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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광장 2024년 9월의 기록 “서로 대화로 풀었으면 좋았을 텐데”

  • 이음리뷰클럽 
  • 등록일 2024-10-16
  • 조회수 114

이음광장

2022년 시작한 이음리뷰클럽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구성원들이 창작자, 관계자, 관객으로 참여한 공연, 전시, 행사의 감상과 후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올해 새롭게 모인 3기 멤버 역시 예술의 미학적 완성도에서 접근성 이슈까지, 장애 당사자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눕니다.

서주현

보통 처음 가는 곳이면 검색을 통해 기본적인 정보를 얻는다. 뚝섬미술관은 처음인 데다 접근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일단 검색으로 건물 사진을 본다. 그것으로 모자라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제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인데 전시장까지 접근이 가능한가요?” 전시장 관계자는 조금 당황한 듯한 말투로 엘리베이터는 있는데 전시를 보려면 커튼을 걷어가며 봐야 하고 바닥에 모래가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엥? 뭔 말이야.’ 일단 가보겠다고 하고 출발.
지하철 뚝섬역에서 내려 3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가면 바로 뚝섬미술관이다. 그런데 돌아다녀 봐도 미술관 가는 길은 계단으로 이어진 곳뿐. 다시 전화를 걸어 물었더니 은행 건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단다. 은행 뒷문(?)으로 나가니 엘리베이터가 있다. 참 아쉬운 부분이다. 다른 입구 턱에 경사로 하나만 있었어도…. 쩝.
미술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내하는 분이 또 커튼과 모래 이야기를 반복한다. 아무래도 휠체어 장애인 방문이 처음인 듯하다. 전시를 보고 나니 왜 그렇게 커튼을 이야기했는지 알 수 있었다. 미로 같은 섹션을 통과(?)할 때마다 커튼을 젖혀야 하기 때문. 사실 커튼을 젖힐 때마다 커튼이 휠체어 손잡이에 걸려 꽤 신경이 쓰이긴 했다. 그래도 전시를 감상하는 데 방해는 되지 않았으므로 패스~!
“흔들리지 않는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당신의 내면에 있다.” 이 문구로 전시는 시작된다. 주로 설치미술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객이 감정에 집중하고 들여다보도록 체험하는 전시다. 요즘 내 작업도 감정을 다루는지라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었다. 삶의 성공과 실패에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 배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기 감정을 유지하는 데, 또는 그 감정을 억누르는 데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면 실제 세상에서 들어오는 신호들에 대해 반응은 점점 희미해지고 무뎌지며, 결국 자신이 가려고 하는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섹션마다 다른 느낌으로 구성한 작가들의 설치 작품들이 있다. 한참 미로를 돌 듯 전시를 감상하고 나오니 글, 영상, 설치, 그리고 체험까지 참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전시였다. 내 감정에 집중하고 공감하기 위한 방 같은 곳에 들어가서는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대며 현재의 내 감정을 이야기하고 글로 적기도 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그럴듯한 액자에 걸린 그림들이 즐비한 전시가 아니라 체험과 공감이 이루어진 전시여서 평소 감정에 대해 힘들어하는 분이나 위로가 필요한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아마 우울과 분노가 가득한 이 사회를 사는 사람이라면 모두 해당하지 않을까. 접근성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

정지현

내 감정을 마주하는 게 얼마나 힘들던가….
  • 테이블 위에 작은 스탠드 조명과 압정, 연필이 반복해서 놓여있고, 벽에는 메모할 수 있는 여러 색깔 종이가 걸려 있다.
  • 하얀 플라스틱 구름이 사슬에 묶여있는 듯한 설치 조각 작품이 세 점 나란히 있다.
  • 검은 벽에 ‘deserted emotion 마른 감정’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고, 여러 권의 시집이 전시되어 있다. 그 아래 ‘〈INSIDE ME2〉는 아침달 시집과 함께합니다. 진열된 시집은 모두 〈INSIDE ME2〉에서 사용된 시집입니다. 도서는 디스플레이용이니 눈으로만 감상해주세요.’라고 쓰여있다.
  • 거울에 ‘waves of emotion 파동하는 감정’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고, 그 안에 셀카를 찍는 서주현 님이 보인다.

강하림

뮤지컬 〈시카고〉를 드디어 관람했습니다. TV에서 1920년대 미국 LA에 대한 방송을 본 적이 있었는데, 여성, 흑인, 가난한 사람들에게 불합리한 일이 많았다고 해서 검색을 해봤지만, 잘 안 찾아졌거든요. 〈시카고〉가 그때 LA 이야기라고 해서 정말 보고 싶었는데, 항상 매진되어서 표를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이번에는 매일매일 취소 표를 검색해서 나란히 붙어 있는 두 자리를 제가 예매했고, 엄마에게 같이 보러 가자고 청했습니다.
음악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남자 배우(박건형, ‘빌리’ 역)가 노래도 너무 잘하고 연기도 너무 잘하더라고요. 제게 연기를 잘한다는 의미는 상대방 배우와 호흡이 잘 맞는 거예요. 대본을 외워서 하는 건데도 진짜 빌리처럼 자연스러웠고요. 여성 가수 두 명(록시, 벨마)이 주인공인데, 두 사람이 여러 힘든 상황을 거쳐 결국 한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는 마지막 장면이 정말 좋았습니다. (줄거리는 너무 자세히 쓰지 않겠습니다….)
보면서 아쉽다고 생각했던 점은 서로 ‘대화’로 풀었으면 좋았을 텐데, 꼭 누군가를 죽이는 방법으로 상황을 해결한 점이었어요. 그만큼 1920년대 LA는 불합리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였던 것 같아요. 법도 안 지키고 다른 사람 생각 안 하고 돈만을 쫓는 사회, 돈이 많으면 무슨 짓을 해도 벌을 받지 않는 사회, 돈이 없으면 억울한 일이 많은 사회.
공연을 본 디큐브아트센터에는 자주는 아니지만 몇 번 간 적이 있었어요. 크고 좋은 공연장인데 내년에 없어진다고 들어 아쉽습니다. 디큐브에서 마지막으로 〈시카고〉를 보게 되어 좋았어요.

※ 조력자와의 대화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이성수

2024년 9월의 첫날, 연극 〈시스터 액트리스〉를 관람했습니다. 정진새 연출의 액트리스 시리즈를 모두 관람한 사람으로서 이번 작품은 화룡점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기하고 질투하고 경계하여 파괴하려는 자들을 피해 1000년 전 과거로 도피한 연기하는 로봇 액트리스가 중세의 어느 수녀원으로 들어가 수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재밌는 것은 액트리스가 직접 등장하지 않고, 수녀들 사이에서 전설적이고 신화적인 존재,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지닌 존재로 언급되기만 한다는 점입니다. 직접 등장하지 않는 액트리스가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며 극의 전개를 이끄는 것을 보며, 정진새 연출에게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요즘 몸이 좀 무거워서 공연장까지 가는 길이 편하지만은 않았었는데,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빈 무대를 배경으로 찍은 티켓
  • 커튼콜. 네 명의 배우가 객석을 향해 손뼉 치고 있다.

서주현

석촌호수 아뜰리에는 작은 규모였지만 자리가 모자랄 만큼 관객으로 꽉 찼어요. 공연장 가운데로 이동식 경사로가 놓여있고 무대는 하와이 배경과 펍(Pub)의 내부를 꾸며놓았습니다. 관객들 사이로 농구팀 감독이 캐리어를 끌고 등장하면서 부인과 통화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비행기 사고로 유망했던 농구팀 에이스들이 장애인이 되었고, 감독은 본인의 탓을 하며 하와이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를 포기하고 하와이에 남은 감독을 말리는 제자들. 제자들에게 함께 펍을 운영하자는 감독. 한때 농구 국가대표였으나 경추 손상으로 장애인이 된 장주영은 스위스에서 존엄사를 선택하고 계획합니다.
그러던 중 오픈 파티에 공연하려던 팀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각자 무대의 주인공이 되기로 합니다. 장주영을 찾아온 임사랑은 한때 뮤지컬을 했던 실력을 살려 함께 노래하자고 주영을 설득하는데, 두 배우가 노래할 때 실제로 눈물을 흘려서인지 이 장면에서 살짝 울컥(!)했어요. (아무리 연극이지만 너무 아프잖아~ 둘이 사랑하게 해주세요~ ) 장주영 역을 맡은 임일주 배우는 가수,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고, 휠체어댄스를 보인 최종철 배우는 현역 장애인스포츠댄스 국가대표입니다. 파티 막바지에 훌라댄스팀 하나리케 마이 투투와 하와이 음악밴드 코코 멜레가 특별출연하여 훌라춤을 멋지게 펼쳤습니다. 볼거리, 들을 거리가 가득해서 한 시간 반이 꽉 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로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배우들의 숨결이 느껴졌고 오랜만에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 공연이었습니다.
이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장애인 배우가 주인공이지만 장애가 이야기의 중심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장애인이 연출하거나 배우로 출연하는 공연은 거의 장애가 핵심 키워드인데, 이 공연은 장애보다는 사랑, 꿈, 희망 등에 더 힘을 주었다는 게 저의 감상 포인트입니다.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느낀 공연.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정지영

공연 정보를 찾아본다고는 하는데 다른 분들의 정보력은;;;

서주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제가 아는 선까지는 다 알려드리고 싶은데….
  • 무대 위에 테이블과 의자 각종 소품이 놓여있다. 무대 정면으로 포스터가 프로젝션되고, 한쪽 벽에는 세계지도가 보인다. 무대 단차에 설치된 경사로와 천장에 매달린 조명기도 보인다.
  • 하나리케 마이 투투 & 코코 멜레 훌라춤 공연 장면

이성수

혜화동1번지 8기 동인 ‘창작집단 여기에 있다’의 무언극 〈열차〉를 관람했다. 어쩌면 연극, 어쩌면 무용, 어쩌면 미술, 어쩌면 영화, 어쩌면 꿈, 어쩌면 인생, 어쩌면 우정, 어쩌면 애정, 어쩌면 예술.
일직선으로 달리는 열차 같지만, 그 안에는 귀여움도 로맨스도 서스펜스도 반전도 있었다.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개미를 따라 시선을 옮기는 것은 더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 우리의 방향성이 아닐까? 저만치에서 철로를 따라오던 작은 불빛이 점점 큰 소리를 내며 어느 순간 하늘을 나는 기차가 되는 것은 꿈, 가능성, 판타지라 부르고 싶다.
무언극이라 하여 다소 걱정했지만, 잘 짜인 각본, 구성, 호흡 그리고 배우와 배우, 배우와 소품, 배우와 조명, 배우와 음악 그 모든 사이에 잘 지켜지는 약속과 합은 관객으로 하여금 감탄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접근성이 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정지영

독특한 공연을 보고 오셨네요. 저도 접근성에 대해 고민했는데, 저같이 휠체어 타는 사람은 접근성이 아주 중요하죠. 그런데 그 뒤는? 내가 본 공연이 그저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외의 대답을 할 수 있을 만큼 열려있는지 고민해 봅니다. 특히 접근성에만 집중되어 있는 장애예술에 대해서.

해랑

무언극이 있었군요! 못 봐서 아쉽네요.
  • 커튼콜. 무대 중앙에 파랑 덧마루 위에 다양한 소품이 놓여있고, 그 주변으로 다섯 배우가 관객을 향해 손뼉 치거나 손을 흔들고 있다.

서주현

선선한 바람이 콧잔등을 기분 좋게 스치고 가는 가을날. 뽀송뽀송한 몸과 마음으로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2년 전인가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 모집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어 애써 그곳 소식은 외면해왔는데, 시간의 흐름에 서운함마저 무뎌져서인지 간간이 올라오는 SNS 소식에 눈길이 간다. 그러던 중 《기울기 기울이기》 전시 소식을 보았고 자연스레 몸은 서초동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예술의전당 특유의 지붕 모양이 보이고 들어가자 바로 전시실이 보였다. 무료 관람이었고 바로 입장해서 관람할 수 있었다. 오디오 가이드로 설명과 함께 작품감상을 하면 몰입에 도움이 된다. 허겸, 박유석, 김은정, 윤하균, 라움콘, 김진주 등 6명의 작가가 보여준 작가들만의 각기 다른 색의 작품들에 자극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냥 작품을 바라보는 것과 작가의 스토리를 알고 보는 것은 그 깊이가 다르다. 얼마 전 워크숍에서 만난 윤하균 작가를 우연히 만나 반가웠고, 잠시나마 작가에게 직접 작품 설명을 듣는 호사를 누렸다. 특이한 점은 작가 이름 패널 아래에 작품을 촉각으로 느낄 수 있게 미니어처처럼 만든 ‘촉각 감상 키트’를 붙여놨다는 거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전시였다. ‘나도 언젠가 이런 곳에서 전시하는 날이 오겠지, 오게 만들어야지.’ 목적의식이 생긴다.
한편, 한가람미술관에서 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 《이곳에 예술은 없다》도 열리고 있어서 2층으로 올라가 표를 끊고 들어갔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 동글동글한 눈과 얼굴, 몸…. 귀여운 캐릭터라 그런지 아이들을 비롯하여 평일치곤 사람이 꽤 있었다. 전시를 보는 내내 ‘참 경계가 없는 작가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액자를 벗어나 벽까지 이어지고, 그림 안에 있는 문구는 벽 전체를 덮고. 자유롭다. 재밌다. 요즘 그림에 대해 참 많은 걸 깨게 한다. 아직도 더 많이 깨트려야 진정한 내 색이 나오려나. 휴….

해랑

쉬운 글 설명이 보이면 반갑고 좋더라고요. 누구나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서너 번 정도 본 것 같은데,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강하림

작품이 화려하네요.
  • 전시 안내용 대형 패널. 기울기 기울이기 Art of Tilting 24.9.26. 목요일부터 10.15. 화요일까지.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14기 입주작가. 김은정 김진주 라움콘 박유석 윤하균 허겸
  • 크고 넓은 전시장 한가운데 걸개 형식의 작품이 여러 겹으로 걸려 있고, 그 뒤로 관람객과 미디어 패널이 보인다.
  • 전시 설명 패널에는 김은정 작가의 작품 정보가 적혀 있다.
				“김은정
				Ethereal Breath: Shahah(천상의 숨결: 샤하) 2024 틀, 실크, 가변크기.
				김은정은 얇고 비치는 재질의 틀과 실크를 수십 겹 덧대어 포근한 벽을 만듭니다. 연분홍부터 짙은 파랑까지 다양한 색의 부드러운 장막들은 감상자의 몸을 온전히 감싸는 둥근 공간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느슨하게 아래로 늘어뜨린 하얀 틀 천장은 바깥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공간을 완성합니다. 그 안에서 감상자는 오로지 색과 바스락거리는 소리-촉감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쉬운 글 작품 설명
				작가는 아주 얇고 가벼운 천을 여러 겹으로 겹쳐서 벽을 만들었다. 연한 분홍색부터 진한 파란색까지 다양한 색으로 물든 천 사이를 지나가면, 천이 우리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안아 주는 느낌이 든다. 하얀색 천으로 덮인 천장은 바깥 소리가 들리지 않게 막아 준다. 우리는 이곳에서 여러 가지 아름다운 색을 보고, 가벼운 천이 몸에 닿는 촉감을 느낀다. 천이 몸에 살짝 닿을 때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마치 누군가가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쓰였다. 또한 하단에는 이어폰 모양과 함께 ‘우리말 음성 해설 #4’라고 쓰여있다.
				아래 촉각도구에는 “작품 감상을 위한 촉각도구입니다. 작품을 눈으로 보고 이 도구를 만지면서 작품을 손으로 느껴보세요.”라고 쓰여있다. 도구에는 “4. 김은정”이라는 글자와 함께 실크의 질감과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오브제가 들어 있다.
  • 전시 설명 패널과 촉각도구.
				패널에는 “7. 서울 No.9 - Before Sunset,  2024, 캔버스에 유채, 80.3*116.8cm, 8. 서울 No.7 – Blue, 2024, 캔버스에 아크릴, 72.7*90.9cm. 9. 서울 No.8, 2024, 캔버스에 유채, 40.9*53cm”라고 쓰여있다.
				아래 촉각도구에는 “작품 감상을 위한 촉각도구입니다. 작품을 눈으로 보고 이 도구를 만지면서 작품을 손으로 느껴보세요.”라고 쓰여있다. 도구에는 “2. 허겸”이라는 글자와 함께 작품의 굴곡이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오브제가 들어 있다.
  • 오디오 가이드 기기 화면에 작품 설명이 텍스트로 표시되어 있다. “왼쪽 벽면을 따라 허겸 작가의 그림 여섯 점이 서로 간격을 두고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벽면에는 좀 더 큰 크기의 그림 세 점이 걸려 있습니다. 이 그림들은 모두 ‘서울’이라는 제목과 1번부터 9번까지의 번호가 붙어 있습니다. 그중에는 〈비포 선셋 Before Sunset〉, 〈어반 포레스트Urban Forest〉, 〈블루 Blue〉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그림도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해랑

‘2024년 이:음 예술창작 아카데미’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VV 수어 스토리텔링 공동창작 워크숍〉 결과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농인 예술가와 청인 배우들이 협력하여 창작한 작품들을 전시했습니다. 이 워크숍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7일까지 수어민들레와 (사)한국연극배우협회가 미국의 수어문학가 이안 산본(Ian Sanborn)과 함께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처음 워크숍을 시작했을 때는 수어를 몰랐을 청인 배우들이 교육을 통해 작품까지 만들어 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정면의 스케치 영상에서는 농인 예술가와 청인 배우가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워크숍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의 노고가 보이는 전시였습니다. 작품은 세 가지로 나뉘어졌는데요, 청인 배우가 단독으로 만든 작품, 농인 예술가가 단독으로 만든 작품, 그리고 농인과 청인이 합작하여 만든 작품이 있었습니다. 모두 각기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보면서 무척 즐거웠고, 더 많은 사람이 수어문학의 매력을 알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졌습니다. 일주일도 안 되는 전시 기간이 무척 아쉽고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이 창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수어문학이 궁금하신 분들, 이번이 기회입니다! VV(Visual Vernacular, 시각적 토착문학)이기 때문에 수어를 몰라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으실 겁니다~

정지영

저는 마지막 날에 살짝 다녀오려고요~

해랑

어떠셨나요? 수어를 모르는 사람으로서 VV 작품들이 괜찮으셨는지, 이해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정지영

화면 중심으로 봤는데, 수어를 전혀 모르지만 감정(!)은 전해오는 것 같았어요.
  • 큰 화면에 수화를 하는 이안 산본의 흑백 이미지가 나오고, 하단에는 “발음교정 치료사는 고장났…”이라는 자막이 나오고 있다. 왼쪽에는 “2024 VV 수어 스토리텔링 공동창작워크숍 작품전시 이:음 예술창작 아카데미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있다.
  • 전시장 전경.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 창가를 따라 놓인 여러 대의 모니터에서 수어 스토리텔링을 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

정지영

“장애를 가진 유튜버들의 활약이 드디어 시작됐다!”라고 말하기에는 가끔 휴우 하고 한숨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재활하는 모습을 보며 셀프로 극복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유튜브 같은 미디어 매체에 간간이 보석 같은 영상이 있기에 소개해 드려요. 이 영상을 보고 ‘작가들의 눈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쫓고 계실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보신 분은 ‘아….’ 라고 하시겠고, 아직 못 보신 분은 ‘음….’이라고 하시겠죠? 인터뷰 영상이라는 게 무색하게 작가님들 얼굴이 거의 안 나옵니다. 대신 내레이션과 함께 작가님들과 매일 함께하는 소품들이 나오죠. 작업실도 구석구석 나옵니다. 오래된 물건들이 작가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게 어떻게 작품에 투영되는지, 카메라를 통해 작가님이 작업하는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1편과 2편에 출연한 김효나 님과 정나란 님은 모두 작가이고, 김효나 님은 발달장애 및 정신장애 창작자들의 독자적인 미술 세계를 소개하는 매개자의 역할도 함께 하고 계십니다. 두 편의 영상 모두 길지 않으니, 작가님들의 작업실을 살짝 엿보는 것은 어떨까요? 덕분에 아카이브, 아카이빙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았으니, 어떤 의미인지 더 공부, 공부.

영상 인터뷰 책+방 1화 : 내가 주운, 당신의 기억 (김효나 작가)
출처: 아카이빙 취향 X 문학실험실

강하림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에서 9년째 일하고 있다. 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소속 인권강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장내 장애인인식개선교육 파트너강사, 장애인권교육 협업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과 영화 보기를 좋아한다.
17dagala@naver.com

서주현

그림 그리는 사람. 어려서는 핑크로 도배할 만큼 핑크색을 좋아하다 우연히 잡지에 실린 재미로 보는 운세(?) 같은 코너에서 내 행운의 색이 빨강이라는 글을 본 후부터 지금까지 내 소울 컬러는 빨강이다.
iamboil@nate.com

이성수

중도 저시력 시각장애인. 힘빼고 컴퍼니 대표. 연극, 글, 장애인식개선,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놀이하는 사람. 2023년 배리어컨셔스 연극 〈국가공인안마사〉, 2024년 모두의 연극 〈도깨비 안마원〉 작품에서 극작, 연출, 출연했다. 2024년 배리어프리 에세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를 함께 썼다.
힘빼고 페이스북
힘빼고컴퍼니 유튜브 채널

정지영

5월의 연둣빛과 6월의 해질녘 서늘한 바람을 좋아한다. 지식이 조금 넓고 말이 많지만 깊이 들어가면 조용해진다. 2000년부터 장애인단체에서 일하다 보니 귀결은 유니버셜디자인! 지금은 대구대학교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물론 취향은 존중하지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30조(문화생활, 레크리에이션, 여가생활과 스포츠 참여)를 잊지 맙시다!
jiyoung.jung74@gmail.com

해랑

관심사가 많은 사람. 농인의 문화예술 향유권에 관심이 있으며 종종 접근성 자문, 모니터링을 한다. 아티스트, 공연 관계자, 관람객을 위해 「문자통역 신청 매뉴얼」을 제작·배포했다. 《2023 SPAF》, 《모두예술주간 2023》, 연극 〈이런 밤, 들 가운데서〉 등에서 접근성 자문을 했고, 2024년 재공연한 〈인정투쟁; 예술가 편〉에서는 접근성 창작진으로 함께했다.
deafjam66@gmail.com

사진 및 캡션 제공.필자
썸네일.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 광고 패널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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