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빈마음
빈마음이에요 항상
비워둬야 채워질 수 있잖아요.
차곡차곡 채워 가려고 마음을 비워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림 그리는 거를 참
좋아했어요. 이 구체적으로
미술학원 가서 뭐 배운 거는 아니고
좀 마음으로만 아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런 생각만 항상 하고 있었는데
처음에 어머니가 서예실에 가서 우리
또래들이 글을 열심히 쓰고 있더라.
너도 와서 한번 써 봐라.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제가 서예학원을 다니게
됐죠.
서예를 하다 보면 붓을 씻을 때
먹색이 너무 기가 막히게 좋은
거예요. 그래서 아 나는 이 먹색으로
그림을 그려야겠다. 진짜 지금은
이렇게 그림을 그리게 됐네요.
보통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에서
그러니까 뭔가를 이게 주변에서 보고
아 요거를 이런 거를 우리 그림으로
한번 풀어 보고 싶다 해 가지고
문인화로 이렇게 재해석이랄까
한번 표현해 보고 싶다 해서도 이렇게
해보기도 하고
[음악]
장애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밖의 활동을
덜하게 되잖아요. 이렇게 실내에만
있게 된다 보면은 할게 저는 그림
그리는 것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림을 더 매진하게 된 것 같고 이
자리에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음악]
요즘은 문인화가 좀 정치성을 잃은
것들이 좀 많아요. 또 저는 전통의
문인화를 꾸준히 하고 싶고 그러면서도
옛날 그림 그런 인식이 바뀔 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려야죠. 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더 열심히 해야
된다. 아직 익어 가는 중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인화를 참 시작을 잘했다 생각들고
내가 여기까지 온 것도 참 저 자신이
기특해요. 열심히 해 왔고 또
문화생들도 많이 지금 계신데 열심히
옆에서 도울 거고 저도 열심히 작업을
할 거고 큰 계획은 없어요. 그때그때
저는 주어진 때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네.
[음악]
‘미의 역정(美의 驛程)’은, 제주 장애예술의 과거와 미래를 예술적 시선으로 조명합니다. 제주 장애미술 1세대 예술가들이 품어온 열망과, 그 열망을 실현해온 세월의 흔적 곧 ‘미의 역정(美의 驛程)’을 따라갑니다. 우리는 이제 장애와 예술을 복지적 틀이나 시혜의 관점이 아닌, 온전한 예술의 가치로 바라보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장애예술계에서 오래도록 요청되어온 것이지만, 고정관념과 익숙한 틀을 깨는 일은 여전히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전시는 바로 그 벽을 넘어, 장애예술과 이를 향유하는 문화를 새롭게 열어가고자 하는 단단한 의지입니다.
작가들의 삶과 예술이 맞닿는 순간의 깊은 울림이 관람객 한 분 한 분께 조용히 스며들어, 또 다른 ‘역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초청 작가 고운산 . 곽상필 . 문정호 . 백주순 . 성정자 . 좌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