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떠드는 소리]
[학생들의 연신 떠드는 소리]
[덩~ 덩덕 쿵덕~ 장구 연주 시작]
♪ 아리라앙~ 아리라앙~ 아라아~리오 ♪
♪ 아리라앙 고오개를 넘~어간다 ♪
♪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
♪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
아이고 (지영) 급식 안 먹었어? [학생들의 웃음소리] - 왜 이 정도 소리밖에 안 나와 - (학생들) 조금밖에 안 먹었어요
(지영) 조금밖에 안 먹었어?
얘들아, 1학기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리'라는 옛날 길이 단위 말했던 거 기억나?
(학생들) 네 [교실 전화벨 울리는 소리] [학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연신 교실 전화벨 울리는 소리]
자자, 집중 그러면 가사에 나오는 십 리를 [문자 알림음]
(지영) 미터나 킬로미터로 나타낸다면 어느 정도의 거리일까? (학생1) 100미터! [저마다 대답하는 소리]
[휴대 전화 벨 소리] [학생들의 의아한 탄성]
(윤기) 혹시 '수업이 없습니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그 고음 부분 연습하고 있어 [학생들이 저마다 대답하는 소리] (지영) 특히 백송희!
입 크게 벌리고 자신있게 - 더 연습하고 있어 - (학생들) 네
(지영) 네, 어머니 [드르륵, 문 여닫는 소리]
네, 네 아, 네 아, 제가 지금 수업 중이라서요
네 화나시는 거 이해합니다
아, 제가 나중에 방과 후에 연락드릴게요
네 네, 네
[한숨]
[한숨] [크게 숨 들이켜는 소리]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 (지영) 미안, 미안
자,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볼까? 십 리는 몇 미터나 몇 킬로미터 정도일까? (학생2) 10미터!
(학생1) 아니야, 100미터 [학생들이 저마다 대답하는 소리]
[학생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송희의 '아리랑' 허밍 소리]
[드르륵, 문소리] (학생3) 어, 선생님? - (학생들) 아, 백송희네? - (학생4) 지각이야, 빨리 와
(학생5) 진짜 늦게 왔네, 지각이다 [낮게, 혼잣말로] (송희) '선생님 덕분에'
'천 리 길도...'
'한 걸음.. 부..'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 (교사) 자, 3반 (학생들) 네
저기, 너희 담임 선생님 (머뭇거리며) 어디 가셨으니까 - 지금 책 읽고 있어, 알았지? - (학생들) 네!
선생님이 한 바퀴 돌고 바로 올게, 알았지? - 조용히 하고 있어 - (학생들) 네! (교사) 여보세요
뭐라고?! [♪ 베토벤 운명, 웅장한 현악기 소리] (학생들) 뭐야, 뭐야? [학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 비장한 느낌의 음악 시작] (반장) 송희야, 너 어제 선생님이랑 고민 상담 했지 않아?
그때는 선생님 괜찮아 보이셨어? (송희) 음...
내가 고민 상담소에 쪽지 넣어 봤더니 먼저 상담해 주신다고 하셔서
그냥 무슨 일인지 말하고 위로해 주시고 꼭 안아 주시고 그랬는데...
(윤기) 잠시만! 너네 어제 9시 뉴스 봤어? 우리 아빠가 20대 여자 선생님이 학교에...
(학생6) 야 야 야, 박윤기 그거 우리 엄마가 시장에서 들었다는데 그거 우리 동네래
설마.. 우리 담임 쌤 아니겠지? (학생7) 야, 야, 어제 토파즈 쪽에 방송국 차 왔었대
혹시 그거 아니야? (반장) 야야, 그런 무서운 이야기 하지 말고 조용조용
어차피 금요일에 9월 학급 회의 하기로 했었으니까 조금 당겨서 지금 해 버리자
[♪ 고조되는 음악] 그럼 지금부터 9월 학급 회의를 시작할게
(명재/퉁명스럽게) 야, 반장 선생님을 꼭 찾으러 가야 되냐? 내일 오시겠지
(송희) 야, 주명재 초 치지 마, 제발 그럼 찬반 투표해 볼까?
(송희) 그러면 선생님 찾으러 가자는 사람만 [♪ 흥미로운 음악으로 전환] 찾으러 가는 건 어때? [♪흥겨운 리듬악기 소리] 시간이 별로 없어
그럼 일단은 송희 한 명 [탁탁, 칠판에 글씨 적는 소리] (송희) 반장 너는?
같이 선생님 찾으러 가자 나도 정말정말 선생님 찾고 싶은데
내가 없으면 반을 책임질 사람이 없잖아 선생님이 실망하실 것 같아
우리 엄마 아빠도 그렇고... (윤기) 이런 이런 내가 나서야 할 때인가? 나 탐정 박윤기!
꼬마탐정단의 어벤져스를 자처한다! [띠요옹, 스프링 소리]
(반장) 그럼 송희하고 윤기 두 명 [탁탁, 칠판에 글씨 적는 소리] 그리고 나...
나도 갈게 내가 직접 선생님 찾아봐야겠어 (반장) 부반장아! 반을 잘 부탁해
너는 조금 모자르지만.. 책임감 있는 친구야..!
세 명으로 되겠어?! 텔레파시 가위바위보로 더 뽑자 (함께) 텔레파시 가위바위...
(반장) 부반장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선생님을 찾을 건지가 중요한 거잖아
(송희) 자자, 그러면 선생님 어디서부터 찾아볼까? [♪ 똑딱똑딱, 시계 소리]
(윤기) 범인은 이 안에 있어! 등잔 밑이 어두운 법 선생님은 의외로 가까이 있을지도 몰라!
일단 학교 안부터 수사하지, 흠 아, 반장!
우리 안전 교육 시간 때 만든 화재 대피도 있잖아! (윤기) 아하! [딱!, 윤기의 손가락 튕기는 소리]
[♪ 휘리릭, 종이 펼치는 소리] [♪ 미스터리한 음악]
(송희) 여기 [학생들의 상의하는 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효과음] (윤기) 어? (함께) 여기다! [땡, 종 울리는 효과음] [♪ 미스터리한 음악, 계속]
(윤기) 아, 마라탕! 마라탕! 월요일인데 마라탕이 나오다니
(웃으며) 두 그릇 먹어야지 근데 선생님 마라탕 좋아하신다고 했는데
왜 안 오셔 가지고... (반장/한숨 쉬며) 야, 박윤기 빨리 와, 진짜 헤헤, 마라탕!
엇, 거기 너네, 꼼짝 마라탕! [장난스러운 웃음소리]
(송희) 아, 진짜 (윤기) 아야! (반장) 박윤기, 뛰어! 뛰어, 빨리
[반장의 가쁜 숨소리]
(송희) 야, 박윤기! 너 때문에 선생님도 못 찾고 걸릴 뻔했잖아 (반장/헐떡이며) 우리 교장 쌤, 호랑이 쌤인 거 몰라?
간 떨어질 뻔했네 (송희) 선생님 힘드실 때
보건실 침대에서 쉬신다고 하셨어 여기 계셨으면 좋겠다
(윤기) 여기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수사 시작!
[송희의 한숨] [부스럭, 잡는 소리]
[탁, 내려놓는 소리] [윤기의 옅은 탄성]
(윤기/놀라며) 어? 헤헷 [윤기의 장난스러운 탄성] 으음~
[윤기의 웃음] 어~ 간식! 꼬르륵.. '배터리 부족, 배터리 부족'
'지금 당장 먹는다, 실시' - (윤기) '아' - (반장, 송희) 야, 내려놔 (윤기) 아아! 살려 달라 닝겐! 살려 달라 닝겐!
- (반장) 야! - (송희) 야, 이거 놔 - (반장) 이제 진짜 수사 시작! - (송희) 내려놔
[탁, 내려놓는 소리]
(윤기) 어? 그거 밤식빵 봉지 아냐?
(반장) 어? 여기 립스틱 자국도 있다 이거 선생님이 쓰시는 맥 칠리 색깔 같은데?
(송희) 반장, 너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반장) 아, 이거 그.. 우리 엄마랑 같은... (명재) 쌤! [학생들의 비명]
[학생들의 놀라는 소리] (명재) 뭐야, 너희 왜... 야 야! 잠시만!
[명재의 깊게 숨 내뱉는 소리] (반장) 아니, 근데 주명재?! 네가 왜 여기서 나와
(명재/당황하며) 보건실에 왜 오냐니? 아.. 아파서 오지! (반장) 아닌 것 같은데~ 우리 명재, 은근히 선생님 걱정된 것 같은데~?
(윤기) 명재 너~ 알고 보니 따뜻한 가슴을 가진 닝겐이었냐고! (명재) 치, 그런 거 아니라고 나 간다
명재 너어~ 내 동료가 돼라~ (명재) 동료? 뭔 소리야
씨, 그리고 어디서 애교야 우웩, 저리 치워!
야, 하나 더
[아이들의 속닥거리는 소리] (명재) 야, 진짜 뭐 하냐? 어차피 잘 안 보여, 안에서
(명재/속삭이며) 야, 교감 선생님 통화 받고 계신다 어떻게 할 거냐? 표정 엄청 심각하신데
[아이들의 연신 속닥거리는 소리]
앙녕하~쎄요 김지영 씨 찾으러 왔어염 (학생들) 윤기야, 예의존중
[교감의 통화하는 소리, 계속] 아유, 그, 안녕하세요 교감 선생님 저 그, 5학년 3반 학생들인데요
저.. 그, 오늘 선생님이 왜 안 나오셨는지 어떻게 되신 건지 궁금해서요
[달칵, 수화기 놓는 소리] (교감) 뭐라고? 5학년 3반? 아유, 말도 마라
아이, 이제는 애들까지 이제 난리네? 너희 담임 선생님
아무 탈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지? - (송희) 아, 네, 죄.. 죄송합니다 - (교감) 응
(송희) 가.. 감사합니다! [송희의 한숨] (반장) 송희야, 어떻게 됐어?
(명재) 범인은 이 안에! 없던 거지 우리 아빠가 경찰인데 사람 사라지면 실종 신고부터 하라고 하셨어
(송희) 그래 도저히 학교는 못 믿겠어 우리 그럼.. 나가.. 볼까?
[띵동댕동, 쉬는시간 종소리]
[♪ 긴장되는 음악]
(윤기) 어, 저기 지킴이 선생님 졸고 계신다 (송희) 야, 야
진짜 졸고 계신 거 맞아? 핸드폰 하고 계신 것 같은데?
(반장) 얘들아,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나 못 하겠어 (송희) 야 반장,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도망치면 어떡해 뭐가 그렇게 두려워? 엄마?
아니면 반장의 이미지? (명재/궁시렁대며) 난 밀린 학원 숙제가 더 무섭다
(송희) 선생님이 '시작이 반'이라고 하셨잖아 일단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저질러 보라고
(명재) 그래, 선생님도 눈치 보고 사니까 후회로 인생이 까득~했다고 '도망치지 말고, 저스트 두 잇!' 하셨잖아
크~ 이 말은 멋져서 기억하고도 있음 그래, 일단 뭐 '저스트 두 잇'
해 보자 렛츠 고!
(반장) 얘들아.. 우리 괜찮겠지? 계획도 하나 못 세웠잖아 (송희) 아니야 우리 큰 계획은 다 세웠어
음...
'첫째, 선생님 찾기 탐정단 꾸리기' 성공 '둘째, 파출소 가서 선생님 실종 신고하기'
이제 할 거고 '셋째, 이 주변 돌아다니면서 선생님 찾아보기'
(반장) 그게 계획이라고? 아, 나 계획 대충 세우면 불안한데.. (명재) 야, 야! 일단 뭐 '저스트 두 잇' 해 보자!
(윤기) '저스트 두 잇!' 가자 (명재) 가자 (반장) 잠깐만!
나 너무 떨리는데 누가 먼저 들어갈 거고 뭐라고 말할 건데? (명재) 야 야! 여유를 가져
릴렉~스 야! 모여 봐 파출소는 아마 경찰서랑 조금은 다르지만
안에 한두 명 정도 계실 거야 실종 신고는 아마 가족만 될 텐데..
누가, 우리 쌤 가족 할래? (송희) 나! 내가 딸... 이라고 하기에는 선생님이 너무 젊으신데
- (윤기) 흠... - (송희) 아니면은 조카? (명재) 조카는 실종 신고 못 하는데 너 그리고 선생님이랑 하나도 안 닮았는데
뭐, 어쩔 수 없으니까 다리 밑에서 주워 온 딸로 하자 (반장/극적인 말투로) '송희, 선생님 딸이에요'
[명재와 윤기의 놀라는 소리]
(윤기) 어, 어쨌든 그러면은 내가 먼저 들어가서 시끄럽게 교란 작전 하는 동안
송희가 실종 신고를 하는 거지 [♪ 흥미진진한 음악] 그럼 좀 덜 닮아도 봐주시지 않을까? (윤기) 야, 저분 마동석 느낌인데?
우리 동네에 무슨 일 일어났나? (명재) 저런 경우는 보통 시비 붙어서 오는 것도 많은데
그렇게 큰일은 아니야 (윤기) 어어억! 일어나셨는데? 이거 경찰관 아저씨...
(명재) 야야 야야 야야 가만히 있어 괜히 들어갔다가 우리 거짓말만 들켜
[♪ 고조되는 음악] (윤기/화들짝 놀라며) 우리 보신 것 같은데?!! 어떡해! - (명재) 야, 야, 야 - (윤기) 어떡해!
(명재) 일단 밑으로 숙여 기어가자! (윤기) 오케이 [윤기의 힘주는 소리] [띵띵띵띵띵, 익살스러운 종소리]
- (경찰) 어, 무슨 일이야? - (명재) 어! (윤기 ) 어, 어, 충성! - 경찰관님, 안녕하십니까! - (경찰) 충성
제 이름은 박윤기, 탐정이죠 김지영 씨 찾으러 왔습... [명재의 만류하는 소리] - (명재) 경찰관님, 잠시만요 - (경찰) 어어
(명재) 야야, 백송희 일로 와 봐, 일로 와 봐 와 봐, 와 봐 (명재) 야야, 백송희 너네 엄마 실종됐다며?
니, 니가 말해 봐 (송희) 아, 저, 그... 저희 엄마께서 아침에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지셔 갖고요 [경찰의 찍찍이 떼는 소리] - (경찰) 아침에? - (송희) 네 (경찰) 어, 엄마한테 전화는 해 봤어?
(송희) 아, 아니요 (경찰) 음, 전화를 안 받으셔? (송희) 아, 네.. (경찰) 음, 엄마 이름이랑 전화번호 알려줄 수 있어?
(송희) 그, 저희 어머니께서 핸드폰을 잃어버리셔 갖고 - (경찰) 음, 그래? - (반장) 맞아요
(경찰) 그러면 아버지는 알고 계시고? - (명재) 아버지는 - (윤기) 아, 아버지는 미국 갔... (명재) 해외로 출장 갔어요
- (명재) 미국에 갔어요 - (윤기) 해외에, 해외에 (경찰) 아, 해외에 가셨다고? [학생들이 저마다 대답하는 소리] (경찰) 너네들 학교 어디야?
[학생들의 머뭇거리는 소리] - (명재) 보, 봉일... - (송희) 그냥 - (반장) 저기 어디요 - (명재) 저기 멀리 있어요
(경찰) 알겠어, 알겠어, 일단은 [명재의 호응] 경찰 아저씨가 좀 알아볼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학생들) 네!
(반장) 아, 뭐야, 이거 [저마다 궁시렁거리는 소리] (반장) 아니야, 도망을 가야 돼
지금이 기회라고 (윤기) 아니, 도망가려면 마라탕을 먹어야지 내가... (명재) 야 얘들아, 우리 아빠가, 어?!
파주 경찰서에서, 어?! - 일하는 사람이야! - (송희) 아니, 아니 일단은 말한 게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보고...
[저마다 요란하게 말하는 소리] (반장) 도망을 가야지, 진짜 (윤기) 기다리려면 뭔가를 먹어야지
[뛰어오는 발소리] - (경찰) 어 - 경찰관님 (송희/큰소리로) 저희 선생님 찾을 수 있는 건가요?! (경찰) 어, 선생님? [뛰어오는 발소리]
어, 엄마가 사라지셨다면서 (송희/짜증내며) 아, 그거나 그거나 상관없잖아요!
그래서 저희 선생님 살아 계신 거 맞죠? (경찰) 아니, 그건 일단 경찰관 아저씨한테 거짓말하면 안 돼
엄마가 사라진 거야 선생님이 사라진 거야? (명재) 야, 백송희! 다 왔는데 왜 거기서 선생님이라고 하냐고!
[명재의 탄식] - (송희) 몰라 - (윤기) 얘들아, 괜찮아 - 아직 우리에겐 필살기가 있어 - (명재) 어?
(윤기) 바로 그건, 도망치는 거야 도망쳐! [학생들의 비명] (경찰/당황하며) 너네들... [멀어지는 학생들의 웃음소리] [호루룩, 호루라기 소리]
[♪ 쿵쿵쿵, 긴장감 넘치는 음악] (반장/비명지르며) 어떡해! (윤기) 날...
(윤기) 버리지 마! (명재) 안 돼!
[고조되는 음악] [겁먹은 소리] [비명] [쿵, 묵직한 효과음]
[발소리]
[멀어지는 학생들의 발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명재/멀리서) 야, 백송희! (반장) 야, 백송희! 어디 갔어, 얘 (윤기) 야! 야!
(명재) 백송희, 빨리 와! - (반장) 어, 뭐야? - (명재) 뭐야? [딩동댕동, 하교 종소리]
(송희) 얘들아 우리 써클 대형으로 앉아서 이야기해 볼까?
(명재/짜증내며) 그냥 이대로 해 하, 나 학원 가야 되는데 언제까지 할 거임?
(송희) 얘들아, 지금이 기회야 아까는 수업 시간이라서 우리가 뭘 해도 잘못이지만
지금은 수업이 끝났잖아 그러니까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찾아보자
(송희) 아... 그리고 이거 아까 잠깐 옆길 봤을 때 떨어져 있던 건데
선생님이 밤식빵이 최애라고 하셨잖아 이거 봐 밤 박힌 거 보여?
밤식빵이야 선생님이 뭔가 여기라고 알려 주시는 것 같았어
(명재/비아냥대며) 야, 백송희 단단히 미쳤구나? 선생님이랑 '나 잡아 봐~라' 놀이하는 거냐?
됐어, 나 학원이나 갈래 (윤기) 어이, 어이 숙녀가 이야기를 하는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그건!
그것은 결례라고 싯 다운 플리즈~ (명재) 아, 진짜 그래, 이 주명재 님이 너네 장단 함 맞춘다
그래서 뭐? (송희) 해 지기 전까지만이라도 좀 더 찾아보자 선생님이 저번에 월수금 스타디움에서...
(반장) 얘들아, 쉿! (반장/복화술로) 밖에 교감 선생님 계셔 (반장/복화술로) 태연하게.. 아무렇지 않는 척해..
(송희/다급하게) 일단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나중에... (윤기/다급하게) 암호 정해, 암호! '해질녘 왕밤빵'! 왕 밤빵, 왕 밤식빵!
(교감) 너희 아까 경찰서에서 전화 온 애들 맞지? 내가 아까 시간이 없어서 혼을 못 냈는데
지금 또 뭐 하는 거니? 따라 와 봐!
[전화벨 소리] [달칵, 수화기 드는 소리] (교감) 네네, 네 네, 맞습니다
네, 네, 별일 없습니다 네, 네 [달그락, 수화기 놓는 소리] [교감의 깊은 한숨]
(교감) 너희 오전에 여기 와서 담임 선생님 찾던 애들 맞지?
[교감의 힘겨운 탄성] 오늘 하루 참 길다 너희 부모님 번호 불러 봐
(반장/애원하며) 교, 교감 선생님 저, 부모님한테만 말씀 안 드리면 안 될까요? 저 진짜 혼난단 말이에요..
(교감) 너 3반 반장 맞지? 반장이 이런 일에 껴? 반장이 주도한 거야?
(당황하며) 아니 쟤.. 쟤가 선생님 찾으러 가자고 그래서 저는 반에 있으려고 했어요
(송희) 아, 야, 반장 너 진짜.. [송희, 옅은 한숨] [똑똑똑, 노크 소리] (교감) 네, 들어오세요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 - (교감) 안녕하세요? - (윤기 모) 안녕하세요 - (교감) 윤기 어머니? - (윤기 모) 네
윤기 좀 데려가겠습니다 (교감) 네, 네 데려가시면 되겠습니다 (윤기 모/이를 악물며) 빨리 가자 (윤기) 얘들아 '해질녘 왕밤빵'!
'왕밤빵'은 정문 빵집이 가장 맛있어! (함께) '왕밤빵'! [쾅! 문 닫히는 소리] (윤기)왕 밤빵 먹고 싶었는데!
(윤기/울부짖으며)크루아상이랑! 소금빵, 초코쿠키!
고로케까지 다 먹고 싶었는데! [윤기의 울먹이는 소리] (송희) 야, 박윤기 네가 왜 여기 있어? [윤기의 놀라는 소리]
(윤기) 너, 너는 왜 여기 있어? (송희) 나는 그냥...
(명재) 아~ 빵 먹.. [윤기와 명재의 놀라는 소리] (윤기) 뭐야? - 너, 너 왜 여기 있어? - (명재) 너...
(명재/당황하며) 나 빵 먹으러 왔지, 너는? (송희) 뭐야? 텔레파시, 이게 통하네
(명재) 아이, 뭐야? 텔레파시가... (반장) 야, 너희... [명재의 놀란 탄성] (반장) 뭐야?
(명재) 너, 넌 왜 왔어? (윤기) 너, 넌 왜 여기 왔어?
(반장) 아, 난 그냥 뭔가 끌려서..? (송희/단호한 목소리) 모여 봐
(송희) 우리가 이렇게 좀.. 말도 안 되는 암호로 모인 건 뭔가 있는 것 같애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눈 따악 감고 나 한 번만 따라 해 줄래?
[♪ 캐스터네츠, 타악기 합주] 얘들아 지금부터 살짝 주술 의식 같은 걸 할 거야
촬영 팀이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돼지머리로 고사를 지내는 것처럼 [♪ 묵직한 베이스] 우리는 이걸로 할 거야
(송희/힘 있게) 자 다들, 밤식빵에 있는 밤을 떼거라! (아이들/힘차게) 네에!
자 이제, 입에 넣고 한 번에 삼킨다, 실시! (아이들) 실시!
사랑의 힘을 모으고.. 모아서.. [♪ 신비로운 효과음] (다함께/점점 크게) 텔레파시 가위바위보!
(송희) 어? - (명재) 안 보여 - (윤기) 밤식빵 냄새 나는데?
(윤기) 어디? (명재) 왜 뛰는 건데? 잠깐만!
(송희) 혹시.. 김지영 선생님? 너네 여기 어떻게 왔어?
- (윤기) 맞나 보다 - (명재) 어, 맞다 -(반장) 선생님! -(송희) 진짜 선생님 걱정했잖아요
(지영) 야, 너네 여기까지 왜 왔어?
응? 왜 왔어, 여기 [반장의 웃음소리] [윤기의 탄성] (윤기/장난스럽게) 선생님 옷이 짜장면 색이에요
맛있게 생겼다 (반장) 야, 윤기야 짜장면이 뭐야, 완전 까마.. 까마귀? 오? 오 아니에요, 아니에요
(명재/수줍게) 선생님, 선생님은 올 블랙도 잘 어울리시네요 - (지영) 잘 어울려? - (명재) 네 (지영) 일로와
[함께 웃는 소리] (지영) 어떻게 찾아왔어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고 (명재와 반장) 텔레파시를... - (윤기) 삘~이 왔습니다, 하! - (지영/웃으며) 삘이 왔었어?
[아이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얘들아 안녕~ (아이들) 안녕하세요, 선생님! (윤기) 저희, 저희를 위해 치킨 사 오셨죠?
(아이들) 보고싶었잖아요~ 그동안 잘 있었어? (아이들/큰소리로) 네에에에!!
늦었으니까 1교시 준비해~ (아이들) 네에..
[의자 부딪히는 소리] [학생들의 놀란 숨소리] [학생8의 콜록거리는 소리] (아이들/작은 목소리로) 왜 저래?
[아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 ♪ 아리라앙~ 아리라앙~ 아라아~리오 ♪
(송희) ♪ 아리라앙 고오개를 넘~어간다 ♪
♪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
♪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 [아이들의 장단 맞추는 소리]
[아이들의 박수와 함성]
(윤기) 앵콜 앵콜! [♪ 감동적인 음악]
[아이들의 박수와 함성, 계속]
[♪ 고조되는 관악기 연주] [♪ 경쾌한 음악, 계속]
- (스태프1) 롤링 - (스태프2) 오디오 [♪ 차분한 피아노 반주, 시작] (스태프3) 77번 13의 1의 1
(감독) 레디 - (아이들) ♪ 꿈꾸지 않으면 ♪ - (감독) 액션! - (아이들) ♪ 사는 게 아니라고 ♪ - (함께) 다시, 가위바위보!
- (아이들) ♪ 별 헤는 맘으로 ♪ - (감독) 컷, 오케이 (아이들) ♪ 없는 길 가려네 ♪
♪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
♪ 설레는 마음으로 ♪ ♪ 낯선 길 가려 하네 ♪
♪ 아름다운 꿈 꾸며 사랑하는 우리 ♪
♪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
♪ 누구도 꿈꾸지 못한 ♪ ♪ 우리들의 세상 ♪
- ♪ 만들어가네 ♪ - (스태프1) 카메라 렌즈 보고!
- (아이들) ♪ 배운다는 건 ♪ - (스태프4) 하나 둘 셋 (아이들) ♪ 꿈을 꾸는 것 ♪ [저마다 '김치' 외치는 소리]
♪ 가르친다는 건 ♪ [저마다 '파이팅' 외치는 소리] ♪ 희망을 노래하는 것 ♪ -(학생8) 천만 관객 드가자~
♪ 우린 알고 있네 ♪ -(윤기) 김치 치즈 김치~ ♪ 우린 알고 있네 ♪ -(감독) 밤식빵 와앙~하는 포즈!
♪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 ♪ 희망을 노래하는 것 ♪
(감독) 마지막으로 정말 환하게 한번 웃어 보자 - 환하게! - (학생들) 환하게 (감독) 하나, 둘, 셋 하하하하하하!
(아이들) 하하하하하하하 [함께 웃는 소리] [박수 소리]
(학생9) 아유, 퇴근이다
[아이들의 박수와 함성]
이 영화는 음성해설과 배리어프리 자막을 넣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입니다.
[2023.09.04. 송희의 일기]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금요일까지 같이 아리랑을 부르던 선생님이, 월요일에 갑자기 사라졌다. 이대로는 안 돼. 나는 불쑥 용기가 솟아올라 핑키반의 꼬마 탐정단을 꾸리고, 사랑하는 선생님을 찾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1단계, 2단계, 3단계 저스트 두 잇! 하지만 어른들과 현실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선생님을 꼭 찾아야 해. 우리는 사랑의 힘을 모으고 모아서 해질녘의 텔레파시 의식을 진행했다.
"텔레..파시.. 가위, 바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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