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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공존하고 성장하는 장애예술을 위해

이음광장 데칼코마니: 균형 하는 관계

  • 김판수 장애인활동지원사
  • 등록일 2024-02-14
  • 조회수564

이음광장

그간 뒤에서 김작가를 수행하며 보이지 않는 조력자였던 나는 김작가가 총괄기획자로서 주최한 최근의 전시에서 정식으로 공간기획자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작가와 함께 수년간 모든 활동에 동행하며 존재의 유용성을 인정받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커피를 오래 공부하고 카페 창업 컨설팅 이력이 있던 나의 경험이 전시의 주제와 맞아떨어져 활약하기 좋은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나는 장애인 작가의 전시에 한 축으로서 참여했지만 내가 한 것은 장애예술에 속하는가 자문한다면 명쾌하게 답할 수 없다. 나는 그저 장애예술가의 전시에 동원된 인력으로 봐야 할까,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예술을 행한 게 되는 것일까, 장애인이 행하는 모든 예술은 장애 경중을 차치하고 장애예술이 되는 것일까.

나는 날 때부터 양 눈의 시력이 왼쪽 1.8 오른쪽 0.4로 태어났다. 현재는 안경 없이 왼쪽 0.2 오른쪽은 명암과 어렴풋한 색깔 정도가 보이며 원근감을 느낄 수 없고, 당뇨와 합병증, 자가면역질환, 불안 증세도 있지만 장애인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육체와 직무적으로 가까운 위치의 나는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은 현재 민감한 줄다리기가 한창인 것을 알고 있다. 태양을 태양이라고 구름을 구름이라고 모두가 부를 수 있듯, 똑 부러지게 장애예술이 정의될 수 있게 되는 날은 더디더라도 올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경험적 의미에서 현재의 장애예술이란 우리가 치열하게 공존하고 토론하는 성장의 과정이라 정의된다. 여기서 ‘우리’란 개인을 나누지 않고 사회 모든 구성원을 한데 묶어 총칭하는 말이다. 결국 그것들을 확립하는 것은 시대의 커다란 흐름이겠지만 그 격류의 가까운 곳에서 오늘과 수많은 내일을 고민하는 나 또한 속해있다.

장애인에게 예술은 당사자의 창조적 표현을 도모하고 언어와 신체, 정신 등의 제약을 초월하여 다양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게 하며 자신만의 생각과 경험을 통해 작품을 창작하게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탐색하고 실현하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갖춘 우리들이 함께 섞일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겸해 더욱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하는 길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열어준다.

현재 장애인활동지원사 제도와 근로지원인 제도가 존재함에도 다양한 제약이 있는 이들이 예술가가 되기 위한 뒷받침으로서 부모 형제 등 가족 구성원의 희생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강제되고 있다. 장애인의 ‘예술 활동’을 보조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력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나는 장애예술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많아지길 바라며, 나와 김작가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뤄낼 일들이 특별하게 취급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회는 빠른 변화와 함께 진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그에 맞는 장애인 지원 서비스 역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장애인은 계층이 아닌 개인이고, 저마다 직업도 다르고 그에 따라 필요한 보조의 수요도 다양하다. 김작가의 경우 대다수 장애예술가의 가족 구성원이 동원되곤 하는 제도의 빈자리를 나라는 개인의 근무시간 후의 자유의지로 채울 수 있었지만, 예술인 사용자의 수요에 맞출 수 있는 발전된 보조인력이 제도적으로 함께할 수 있다면 재능을 더욱 꽃피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사람 또한 다수 나타날 것이다.

현재 활동지원사 제도·근로지원인 제도 이용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소정의 이용료를 차등 지불하지만, 제공되는 서비스는 일률적으로 기초적인 보조로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장애인 회사원에게 필요한 보조와 장애예술가에게 필요한 보조가 상당히 다르듯, 수요자 중심의 접근성 높은 맞춤형 지원체계가 구축되어 전문성 또한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로 발전된다면 열망 있는 장애예술가의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보다 성숙한 프로페셔널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나는 예술 하는 장애인의 파트너이자 그의 장애인활동지원사다.

  • 전시장 정면에 설치된 두 개의 창문 모양 설치작품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김작가의 개인전 작품 설치 후 감상하는 필자

  • 네온이 반짝이는 거리에서 노을을 등지고 두 사람이 나란히 함께 서 있다. 한 사람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노을 지는 거리에서 김작가와 함께

김판수

예술이 삶에 스며들어버린, 장애예술가의 파트너인 비장애인 비예술가다. 중증 지체장애인 작가와 함께 모든 스케줄을 함께 하며 활동지원사, 친구, 크루, 매니저를 겸하고 있다.
rlatjstod5@gmail.com
▸ 인스타그램 @sup3rcub

사진 제공. 필자

김판수

김판수 

예술이 삶에 스며들어버린, 장애예술가의 파트너인 비장애인 비예술가다. 중증 지체장애인 작가와 함께 모든 스케줄을 함께 하며 활동지원사, 친구, 크루, 매니저를 겸하고 있다.
rlatjstod5@gmail.com

상세내용

이음광장

그간 뒤에서 김작가를 수행하며 보이지 않는 조력자였던 나는 김작가가 총괄기획자로서 주최한 최근의 전시에서 정식으로 공간기획자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작가와 함께 수년간 모든 활동에 동행하며 존재의 유용성을 인정받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커피를 오래 공부하고 카페 창업 컨설팅 이력이 있던 나의 경험이 전시의 주제와 맞아떨어져 활약하기 좋은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나는 장애인 작가의 전시에 한 축으로서 참여했지만 내가 한 것은 장애예술에 속하는가 자문한다면 명쾌하게 답할 수 없다. 나는 그저 장애예술가의 전시에 동원된 인력으로 봐야 할까,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예술을 행한 게 되는 것일까, 장애인이 행하는 모든 예술은 장애 경중을 차치하고 장애예술이 되는 것일까.

나는 날 때부터 양 눈의 시력이 왼쪽 1.8 오른쪽 0.4로 태어났다. 현재는 안경 없이 왼쪽 0.2 오른쪽은 명암과 어렴풋한 색깔 정도가 보이며 원근감을 느낄 수 없고, 당뇨와 합병증, 자가면역질환, 불안 증세도 있지만 장애인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육체와 직무적으로 가까운 위치의 나는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은 현재 민감한 줄다리기가 한창인 것을 알고 있다. 태양을 태양이라고 구름을 구름이라고 모두가 부를 수 있듯, 똑 부러지게 장애예술이 정의될 수 있게 되는 날은 더디더라도 올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경험적 의미에서 현재의 장애예술이란 우리가 치열하게 공존하고 토론하는 성장의 과정이라 정의된다. 여기서 ‘우리’란 개인을 나누지 않고 사회 모든 구성원을 한데 묶어 총칭하는 말이다. 결국 그것들을 확립하는 것은 시대의 커다란 흐름이겠지만 그 격류의 가까운 곳에서 오늘과 수많은 내일을 고민하는 나 또한 속해있다.

장애인에게 예술은 당사자의 창조적 표현을 도모하고 언어와 신체, 정신 등의 제약을 초월하여 다양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게 하며 자신만의 생각과 경험을 통해 작품을 창작하게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탐색하고 실현하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갖춘 우리들이 함께 섞일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겸해 더욱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하는 길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열어준다.

현재 장애인활동지원사 제도와 근로지원인 제도가 존재함에도 다양한 제약이 있는 이들이 예술가가 되기 위한 뒷받침으로서 부모 형제 등 가족 구성원의 희생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강제되고 있다. 장애인의 ‘예술 활동’을 보조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력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나는 장애예술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많아지길 바라며, 나와 김작가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뤄낼 일들이 특별하게 취급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회는 빠른 변화와 함께 진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그에 맞는 장애인 지원 서비스 역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장애인은 계층이 아닌 개인이고, 저마다 직업도 다르고 그에 따라 필요한 보조의 수요도 다양하다. 김작가의 경우 대다수 장애예술가의 가족 구성원이 동원되곤 하는 제도의 빈자리를 나라는 개인의 근무시간 후의 자유의지로 채울 수 있었지만, 예술인 사용자의 수요에 맞출 수 있는 발전된 보조인력이 제도적으로 함께할 수 있다면 재능을 더욱 꽃피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사람 또한 다수 나타날 것이다.

현재 활동지원사 제도·근로지원인 제도 이용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소정의 이용료를 차등 지불하지만, 제공되는 서비스는 일률적으로 기초적인 보조로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장애인 회사원에게 필요한 보조와 장애예술가에게 필요한 보조가 상당히 다르듯, 수요자 중심의 접근성 높은 맞춤형 지원체계가 구축되어 전문성 또한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로 발전된다면 열망 있는 장애예술가의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보다 성숙한 프로페셔널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나는 예술 하는 장애인의 파트너이자 그의 장애인활동지원사다.

  • 전시장 정면에 설치된 두 개의 창문 모양 설치작품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김작가의 개인전 작품 설치 후 감상하는 필자

  • 네온이 반짝이는 거리에서 노을을 등지고 두 사람이 나란히 함께 서 있다. 한 사람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노을 지는 거리에서 김작가와 함께

김판수

예술이 삶에 스며들어버린, 장애예술가의 파트너인 비장애인 비예술가다. 중증 지체장애인 작가와 함께 모든 스케줄을 함께 하며 활동지원사, 친구, 크루, 매니저를 겸하고 있다.
rlatjstod5@gmail.com
▸ 인스타그램 @sup3rcub

사진 제공.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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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5 02: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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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갑니다~

2024-02-14 18: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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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특별한 분이시네요 두분 걸어가시는 길에 모든 행운이 함께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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