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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향한 여정② 아름다운 빛의 울림들 그리고 만남

  • 이민희 사진작가
  • 등록일 2024-07-10
  • 조회수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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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의 빛, 공적함의 구녁(‘구멍’의 방언)’이란 주제로 작업의 방향을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유와 직관으로 보는 빛의 생명력’이란 주변 환경과 내면의 인지와 다른 감각 영역의 침묵시를 메타포로 삼게 되었다. 사실 지금도 작업의 형태를 찾아가는 중이다. 확실한 건, 침묵의 울림,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예술 행위로서의 수행과 정신 차원의 긍정 에너지 상승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물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변화에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창작한다는 건 하나의 생명을 창조하는 것이다. 창의적으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그 여정 중에 사진과 퍼포먼스가 있다. 첫 걸음은 2017년 ‘뇌성마비작가회 날’을 통해 만난 노경애 안무가가 이끄는 아트엘의 ‘커뮤니티 댄스랩 – 선의 리듬’(2013-2014) 프로젝트이다. 매회 워크숍은 장거리 이동과 지각으로 도착과 함께 기절 플러스 민망으로 시작했지만, 그 시간을 통해 다양한 매체와 움직임을 경험하며 내면과 생명력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영혼과 몸의 변화를 통해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동시에 케인앤무브먼트 활동을 하며 제1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에서 솔로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다양한 매체를 다루던 내게, 첫 연출과 안무에서의 영상과 사운드 작업은 흥미로운 실험과 시도였다. 또한 ‘공동작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 아티스트와 만나 사회성을 배우고 개인 작업에도 영감을 받았다.

노경애 안무가와의 작업은 현재 나의 회화와 사진 작업에 영감을 주었다. 단순한 추상 단색화와 결합한 사진 작업을, 행위예술 요소와 ‘바라본다’라는 철학적 관점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공연과 창작활동에 함께하는 건 심신에 집중해 퍼포먼스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작업 코드와 맞닿아 있다. 무념무상으로 안무자의 지시와 함께 나의 호흡에 집중했다. 공연의 퍼포머이자 관찰자로서 퍼포먼스 전체를 바라보며 실행하려고 했다.

2023년 모두예술극장 개관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프랑스 극단 라 콤마의 연출가 미셸 슈와이저와의 〈제자리(Jejari/In-situ)〉 프로젝트는 사진 작업을 하는 창작자로서 내 작업을 공간 예술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좌충우돌하며 참여한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카메라를 든 채로 무대에 섰고, 그 순간에 보이는 공간의 퍼포머와 움직임을 카메라 라이브로 스크린에 띄웠다. ‘라이브 퍼포먼스’는 찰라, 깨어 공연을 바라보는 행위를 담는다. 연출가가 오디션 첫 만남에서 한, ‘행위 의지와 연출력’을 맛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런 공동작업의 경험으로부터 느낀 철학, 지혜의 행위로서 회화와 사진 작업이 자연스럽게 창작예술로 드러나게 된 것 같다.

내가 가장 중요한 영감을 받은 건 우연히 본 전시였다. ‘예술만감’이라는 예술동아리 활동을 하던 중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본 박서보 화백의 전시 《박서보: 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2019)였다. 그 당시 나는 한창 정신문화의 보이지 않는 세계, 한국의 문화와 단순함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던 때다. 박서보 화백의 작품에서 겉으로 보기에 작가의 한계를 즐기는 듯, 자기 내면의 단순함을 이입하는 리듬이 느껴졌다. ‘아! 저거다’ 싶었다. 이후, 명상과 동서양의 미니멀리즘을 공부해 갔다. 최근 서양 문화를 따라가기보다는 우리나라의 미니멀리즘 작품과 작가의 철학으로 승화시킨 예술 수행, 이완과 각성을 작업으로 끌고 가는 사례를 찾았다. 설치미술가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빛과 공간, 자기인식이라는 키워드로 작업하며 빛에 대한 미디어아트와 침묵의 회화라고 불리는 마크 로스코(Mark Rothko), 그리고 김기창 화백의 동서양 재료와 정신에 대한 실험 정신은 나의 창작 기반이 되어주기도 했다.

삶과 창작은 한계를 직시해 자기를 깨우쳐가는 여행이다. 저마다 아름다운 경험과 지혜로 산다. 한계란 자기가 지은 경계일 뿐, 사실 아무것도 없다. 살아있다는 건, 예술과 삶이란 수행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빛의 울림과 조화를 꿈꾸며 모노드라마처럼 조명하는 것이다.

〈제자리〉 프로젝트(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3, 사진 이규철)
(왼쪽) 무대에는 네 명의 퍼포머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고, 무대 스크린에 필자의 사진 작업이 프로젝션되고 있다. (오른쪽) 필자가 카메라를 들고 라이브 스크리닝을 하고 있다.

이민희

사진작가이자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생명을 탐구하며 무의식의 굴레를 또 다른 생명력으로서 ‘빛’이라는 가능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회화와 접목한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주요 전시로는 개인전 《길, 36.5도를 바라보다》(2015), 《36.5도의 빛》(2016), 《Breath - gentle cloudy》(2018), 《here &now - 일렁이는 이야기》(2019), 《푸른 공명》(2019), 《Here &now - 섬광의 드로잉》(2021), 《원형의 굴레》(2022), 솔로 퍼포먼스 〈길, 36.5도를 보다〉(2017) 등이 있다.
dream078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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