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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광장 2024년 8월의 기록 “힘없는 자들의 어깨동무는 무한 반복”

  • 이음리뷰클럽 
  • 등록일 2024-09-11
  • 조회수 125

이음광장

2022년 시작한 이음리뷰클럽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구성원들이 창작자, 관계자, 관객으로 참여한 공연, 전시, 행사의 감상과 후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올해 새롭게 모인 3기 멤버 역시 예술의 미학적 완성도에서 접근성 이슈까지, 장애 당사자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눕니다.

해랑

8월 2일 금요일, 퇴근하고 나서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미국의 수어문학 예술가 이안 산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자리였어요. 기존에 문학이라고 하면 소설, 시, 에세이, 수필 등 문자로 이루어진 예술이 생각나실 텐데, 수어문학은 수어로 창작하는 문학입니다. 수어문학에는 수어시, 수어 노래, VV(Visual vernacular, 시각적 토착문학) 등의 장르가 있습니다. 수어문학은 문자나 음성으로 번역하기 어려운 고차원적인 문학이라고 자부합니다. 국내에서는 수어민들레가 수어문학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저는 2018년경 ‘제1회 수어문학’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6년 만에 공연을 보는 거라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가서 보니 많은 분이 오셨는데, 공연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통역을 거쳐서 작품을 감상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 점이 저에게 가장 좋게 다가왔습니다. 농인이 직접 수어로 창작한 공연과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최근에 〈맥베스〉 공연에서 농인 배우가 직접 수어로 연기했을 때도 든 생각인데, 조금씩 작품들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더더더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련해서 교육 기관도 생기면 좋겠고, 전문가도 많이 양성되었으면 합니다.

이성수

수어문학이라니… 매우 흥미롭네요.

정지영

호 혹시 저같이 수어를 몰라도 볼 수 있나요?

해랑

수어를 모르면 보기 힘들 것 같은데, 그래도 VV 장르는 가능할 것 같아요~ 수어문학이 궁금하시면 유튜브에서 수어민들레 계정에 들어가서 볼 수 있어요. 해외 작품의 경우 ‘Visual Vernacular’라고 검색하시면 꽤 나와요. ‘Sign Language Poem’으로 검색해도 되고, ‘ASL Poem’으로 검색해도 됩니다. 다만 VV의 경우에는 수어를 몰라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Poem은 ASL(미국 수어)을 모르면 감상하는 게 어려울 거예요. 수어문학 중 VV 장르는 마임과 다르다는 걸 인지하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해 주셔서 감사해요.

정지영

목요일 오후. 아르코극장으로 낭독공연을 보러 갔다. 서울문화재단 연구사업을 하는 다큐멘터리 감독님과 함께. 비장애인이신데 나랑 만날 때는 주차, 공연장 접근성, 근처에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까지 주변 검색을 철저히 한다. 내가 만난 사람 중 선한 사람 베스트 안에 드는 감독님. 아, 공연이란 누구랑 함께 가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 예매할 때부터 접근성 매니저님과 긴 통화. 관람석에 가기까지 엘리베이터를 두 번 타는 번거로움이 있을 거라는 사전 고지를 해주셔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다.
이번 낭독공연은 총 7편 중 선정된 3편이 본 무대에 오르는 떨리는 무대인데, 우리가 본 것은 익히 알고 있는 극단 애인의 김지수 대표님이 연출하신 〈배타적 창작의 영역〉이었다. 대선 후보의 부보좌관이 퇴직 교수, 외국의 유명 대학을 나온 장애인 소설가와 함께 공약을 만들기 위해 모였는데…. 세 명은 서로 공통점도 없고 티격태격하기 일쑤다. 그러다 가장 소외된 계층을 설정하게 되는데 그건 바로 1인 청년 가구. 그들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중심으로 타인의 의견에 반대한다. 교수는 학교가 없어져서 자기 뜻과 다르게 퇴직했다. 외국 대학 졸업증명서로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 애쓰는 장애인 소설가는 예전엔 베스트셀러 작가였으나 지금은 활동을 못 하고 있는데다가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부양하고 있다. 처음에는 자기 의견만 내던 세 사람은 1인 청년 가구의 외로움에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하나의 인물상을 만들어 내고 점점 서로의 생각에 공감하며 공약을 정리하게 된다. 밤새 토론하여 결국 공약 발표 원고를 만들어 냈고, 해가 떠서 각자 헤어질 때쯤 1인 가구 지원 내용의 후보 정견 발표가 TV를 통해 나오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퇴직 교수는 뜻 모를 웃음을 남기고 TV를 끄고 나간다.
자신이 가장 약자라는 생각으로 타인을 배타적으로 보기 시작해서 가상의 사람을 만들어 낼 때까지의 과정이 흥미로웠다. 항상 무엇인가 증명해야 하는 장애인, 나이 든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셔두고 있는 소설가와 퇴직 교수가 결국은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한 사람에 공감하면서 동시에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줄거리는 타인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같은 장애인이어서 그런지, 극 중 장애인의 모습에서 내 사회적 위치가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아는 척, 잘난 척하는 내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는 휠체어 타고 갈 수 있어요! 물론 미리 얘기해야 하고, 좌석은 다섯 석.

해랑

꼼꼼하게 줄거리를 적어주셔서 어떤 느낌이었을지 상상이 되네요! 아르코에서 매번 낭독공연을 하는데 한 번도 못 가봤어요. 저도 언젠가 작품 하나 봐야겠어요~
  • 무대에는 세 명의 연사가 앉아 있으며, 한 명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주변에 배역이 적힌 보면대와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고, 왼쪽 상단에는 자막이 표시되고 있다.

관객과의 대화

이성수

1. 형식
옛날 TV소설 혹은 라디오극장처럼 잔잔한 해설이 바탕에 깔린 연극.
시각적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접근성 수단이 아닌, 이야기 전개를 위한 해설.
누군가를 도드라지게 하지도 않았고, 누군가의 몰입을 방해하지도 않았고, 그저 이야기 그 자체.
음악은 관객의 눈물을 빨아들이는 스펀지, 감성을 건드리는 결정타, 관객이 잠시도 벗어날 틈을 주지 않는 단단한 끈.
라이브 연주가 가진 촉촉함은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의 체온, 호흡, 눈물, 땀.
2. 내용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여성과 폐암에 걸려 죽어가는 급식 노동자의 만남, 우정 그리고 연대.
어느 봄날, 어느 물속에서 사라져 버린 어린 생명을 결코 잊을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멍에.
사람이 죽고 죽고 아무리 죽어도 채워지지 않는 누군가의 욕망, 개선되지 않는 환경.
무수히 반복되어 왔고 반복될 것만 같은 패턴, 착취, 위험, 슬픔, 죽음.
그저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당한 이들끼리 주고받는 위로에서 이제는 지긋지긋함, 허무함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허무함, 공허함.
이제는 슬픔보다 분노.
어쩌면 절망.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하는 사이, 어쩌면 점점 더 불행해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세상.
힘없는 자들의 어깨동무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그저 무한 반복

이성수

너무 무겁네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와 근본적 원인을 생각하다가 그만… ^^;

서주현

지금 이 나라 자체가 무겁죠. ㅋ

이성수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현대무용 〈음-파〉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무용 공연은 역시나 시각장애인에게는 쉽지 않다는 생각을 새삼 하였는데요. 맨 앞줄에 앉아서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잔존 시력을 너무 혹사한 것 같기도 합니다.
어렵게 눈에 담은 몇 장면을 말씀드리자면, 여러 사람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모습,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듯한 모습, 알 수 없는 힘에 억지로 끌려 나가는 모습, 서로 당기다가 결국 모두가 나동그라지는 모습 등에서 현대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지막에 얼굴을 가리고 있던 질기고 단단한 것으로부터 해방되면서 공연은 마무리됩니다. 나는 과연 언제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자문하며 공연장을 나왔네요.
함께 관람한 지인의 말에 따르면 퍼포머들의 동작이 멋있고 정직(?)했다고 합니다. 시각장애가 있는 분만 아니라면 추천합니다.

해랑

정직하다는 게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지네요~

정지영

그러게요. 정직한 동작, 흠흠, 궁금합니다.

이성수

제가 이해하기로는 요령 피우거나 꾀부리지 않고 정확하게 안무를 수행한다는 뜻이었던 것 같아요. 같은 일이라도 대충대충 하는 사람은 티가 나기 마련이니까요. 무용이든 노래든 연기든 다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 공연 후 무대 인사를 하는 여섯 명의 무용수. 모두 검정 의상을 입고 있으며, 왼쪽 첫 번째 사람은 손에 하늘색 천을 들고 반바지에 빨간색 하트 장식을 한 것이 눈에 띈다. 무대는 하얀 바닥이 깔려 있고, 노란색 천이 몇 개 떨어져 있다.

이성수

일정과 일정 사이에 잠시 시간이 떠서 서울시립미술관에 들렀습니다. 마침 1층에서 《끝없이 갈라지는 세계의 끝에서》라는 전시를 하고 있네요. 저는 원래도 미술이 어려웠고, 시각장애인이 된 후로는 더 어렵습니다만, 점점 더 다양해지는 문화와 예술의 파도에 이끌려 이따금 이렇게 전시장에 옵니다.
사진, 그림, 영상 같은 시각예술 작품을 감각적으로 감상하고, 텍스트로 옮기려니 쉽지 않은데요. 인상적인 작품들 몇 개만 이야기하자면, 화가 난듯한 여성의 얼굴,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창문, 머리에 이것저것 가득 달려서 복잡하고 무거워 보이는 사람의 몸, 똑같은 동그라미를 놓고 각기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몸들의 모습에서 동시대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받은 것 같습니다.
전시는 11월 17일까지니까 한 번쯤 가셔서 제가 지나친 다른 수많은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눠주실 분이 계신다면 함께 풍성해질 것 같습니다.

서주현

앗, 저 지금 시립미술관에 있는데. 이런 우연이. 혹시 지금 계신가요?

이성수

오, 그렇군요. ㅎㅎ 저는 30분 전에 나왔습니다~

서주현

아깝습니다. 간발의 차이로…ㅋ
  • ‘드로잉적 태도’를 취하며 회화와 설치, 조각 등 매체를 오가는 김을은 〈Beyond the Painting〉 연작을 통해 전통적인 미술 장르인 회화와 조각 간의 이분법적 경계를 해체하고자 한다. 마치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낮과 밤이 공존하는 이질적인 상반된 요소처럼 〈Beyond the Painting〉에서도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며 다층적인 미적 공간을 확보해낸다. 회화는 보편적으로 2차원에 정박된 평면의 상태이지만, 작가는 평면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창문이라는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평면 너머의 공간을 들여다볼 것을 제시한다. (홈페이지 작품설명 발췌)

    김을 〈Beyond the Painting〉

  • 1970년대 한국 개념미술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장소의 논리〉는 1975년의 작가 자신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사진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앞에 원을 그리고 그 원의 내부를 향해 “저기”라고 말한다. 이후 원 안으로 들어가 원의 내부를 가리키며 “여기”라고 말한다. 곧이어 원을 나서며 원을 향해 “거기”로, 원을 밟은 채 주위를 돌면서 원을 “어디”로 명명한다. 원이라는 장소, 그리고 그 안 혹은 바깥에 신체가 위치함에 따라 원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장소와 신체의 고정적 의미에 의문을 던진다. (홈페이지 작품설명 발췌)

    이건용 〈장소의 논리〉

서주현

오랜만에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저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라 어디를 가든 접근성이 첫 번째입니다. 아무리 유명한 작가 전시라도 접근이 안 되는 곳이면 볼 수가 없죠. 아주 예전에 서울 어느 곳에서 바스키아 전을 한다고 해서 갔는데 전시장 입구에 계단이 두세 개 있었습니다. 전시를 포기할 수 없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서울시립미술관이나 예술의전당 같은, 소위 나라에서 운영하는 규모 있는 전시장은 접근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자주 가곤 합니다. 더 좋은 건 늘 전시가 있다는 거죠. 별다른 정보 없이 가도 전시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날 점심시간 즈음 가니 근처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고 나오는 건지 인파가 많더라고요. 옛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는데(안 가본 지 몇 년) 지도 앱이 다른 길을 안내해서 길을 잃은 줄 알았습니다. 조금 헤매다 잘 찾아갔음을 알고 미술관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전시 중인 《끝없이 갈라지는 세계의 끝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아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저에게는 약간 공부(?) 같은 전시였습니다. 요즘 미술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어떤 매체를 쓰는지, 어떤 주제인지, 자꾸 분석하게 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종의 직업병(?) 같은 것입니다. 하핫 소위 말하는 MZ들의 작업도 보았는데 참 놀랍습니다. 회화 영역이 상상 이상으로 확장되어 있었으며 이곳에도 AI가 스며들고 있고 디지털화된 예술을 보면서 헛웃음도 나오기도 하고, 재밌기도, 신기하기도…. 너무 오랜만에 전시회에 와서 그런지 많은 영감도 받고 각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그림을 공부할 때부터 늘 의구심이 드는 한 가지가 있었는데, 서양이든 한국사이든 미술 사조에 왜 여성 작가는 없는 걸까? 물론 프라다 칼로 정도가 떠오르긴 하지만, 미술 사조를 통틀어보면 이름을 남기고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작가는 거의 남성입니다. 그런데 천경자를 비롯한 23인의 여성 작가 그림을 보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작가가 있었구나, 또 새롭게 공부가 되었네요. 천경자 작가야 서울시립미술관에 올 때마다 봐서 잘 알고는 있었지만, 그 외의 근대 여성 작가는 신선했습니다. 이분들의 그림은 한국 근대사를 품고 있고 여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먹먹하고 아픈 작품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무거운 주제가 많았습니다.
한참을 저의 작업과 교차하며 전시에 집중하면서 ‘매체와 주제에 고민이 많은 내게 좋은 각성이었다!’라고 생각하며 두어 시간의 관람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모든 전시가 무료이니 시간 나실 때 관람 추천합니다.

이성수

정말 꼼꼼하고 깊게 감상하셨네요.
  • 이목하 작가는 SNS, 아날로그 사진,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얻은 영감을 토대로 그림을 그리는데, 데생하듯 얇은 유채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특유의 기법을 사용해 평면에 깊이감을 더한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동시대 청춘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충돌, 더불어 겹겹의 레이어로 쌓인 색들이 자아내는 차분하고도 서늘한 기운은 사회에 표면화되지 못한 불안정한 감정들을 은유한다. (홈페이지 작품설명 발췌)

    이목하 〈눈물의 표면장력 05〉

  • 흑표범은 퍼포먼스와 영상, 회화 등을 통해 사회 곳곳에 내재한 소수자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작품을 지속해왔다. 〈Drawings of the MOTHERS〉는 작가가 2015년부터 2016년에 걸쳐 웹에서 수집한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림 속 어머니들은 웅크려 있거나 엎드려 있고, 아이들의 얼굴이 담긴 팻말을 들거나, 마이크를 들고 무언가를 호소하거나, 또 다른 인물과 포옹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에 등장한 다양한 인물들을 매개로 오늘날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또 다른 이들의 모습에 주목하면서, 이들이 느끼고 있는 상실감과 슬픔에 공감하고자 한다. (홈페이지 작품설명 발췌)

    흑표범 〈Drawings of the MOTHERS〉

강하림

가끔 회사에서 업무 대신 대학로 피치라이브러리에서 셰프님에게 요리를 배우는 기회를 주기도 하는데요, 8월 27일에는 또띠야 피자 만들기를 배웠어요. 매주 화요일에는 주거코치님을 만나는데, 같이 연극을 보기도 하고, 집에 오셔서 제가 혼자 하기 어려운 일들을 도와주시기도 합니다. 이날은 대학로로 와주셔서, 같이 연극을 보기로 했어요. 〈은밀한 연애〉는 주거코치님이 골라서 미리 예매해 주셨습니다. 제가 예전 연애 때문에 요즘 연애를 멀리하고 있는데, 생각을 좀 바꿔보라는 의미로 고르셨대요.
이 연극은 동거하면서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여자친구가 아버지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남자친구 몰래 휴학하고 술집에서 일하다가 결국 들키게 됩니다. 남자친구는 자신이 등록금을 내준 대학을 자기 모르게 휴학하고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친구에게 화를 내고 다퉜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재미있었어요. 주거코치님도 재미있다고 하셨어요. 여자친구가 ‘술집’에서 일하는 걸 싫어하는 것은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걱정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짧은 옷을 입기도 하고 나쁜 짓을 하는 술 취한 남자 손님들도 있으니까요. 주인공들이 월세, 학비, 생활비, 수술비까지 마련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찾고 일하는 모습이 성실해 보여서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3시 연극이었는데, 관람 후에는 근처에 있는 아르코미술관에서 무료 전시도 관람했습니다. 다양한 재료로 만든 항아리 여러 개가 있는 작품(신미경 〈화석화된 시간〉 연작)과, 말을 시키면 대답해주는 작품(노진아 〈히페리온의 속도〉)이 기억에 남았는데, 찾아보니 《집(ZIP)》이라는 전시였습니다. (*작품명도 검색으로 찾아봤습니다.-조력자)

해랑

주거코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강하림

집안일이 어렵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요. (*발달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지원인입니다. 주로 자립지원주택이나 자립지원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합니다.-조력자)

강하림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에서 9년째 일하고 있다. 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소속 인권강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장내 장애인인식개선교육 파트너강사, 장애인권교육 협업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과 영화 보기를 좋아한다.
17dagala@naver.com

서주현

그림 그리는 사람. 어려서는 핑크로 도배할 만큼 핑크색을 좋아하다 우연히 잡지에 실린 재미로 보는 운세(?) 같은 코너에서 내 행운의 색이 빨강이라는 글을 본 후부터 지금까지 내 소울 컬러는 빨강이다.
iamboil@nate.com

이성수

중도 저시력 시각장애인. 힘빼고 컴퍼니 대표. 연극, 글, 장애인식개선,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놀이하는 사람. 2023년 배리어컨셔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 2024년 모두의 연극 〈도깨비 안마원〉 작품에서 극작, 연출, 출연했다. 2024년 배리어프리 에세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를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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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5월의 연둣빛과 6월의 해질녘 서늘한 바람을 좋아한다. 지식이 조금 넓고 말이 많지만 깊이 들어가면 조용해진다. 2000년부터 장애인단체에서 일하다 보니 귀결은 유니버셜디자인! 지금은 대구대학교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물론 취향은 존중하지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30조(문화생활, 레크리에이션, 여가생활과 스포츠 참여)를 잊지 맙시다!
jiyoung.jung74@gmail.com

해랑

관심사가 많은 사람. 농인의 문화예술 향유권에 관심이 있으며 종종 접근성 자문, 모니터링을 한다. 아티스트, 공연 관계자, 관람객을 위해 「문자통역 신청 매뉴얼」을 제작·배포했다. 《2023 SPAF》, 《모두예술주간 2023》, 연극 〈이런 밤, 들 가운데서〉 등에서 접근성 자문을 했고, 2024년 재공연한 〈인정투쟁; 예술가 편〉에서는 접근성 창작진으로 함께했다.
deafjam66@gmail.com

사진 및 캡션 제공.필자
썸네일 작품.흑표범 〈Drawings of the M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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