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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광장 빛을 향한 여정① 일상에서 만난 자연의 시

  • 이민희 사진작가
  • 등록일 2024-06-12
  • 조회수 250

이음광장

바닷가의 바람에 흔들리는 꽃, 밤에 빛나는 불빛,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등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 속 자연은 따뜻한 온기로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산다. 이 온기에서 다양한 지혜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맺어진 의식으로 인해 자연,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을까?

일상과 자연에서 소소하게 풍경을 촬영한다. 카메라의 셔터 소리는 온몸을 설레게 한다. 촬영을 마친 후, 프레임 속의 이야기를 바라본다. 이미지에 가두고 있는 나라는 존재, 촬영을 수행하는 나에게 자문한다.

촬영된 이미지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자연을 가까이하며 내면의 생명력을 찾아갔다. 그럴수록 일상 풍경의 보이는 이미지보다 이면의 심상과 창작 행위의 과정에 포커스를 두면서 ‘침묵의 시’란 표현을 썼다. 침묵 속에서 경계를 벗어나 비언어의 세계, 자유로움에서 오는 행복의 시를 사진으로 쓰고 싶었다. 하지만 사회에서 학습된, 익숙한 의식은 창작의 경계이자 어리석음의 한계임을 알아차렸다.

침묵 속에서 ‘빛’과 ‘존재’를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걸까? 솔직하게 말하면, 거창한 것도 아니지만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 다만 지금 만나는 ‘빛과 에너지’라는 공간은 공(空)함과 지혜라 여기고 은유할 뿐, 비언어적인 표현의 고민은 다양한 매체와 프로세스 실험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은 다양한 작업과 삶을 경험하게 한다. 매번 막막한 첫발을 딛는 반복 속에 얻어지는 이미지는 의식의 성장 증표와 같다.

이러한 창작 과정의 첫 단계로 2015년 선보인 첫 개인사진전 《길, 36.5를 바라보다》는 체온이라는 감각보다 ‘고독’ ‘사랑’의 온도에 대한 물음이다. 당시 일상의 풍경 사진을 침묵의 시처럼 꺼냈다. 일상의 풍경에는 보이는 세계 너머의 생명력과 따뜻함이 존재한다. 어떤 언어로 가두어 표현하기보다 시처럼 시각화하는 작업의 시작은 그 세계의 언어를 모르는 이처럼 어설퍼 보였지만, 이러한 접근은 매 순간 깊어지는 자문들로 내면의 생명과 주변 환경과 공간을 마주하게 했다.

이러한 심상은 〈Red light in the darkness(어둠 안에 붉은 빛)〉(2015)와 〈Violet Sound(보랏빛 사운드)〉(2015)라는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내면이 감광되어 사로잡힌 피사체보다 존재와 빛을 찾아가는 여정의 일부를 자연 풍경을 통해 시처럼 그리고자 했던 것 같다.

어쩌면 사람들은 한 생각에 사로잡혀 외롭게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시콜콜한 이 작업들은 10년 후에 위로의 시로 읽혔다는 한 사진잡지 기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양한 매체로 표현되고 있는 ‘생명, 빛을 찾아가는 여정’에 다름 아닌 ‘바라봄의 지혜’에 관한 태도와 방법을 물으며 계속 진행 중이다.

  • 회색 톤의 바탕에 하단 10분의 1 지점은 검정색이다. 이 두 경계는 흐릿하고, 무언가가 솟아 있다.

    이민희, 〈Boundaries of heaven and earth 1〉, 30×30cm, Pigment Print, 2015

  • 흰구름 낀 어둑한 파란 하늘 아래 어두운 형체가 어두운 땅 위로 솟아 있다. 형체의 중간쯤에 붉은색 원이 그려져 있다.

    이민희, 〈Red light in the darkness〉, 30×30cm, Pigment Print, (2015)

이민희

사진작가이자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생명을 탐구하며 무의식의 굴레를 또 다른 생명력으로서 ‘빛’이라는 가능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회화와 접목한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주요 전시로는 개인전 《길, 36.5도를 바라보다》(2015), 《36.5도의 빛》(2016), 《Breath - gentle cloudy》(2018), 《here & now - 일렁이는 이야기》(2019), 《푸른 공명》(2019), 《Here & now - 섬광의 드로잉》(2021), 《원형의 굴레》(2022), 솔로 퍼포먼스 〈길, 36.5도를 보다〉(2017) 등이 있다.
dream07815@naver.com
홈페이지

사진 제공.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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