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전시 서문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장애인의 창작 및 향유 접근성을
높이고자 기획한 전시입니다.
국립 아시아 문화 전당과 한국 장애
문화 예술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무장애를 단순한 보조도구나 장치로
보는 접근을 넘어 융복합 콘텐츠의
장르로 정리화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경계
넘길 주제로 존재의 다름을 인정할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존재에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고민합니다.
사회적, 문화적, 지리적, 생물학적
경계는 우리의 삶 곳곳에 존재하며
우리는 이러한 경계를 안과 박,
우리와 타인, 안전한 것과 위험한
것, 나 그리고 나와 다른 등의
언어로 구분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존재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은
때로는 소외를 낳고 차이를 포용하지
못하며 타인을 배제하는 기재로
작용합니다.
전시는 이러한 경계가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임을 인식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타자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과정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전시의 제목인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처럼
우리의 몸은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만들어지고
변화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의료적 관점에
따라 비장애인을 정상, 장애인을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의존적인 존재로
고정시키며 사회적 배제와 차별을
강화합니다.
반면 본 전신은 장애를 손상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장애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배제의 초점을 맞추는 사회학적 관점을
따르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특수한 존재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독특한 개인, 의미
있는 타자로서 존재합니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예술이 가진 연결성 때문입니다.
전시는 무장애, 장애 예술, 참여적
예술, 상호작용 예술을 연구해 온
국내외 5인의 작가들과 함께 예술을
통해 경계를 넘어가는 연습을
시도합니다.이는
이는 단지 장애인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시도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접근성 강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예술은 무엇과도 연결될 수 있으며
우리는 예술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기뜬다는 서로
다른 몸과 마음이 만나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장이 되고자 합니다.
관라 만 안내.
전시장 벽면을 손끝으로 따라가
보세요.
바닥에 약 80cm에서
110cm 높이에 폭 30cm의
입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이
띠는 어린이, 휠체어 이용자, 성인
모두가 벽을 손으로 쓸어가며
자연스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미동 중에 만나는 조각은 작품을
감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감각
기관을 나타냅니다.
조각 바로 위에 있는 점자판과 국문,
영문 설명문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설명문 오른쪽 아래에는 음성 해설,
수어설, QR코드가 있습니다.
바닥에 질감이 달라지면 근처에 작품이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간이 의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추가 안내나 지원이
필요하면 전시장 곳곳에 상주하는
직원에게 편의 말씀해 주세요.
작품 설명,
송예슬,
보이지 않는 조각들, 공기 조각.
검은색 직육면체 위엔 아무것도 올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손을 얹고 움직여 보면 당신은
곧 알게 됩니다.
공기의 흐름이 손끝을 따라 퍼지고 그
감각은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조각. 그것이 바로이 작품입니다.이
조각은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느낄 수 있고 감각과 상상
사이에 놓인 또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냅니다.
과연 보는 것만이 예수를 감상하는
유일한 방식일까요?
지금 당신은 어떤 조각을 그리고
있나요?
당신이 감각하는 보이지 않는 조각들.
공기 조각을 클레이로 표현해 보세요.
해미 클레멘비츠
궤도 토포너로지
샵.
하얀 벽면에 나란이 설치된 검은 원형
스피커와 회전하는 모음 조형들이 눈과
귀를 동시에 자극합니다.
아, 오, 어, 우의 서로 다른
음정과 리듬이 스치듯 엇갈리며 공간을
채웁니다.
지금 당신은이 소리를 듣고 있나요?
아니면 보고 있나요?
같은 소리인데도 왜 각자 다르게
들릴까요?
그 차이는 감정, 기억, 혹은 몸의
감각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소리는 어디까지가 들리는 것이고
어디서부터는 느껴지는 것일까요?
지금 당신의 감각은 어디에 머물고
있나요?
귀인가요? 눈인가요?
혹은 그 사이 어디인가요?
아이 모모세 녹는 점.
살구빛의 카운터와 따뜻한 조명이
감싸는이 공간은 작은 밭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당신이 자리에 앉으면 검은 셔츠를
입은 퍼포머가 작가의 체온과 같은
온도로 데워진 물한잔을 건냅니다.
작가는이 자리에 없지만 다른 도시에
있는 자신의 체온을 실시간으로 이곳에
전송합니다.
이제 당신은 타인의 온도를 마시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입술에 닿는 그 온기는 따뜻한가요?
낯선가요?
그 감각은 당신 안에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나요?
온도는 숫자인가요? 감정인가요?
지금이 한잔의 물을 통해 당신은
누구와 연결되고 있나요?
아야 모모세
소셜 댄스
커튼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방안 한
여성이 침대에 누워 있고 남성은
노트북 앞에 앉아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수어, 손짓, 몸의
움직임, 그리고 침묵 속의 공기로
이어집니다.
여성은 기억과 감정을 손으로 말하고
남성은 때로 그 손을 감싸앉습니다.
그 손길은 위로일까요? 아니면
멈추라는 신호일까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손은 감정을 말하기도 침묵하기도
합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손짓으로 어떤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고
있나요?
그리고이 장면 속에서 당신은 어떤
힘의 균형을 느끼고 있나요?
송예슬
아슬아슬
두 개의 플랫폼이 나란히 놓인 공간
그 위에 두 사람이 함께 올라섭니다.
서로 다른 굴곡을 가진 길 위에서 두
사람은 긴 장대를 함께 들고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걸어야 합니다.
장대가 수평을 이루면 은은한 조명과
화음이 흐르지만 그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두 사람의 호흡과 움직임이 꼭
맞아야 합니다.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오직 눈빛과
몸짓으로 서로를 느끼며 걷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균형을 맞출
건가요?
지금 당신은 누구와 함께 걸으며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있나요?
누구나 거치대에서 장비를 착용한 후에
작품에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며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원영, 손나예, 여진, 이지양,
하은빈
안녕히 엉키기.
당신 앞에 바닥은 카페로 덮여 있고
곳곳에 자유롭게 앉거나 누을 수 있는
방석이 놓인 하나의 무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방석에 편안히 몸을 맡기고 올려다본
천장에는 서로 구르고 기대고 연결된
몸들의 움직임이 별자리처럼
펼쳐집니다.이
이 영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감각을 나누고 몸을 움직였던
워크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에는 다양한 목소리와 소리, 글,
기록된 영상과 낭독이 함께
흘러나옵니다.
당신은이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싶나요?
낯선 몸이 다가올 때 당신의 몸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소리는 언제 혼자 흐르고 언제 엉켜
흐르나요?
이곳은 감각의 연습장입니다.
당신의 몸은 지금 누구에게
어떻게 기대되고 있나요?
엄정순
들리지 않는 속삭임
39번의 흔들림
전시장 벽면을 따라 39장의 드로잉이
펼쳐집니다.
흐릿한 선과 번진 색으로 코끼리의
뒷모습과
날개짓하는 새의 형상을
표현했습니다.이
이 코끼리는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을까요?
새는 왜 두 세 장에 걸쳐
그려졌을까요?
코끼리는 한 장에 그려졌지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흔들리는 선과 번진 색을 만질 수
있다면 어떤 감촉일까요?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느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엄정순
코 없는 코끼리
넘버 2.
하얗코 거대한 몸과 굵은 다리.
멀리서 보면 익숙한 형상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야 비로서 정체가 드러납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어야 할 코는
없고 다리 일부는 금속 봉으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익숙한 이미지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이지만 우리는 낯설을 느끼고
질문하게 됩니다.
별핍은 때로 새로운 상상의 시작이
되기도 하니까요.
눈으로 보지 않고도 감각과 마음으로
대상을 바라본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존재는 무엇으로
보이나요?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장애인의 창작 및 향유 접근성을 높이고자 기획한 전시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무장애(배리어 프리)를 단순한 보조 도구나 장치로 보는 접근을 넘어 융복합 콘텐츠의 장르로 정례화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경계 넘기’를 주제로 존재의 ‘다름’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존재에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고민합니다. 사회적, 문화적, 지리적, 생물학적 경계는 우리의 삶 곳곳에 존재하며, 우리는 이러한 경계를 ‘안과 밖’, ‘우리와 타인’, ‘안전한 것과 위험한 것’, ‘나 그리고 나와 다른’ 등의 언어로 구분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존재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은 때로는 소외를 낳고, 차이를 포용하지 못하며 타인을 배제하는 기제로 작용합니다. 전시는 이러한 경계가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임을 인식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타자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과정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촬영·편집 : 글림워커스 GLIMWORKERS
음성해설 : 이수성
수어통역 : 김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