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광장
2022년 시작한 이음리뷰클럽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멤버들이 창작자, 관계자, 관객으로 참여한 공연, 전시, 행사의 감상과 후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올해 새롭게 모인 다섯 멤버 역시 예술의 미학부터 완성도, 접근성 이슈까지, 장애 당사자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눕니다.
1월의 리뷰▶ 축제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 연극 〈아들에게(부제: 미옥, 앨리스 현)〉 | 연극 〈극장 지평좌표계에 귀신을 고정시키는 방법〉 | 뮤지컬 〈2024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 한국어버전〉 | 전시 《무수히 안녕》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 | 전시 《구본창의 항해》 |
김은설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Unfold X)’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작업 때문에 융복합 기술에 관심이 생겼고 주변 작가들이 미디어 작업을 다양하게 해왔던 참에 실물이 궁금해서 들렸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융복합 기술이 적용된 미디어 작업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작업하다 보면 구현하기에 어려웠던 것들이 융복합 기술 통해 잘 구현되는 것 같아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전시장에 들어가서 보니 화면 앞에 서면 저의 신체가 스캔되는 작품, 철로 된 판을 여러 개 겹친 상태에서 진동을 주면 천둥소리처럼 들리는 작품, 전시 공간을 낯설게 만든 빔프로젝션 작품, AI 기술을 활용해서 쇼를 보여주는 작품, 원룸 방을 본떠서 스토리를 만든 VR 작품 등 다양하게 되어있어서 재미있었어요.
그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상희 작가님의 〈원룸바벨〉입니다. 원룸을 소재로 가상세계를 만들어서 참여자들이 VR 게임플레이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하는데요. 아무것도 없던 세상에서 점프하면 원룸으로 들어가 탐험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해요. 그때마다 다양한 원룸에 들어가 볼 수 있었어요. 원룸들이 선명하지 않고 덩어리진 채 뭉개져 있지만 각자 살아온 방식이 잘 보였어요. VR로 남의 원룸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생생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고, 원룸에 살면서 느꼈던 감정과 기억을 하나씩 둘러보면서 원룸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저도 대학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본가에 나와 자취했었던 터라 공감이 갔고, 이렇게 상상으로 접근해서 바라볼 수 있었구나 하고 재밌게 봤습니다.
이 작품이 일반 버전과 배리어프리 버전 두 가지가 있더라고요. 반가웠습니다. 일반 버전에는 한글자막이 나오는데, 배리어프리 버전은 휠체어 타는 분을 위해 앉아 있는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음성해설도 나온다고 해요.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고려해서 작업한 거라 좋았어요. 저는 좀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면 뭐가 나올지 궁금해서 일반 버전을 선택해서 봤었는데, 배리어프리 버전도 경험해 봤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야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느꼈을 텐데, 예약제라 일반 버전만 체험해 아쉬운 마음이 계속 남네요. 그래도 예전에는 관심이 없어서 별생각 없이 관람했었다면 지금은 관심 갖고 여러 신기술을 접하면서 관람하니 다르게 보였고 창작에도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장근영
하와이에서 태어난 앨리스 현(한국 이름 현미옥)은 실존했던 독립운동가, 사회주의 운동가라고 합니다.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극은 1953년 현미옥이 북한 요원에 의해 바다에 던져진 뒤, 알 수 없는 공간에서 다시 깨어나면서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박 기자에게 자신의 일대기를 인터뷰 방식으로 이야기하며 진행되었습니다. 170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릴 만큼 공연이 무척 재미있었어요. 라이브로 연주되는 드럼 소리도 멋졌고요. 극에서 현미옥이 전하는 자신의 모든 이야기는 아들 웰링턴에게 갖고 있는 미안함, 그 미안함을 어떻게 용서받아야 할지 모르는 변명처럼 들렸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은 무척이나 외롭게 느껴졌습니다.
시각장애인 접근성은 속삭임(위스퍼링) 서비스가 제공되었습니다. 속삭임 서비스가 옆 사람의 관람을 방해할 수 있기에 이 서비스를 원하는 관객은 극장 2층에서 관람하게 되어있었어요. 제가 공연 본 날은 속삭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객이 저뿐이었어요. 그래서 극장 2층에서 속삭임 서비스 해주는 접근성 매니저님과 둘이서 공연을 봤어요. 옆에 다른 관객이 전혀 없으니까 눈치 안 보여서 좋긴 하더라고요.
극은 대사가 많은 편이라 공연 중간중간 해설을 해줄 틈이 별로 없었어요. 그렇기에 공연 시작 전과 쉬는 시간에 접근성 매니저님이 무대, 영상 등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꼼꼼히 설명해 주신 접근성 매니저님에게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뭐랄까… 무척 조심스럽지만, 공연과 전시를 즐기는 시각장애인 관객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꼭 있어요.
이번 연극에는 폐쇄형 문자 서비스를 보는 청각장애인 관객, 속삭임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각장애인 관객, 휠체어 이용 관객에게 지정석이 제공되었어요. 그렇게 지정석이 제공되는 이유나 현실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그 지정석이 ‘장애가 있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비장애인 관객’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난달 다른 극장에서 본 한 연극도 단 3일의 배리어프리 관람일에 ‘장애인 우선 예약석’이라는 이름으로 배리어프리 존이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배리어프리 공연일부터 배리어프리 존까지. 물론 이 모든 것이 장애인 관객을 위해 마음 써준 서비스라는 것은 충분히 압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특별함이 더욱더 나를 분리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애를 더 부각한다며 ‘배리어프리’라는 단어 대신 ‘접근성’이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분들에게, 단어만 바뀐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이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말하면 호의를 베풀었더니 권리인 줄 아는 배은망덕한 관객인 걸까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문화예술의 배리어프리, 접근성에 대해 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극장, 좋은 공연을 보고 나면 ‘이 좋은 극장에서 펼쳐지는 좋은 공연을 좀 더 자유롭고 편하게 즐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저만은 아니겠지요.
장근영
신촌극장에서 연극 〈극장 지평좌표계에 귀신을 고정시키는 방법〉을 보고 왔습니다. 전날 밤에 잠을 설쳐서 그날 좀 피곤했어요. 그래서 공연 보다가 졸면 어쩌나 하고 있었는데, 웬걸요. 극이 시작하자 객석 사이에서 해설자 역할의 배우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무대에는 문자통역이 이루어지는 화면이 있었고요. 해설자는 극에서 전하는 대사들이 화면에 어떻게 문자로 전달될 것인지 또박또박, 또는 느리게 말하면서 안내했어요. 저는 그 장면이 너무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그 순간 잠이 확! 달아나 버렸어요. 문자통역이 되는 화면은 안보이지만, 해설자가 발화하는 말과 그 말이 보여주는 문자가 마치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문자통역과 음성해설이 이렇게 조화를 이루는 느낌을 줄 수 있구나 싶었어요. 귀로 감상하는 저는 그렇게 느껴졌어요.
대사, 음성해설, 문자통역, 음향, 조명, 안개 분사기, 그리고 건물 밖에서 지나가는 경의선 기차 소리까지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녹여져 공연은 제 마음을 몽실몽실하게 만들어버렸어요. ^^
공연의 감성도 너무 좋았습니다. 대사가 너무너무 좋더라고요. 좀 어렵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지만, 그 대사를 써 내려간 이의 마음이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제 마음에 잔잔히 밀려왔어요.
이승규
뮤지컬을 좋아하면서도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 〈맘마미아〉 같은 작품을 아직 보지 못했다. 올해는 그중 한두 편이라도 봐야겠단 다짐을 하며… 우선 〈노트르담 드 파리〉로 그 서막을 열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번엔 작품 리뷰보다 내가 느낀 점들을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매우 불편했던 점이 바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접근성 부분이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살펴보았다. 대극장 입구의 오른쪽 계단을 내려가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은 변함없었다. 그마저도 리프트를 이용해야 하고 짧은 인터미션 시간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을 생각하면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 반대편인 대극장 왼쪽은 리모델링을 했는지 다행히 여자 화장실이 있고, 그 안쪽으로 장애인 화장실도 있는 듯 보였다. 주변에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두 칸 정도의 폭이 넓은 단을 내려가면 남자 화장실로 갈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단의 옆에는 경사로도 설치되어 있었다. 드디어 세종문화회관에서 휠체어 사용자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계단의 끝부분이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특히 시각장애인은 위험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또 관심 있게 본 것은 공연에서의 배리어프리였다. 시각장애인임을 밝히고 좌석 안내를 요청하니 그 부분은 즉시 해결되었지만,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이나 수어통역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배리어프리 회차가 따로 있는지 궁금해지는 시점이었다. 관람료가 10만 원을 훌쩍 넘는 대형 뮤지컬을 기획하면서 챙겨야 할 부분이 아닌지 생각이 든다. 이음리뷰클럽의 이런 활동과 메시지가 공연 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열심히 끄적여본다.
김라현
이번 달에는 창원에 있는 경남도립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전시 제목에 끌렸기 때문입니다. 기획전시 《무수히 안녕》의 소개 글에는 ‘누군가의 안녕을 바라는 염원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이면서 동시에 더없이 원초적인 마음과 행위를 주목한다’라고 쓰여있습니다. 이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빛을 잃어가는 온갖 신앙을 나타내는 석상들이 뒤섞여 비현실적인 만화처럼 늘어서 있는 〈스톤마켓〉, 로댕의 〈칼레의 시민〉을 동학농민운동과 연결해 만민의 평등함을 외치다 효수당한 교주들을 형상화한 〈( )시의 시민〉, 전쟁과 분단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영상으로 담아낸 〈이별의 공동체〉 등 인상적인 작품이 많았어요. 거의 모든 작품이 고통받고 사라지는 모든 것에 안녕을 염원하고 있어 아프면서도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수히 안녕》을 관람하고 길고 완만한 경사로를 걸어 올라 2층으로 가니(엘리베이터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무수히 안녕》보다 직관적으로 주제를 알 수 있었는데, 낯익은 고전작품부터 잘 모르는 현대작품까지 수많은 작품 속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명 한 명 사랑스럽고 애틋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과 표정을 보고 있자니 1층에서 보고 온 전시가 겹쳐지며 이들의 안녕을 빌게 되더군요.
그간 이음리뷰클럽의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의 안녕을 빕니다. 여러분의 삶 안에서 주인공이 되어 존중받으며 살길, 그리고 다양한 존재들이 모두 차별이나 고통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요.
김지수
1월에는 공연을 찾는 것도, 보는 것도 쉬는 달로 지내보고자 했다. 되도록 약속을 정하지 않았고, 집과 가게만을 오가며 지내다가 오랜만에 포근한 날씨에 서점으로 가던 길을 조금 둘러 가려고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는데, 결국 전시에 묶여 서점은 가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의 휠체어 바퀴를 메어 둔 곳은 《구본창의 항해》였다.
《구본창의 항해》는 사진작가 구본창의 모든 궤적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어린 시절 집에 걸려 있던 달력, 아버지가 해외 출장 때 사 온 수집품들부터 십대 시절의 자화상 사진, 그리고 해외 유학 시절 그의 시선이 담긴 사진들과 자기 내면에서 외부로, 가족으로부터 자연으로 사회로, 작가의 수많은 변화 과정이 사진과 기사, 서신으로 전시장 1, 2층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루가 걸려도 모자랄 만큼 작품이 많았다. 처음에는 전시에 대한 안내 글도 꼼꼼히 읽다가, 점점 글은 안 읽고 사진을 보았다. 그러다 마지막쯤에는 막연히 느낌이 좋은 작품에 잠시 머무르다가 휙 지나가기도 했음에도 체력적으로 몹시 피곤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한 예술가의 50여 년이 넘는 삶을 보고, 읽고, 느끼는 전시였으니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감각이었다.
쉬지 않고 평생 작품 활동을 해온 예술가로서의 존경과 부러움이 컸고, 극단에서 강희철 배우님의 추모 전시를 준비하면서 담아내지 못한 숱한 삶의 순간과 이야기들이 더욱 아쉽고 미안했다.
이음리뷰클럽 활동에 관한
못다 한 이야기
김라현
작년에 이음리뷰클럽을 만난 건 제게 운명 같은 일이었습니다. 몇 년 동안 우울증에 시달려 아무 의욕도 없이 살다가 조금씩 살아나 ‘올해는 예전처럼 문화예술공연이나 전시도 잘 챙겨보자’ 마음먹었던 때에 이음리뷰클럽 활동을 하게 되어 바쁜 와중에 게을러지지 않고 챙겨볼 수 있었거든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제가 본 작품들이 대부분 해설이 없으면 이해하기에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휠체어 접근도 중요하지만(그것도 잘 안되어있는 경우가 많지만요), 시청각·발달장애인에게 각각 필요한 해설을 갖춘 경우가 너무나 적어 매번 아쉬웠어요. 문화예술을 안 즐길 순 있어도 못 즐기는 사람은 없는 세상이 얼른 오면 좋겠습니다.
이음리뷰클럽 덕분에 다른 좋은 글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홍보가 덜 되어 보다 더 많은 분이 보지 못하는 게 아쉬웠어요. 앞으로 저도 더 부지런히 공유할 테니 더욱 적극적인 홍보 부탁드려요! 꾸준히 오래! 그리고 이음리뷰클럽 활동을 마무리해도 좋은 공연전시들 챙겨보려고 해요. 그리고 예전처럼 좀 더 적극적으로 직접 문제 제기도 하고 건의도 해볼 거예요. 모두 함께하시겠어요?
김은설
시간이 빨리 흘러서 깜짝 놀랐습니다. 6개월 아니라 1년으로 좀 더 해도 되지 않을까요? 하하. 이음리뷰클럽 덕분에 다양한 문화를 접한 것 같아요. 그동안 전시만 봐왔고 공연 정보를 알지 못해서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리뷰 덕분에 공연의 접근성과 장애예술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이음온라인에 올라온 문화소식에 궁금해서 기웃거려보고, 미술이 아닌 다른 장르도 볼 수 있었어요. 아직은 알아갈 게 많고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할 것이 많지만 즐거웠습니다. 한편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었어요. 리뷰를 남길 때 장애 당사자가 바라본 시선을 어느 정도 담아야 할지 혹은 예술가로서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했는데, 콘텐츠 고르기가 쉽지 않았고 그 고민을 제대로 담지 못했던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바빠서 잘 챙겨보지 못해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이음리뷰클럽이 있어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음리뷰클럽은 소소해서 읽기 좋은 코너인 것 같아요. 무겁고 진지한 내용도 좋지만, 때론 가볍게 예리하게 다양한 시선을 볼 수 있고, 예술가가 무엇을 봤고 어떻게 느꼈는지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알지 못했던 것도 알 수 있었고요. 그래서 이 코너를 지속해서 이어갔으면 합니다!
김지수
벌써 6개월이 지났다고요? 정말 실감이 안 나요.
매달 짧게 쓰고 특별한 리뷰를 올리지 못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또 망설인 시간도 길었던 것 같아요. 잘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잘 보고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됐어요.
이음리뷰클럽을 하면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무척 기뻤어요. 공연이나 전시를 너무나 섬세하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글을 쓰셔서 감탄한 적도 많았고요. 비록 멤버들이 다 함께 공연 보고 이야기 나누지 못해서 아쉽지만, 내적인 동료감이 늘 있었습니다. 언제든 작업 동료로서 만나보고 싶은 분들이었어요!
더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예술 활동이 펼쳐져서 이음리뷰클럽 멤버들이 분야별로 활동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얼른 오기를 기대합니다.
이승규
돌아보니 벌써 해가 바뀌고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매번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접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일상에 쫓긴다는 이유로 미뤄왔었는데, 이음리뷰클럽을 이유 삼아 여러 작품과 전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열정을 따라가지 못한 활동에 아쉬움이 크고 더 다양한 리뷰를 남기지 못해 죄송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항상 서로 격려하고 지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이음리뷰클럽이 꾸준히 지속되길 바라며 그 결과가 예술계의 발전과 방향성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장근영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니 저는 늘 마음이 콩닥콩닥 두근거렸던 것 같아요. 내가 즐긴 공연이나 전시에 대해 느낀 점을 멤버들과 빨리 공유하고 싶어서 콩닥콩닥. 우리 이음리뷰클럽 멤버들이 전해주는 이야기 듣고 싶어서 콩닥콩닥. 또 우리 이음리뷰클럽 2기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발행될지 기다리며 콩닥콩닥. 늘 두근거렸어요. 그 두근거림이 늘 행복했습니다. ^^
이음리뷰클럽이 아주 아주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문화예술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지속해서 전해지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문화예술의 배리어프리에 대한 지속적인 목소리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의 배리어프리가 과거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비장애인들이 즐기는 것에 비하면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배리어프리가 제공되더라도 장애가 있는 관객은 늘 비장애인 관객이 즐기는 문화예술에 끼워 맞춰져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여전합니다. 물론 다양한 관객과 함께하려는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시도, 그 존재 자체는 분명 의미가 있지요. 하지만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다양한 관객과 함께하는 일이 ‘시도’가 아닌 ‘보편적인 것’이 되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지향점을 향해 가는 데 있어서 이음리뷰클럽은 분명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더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이음리뷰클럽을 통해 전해지면 좋겠어요.^^
김라현
어릴 때부터 꿈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편마비 장애가 있다 보니 몸으로 하는 취미보다 목소리를 내는 합창을 즐겼다. 예술가가 될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정신 차리고 보니 집회에 진심인 장애계 기자가 되어 있었고 지금은 지원주택에서 탈시설한 분들을 조력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안 즐길 순 있어도 못 즐기는 사람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husisarang@nate.com
김은설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귀로 듣는 것보다 자신의 시각과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관찰하면서 소통한다. 보편적이면서 보편적이지 않아, 미묘하게 엇갈리는 일상에서 생긴 아주 작고 개인적인 감각과 감정, 기억을 세밀히 탐구하고 있다. 듣는다는 게 무엇이며 자기 존재의 의미와 본질에 의문을 던지면서 드로잉, 설치, 영상매체를 아우르며 작업하고 있다.
odd_dreamer@naver.com
김지수
연출, 작가, 배우이자 장애인 연극교육, 인권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부터 연극을 시작했고, 2007년 극단 애인을 창단하고 최근까지 대표를 맡았다. 단편영화 시나리오 〈러브MT〉 〈으랏차차〉, 장편 희곡 〈대바늘 코바늘〉 〈알록달록 한땀한땀〉 〈기억이란 사랑보다〉 등을 썼다. 〈고도를 기다리며〉 〈장애, 제3의 언어로 말하다〉 〈한달이〉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auleala@daum.net
이승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며 지금은 배우와 작가로, 또 장애인식개선 강사로 활동 중이다. 2016년 연극 〈숲속 작은 집〉으로 처음 무대를 밟았고, 그 외 작품으론 〈옥상 위를 부탁해〉 〈언제나 맑음〉 〈귀를 기울이면〉 등이 있다. 2020년 연극 〈Bein〉을 쓰고 연출했다. 현재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의 부단장을 맡고 있다.
coca5201@naver.com
장근영
문화예술 속에 수많은 시각적 정보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늘 상상한다. 나의 상상이 일상이 되는 그날을 꿈꾼다.
zzangkku9902@naver.com
사진 및 캡션 제공.필자
썸네일 이미지.이우성, 경계를 달리는 사람들, 2018, 천 위에 아크릴릭 구아슈, 210X210cm,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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