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에 한참을 처박혀 있던
고개를 드시고 숨을 쉬세요
차 문을 열려고 하는데
손이 떨려서
문을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비유가 아닙니다
겪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요
그리고 겪어 봤으니
더 쉽게
이, 그, 저 풍경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겠지요
헤드라이트의 빛이 가리키는 쪽으로 걸어갑니다.
떨리는 손을
다른 손으로 움켜쥔 덕에 온몸이 떨리고
저기, 저 연기가 나는 저곳까지 그리 멀지가 않은 거 같은데
어디선가 나타나는 사람들,
아니, 나타난 게 아니라 원래 있었던 사람들인가
그 사람들 모두 나를 바라보고, 동네 사람들인가
찌그러진 보닛에서 연기 피어오르고
걸어 가면서 드는 생각은 단 한 문장뿐
아, 이 순간 내 인 정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순간이겠구나
누구의 세계가 먼저 멈췄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 고라니다. 다행이다.
눈과 마주칩니다. 뒤를 돌아봅니다.
아이와 어른 그리고 개 서 있습니다.
배우 백우람
배우 백우람을 소개하자면?
저는 <백우람> 배우입니다
저는 저의 말
저의 움직임으로 (연기)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물론 다른 배우들도 그렇게 하지만
제가 하면 저의 장애, 저의 말
저의 움직임이 나오는 것 같아요
연기한 희곡은 어떤 작품인가?
<로드킬 인 더 씨어터>라는 작품이고요
죽어가는 존재를
인간은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연기)했던 작품
(연기)했던 역할을 하고싶었어요
고라니라는 존재가 자기를 쳤을 때의 감각
보고 듣는 감각을 그냥 발화한다
그 장면이 너무 좋아서
영상으로 기록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나에게 무대란?
무서운 곳 같아요
설렘도 가지고 있는데
평가가 뒤따른 다는 그런 생각 때문에
더 좋은 무대
더 좋은 연기해야 된다는
그런 생각 때문에
자꾸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 같아서
“나에게 무대는 무서운 곳이다.”
⯎ 연기가 뭐라GO 시즌2 | 백우람 배우 편 ⯎
찌그러진 보닛에서 연기 피어오르고=33
- 구자혜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단 한편도 놓칠 수 없는 <연기가 뭐라GO> 시즌2 플레이 리스트◐
1편. 백우람 배우 | 찌그러진 보닛에서 연기 피어오르고
2편. 조우리 배우 | 또 늦겠네, 망했다
3편. 방대한 배우 | 모든 건 연극이 실패한 순간부터 시작됐어
(음성버전) 방대한 배우 | 모든 건 연극이 실패한 순간부터 시작됐어
4편. 차윤슬 배우 | 너는 그저 두려운 마음을 조심하라!
5편. 백지윤 배우 | 난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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