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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이음

2023년 11월의 기록

이음광장 “틀에 박히지 않은 예술이란 이런 것이구나”

  • 이음리뷰클럽 
  • 등록일 2023-12-13
  • 조회수328

이음광장

2022년 시작한 이음리뷰클럽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멤버들이 창작자, 관계자, 관객으로 참여한 공연, 전시, 행사의 감상과 후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올해 새롭게 모인 다섯 멤버 역시 예술의 미학부터 완성도, 접근성 이슈까지, 장애 당사자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눕니다.

김은설

김시락 님이 기획한 전시 《동시접속》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동시접속을 떠올렸었는데 알고 봤더니 다른 감각과 동시에 접속해서 느껴보는 자리더라고요. 저도 평소에 촉각이나 다양한 감각을 느껴보는 걸 좋아하는데, 어떻게 동시에 접속하는 건지 궁금해서 부랴부랴 갔습니다.
전시장에 들어가 보니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기본적으로 모두 손으로 만지면서 관람할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만지면서 소리를 듣기, 글을 보면서 만지기, 향을 맡으면서 만지기, 누우면서 만지기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어요.
작품설명 없이 먼저 만져보게 하셨어요. 작품 하나하나 만지면서 ‘이게 뭘까?’ 상상해 봤는데 익숙한 감각과 기억을 연결해서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관람 후에 작품설명을 보니 제가 상상했던 것과 일치돼서 재밌었고, 어떤 것은 전혀 다르게 나왔지만 다른 사람의 기억을 살펴본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김지수

저도 보았어요!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키면서 완성되는 전시여서 흥미로웠습니다.

이승규

제목이 흥미롭네요. 누우면서 만지기가 뭘까 궁금해졌어요.
  • 노란 털로 뒤덮인 의자

  • 나무판을 군데군데 덧댄 사람의 상반신 조형물

장근영

극단 휠 창단 20주년 공연 〈생일파티 - Again 2003〉 보고 왔습니다.
줌에서만 들었던 이승규 배우님 목소리를 무대에서 직접 듣게 되어 반가웠어요.
연극 〈생일파티〉는 민수 씨의 생일에 일어난 유쾌하고 훈훈한 이야기였습니다. 극 마지막에 다 함께 부르는 생일파티 노래가 너무 멋졌습니다.
극을 보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사실 저도 극 속의 인물들처럼 사람이 제일 무섭거든요. 그래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두려워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삶이라는 게 웃기게도 결국 또 그 두려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의 상처가 아물기도 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극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지수

저도 첫공 보고 왔습니다. 극단 휠과 이승규 배우님, 축하드립니다!

김은설

저도 이승규 님이 출연한 연극 〈생일파티 - Again 2003〉을 보고 왔습니다!
지금까지 비장애인 중심 연극을 봐왔는데, 처음으로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출연한 연극을 봤어요. 엄청 신선하게 잘 봤어요. 장애‧비장애 경계 없이 서로 어울리면서 해프닝을 풀어가는 공연이에요. 홍보물에 수어통역이 쓰여 있어서 모든 회차에 제공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 못 했어요. 참고해 주세요!
주인공이 이동 제약이 있어서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며 유튜버 일을 하면서 고민 상담을 들어주는 것 같았어요. 혹은 재택근무인가 추측했고요. 책상 위에 조명이 달려있어서 유튜버로 생각하고 공연에 집중했습니다.
주인공이 방송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데 장소 제약 없이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나중에 혼자 있는 집에서 도둑과 함께 있게 되었을 때 꼼짝없이 당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 남 일 같지 않아서 좀 무서웠어요. ‘자다가 도둑이 든 줄 모르고 꼼짝없이 당하는 건 아닐까?’ 가끔 상상한 적이 있어서 염려했는데, 연극은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통해 상황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풀어냈더라고요.
도둑의 동정심, 동정하지 말라는 주인공, 속상해서 누구라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사람, 술에 취해서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않고 무작정 아무 데서나 자는 사람, 경찰이 꿈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제복을 벗어 빌려주는 경찰관 등 모두 모여 생일파티 하게 된 상황이 비현실적인데, 여러 등장인물이 주인공을 곤란하게 한 것 같지만 엄마 말고는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주인공의 집에 친구처럼 놀러 온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끝날 때 관객도 생일 축하한다면서 다 같이 노래 부르며 박수쳤어요. 마무리까지 훈훈했습니다.
이 공연을 통해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공연한 것과 비장애인이 하는 공연이 매우 다르다는 점, 그리고 스토리와 연출을 이렇게 풀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러모로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승규

은설 님! 통역이 없는 회차에 오셔서 불편하셨겠어요. 모든 회차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음엔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근데 정확하게 파악하셨어요. 유튜버 맞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 소파가 놓인 무대에는 HAPPY BIRTHDAY 가랜드가 걸려있다.

    무대 전경

  • 출연자들이 나란히 서서 박수치고, 그중 한 출연자가 앞으로 나와 관객을 향해 인사한다.

    커튼콜

장근영

토요일에 전시와 공연을 봤습니다.
전시 《촉감 수집가의 작은 상점》은 합정역 근처 whatreallymatters에서 열렸는데, 전시장 주 출입문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날씨가 너무 추웠는데 문손잡이가 보들보들 따듯한 소재의 털이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다이소에서 흔히 파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120개의 다양한 열쇠고리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수세미, 구둣솔, 피리, 방울 등 다양한 소재로 이렇게 멋진 작품들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말랑말랑, 푸석푸석, 도톨도톨, 삐쭉삐쭉, 까슬까슬 등등 다양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열쇠고리들을 만져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공간 중간중간 모빌처럼 걸려있는 실 같기도 하고 줄 같기도 한 전시품도 재미있었어요, 얼굴에 그 촉감이 스칠 때마다 간지럽고 재미있더라고요. 그 모빌에 붙어있는 천 같은 소재에는 촉감 단어가 쓰여 있다고 했습니다. 주 출입구 옆 벽에도 포춘쿠키가 걸려있었고, 쿠키 안에는 촉각적 단어가 들어 있었어요.
전시장은 마치 촉각적 감각들로 가득 채워진 선물상자 같았어요.

전시를 보고 나서 혜화동1번지에서 연극 〈덜메이드〉를 봤어요. 극의 시작, 관객들은 사라져 버린 극작가 하혜선 씨가 남겨둔 사죄문을 극장 안에서 함께 듣습니다. 하혜선 씨의 사죄문에 따라 관객들은 각자의 이야기 조각을 만나기 위해 극장 밖으로 향합니다. 혜화동1번지 극장 주변 야외에서 관객들은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 조각들을 마주합니다.
저는 2시간 동안 극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자기 안에 쌓여있는 어둑한 마음을 바라보는 조각, 바쁘게 살아가는 정신없는 일상 속에 존재하는 소소한 즐거움의 조각,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열정의 조각을 만났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연극은 저와 같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위스퍼링 서비스가 제공되었습니다. 위스퍼링 담당자분이 저와 동행하며 시각적 장면을 설명해 주셨어요. 위스퍼링 서비스는 개인마다 맞춤형으로 제공되어서 이런 이동형 공연에 좋은 접근성 방법인 것 같아요.
추운 날이었는데 색다르면서 감각적인 전시랑 공연을 봐서 기분이 쫌 좋았어요.

장근영

《촉감 수집가의 작은 상점》 주 출입문이 예뻐서 사진 찍어 달라고 했어요.

이승규

아이디어가 재밌네요. 직접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 유리문에 보라색 필름을 붙이고, 가운데 동그랗게 비운 부분에는 “촉감 수집가의 작은 상점 The Touch Collector’s Little Shop 2023.11.11.~11.23. 11:00~18:00”이라고 썼다. 유리에 사진 찍는 사람도 비친다.

    《촉감 수집가의 작은 상점》 주 출입문

  •  〈덜메이드〉 극장 안에 채워져 있는 이야기의 조각들

    〈덜메이드〉 극장 안에 채워져 있는 이야기의 조각들

장근영

천하제일탈공작소의 〈오셀로와 이아고〉를 보고 왔습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오셀로〉를 탈춤으로 재해석한 공연이었어요. 폐쇄형 음성해설이 제공되었는데, 그동안 제가 봐왔던 천하제일탈공작소 공연 중 음성해설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장해솔 님이 음성해설을 해주셨는데, 탈춤을 추는 분이라서 그런지 극의 분위기에 딱! 맞게 해설해 주셔서 신이 났습니다. 제 옆자리 어린이 관객도 폐쇄형 음성해설을 듣고 있었는데, 무척 신났더라고요. 저도 그랬고요. 춤 공연에서 폐쇄형 음성해설은 음악이 나오면 잘 안 들릴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안 그랬어요. 그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세 명의 배우 뒤에서 악사들이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했는데, 또 그 음악이 최고였거든요. 국악과 현대음악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무척 멋졌습니다. 가장 멋졌던 장면은 이아고가 비극을 꾸미며 탈춤을 추는 장면인데요. 음악이 무척 좋았어요. 음성해설은 “비극을 꾸미며 화려한 춤을 춘다”라고 설명했던 것 같아요. 춤을 너무 보고 싶더라고요. 근데 그 화려한 탈춤을 어떻게 말로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지 저도 방법이 떠오르지는 않았어요. 전체적으로 탈춤의 주요 동작과 동선, 느낌을 핵심적으로 잘 설명해 준 공연이었습니다.
해설이 좋았기에 더 욕심이 나는 거 같아요. 좀 더 좀 더 춤 동작을 더 느끼고 싶은 욕심!!
방법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공연이 너무 좋았기 때문인지 좀 더 탈춤을 더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승규

탈춤으로 오셀로라니…. 저도 알았더라면 보러 갔을 텐데 너무 아깝네요.
  • 무대 자막에는 “오셀로와 이아고 Othello and Iago”라고 씌어 있고, 출연자 3명이 객석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커튼콜

이승규

노들장애인야학 중증발달장애인 공연팀 ‘버티는 몸’의 첫 퍼포먼스 공연이 11월 24, 25일에 있었다. 일정이 겹쳐서 보러 갈 수 없어 아쉬웠는데, 26일에 들다방에서 사진 전시를 한다는 소식에 대학로를 찾았다. ‘들다방’이란 이름에서 무언가 끌림을 느꼈는데 공간에서도 아늑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들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발달장애인의 몸짓은 자유롭고 즐거웠으며 박자나 음이 엇나가는 것도 하나로 어우러지니 ‘틀에 박히지 않은 예술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흘러나오는 내레이션과 영상 속 움직임, 자연소리는 나에게 쉼터가 되어주었다. 발달장애인들의 몸짓과 소리에서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을 마주하게 된 특별한 전시였다.

김라현

여행을 가면 자연을 즐기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그 지역에서 열리는 특별한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번 달에는 제주에 다녀왔는데,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제주 지역 특성과 잘 어울리는 ‘이주’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기에 들러보았습니다.
《이주하는 인간 - 호모 미그라티오》는 이주와 생존에 관한 이야기로, 현대사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이주를 경험한 작가들이 그 과정에서 겪은 차별, 기후위기 등을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되었습니다. 평소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이주에는 여러 이유가 있구나’ 막연하게 생각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이를 역사적·문화적·생태적·우발적 이주 등 4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바라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존을 위해 다양한 이유로 이주하는 삶의 단면을 보고 있자니 묵직함이 밀려오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의외로 이주민을 상징하는 소라게가 터를 잡을 수 있는 레진으로 만든 작은 지역 랜드마크들 모형이었습니다. ‘이주’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인간’의 그것만 떠올렸는데 생각해 보면 소라게, 철새, 연어, 꽃씨 등 세상 만물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주하고 있었더라고요. 얼마나 다양한 모습들을 가졌는지! 게다가 ‘인간이 자연재해, 기후위기 등으로 이주하는 경우’는 생각하기 쉬운데, 반대로 ‘자연이 인간으로 인해 터를 빼앗기고 이주를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놓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쫓기듯 한 이주든 조금 더 가볍게 선택한 이주든, 낯선 세상에 적응하고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그리워하기도 하는 삶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럴 때 필요한 건 차별하지 않고 보듬으며 공존하려는 마음 아닐까요? 모두가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요? 모두는 아니더라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낯설게 만난 서로를 보듬을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장근영

우와!! 제주도 다녀오셨구나! 부럽부럽~~
다양성 존중~~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바라보지 않는 우리 인식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인식 변화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이승규

인간은 우월한 존재로 살아가려는 욕심이 있으니까요. 욕심을 버려도 되는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달라지기는 힘든 것 같아요.
  • 전시가 열린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건물 앞에 넓지만 얕은 물이 펼쳐져 있어 미술관 건물이 반사되어 비춘다.

  • 김옥선 〈신부들〉 | 대한민국 남성과 결혼한 각국의 결혼이주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 이유진×루앙삭 아누왓위몬 〈우리가 하는 한〉 | 천장에 걸린 큰 천막에는 비자림로 확장을 반대하는 이들이 쓴 시가 적혀 있다.

  • 레진 조각으로 만든 투명한 소라게 뒤로 다른 모양의 거처에 머무는 또 다른 소라게 모습이 보인다. 라이트박스에 레진 조각으로 만든 소라게가 투명한 기와집 모양에 들어가 있다.

    아키 이노마타 〈소라게에게 쉼터를 제공한다면?〉 | 소라게는 자라면서 거처를 옮긴다. 질 좋은 껍데기를 위해 서로 경쟁하지만 이러한 집착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정체성-본질에 대한 성찰을 권유한다.

이승규

서울 성북정보도서관 지하에 있는 천장산우화극장에서 소리컬 〈하늘, 땅, 바다 그리고 별〉을 보았다. 제목도 특이했지만, 소리컬이 궁금하기도 했고 발달장애 아동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와 소리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이 궁금증을 주었다. 공연에는 하늘, 땅, 바다가 등장하고, 장면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해 주는 해설자 역할의 별이 등장한다. 재밌는 건 관객들도 별이라고 지칭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간단한 소리로 대화를 만들었다거나 같은 멜로디가 반복된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각 캐릭터가 말해주는 이야기가 소리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스토리도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조금 더 발전시킨다면 공연의 취지에 맞게 발달장애 아동뿐 아니라 비장애 아동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 중앙에 소리컬 〈하늘 땅 바다 그리고 별〉이 크게 적혀 있고, 위아래 양옆으로 공연 정보와 캐스팅, 창작자 등이 소개되어 있다.

    로비에 세워진 포토월과 배너

  • 무대 배경에는 철제 스탠딩 프레임에 해, 구름, 꽃 등이 걸려있고, 앞쪽에 낮은 의자 3개가 놓여있다.

    무대 전경

김라현

어릴 때부터 꿈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편마비 장애가 있다 보니 몸으로 하는 취미보다 목소리를 내는 합창을 즐겼다. 예술가가 될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정신 차리고 보니 집회에 진심인 장애계 기자가 되어 있었고 지금은 지원주택에서 탈시설한 분들을 조력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안 즐길 순 있어도 못 즐기는 사람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husisarang@nate.com

김은설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귀로 듣는 것보다 자신의 시각과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관찰하면서 소통한다. 보편적이면서 보편적이지 않아, 미묘하게 엇갈리는 일상에서 생긴 아주 작고 개인적인 감각과 감정, 기억을 세밀히 탐구하고 있다. 듣는다는 게 무엇이며 자기 존재의 의미와 본질에 의문을 던지면서 드로잉, 설치, 영상매체를 아우르며 작업하고 있다.
odd_dreamer@naver.com

김지수

연출, 작가, 배우이자 장애인 연극교육, 인권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부터 연극을 시작했고, 2007년 극단 애인을 창단하고 최근까지 대표를 맡았다. 단편영화 시나리오 〈러브MT〉 〈으랏차차〉, 장편 희곡 〈대바늘 코바늘〉 〈알록달록 한땀한땀〉 〈기억이란 사랑보다〉 등을 썼다. 〈고도를 기다리며〉 〈장애, 제3의 언어로 말하다〉 〈한달이〉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auleala@daum.net

이승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며 지금은 배우와 작가로, 또 장애인식개선 강사로 활동 중이다. 2016년 연극 〈숲속 작은 집〉으로 처음 무대를 밟았고, 그 외 작품으론 〈옥상 위를 부탁해〉 〈언제나 맑음〉 〈귀를 기울이면〉 등이 있다. 2020년 연극 〈Bein〉을 쓰고 연출했다. 현재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의 부단장을 맡고 있다.
coca5201@naver.com

장근영

문화예술 속에 수많은 시각적 정보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늘 상상한다. 나의 상상이 일상이 되는 그날을 꿈꾼다.
zzangkku9902@naver.com

사진 및 캡션 제공.필자

이음리뷰클럽

이음리뷰클럽 

이음리뷰클럽은 공연예술가, 시각예술가, 문화예술 애호가 등 다섯 명이 모여 창작자, 관계자, 관객으로 참여한 공연, 전시, 행사의 감상과 후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예술의 미학부터 완성도, 접근성 이슈까지, 장애 당사자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눕니다.

상세내용

이음광장

2022년 시작한 이음리뷰클럽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멤버들이 창작자, 관계자, 관객으로 참여한 공연, 전시, 행사의 감상과 후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올해 새롭게 모인 다섯 멤버 역시 예술의 미학부터 완성도, 접근성 이슈까지, 장애 당사자의 관점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눕니다.

김은설

김시락 님이 기획한 전시 《동시접속》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동시접속을 떠올렸었는데 알고 봤더니 다른 감각과 동시에 접속해서 느껴보는 자리더라고요. 저도 평소에 촉각이나 다양한 감각을 느껴보는 걸 좋아하는데, 어떻게 동시에 접속하는 건지 궁금해서 부랴부랴 갔습니다.
전시장에 들어가 보니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기본적으로 모두 손으로 만지면서 관람할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만지면서 소리를 듣기, 글을 보면서 만지기, 향을 맡으면서 만지기, 누우면서 만지기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어요.
작품설명 없이 먼저 만져보게 하셨어요. 작품 하나하나 만지면서 ‘이게 뭘까?’ 상상해 봤는데 익숙한 감각과 기억을 연결해서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관람 후에 작품설명을 보니 제가 상상했던 것과 일치돼서 재밌었고, 어떤 것은 전혀 다르게 나왔지만 다른 사람의 기억을 살펴본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김지수

저도 보았어요!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키면서 완성되는 전시여서 흥미로웠습니다.

이승규

제목이 흥미롭네요. 누우면서 만지기가 뭘까 궁금해졌어요.
  • 노란 털로 뒤덮인 의자

  • 나무판을 군데군데 덧댄 사람의 상반신 조형물

장근영

극단 휠 창단 20주년 공연 〈생일파티 - Again 2003〉 보고 왔습니다.
줌에서만 들었던 이승규 배우님 목소리를 무대에서 직접 듣게 되어 반가웠어요.
연극 〈생일파티〉는 민수 씨의 생일에 일어난 유쾌하고 훈훈한 이야기였습니다. 극 마지막에 다 함께 부르는 생일파티 노래가 너무 멋졌습니다.
극을 보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사실 저도 극 속의 인물들처럼 사람이 제일 무섭거든요. 그래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두려워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삶이라는 게 웃기게도 결국 또 그 두려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의 상처가 아물기도 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극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지수

저도 첫공 보고 왔습니다. 극단 휠과 이승규 배우님, 축하드립니다!

김은설

저도 이승규 님이 출연한 연극 〈생일파티 - Again 2003〉을 보고 왔습니다!
지금까지 비장애인 중심 연극을 봐왔는데, 처음으로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출연한 연극을 봤어요. 엄청 신선하게 잘 봤어요. 장애‧비장애 경계 없이 서로 어울리면서 해프닝을 풀어가는 공연이에요. 홍보물에 수어통역이 쓰여 있어서 모든 회차에 제공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 못 했어요. 참고해 주세요!
주인공이 이동 제약이 있어서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며 유튜버 일을 하면서 고민 상담을 들어주는 것 같았어요. 혹은 재택근무인가 추측했고요. 책상 위에 조명이 달려있어서 유튜버로 생각하고 공연에 집중했습니다.
주인공이 방송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데 장소 제약 없이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나중에 혼자 있는 집에서 도둑과 함께 있게 되었을 때 꼼짝없이 당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 남 일 같지 않아서 좀 무서웠어요. ‘자다가 도둑이 든 줄 모르고 꼼짝없이 당하는 건 아닐까?’ 가끔 상상한 적이 있어서 염려했는데, 연극은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통해 상황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풀어냈더라고요.
도둑의 동정심, 동정하지 말라는 주인공, 속상해서 누구라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사람, 술에 취해서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않고 무작정 아무 데서나 자는 사람, 경찰이 꿈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제복을 벗어 빌려주는 경찰관 등 모두 모여 생일파티 하게 된 상황이 비현실적인데, 여러 등장인물이 주인공을 곤란하게 한 것 같지만 엄마 말고는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주인공의 집에 친구처럼 놀러 온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끝날 때 관객도 생일 축하한다면서 다 같이 노래 부르며 박수쳤어요. 마무리까지 훈훈했습니다.
이 공연을 통해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공연한 것과 비장애인이 하는 공연이 매우 다르다는 점, 그리고 스토리와 연출을 이렇게 풀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러모로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승규

은설 님! 통역이 없는 회차에 오셔서 불편하셨겠어요. 모든 회차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음엔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근데 정확하게 파악하셨어요. 유튜버 맞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 소파가 놓인 무대에는 HAPPY BIRTHDAY 가랜드가 걸려있다.

    무대 전경

  • 출연자들이 나란히 서서 박수치고, 그중 한 출연자가 앞으로 나와 관객을 향해 인사한다.

    커튼콜

장근영

토요일에 전시와 공연을 봤습니다.
전시 《촉감 수집가의 작은 상점》은 합정역 근처 whatreallymatters에서 열렸는데, 전시장 주 출입문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날씨가 너무 추웠는데 문손잡이가 보들보들 따듯한 소재의 털이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다이소에서 흔히 파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120개의 다양한 열쇠고리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수세미, 구둣솔, 피리, 방울 등 다양한 소재로 이렇게 멋진 작품들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말랑말랑, 푸석푸석, 도톨도톨, 삐쭉삐쭉, 까슬까슬 등등 다양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열쇠고리들을 만져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공간 중간중간 모빌처럼 걸려있는 실 같기도 하고 줄 같기도 한 전시품도 재미있었어요, 얼굴에 그 촉감이 스칠 때마다 간지럽고 재미있더라고요. 그 모빌에 붙어있는 천 같은 소재에는 촉감 단어가 쓰여 있다고 했습니다. 주 출입구 옆 벽에도 포춘쿠키가 걸려있었고, 쿠키 안에는 촉각적 단어가 들어 있었어요.
전시장은 마치 촉각적 감각들로 가득 채워진 선물상자 같았어요.

전시를 보고 나서 혜화동1번지에서 연극 〈덜메이드〉를 봤어요. 극의 시작, 관객들은 사라져 버린 극작가 하혜선 씨가 남겨둔 사죄문을 극장 안에서 함께 듣습니다. 하혜선 씨의 사죄문에 따라 관객들은 각자의 이야기 조각을 만나기 위해 극장 밖으로 향합니다. 혜화동1번지 극장 주변 야외에서 관객들은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 조각들을 마주합니다.
저는 2시간 동안 극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자기 안에 쌓여있는 어둑한 마음을 바라보는 조각, 바쁘게 살아가는 정신없는 일상 속에 존재하는 소소한 즐거움의 조각,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열정의 조각을 만났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연극은 저와 같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위스퍼링 서비스가 제공되었습니다. 위스퍼링 담당자분이 저와 동행하며 시각적 장면을 설명해 주셨어요. 위스퍼링 서비스는 개인마다 맞춤형으로 제공되어서 이런 이동형 공연에 좋은 접근성 방법인 것 같아요.
추운 날이었는데 색다르면서 감각적인 전시랑 공연을 봐서 기분이 쫌 좋았어요.

장근영

《촉감 수집가의 작은 상점》 주 출입문이 예뻐서 사진 찍어 달라고 했어요.

이승규

아이디어가 재밌네요. 직접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 유리문에 보라색 필름을 붙이고, 가운데 동그랗게 비운 부분에는 “촉감 수집가의 작은 상점 The Touch Collector’s Little Shop 2023.11.11.~11.23. 11:00~18:00”이라고 썼다. 유리에 사진 찍는 사람도 비친다.

    《촉감 수집가의 작은 상점》 주 출입문

  •  〈덜메이드〉 극장 안에 채워져 있는 이야기의 조각들

    〈덜메이드〉 극장 안에 채워져 있는 이야기의 조각들

장근영

천하제일탈공작소의 〈오셀로와 이아고〉를 보고 왔습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오셀로〉를 탈춤으로 재해석한 공연이었어요. 폐쇄형 음성해설이 제공되었는데, 그동안 제가 봐왔던 천하제일탈공작소 공연 중 음성해설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장해솔 님이 음성해설을 해주셨는데, 탈춤을 추는 분이라서 그런지 극의 분위기에 딱! 맞게 해설해 주셔서 신이 났습니다. 제 옆자리 어린이 관객도 폐쇄형 음성해설을 듣고 있었는데, 무척 신났더라고요. 저도 그랬고요. 춤 공연에서 폐쇄형 음성해설은 음악이 나오면 잘 안 들릴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안 그랬어요. 그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세 명의 배우 뒤에서 악사들이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했는데, 또 그 음악이 최고였거든요. 국악과 현대음악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무척 멋졌습니다. 가장 멋졌던 장면은 이아고가 비극을 꾸미며 탈춤을 추는 장면인데요. 음악이 무척 좋았어요. 음성해설은 “비극을 꾸미며 화려한 춤을 춘다”라고 설명했던 것 같아요. 춤을 너무 보고 싶더라고요. 근데 그 화려한 탈춤을 어떻게 말로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지 저도 방법이 떠오르지는 않았어요. 전체적으로 탈춤의 주요 동작과 동선, 느낌을 핵심적으로 잘 설명해 준 공연이었습니다.
해설이 좋았기에 더 욕심이 나는 거 같아요. 좀 더 좀 더 춤 동작을 더 느끼고 싶은 욕심!!
방법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공연이 너무 좋았기 때문인지 좀 더 탈춤을 더 느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승규

탈춤으로 오셀로라니…. 저도 알았더라면 보러 갔을 텐데 너무 아깝네요.
  • 무대 자막에는 “오셀로와 이아고 Othello and Iago”라고 씌어 있고, 출연자 3명이 객석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커튼콜

이승규

노들장애인야학 중증발달장애인 공연팀 ‘버티는 몸’의 첫 퍼포먼스 공연이 11월 24, 25일에 있었다. 일정이 겹쳐서 보러 갈 수 없어 아쉬웠는데, 26일에 들다방에서 사진 전시를 한다는 소식에 대학로를 찾았다. ‘들다방’이란 이름에서 무언가 끌림을 느꼈는데 공간에서도 아늑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들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발달장애인의 몸짓은 자유롭고 즐거웠으며 박자나 음이 엇나가는 것도 하나로 어우러지니 ‘틀에 박히지 않은 예술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흘러나오는 내레이션과 영상 속 움직임, 자연소리는 나에게 쉼터가 되어주었다. 발달장애인들의 몸짓과 소리에서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을 마주하게 된 특별한 전시였다.

김라현

여행을 가면 자연을 즐기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그 지역에서 열리는 특별한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번 달에는 제주에 다녀왔는데,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제주 지역 특성과 잘 어울리는 ‘이주’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기에 들러보았습니다.
《이주하는 인간 - 호모 미그라티오》는 이주와 생존에 관한 이야기로, 현대사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이주를 경험한 작가들이 그 과정에서 겪은 차별, 기후위기 등을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되었습니다. 평소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이주에는 여러 이유가 있구나’ 막연하게 생각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이를 역사적·문화적·생태적·우발적 이주 등 4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바라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존을 위해 다양한 이유로 이주하는 삶의 단면을 보고 있자니 묵직함이 밀려오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의외로 이주민을 상징하는 소라게가 터를 잡을 수 있는 레진으로 만든 작은 지역 랜드마크들 모형이었습니다. ‘이주’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인간’의 그것만 떠올렸는데 생각해 보면 소라게, 철새, 연어, 꽃씨 등 세상 만물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주하고 있었더라고요. 얼마나 다양한 모습들을 가졌는지! 게다가 ‘인간이 자연재해, 기후위기 등으로 이주하는 경우’는 생각하기 쉬운데, 반대로 ‘자연이 인간으로 인해 터를 빼앗기고 이주를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놓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쫓기듯 한 이주든 조금 더 가볍게 선택한 이주든, 낯선 세상에 적응하고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그리워하기도 하는 삶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럴 때 필요한 건 차별하지 않고 보듬으며 공존하려는 마음 아닐까요? 모두가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요? 모두는 아니더라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낯설게 만난 서로를 보듬을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장근영

우와!! 제주도 다녀오셨구나! 부럽부럽~~
다양성 존중~~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바라보지 않는 우리 인식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인식 변화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이승규

인간은 우월한 존재로 살아가려는 욕심이 있으니까요. 욕심을 버려도 되는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달라지기는 힘든 것 같아요.
  • 전시가 열린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건물 앞에 넓지만 얕은 물이 펼쳐져 있어 미술관 건물이 반사되어 비춘다.

  • 김옥선 〈신부들〉 | 대한민국 남성과 결혼한 각국의 결혼이주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 이유진×루앙삭 아누왓위몬 〈우리가 하는 한〉 | 천장에 걸린 큰 천막에는 비자림로 확장을 반대하는 이들이 쓴 시가 적혀 있다.

  • 레진 조각으로 만든 투명한 소라게 뒤로 다른 모양의 거처에 머무는 또 다른 소라게 모습이 보인다. 라이트박스에 레진 조각으로 만든 소라게가 투명한 기와집 모양에 들어가 있다.

    아키 이노마타 〈소라게에게 쉼터를 제공한다면?〉 | 소라게는 자라면서 거처를 옮긴다. 질 좋은 껍데기를 위해 서로 경쟁하지만 이러한 집착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정체성-본질에 대한 성찰을 권유한다.

이승규

서울 성북정보도서관 지하에 있는 천장산우화극장에서 소리컬 〈하늘, 땅, 바다 그리고 별〉을 보았다. 제목도 특이했지만, 소리컬이 궁금하기도 했고 발달장애 아동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와 소리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이 궁금증을 주었다. 공연에는 하늘, 땅, 바다가 등장하고, 장면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해 주는 해설자 역할의 별이 등장한다. 재밌는 건 관객들도 별이라고 지칭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간단한 소리로 대화를 만들었다거나 같은 멜로디가 반복된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각 캐릭터가 말해주는 이야기가 소리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스토리도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조금 더 발전시킨다면 공연의 취지에 맞게 발달장애 아동뿐 아니라 비장애 아동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 중앙에 소리컬 〈하늘 땅 바다 그리고 별〉이 크게 적혀 있고, 위아래 양옆으로 공연 정보와 캐스팅, 창작자 등이 소개되어 있다.

    로비에 세워진 포토월과 배너

  • 무대 배경에는 철제 스탠딩 프레임에 해, 구름, 꽃 등이 걸려있고, 앞쪽에 낮은 의자 3개가 놓여있다.

    무대 전경

김라현

어릴 때부터 꿈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편마비 장애가 있다 보니 몸으로 하는 취미보다 목소리를 내는 합창을 즐겼다. 예술가가 될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정신 차리고 보니 집회에 진심인 장애계 기자가 되어 있었고 지금은 지원주택에서 탈시설한 분들을 조력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안 즐길 순 있어도 못 즐기는 사람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husisarang@nate.com

김은설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귀로 듣는 것보다 자신의 시각과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관찰하면서 소통한다. 보편적이면서 보편적이지 않아, 미묘하게 엇갈리는 일상에서 생긴 아주 작고 개인적인 감각과 감정, 기억을 세밀히 탐구하고 있다. 듣는다는 게 무엇이며 자기 존재의 의미와 본질에 의문을 던지면서 드로잉, 설치, 영상매체를 아우르며 작업하고 있다.
odd_dreamer@naver.com

김지수

연출, 작가, 배우이자 장애인 연극교육, 인권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부터 연극을 시작했고, 2007년 극단 애인을 창단하고 최근까지 대표를 맡았다. 단편영화 시나리오 〈러브MT〉 〈으랏차차〉, 장편 희곡 〈대바늘 코바늘〉 〈알록달록 한땀한땀〉 〈기억이란 사랑보다〉 등을 썼다. 〈고도를 기다리며〉 〈장애, 제3의 언어로 말하다〉 〈한달이〉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auleala@daum.net

이승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며 지금은 배우와 작가로, 또 장애인식개선 강사로 활동 중이다. 2016년 연극 〈숲속 작은 집〉으로 처음 무대를 밟았고, 그 외 작품으론 〈옥상 위를 부탁해〉 〈언제나 맑음〉 〈귀를 기울이면〉 등이 있다. 2020년 연극 〈Bein〉을 쓰고 연출했다. 현재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의 부단장을 맡고 있다.
coca5201@naver.com

장근영

문화예술 속에 수많은 시각적 정보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늘 상상한다. 나의 상상이 일상이 되는 그날을 꿈꾼다.
zzangkku9902@naver.com

사진 및 캡션 제공.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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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1 19: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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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어떻게 정의내릴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라고 느껴지네요. 다양한 소재로 표현된 전시 작품이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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