삶을 기획하는 주체가 되는 어디쯤,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연스럽게 관계와 경험을 쌓아가는 어디쯤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역할이 예술 활동의 이용자, 대상자로 국한되지 않았다. 실제로 노동자, 활동가, 창작자, 예술인 등 다양한 역할로 예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선 발달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 가질 수 있는 직업, 참여할 수 있는 역할에 경계를 두지 않고 이들의 삶을 세상과 연결하는 매개로 예술 활동을 활용했다. 예술 활동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감각하고 지각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마치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주파수를 맞추는 일과도 같았다.

주파수를 맞추는 일

발달장애인과 비발달장애인이 자연스럽게 같이 있는 일은 그냥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함께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주5) 따라서 ‘그냥’ 같이 있기 위해서는 우리가 왜 함께 살고 있지 않는가를 질문하고, 같이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고, 그 방식을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 예술 활동은 그중 하나, 다시 말해 서로의 언어와 방식을 이해하면서(혹은 인정하면서) 공존하기 위한 활동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인지 구조나 자기 환경 속에서 이 세상을 접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 상태를 인정하고 이분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은 활동들을 계속 찾았던 거고. 제가 그동안 발달장애인분들을 만나 오면서 음악이 나온다거나 하면 솔직하고 정직하게 몸으로 바로 반응하는 것을 많이 봐서. 저거를 해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춤도 그랬고 음악 활동도 그렇고 그림 그리는 작업도. 이런 것들을 거침없이 하시는 것을 보면서 저게 맞는 활동이구나.”

-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연구보고서 84쪽)

“예술이라는 매개가 없을 때는 비장애인들과 주파수를 맞추기 힘든데, 작품 활동을 통해서 서로 만날 수 있으니까.”

- 창작스튜디오 틈 기획·운영자(연구보고서 88쪽)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는 발달장애인에게 “맞는” 활동으로 예술을 시도했고, 창작스튜디오 틈 기획·운영자는 예술이 발달장애인과 비발달장애인의 주파수를 맞추는 활동이 될 수 있음을 경험하고 있었다. 물론 누군가의 예술 활동이 그의 의도대로 상대에게 전달되리라는 보장이 없고 심지어 상대를 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주6)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상대의 표현을 낯설게 느꼈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만남의 시작이 되었다. 이러한 만남은 가깝게는 발달장애인과 활동가, 기획·운영자, 강사 등 그 옆 사람 사이에서 일어났고, 멀게는 이들의 예술작품과 그것을 관람하러 온 사람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가장 가깝고도 먼 상대인 자기 자신 안에서도 일어났다.

“그림 그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 끊임없는 자기 결정, 그리고 자기 결정의 받아들임 그것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거예요. 누가 그렇게 그리라고 하지 않았어요. 자기가 그렇게 그렸을 때 그런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의 반복이 평면 회화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거예요.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붉은색 선을 긋고 바라보는 것을 통해서.”

- 창작스튜디오 틈 기획·운영자(연구보고서 93쪽)

예술 활동 참여자들은 반복적인 자기표현 행위를 통해 상태, 감정, 욕구 등을 자신의 것으로 확인하고 조율하고 있었다. 창작스튜디오 틈의 예술 활동 참여자들이 그림 그리는 행위를 통해 자기 결정을 경험하고 있다면, 노들장애인야학의 참여자들은 손을 뻗고 발을 구르는 반복적인 춤 행위를 통해 자기 몸과 움직임을 이해하며 변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것은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의 말(주7)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함께하고 있는 <짜잔> 활동에서도 발견하고 있다. 자기 흥에서 나온 반복 동작을 하면서 스스로 움직임의 한계 또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모습, 한껏 움직인 이후에 만족스러운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그리고 이 경험이 ‘다른 동작도 할 수 있겠다, 해보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춤을 보여주고 싶다’는 자신감 또는 욕구로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공통의 즐거운 경험을 만드는 일

일상적으로 예술 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주파수를 맞추는 일을 하는 곳도 여타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처럼 전시, 공연 등과 같은 활동의 결과물을 발표한다. 그것을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 거기에서 노력해 만들어진 상태”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표현했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는 내외부적인 활동 전체를 일컬어 “일상의 한 부분”으로서 “공통의 즐거운 경험”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공연 <등장인물>을 함께 만들면서 이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내 일상의 한 부분, 쉽게 말하면 대화거리가 되는 즐거운 경험을 만들려고 애쓰는데요. (중략) 공통의 즐거운 경험을 만들자. 사회에 이 사람의 일상을 좀 더 다채롭게 많이 드러내고, 우리도 알고 싶었고, 그리고 일상에서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가지나 결을 복잡하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것은 이 사람의 경험이 넓어지는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난다는 뜻이고, 그랬을 때 ‘내’가 할 말이 더 생기고 ‘내’ 경험을 해석할 힘도 생기고 그래서 원하는 바도 분명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 장애여성공감 활동가(연구보고서 87쪽)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수년간 이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우리의 일상을 ‘짧은’ 공연으로 소개하는 것이 가능할까. 두려움이 앞설 때마다 우리 활동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예술 활동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는 이유는, 우리의 일상을 더 많이 더 다채롭게 더 복잡하게 다른 이들과 연결하기 위함 혹은 그것을 연습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예술 활동은 우리끼리 “대화거리”가 되는 공통의 즐거운 경험을 쌓아가는 일이며, 그것을 기반으로 세상에 우리의 말이 들리게 하는 다양한 주파수를 만들어가는 일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때마침 ○○에게 전화가 온다. ○○과는 공연 <등장인물>을 함께했고, 현재는 <짜잔>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통화는 간단한 안부로 시작해서, 일정을 묻고 일정을 묻고 또 일정을 묻는 대화로 이어진다. 질문 하는 이는 ○○이고 답을 하는 이는 나다. 반복되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그는 우리가 함께한 즐거운 경험을 꺼내며 대화를 이어간다.

“6월에 <짜잔> 공연해요?”
“네.”
“어디서 해요?”
“… (앞서 이 질문을 여러 번 받아 어떻게 대답할 줄 몰라 당황한 목소리로) 아직 모르는데, 같이 이야기해봐요.”
“아니, 작년에 버스 타고 간 데, 실내화 신고 들어간 데에서 해요?”
“광화문이요? 거기서는 못하는데.… 거기서 공연한 것 좋았어요?”
“네, 좋았어요. 저녁에 했잖아요. 저녁밥도 사 먹고.”
“공연, 저녁에 하고 싶으세요?”

(비슷한 대화가 이어진다.)

그와 이러한 통화를 거의 매일 하는데, 반복되는 대화에 무뎌지다가도 문득 우리가 함께했던 공연이 다음에 할 공연 또는 활동을 기대하게 하는 공통의 경험이 되었다는 것에 안도하곤 한다. 우리가 공연이라는 낯선 이벤트를 무사히 잘 마쳤으며, 그 경험을 일상에 연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다.

그와의 통화는 함께하는 시간과 경험이 늘어날수록 대화의 주제와 내용이 점차 풍부해지고 있다. 이러한 일상 속 반복과 변화를 통해 나는 그의 일상과 나의 일상이 그리고 그의 매일, 매주, 매월, 매년이 어떤 경험들로 연결되고 있음을 느낀다. 다른 대부분의 탈탈탈 노동자들과는 ○○과 하는 것처럼 묻고 답하는 방식의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사이에 어떤 매일이 쌓여가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서로의 움직임, 숨소리, 작은 손짓, 눈빛 등을 살피고 몸을 맞대는 활동을 하면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때 만들어지는 어떤 공기 또는 분위기로 나는 우리 사이에 어떤 시간이 쌓여있음을 느낀다. 물론 무언가가 쌓였다는 느낌은 시시때때로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활동하지 않을 이유가 되기보다는 또 다른 활동을 해볼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냥 부단히 우리의 매일을 연결하는 일이므로.

  • <등장인물>(2022) 공연 연습

  • 0set프로젝트의 《다음 이야기-장소》 중 노들 에스쁘와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춤>(2022, 노들장애인야학)

주1.이 글은 ‘발달장애인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기존 프로그램 연구 : 좁은 지대에서 넓게 펼치는 질문’ 연구에 참여한 경험과 연구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했다. 본문과 각주에 ‘연구보고서’로 표기한 참고 자료는 모두 이 보고서를 뜻한다. 최선영, 신재, 김인경, 성연주. 「발달장애인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 - 기존 프로그램 연구 : 좁은 지대에서 넓게 펼치는 질문」. 서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2. (링크)

주2.노들장애인야학 탈탈탈팀 노동자들은 대부분 장애인 거주시설에 오래 살다 지역 사회로 나온 중증 발달장애인들이다. 2020년부터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통해 문화예술노동을 하고 있다. 탈탈탈팀 예술노동 활동 내용은 연구보고서와 다음 기사를 참고할 수 있다.
김유미, “섞이고 어울리고 빛날 동그란 춤의 자리 : [현장] 노들장애인야학 권리중심 예술노동” 웹진이음, 2022년9월28일. (링크)

주3.공연 <등장인물>에 관하여는 다음 리뷰 기사를 참고할 수 있다.
양근애, “극장 문을 나서는 사람들 : 서울시극단 <등장인물>” 웹진이음, 2022년12월28일. (링크)

주4.최진, “쓸모가 아닌 존재를 질문하기 : 비정형 탈학습-예술교육의 틀 깨기” 웹진이음, 2021년11월24일. (링크)

주5.중증 발달장애인은 학령기 이후에 사회에서 갈 곳, 만날 사람, 할 활동이 없어 ‘집’에만 있게 되거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격리된 삶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보고서 101-104쪽 참고.

주6.“발달장애인의 미술 표현은 그들의 장애성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반복적인 행동일 경우가 많다. 그것은 표현이기 이전에 탐닉의 흘러넘침이며, 생산된 이미지는 그런 행동의 부산물일 뿐이다. 그런데 그녀는 거기서 어떤 감동을 받은 것이다. 그것은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진우를 낯선 상태로 만났던 것과는 다른 일이 된 것이다. 어쩌면 진우에게는 같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그런 감동이 가능했다면 그것이 혹시 예술이 아닐까. 물론 그것이 보다 일상적이어야 한다는 면에서 기성의 예술과는 다르게 모색되어야겠지만 말이다.”
김인규, “발달장애인의 이상한 행동과 함께하는 방법, 예술? : 자립, 그 언저리” 웹진이음, 2021년2월24일. (링크)

주7.노들장애인야학의 춤 활동인 ‘에스쁘와’를 담당하는 활동가는 매주 이 시간에 하는 반복 활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반복적인 패턴으로 계속 연습을 했을 때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거기에 대해서 지루해한다기보다는, (중략) 반복되는 루틴이 이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고 자신감이 생기니까 반복하는 동작에 스스로 알아서 하나씩 동작을 덧붙이는 걸 봤죠.” 연구보고서 90-91쪽.

신재

하고 싶은 이야기, 들어야 할 말을 품고 있는 사람-존재들과 함께 있는 방식을 탐구하기 위해 2017년부터 프로젝트 형식으로 조사, 워크숍, 공연제작 등을 하는 ‘0set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footlooseyou@gmail.com

사진 제공. 필자, 노들장애인야학

2023년 5월 (41호)

상세내용

이슈

나는 우리가 함께해온 일과 앞으로 할 일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우리의 활동이 통상적 의미의 언어적 의사소통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무엇이다’라고 설명하자마자 ‘꼭 그런 것은 아닌데…’라는 생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고쳐가며 우리의 활동을 언어로 소개하는 일을 한다. 우리가 이런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우리를 만나러 오라고 우리가 여기 있다고, 우리를 모르는 다수의 사람을 향해 우리를 설명하는 글을 쓴다. 매번 정확하고 솔직한 표현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미끄러지지만, 그래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바탕에는 ‘발달장애인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주1)에 참여한 경험이 놓여있다.

이 연구보고서에 ‘다른 지대’로 표현된 노들장애인야학, 밝은방,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장수하늘소미술, 장애여성공감, 창작스튜디오 틈 여섯 곳의 활동가·기획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나도 무엇인가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떠올렸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말을 찾았다. 그 과정이 노들장애인야학 탈탈탈팀 노동자들(주2)이 배우로 출연한 공연 <등장인물>(주3)을 구성하는 힘이 되었고,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 각자의 몸, 움직임, 소리를 탐구하고 컨택 즉흥(서로 몸을 맞대고 상대방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움직임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는 등장 연습 워크숍 <짜잔>의 기획안이 되었다.

그들이 현장에서 해온 ‘일상을 설명하고 해석하려는 시도, 매일 옆에서 관계 맺어온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세상과 연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나는 그 현장을 의미 있게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 혹은 ‘그냥 함께 있는 일’은 가치 있는 활동으로 포착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새롭고 특별한 활동은 한 두 번의 이벤트로 끝나버려 삶 속에 녹아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일 발달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이라는 것을 하려고 한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로 향해 가야 하는지 안내해주는 그들의 정확하고 솔직한 경험과 해석을 만날 수 있어 나로선 참 다행이었다.

예술교육이 시작될 수 있는 어디쯤에서

발달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은 대부분 예술교육의 형식으로 기획·운영된다.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명확하게 구분된, 일정 정도의 훈련과 탁월성·창의성을 목표로 하는 기존 예술교육의 틀을 발달장애인에게 맞춰 난이도를 쉽게 조정해서 그대로 적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예술교육 방식은 예술교육이라는 말의 모순성(‘예술’을 ‘교육’한다고?!)까지 가지 않더라도 ‘발달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이라는 것이 가능한가 혹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바로 떠올리게 한다. 최진 대구교육대학교 교수는 ‘쓸모가 아닌 존재를 질문하기’라는 칼럼에서 발달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이 일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사람에 대한 궁금함을 전제로, “어떤 장르에서의 탁월성을 보일 수 있는 훈련으로서가 아니라 세계를 감각하고 지각하는 다른 방식을 존중하고, 그들의 표현을 각자가 세계를 만나는 언어의 형상화로서 이해할 수 있는 어디쯤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주4) 아마도 그 ‘어디쯤’은 발달장애인의 존재와 표현을 존중하는 장소를 특정한 장소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든’으로 확장해가는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은 발달장애인이 마을에서 주민으로 어울려 살며 삶의 기획을 함께하는 허브로 운영되고 있으며, 노들장애인야학은 탈시설 후 지역사회로 나오는 발달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보다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경험하는” 시공간을 지향하는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존 예술교육(프로그램)의 운영방식이 발달장애인의 존재와 표현을 한정 짓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발달장애인지원센터, 가족지원센터 같은 게 생겼다고 해도 와 닿는 게 하나도 없어요. 내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거예요. 계속 뭔가 프로그램을 신청해야 하는 식으로만 운영되고 그 신청조차도 부모가 다 정보를 찾아서 해야 하고요. 계속 발달장애인은 어떤 센터의 이용자만 되어야 하는가. 그게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삶의 기획을 같이하는 허브가 있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발달장애청년허브인 거예요.”

-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활동가(연구보고서 102쪽)

“탈시설해서 야학에 오는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면서 교육을 하기도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분들도 많고 그래서 어떤 할 일과 갈 곳이 되는 활동을 만들어가고자 하죠. 복지관에 가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계속 대기해야 하고, 거기서는 사회복지서비스의 대상자로 지내는 거니까. 사람들이 야학 와서 다르게 느끼는 것이 그런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것. 보다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도 경험하고, 커뮤니티도 경험하고, 여기서 연애도 하고, 다양한 관계도 맺고, 다양한 활동도 해보고.”

-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연구보고서 104쪽)

발달장애인이 주민으로서 이웃과 함께 자기 삶을 기획하는 주체가 되는 어디쯤,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연스럽게 관계와 경험을 쌓아가는 어디쯤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역할이 예술 활동의 이용자, 대상자로 국한되지 않았다. 실제로 노동자, 활동가, 창작자, 예술인 등 다양한 역할로 예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선 발달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 가질 수 있는 직업, 참여할 수 있는 역할에 경계를 두지 않고 이들의 삶을 세상과 연결하는 매개로 예술 활동을 활용했다. 예술 활동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감각하고 지각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마치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주파수를 맞추는 일과도 같았다.

주파수를 맞추는 일

발달장애인과 비발달장애인이 자연스럽게 같이 있는 일은 그냥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함께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주5) 따라서 ‘그냥’ 같이 있기 위해서는 우리가 왜 함께 살고 있지 않는가를 질문하고, 같이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고, 그 방식을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 예술 활동은 그중 하나, 다시 말해 서로의 언어와 방식을 이해하면서(혹은 인정하면서) 공존하기 위한 활동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인지 구조나 자기 환경 속에서 이 세상을 접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 상태를 인정하고 이분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은 활동들을 계속 찾았던 거고. 제가 그동안 발달장애인분들을 만나 오면서 음악이 나온다거나 하면 솔직하고 정직하게 몸으로 바로 반응하는 것을 많이 봐서. 저거를 해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춤도 그랬고 음악 활동도 그렇고 그림 그리는 작업도. 이런 것들을 거침없이 하시는 것을 보면서 저게 맞는 활동이구나.”

-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연구보고서 84쪽)

“예술이라는 매개가 없을 때는 비장애인들과 주파수를 맞추기 힘든데, 작품 활동을 통해서 서로 만날 수 있으니까.”

- 창작스튜디오 틈 기획·운영자(연구보고서 88쪽)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는 발달장애인에게 “맞는” 활동으로 예술을 시도했고, 창작스튜디오 틈 기획·운영자는 예술이 발달장애인과 비발달장애인의 주파수를 맞추는 활동이 될 수 있음을 경험하고 있었다. 물론 누군가의 예술 활동이 그의 의도대로 상대에게 전달되리라는 보장이 없고 심지어 상대를 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주6)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상대의 표현을 낯설게 느꼈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만남의 시작이 되었다. 이러한 만남은 가깝게는 발달장애인과 활동가, 기획·운영자, 강사 등 그 옆 사람 사이에서 일어났고, 멀게는 이들의 예술작품과 그것을 관람하러 온 사람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가장 가깝고도 먼 상대인 자기 자신 안에서도 일어났다.

“그림 그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 끊임없는 자기 결정, 그리고 자기 결정의 받아들임 그것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거예요. 누가 그렇게 그리라고 하지 않았어요. 자기가 그렇게 그렸을 때 그런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의 반복이 평면 회화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거예요.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붉은색 선을 긋고 바라보는 것을 통해서.”

- 창작스튜디오 틈 기획·운영자(연구보고서 93쪽)

예술 활동 참여자들은 반복적인 자기표현 행위를 통해 상태, 감정, 욕구 등을 자신의 것으로 확인하고 조율하고 있었다. 창작스튜디오 틈의 예술 활동 참여자들이 그림 그리는 행위를 통해 자기 결정을 경험하고 있다면, 노들장애인야학의 참여자들은 손을 뻗고 발을 구르는 반복적인 춤 행위를 통해 자기 몸과 움직임을 이해하며 변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것은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의 말(주7)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함께하고 있는 <짜잔> 활동에서도 발견하고 있다. 자기 흥에서 나온 반복 동작을 하면서 스스로 움직임의 한계 또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모습, 한껏 움직인 이후에 만족스러운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그리고 이 경험이 ‘다른 동작도 할 수 있겠다, 해보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춤을 보여주고 싶다’는 자신감 또는 욕구로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공통의 즐거운 경험을 만드는 일

일상적으로 예술 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주파수를 맞추는 일을 하는 곳도 여타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처럼 전시, 공연 등과 같은 활동의 결과물을 발표한다. 그것을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 거기에서 노력해 만들어진 상태”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표현했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는 내외부적인 활동 전체를 일컬어 “일상의 한 부분”으로서 “공통의 즐거운 경험”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공연 <등장인물>을 함께 만들면서 이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내 일상의 한 부분, 쉽게 말하면 대화거리가 되는 즐거운 경험을 만들려고 애쓰는데요. (중략) 공통의 즐거운 경험을 만들자. 사회에 이 사람의 일상을 좀 더 다채롭게 많이 드러내고, 우리도 알고 싶었고, 그리고 일상에서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가지나 결을 복잡하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것은 이 사람의 경험이 넓어지는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난다는 뜻이고, 그랬을 때 ‘내’가 할 말이 더 생기고 ‘내’ 경험을 해석할 힘도 생기고 그래서 원하는 바도 분명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 장애여성공감 활동가(연구보고서 87쪽)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수년간 이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우리의 일상을 ‘짧은’ 공연으로 소개하는 것이 가능할까. 두려움이 앞설 때마다 우리 활동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예술 활동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는 이유는, 우리의 일상을 더 많이 더 다채롭게 더 복잡하게 다른 이들과 연결하기 위함 혹은 그것을 연습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예술 활동은 우리끼리 “대화거리”가 되는 공통의 즐거운 경험을 쌓아가는 일이며, 그것을 기반으로 세상에 우리의 말이 들리게 하는 다양한 주파수를 만들어가는 일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때마침 ○○에게 전화가 온다. ○○과는 공연 <등장인물>을 함께했고, 현재는 <짜잔>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통화는 간단한 안부로 시작해서, 일정을 묻고 일정을 묻고 또 일정을 묻는 대화로 이어진다. 질문 하는 이는 ○○이고 답을 하는 이는 나다. 반복되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그는 우리가 함께한 즐거운 경험을 꺼내며 대화를 이어간다.

“6월에 <짜잔> 공연해요?”
“네.”
“어디서 해요?”
“… (앞서 이 질문을 여러 번 받아 어떻게 대답할 줄 몰라 당황한 목소리로) 아직 모르는데, 같이 이야기해봐요.”
“아니, 작년에 버스 타고 간 데, 실내화 신고 들어간 데에서 해요?”
“광화문이요? 거기서는 못하는데.… 거기서 공연한 것 좋았어요?”
“네, 좋았어요. 저녁에 했잖아요. 저녁밥도 사 먹고.”
“공연, 저녁에 하고 싶으세요?”

(비슷한 대화가 이어진다.)

그와 이러한 통화를 거의 매일 하는데, 반복되는 대화에 무뎌지다가도 문득 우리가 함께했던 공연이 다음에 할 공연 또는 활동을 기대하게 하는 공통의 경험이 되었다는 것에 안도하곤 한다. 우리가 공연이라는 낯선 이벤트를 무사히 잘 마쳤으며, 그 경험을 일상에 연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다.

그와의 통화는 함께하는 시간과 경험이 늘어날수록 대화의 주제와 내용이 점차 풍부해지고 있다. 이러한 일상 속 반복과 변화를 통해 나는 그의 일상과 나의 일상이 그리고 그의 매일, 매주, 매월, 매년이 어떤 경험들로 연결되고 있음을 느낀다. 다른 대부분의 탈탈탈 노동자들과는 ○○과 하는 것처럼 묻고 답하는 방식의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사이에 어떤 매일이 쌓여가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서로의 움직임, 숨소리, 작은 손짓, 눈빛 등을 살피고 몸을 맞대는 활동을 하면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때 만들어지는 어떤 공기 또는 분위기로 나는 우리 사이에 어떤 시간이 쌓여있음을 느낀다. 물론 무언가가 쌓였다는 느낌은 시시때때로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활동하지 않을 이유가 되기보다는 또 다른 활동을 해볼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냥 부단히 우리의 매일을 연결하는 일이므로.

  • <등장인물>(2022) 공연 연습

  • 0set프로젝트의 《다음 이야기-장소》 중 노들 에스쁘와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춤>(2022, 노들장애인야학)

주1.이 글은 ‘발달장애인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기존 프로그램 연구 : 좁은 지대에서 넓게 펼치는 질문’ 연구에 참여한 경험과 연구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했다. 본문과 각주에 ‘연구보고서’로 표기한 참고 자료는 모두 이 보고서를 뜻한다. 최선영, 신재, 김인경, 성연주. 「발달장애인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 - 기존 프로그램 연구 : 좁은 지대에서 넓게 펼치는 질문」. 서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2. (링크)

주2.노들장애인야학 탈탈탈팀 노동자들은 대부분 장애인 거주시설에 오래 살다 지역 사회로 나온 중증 발달장애인들이다. 2020년부터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통해 문화예술노동을 하고 있다. 탈탈탈팀 예술노동 활동 내용은 연구보고서와 다음 기사를 참고할 수 있다.
김유미, “섞이고 어울리고 빛날 동그란 춤의 자리 : [현장] 노들장애인야학 권리중심 예술노동” 웹진이음, 2022년9월28일. (링크)

주3.공연 <등장인물>에 관하여는 다음 리뷰 기사를 참고할 수 있다.
양근애, “극장 문을 나서는 사람들 : 서울시극단 <등장인물>” 웹진이음, 2022년12월28일. (링크)

주4.최진, “쓸모가 아닌 존재를 질문하기 : 비정형 탈학습-예술교육의 틀 깨기” 웹진이음, 2021년11월24일. (링크)

주5.중증 발달장애인은 학령기 이후에 사회에서 갈 곳, 만날 사람, 할 활동이 없어 ‘집’에만 있게 되거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격리된 삶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보고서 101-104쪽 참고.

주6.“발달장애인의 미술 표현은 그들의 장애성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반복적인 행동일 경우가 많다. 그것은 표현이기 이전에 탐닉의 흘러넘침이며, 생산된 이미지는 그런 행동의 부산물일 뿐이다. 그런데 그녀는 거기서 어떤 감동을 받은 것이다. 그것은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진우를 낯선 상태로 만났던 것과는 다른 일이 된 것이다. 어쩌면 진우에게는 같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그런 감동이 가능했다면 그것이 혹시 예술이 아닐까. 물론 그것이 보다 일상적이어야 한다는 면에서 기성의 예술과는 다르게 모색되어야겠지만 말이다.”
김인규, “발달장애인의 이상한 행동과 함께하는 방법, 예술? : 자립, 그 언저리” 웹진이음, 2021년2월24일. (링크)

주7.노들장애인야학의 춤 활동인 ‘에스쁘와’를 담당하는 활동가는 매주 이 시간에 하는 반복 활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반복적인 패턴으로 계속 연습을 했을 때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거기에 대해서 지루해한다기보다는, (중략) 반복되는 루틴이 이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고 자신감이 생기니까 반복하는 동작에 스스로 알아서 하나씩 동작을 덧붙이는 걸 봤죠.” 연구보고서 90-91쪽.

신재

하고 싶은 이야기, 들어야 할 말을 품고 있는 사람-존재들과 함께 있는 방식을 탐구하기 위해 2017년부터 프로젝트 형식으로 조사, 워크숍, 공연제작 등을 하는 ‘0set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footlooseyou@gmail.com

사진 제공. 필자, 노들장애인야학

2023년 5월 (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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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19: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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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대가 만들어내는 공기와 연결에 위안을 얻습니다. 작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봤던 <등장인물>을 만나기까지 관통했을 시간을 거꾸로 올라가며 살펴보게 되었어요. 활동하지 않을 이유가 아니라 활동할 계기가 된다는 말을 새기며, 연출님의 꾸준한 활동과 좋은 작업에 감사와 응원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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