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패배하라고 만들어진게 아니야.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어.
더디 세계문학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해밍웨이.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한 배로 혼자 고기잡이에서 먹고 사는 노인인데
여은 나흐이 지나도록 고기를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첫 40날 동안은 한 소년을 데리고
다녔다. 하지만 40날 동안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자 소년의 부모는
아들에게 그 노인이 마침내 최악의 부른을 읽컫는 살라오가 된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소년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다른 배로 옮겨탔고 그 배는 고기잡이 나간 첫 일주일 동안 큼직한 고기를 세 마리나
잡았다. 매일같이 빈 배로 돌아오는 노인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던 소년은 노인에게
가서 살인 낚싯줄이나 갈고리 그리고 작살이며 도대 둘둘만 돋따위를 나르는
일을 항상 도와주었다. 부대 자료로 군대군데 기운 도체 둘들
말면 그것은 마치 영원한 패배의 깃발 같아 보였다.
야위구 수척한 노인의 목덜미에는 깊은 주름이 잡혀 있었고 열대바다에서
반사되는 햇빛으로 인해 생긴 양성 피부암 때문에 두뺨은 갈색 반점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 반점은 얼굴 양쪽을 타고 상당히 넓게 퍼져 있었으며 손에는 낚싯줄에
걸린 묵직한 물고기를 다루면서 생긴 상처자국이 깊게 패어 있었다.이
상처 자국은 최근에 생긴게 아니었다. 물고기가 살지 않은 사막에 침식된
흔적만큼이나 오래된 상처였다. 노인의 모든 곳이 늙었지만 두 눈만은
예외였다. 바다 빛깔을 닮은 노인의 눈은 폐기로 생기가 넘쳐 흘렀다.
산티아 할아버지 배를 끌어올린 뒤을 오르며 소년이 노인에게 말했다. 저
이제 할아버지하고 바다에 같이 나갈 수 있어요. 돈을 좀 벌었거든요.
소년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은 노인이었다. 그래서 소년은 노인을 무척 잘 따랐다.
아니다. 너는 운이 따르는 배를 타고 있지니? 그 사람들하고 같이 다니거라.
하지만 할아버지가 여회 동안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낚하고 같이 나갔을 때
3주 동안 매일 큰 물고기를 낚았잖아요. 기억하시죠? 기억하고 말고 노인이 말했다.
날 못 믿어서 네가 떠난게 아니라는 걸 안다. 아빠가 떠나라고 해서 떠난 거예요.
나는 어린 애라 아빠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거든요. 나도 안다. 노인이 말했다. 그거야
당연하지. 아빠 별로 믿음이 없어요. 소년이 말했다.
맞아. 하지만 우린 믿음이 있지. 안 그러니 노인이 말했다. 맞아요.
소년이 말했다. 테라스에서 맥주 한 잔 사 드릴까요? 이건 한 잔 하고
나서 옮기고요. 거 좋지. 노인이 말했다. 같은 어부리 한 잔
하았구나. 두 사람이 테라스에 앉자 여러 어부들이 노인을 놀려댔지만 노인은
화내지 않았다. 나이가 지긋한 어부 중 몇 사람은 노인을 바라보며 측근해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내색은 하지 않고 물살이며 낚싯줄을 드리웠던 바다 깊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좋은 날씨 그리고 자기네들이 본 것들에 대해 점잔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날 일진이 좋았던 어부들은 벌써 한구로 돌아와서 잡아온 청색치 내장을
제거한 뒤의 널반지에 기다랗게 늘어 놓았다.이 널반지를 두 사람이 각각 한쪽 끝을
잡고 끙끙거리며 수산물 창고로 운반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바나에
있는 시장으로 생선을 싣고 갈 냉동 트럭을 기다렸다.
상어를 잡은 어부들은 만 건너편에 있는 상어 공장으로 가져갔다.
그곳에서 도르레와 밧줄로 상어를 달아올려 간을 제거하고 지느러미를
자르고 껍질을 벗긴 뒤 살점을 토막내서 소금에 절렸다.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상어 공장에서 나는 냄새가 한 건너편까지
풍겨왔다. 그러나 오늘은 바람이 북쪽으로 불다가 잠잠해졌기 때문에
냄새도 풍기는 듯 많은 듯 했다. 마침 테라스에는 햇볕이 잘 들어
쾌적했다. 산티아 할아버지 소년이 노인을 불렀다. 왜? 노인이 대답했다. 그는
맥주잔을든 채 오래 전 일을 생각하는 중이었다. 제가 내일 쓸 정어리를 좀 잡아들어도
될까요? 아니다. 넌 가서 야구나 해라. 아직은 내가 노를 저을 수 있고
어망은 로헬리오가 던져 주면 되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어요.
할아버지하고 고기잡이를 할 수 없다면 다른 일이라도 도와드리고 싶어요.
맥주 사 줬으니 그걸로 됐다. 노인이 말했다. 너도 이젠 어른이 다
됐구나. 할아버지가 저를 처음 배에 태워 주셨을 때 제가 몇 살이었죠?
다섯 살이었는데 내가 너무 힘이 센 놈을 잡아 올렸다가 그놈이 배를 거의
산산 조각 낼 뻔한 바람에 네가 죽을 뻔했지. 기억나니?
그놈이 꼬리를 철썩거리며 펄떡펄떡 날뛰는 통에 가로장이 부서진 거랑
그놈을 몽둥이질 했던 소리가 기억나요.
할아버지가 젖은 낚싯줄 사례가 있는 뱃리 쪽으로 저를 내던지다시피 하셨던
것. 배가 요동치던 것. 할아버지가 그놈을 마치 장작 패듯이 몽둥이로
내리치던 소리. 그리고 제 몸에서 달짝지근한 피냄새가 났던 것도 기억나요.
네가 정말 그 일을 다 기억하고 있는 거냐? 아니면 내가 네게 이야기해 준
걸 기억하는 거냐? 전 할아버지와 함께 처음 바다에 나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일을 다
기억해요. 노인은 햇볕에 그을린 눈으로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럽다는 듯 소년에
바라봤다. 네가 내 아들이라면 너를 데리고 바다에 나가 도박 한번 해보고
싶구나. 하지만 넌네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식이고 운이 좋은 배를
타고 있으니 정어리 잡으러 가도 되죠. 미끼도 어디 가면네 마리 정도 구할 수
있는지 알아요. 나한테도 오늘 쓰고 남은게 있단다.
소금에 절여서 괴어 싱싱한 거로네 마리 잡아올게요.
그럼 한 마리만 노인이 말했다. 그는 희망과 자신감을 잃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산들 바람이 불대처럼 희망과 자신감이
새롭게 풀 돼 살아났다. 두 마리만요. 소년이 고집을 부렸다.
그래 그럼 두 마리만 노인는 동의했다. 훔치는 건 아니지?
그럴 수도 있지만 돈 주고 샀어요. 소년이 대답했다. "고맙구나." 노인이 말했다. 노인은 워낙 순박한
사람이라 자신이 겸손한 행동을 했는지 어쨌는지 따질 줄 몰랐다.
그러나 노인은 지금 자기가 소년에게 겸손한 행동을 했으며 그게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고 진정으로 자존심이 손상되는 일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헬류가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내일은 고기가 좀 잡히겠군.
어디로 가실 건데요? 소년이 물었다. 풍양이 바뀌면 배를 되돌릴 수
있을만큼 멀리 나가 볼까 한다. 해가 뜨기 전에 나갈 작정이야.
우리 배주인도 멀리 추랑하게 해 볼게요. 소년이 말했다. 할아버지가 커다란 물고기를 낚으면 우리가 가서
거들어 드릴 수 있게요. 그 사람은 멀리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니? 그건 그래요. 소년이 말했다.
하지만 새가 고기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모습을 봤다고 하거나 주인 아저씨가
볼 수 없는 뭔가를 봤다고 해서 청세치를 잡으러 나가도록 유도해 볼 거예요.
그 사람 눈이 그렇게 나쁘냐? 거의 장님이나 마찬가지예요.
거참 이상하구나. 그 사람은 바다 거북잡이를 한 적도 없는데 바다
거북잡이를 하면 눈을 버리거든 노인이 말했다.
할아버지는 몇 년 동안이나 모스키토 해안에서 바다 거북잡이를 했지만 눈이 멀쩡하시잖아요.
나야 별난 늙은이자니. 근데 진짜로 큰 고기를 잡을만큼 힘이
충분하세요?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나는 요령도 많이 알고 있거든.
이제 그만 이것들을 집으로 가져가요. 소년이 말했다. 그래야 제가 투망을
챙겨서 정어리를 잡으러 가죠. 두 사람은 배에 실려 있던 어구들을
집어들었다. 노인은 도대를 어깨에 짊어지고 소년은
단단히 꽃 갈색 낚싯줄을 둘 말아넣은 나무 괴작과 갈고리와 작살이 날랐다.
미끼로슬을 고기가 담긴 통은 배의 고물 아래 몽둥이와 함께 남겨 두었는데이 몽둥이는 커다란 물고기를
잡았을 때 물고기를 배 옆까지 끌어당긴 후 제압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노인의 물건을 훔쳐갈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운줄은 이슬을 맞으며 샀기 때문에
집으로 가져가는게 나았다. 노인은 그 지역 사람 중에 자기 물건을 훔쳐갈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믿었지만 그래도 갈꼬리 때나 작살의 배에 남겨두어 쓸데없이 훔치고
싶은 유혹이 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노인이 사는 오두막까지
함께 걸어올라가 열려 있는 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다. 노인은 도칠 감은 도대를 벽에 기대
세우고 소년은 괴작과 억울을 그 옆에 내려놓았다.
도때는 오두막 단칸 길이만큼 길었다. 구한노라고 하는 대왕 야자수의 질긴
껍질로 지은 오두막에는 침대, 탁자, 의자가 하나씩 있었고
윽바닥에는 석탄으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즐긴 섬유질로 된 구한호 잎사귀를 평평하게 겹쳐서 만든 갈색벽에는
예수 성심상과 코브레의 성모상이 걸려 있었다.이 그림들은 노인의 아내가 남긴
유품이었다. 그 벽에는 한 때 색바른 아내의 사진도 걸려 있었지만 노인은 그걸 볼
때마다 너무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진을 구석에 있는 선반 위에
내려놓고 깨끗한 셔츠로 덮어 두었다. "뭘 드실 거예요?" 소년이 물었다.
생선을 곁뜨린 노란 쌀밥이 한 냄비 있다. 너도 좀 먹을래? 아니에요.
전 집에 가서 먹을래요. 불 피울까요? 아니다. 내가 나중에 피우마. 아니면
식금밥 그대로 먹든지 투망 좀 가져가도 돼요? 물론이지.
사실 노인에게는 투망이 없었다. 소년은 그 투망을 언제 팔아치웠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날마다 투망이 있는 척 이야기했다.
사실 생선에 곁뜨린 노란 쌀밥도 없었다. 소년은 이것 역시 알고
있었다. 85는 행운의 숫자야. 내장을 제거하고도 500kg이 넘는 커다란
물고기를 한번 낚아와 볼까? 전 투망을 가져와서 정어리를
잡아올게요. 할아버지는 문간에서 햇볕이나 죄고 계세요.
그러마. 어제 신문이 있는데 난 야구 소식이나 읽고 있음마.
소년은 어제 신문도 지어낸 이야기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노인는
침대 밑에서 신문을 꺼냈다. 주점에 갔더니 페리코가 주더구나.
노인이 말했다. 정어리 잡으러 다녀올게요. 할아버지 거하고 제 걸 얼음에 함께
넣어두었다가 아침에 나누어 가지기로 해요. 제가 돌아오면 야구 소식이나
얘기해 주세요. 양키스는 절대 안. 하지만 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때문에
걱정이에요. 야, 양키스를 믿어라. 위대한
디마지오가 있다는 걸 잊지 마. 저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하고
클레블랜드 인디언스 둘 다 걱정돼요. 저런. 그러다가 신시네티 레즈나
시카고 화이트 삭스한테도 질까 봐 걱정하겠구나. 신문 꼼꼼하게 잘 읽으셨다가 제가
돌아오면 얘기해 주세요. 끝자리가 85인 복권을 한 장 사면
어떨까? 내일이 콕 여세째 되는 날이거든.
그것도 괜찮겠네요. 하지만 할아버지 최고 기록인 87은 어쩌고요? 소년이
물었다. 그건 두 번 다시 세울 수 없는 기록이지.
85번이든 복권을 한 장 살 수 있을까? 한 장 주문해 볼게요.
그럼 딱 한 장만. 그것만 해도 2달러 50야. 그 돈은 누구한테
빌리지? 그 정도는 문제 없어요. 2달러 50 정도는 언제라도 빌릴 수 있어요.
하기야, 나도 그 정도는 꿀 수 있을 것 같구나. 하지만 되도록 돈은 안
빌리려고 하지. 빌리기 시작하다 보면 어느새 돈을 구걸하는 신세가 되거든.
따뜻하게 챙겨 입으세요. 소년이 말했다. 지금이 9월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제법 커다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때지. 노인이 바랬다.
5월에는 아무나 어부 노릇을 할 수 있지만 그럼 전 정어리를 잡으러 나가
볼게요. 소년이 말했다. 소년이 돌아왔을 때 노인은 의자에 앉은 채 잠들어 있었고 해는 저물어
있었다. 소년은 침대에서 낡은 군용 담료를 가져와 의자 등바지 쪽에서 노인의
어깨 위에 덮어 주었다. 노인의 어깨는 특이하게도 아주 늙었지만 다부어 보였고 목도 아주
정정해서 잠이 들어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있는데도 목 뒷떨미 주름이
별로 드러나 보이지 않았다.
노인의 셔츠는 워낙 여기저기운 자곡이 많아
른 바 없이 보였다. 기운 자국은 햇볕에 찌들어 여러 가지
색깔로 변색되어 있었다. 하지만 얼굴만은 아주 늙어서 눈을
감고 있으니까 살아 있는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의 무릎 밖에 펼쳐 놓은 신문은 그 위에 놓인 노인의 한쪽 팔 무게
때문에 소스한 저녁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았다. 그의 바른 맨발이었다.
소년은 노인이 자게 그대로 두었는데 나중에 다시 왔을 때도 여전히 자고
있었다. "할아버지, 그만 일어나세요." 소년은 노인의 한쪽 무릎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노인은 눈을 뜨고 멀리 달아놨던 정신을 차리느라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 "뭘 가져왔니?"
"전이요?" 소년이 말했다. 같이 저녁 먹으려고요.
난 배 안 고프다. 그러지 말고 좀 드세요.
끼니를 거르고 고기잡이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여기 있니? 노인은
일어나면서 신문을 집어들고는 착착 접더니 그다음에 담료도 개기 시작했다.
"담료는 그대로 들르고 계세요." 소년이 말했다.
"제가 살아 있는 한 할아버지가 끼니를 거르고 고기잡이하게 하진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건강을 잘 챙겨서 오래오래 살려무나?" 노인이 말했다.
"전녁거리는 뭐냐? 검은콩을 넣은 밥, 튀김 바나나,
그리고 찌개요. 소년은 테라스에서 2단 금속 용기에 음식을 담아왔다.
나이프와 포크 스푼도 한 세트씩 종이 냅기에 싸서 주머니에 챙겨왔다.
누가 준 거니? 마틴이요. 주인 아저씨 말이에요. 그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구나. 제가 벌써 했어요. 할아버지는 안 하셔도 돼요. 소년이 말했다.
큰 고기를 잡으면 뱃살에 좀 줘야겠다. 노인이 말했다. 우리에게
음식을 준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 걸로 아는데 그럴 거예요.
그렇다면 뱃살 말고 다른 것도 좀 줘야겠구나. 아주 인정이 많은 사람이니 말이다.
맥주도 두 개 주셨어요. 나는 깡통 맥주가 제일 좋더라.
알아요. 근데 이건 병에든 아투에 맥주예요. 빈병은 제가 갖다 줄게요.
나야 그래 주면 좋지. 노인이 말했다. 그럼 이제 먹어 볼까?
아까부터 제가 먹자고 했잖아요. 소년이 노인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식사 준비가 다 될 때까지 그래서 열고 싶지 않았어요.
이제 식사 준비 다 됐다. 노인이 말했다. 손 씻을 시간이 좀 필요했을
뿐이야. 할아버지가 어디서 손을 씻으셨다는 거지? 소년을 생각했다. 마일상수도는
할아버지 집에 있는 길에서 두 개 아래에 있었다. 할아버지한테 물을 좀 길어 들어야겠어
하고 소년은 생각했다. 비누와 깨끗한 수건도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겨울에 입을 셔츠와 바지도 한 벌 갖다 드리고 신발과 담료도 하나씩 더
갖다 들여야지. 찌개가 참 맛있구나. 노인이 말했다.
야구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소년이 노인에게 졸랐다. 아메리칸 리그 우승은 내가 말했듯이 양키스가
확실해. 노인이 흡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경기에서 졌잖아요. 소년이 말했다.
그건 상관없어. 위대한 디마지오가 제 기량을 회복했거든.
팀에 다른 선수들도 있잖아요. 그건 그렇지. 하지만 디마지오가 없으면
이야기가 달라죠. 다른 리그의 경우 브루클린과 필라델피아가 붙으면 난
브루클랜을 택할 수밖에 없거든. 딕 시슬러와 그가 옛 구장에서 날린
굉장한 타구를 생각 안 할 수가 없단 말이지. 정말 유래 없는 타구였죠. 그렇게
멀리 간 장은 처음 봤다니까요. 그 선수가 테라스에 오곤 했던 거
기억나니? 그 선수하고 낚시 한번가 보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소심해서 같이
가자는 말도 못 했지. 그러다가 너한테 한번 물어보라고 했는데 너도
소심해서 말을 못 꺼냈고. 알아요. 진짜 큰 실수였어요.
같이 가자고 했으면 우리하고 같이 갔을 텐데. 그랬더라면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 됐었겠죠. 위대한 디마지오하고 낚시 한번 가고
싶구나. 노인이 말했다. 사람들 말로는 그 선수 아버지도 어부였다고
하더구나. 아마 그 선수도 나나 너처럼 가난하게 살아서 우리를 잘
이해해 줄 수 있을지 모르지.
위대한 시슬러의 아버지는 가난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 사람은
그러니까 그 선수 아버지는 제 나이 때 벌써 빅 리그에서 활약했거든요.네
나이 때 나는 아프리카를 항해하는 가로도 단 배의 선원이라 저녁이면
해안가에서 사자와 마주치곤 했단다. 저도 알아요. 전에도 이야기해
주셨었잖아요. 아프리카 이야기를 할까? 야구 이야기를 할까?
야구 이야기요. 소년이 말했다. 위대한 존 호타 맥그로 이야기를 해
주세요. 소년은 제이라는 약자를 호타라고 발음했다.
그 사람도 왕년의 테라스에 가끔 들려곤 했지. 하지만 그 사람은 술만
마셨다 하면 난폭해지고 입이 험악해져서 상대하기가 힘들었어. 그는
야구뿐만 아니라 경마에도 빠져 있었는데 주머니 속에 늘 경마용 말
리스트를 넣고 다니면서 전화기에다 대고 뻔젤의 말 이름을 대곤 했지.
감독으로선 훌륭했잖아요. 소년이 말했다. 아빠는 그가 제일 훌륭한
감독이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여기 자주 왔었으니까. 노인이
말했다. 듀로셔가르지 않고 매년 여기 왔더라면
너희 아버지는 듀로셔가 최고의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했을게다.
그럼 누가 제일 훌륭한 감독이죠? 루케인가요? 아니면 마이크 곤잘레스인가요?
내 생각엔 둘 다야. 막상 막하지. 그리고 최고의 어부는 할아버지고요.
아니다. 나보다 더 나은 어부들을 알고 있거든. 아니요. 소년이 말했다. 어부 중에는
훌륭한 어부가 있고 최고인 어부가 있어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독보적인
걸요. 고맙다. 넌 나 기분 좋게 해
주는구나. 너무 큰 물고기가 나타나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지 않기를
바라야겠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 기력이 좋으시다면 그런 물고기는 없을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기력이 좋지 않을지도 모르지. 노인이
말했다. 하지만 나는 요령을 많이 알고 있는 데다가 결의만큼은
대단하지. 이제 잠자리에 드셔야지 내일 아침에
몸이 가쁘네요. 빈 그릇은 제가 테라스에 갖다 줄게요.
그럼 잘 자거라. 내일 아침에 내가 깨워주마.
할아버지가 제 자명종이에요. 소년이 말했다. 내 자명종은 나이다. 노인이
말했다. 나이가 들면 왜 이렇게 일찍 깨는지 모르겠다. 하루를 좀 더 길게
보내려고 그러는 건가? 저도 모르겠어요. 소년이 말했다. 제가 아는 건 어린 애들은 늦게까지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걸 힘들어 한다는 것뿐이에요. 나도 어릴 땐 그랬던 것 같구나.
노인이 말했다. 제 시간에 깨워주마. 우리 주인이 깨우는 건 싫어요.
그러면 제가 그 사람만 못 한 것 같거든요. 나도 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할아버지. 소년은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은
테이블에 불도 켜지 않은 채 밥을 먹었고 노인는 어둠 속에서 바지를
벗고 잠자리에 들었다. 바지를 말아 베의 모양으로 만든 뒤 그 안에
신문을 둘둘 말아넣었다.
그다음에 노인은 담료로 몸을 감고 침대 용수철을 덮은 옛날 신문 위에서
잠을 잤다. 금새 잠이든 노인은 꿈속에서 어릴 때
갔던 아프리카의 긴 황금빛 해안과 눈이 실이도록 하얀 백사장과 높이
솟은 곳과 장엄한 갈색산을 보았다. 그는 매일밤 그 해안에서 사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포요하는 파도 소리를 들었고 파도를 해치며 다가오는
원주민들의 배를 보았다. 잠결에 가판의 타르와 뱃밤 냄새를
맡았고 아침이면 육지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씻고 온 아프리카 냄새를 맡았다.
노인은 무태 미풍 냄새를 맡을 때쯤 습관적으로 잠에서 옷을 입고 소년을
깨우러 가곤 했다. 그러나 오늘은 그 미풍 냄새를 너무 일찍 맡은 것
같았다. 꿈을 꾸면서도 너무 이른 시각이라는
걸 느낀 노인는 다시 꿈속으로 돌아가 바다에서 솟아오른 섬의 흰 봉우리를
보았다.이어서 카나리아 군도에 열어 한구며 정박장에 나오는 꿈을 구었다. 폭풍우나 여자,
큰 사건, 대어, 싸움, 힘겨루기, 아내 이런 것들은 더는 꿈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제 이런저런 장소에 관한 꿈과 해안을 어슬렁거리는 사자가 나오는
꿈만 꾸었다. 사자들은 전용놀 속에서 어린
고양이들처럼 놀았다. 노인은 소년을 사랑하는만큼 그 사자들도 사랑했다.
노인은 소년이 나오는 꿈은 한 번도 꾸지 않았다. 노인는 문 잠에서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달을 보며 바지를 입었다. 오두막 밖에서 오줌을 눈 뒤 소년을
깨우기 위해기로 올라갔다. 새벽 냉기 때문에 몸이 떨렸지만 떨면
몸이 따뜻해진다는 것과 곧 노를 적게 될 것이라는 걸 알았다.
소년이 사는 집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노인는 문을 열고 맨발로
조용히 집안으로 들어갔다. 소년은 첫 번째 방 간니 침대에
잠들어 있었고 저물어 가는 마지막 달빛 덕분에 노인는 소년을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노인는 소년의 한쪽 발을 살며이 잡았다. 소년이 잠에서 깨뜨고 고개를
돌려 노인는 바라볼 때까지 그렇게 발을 꼭 잡고 있었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년은 침대에서 일어나 옆 의자에 있던 바지를 집어들어 입었다.
노인이 문 밖으로 나가자 소년이 뒤따라 나왔다. 소년은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였기 때문에 노인는 소년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천만해여 소년이 말했다. 사내라면 해야 할 일인걸요.
두 사람은 길을 따라 노인의 오두막까지 내려갔다. 가는 길 내내 어둠 속에서 맨발에 산
애들이 자기네들 배의 달로 옮기며 움직이고 있는게 보였다.
노인의 오두막에 이르자 소년는 괴작에 있는 낚싯줄 다발살과 갈고리를 챙겼고 노인는 도이 감긴
도대를 어깨에 짊어졌다. 커피 드실래요? 소년이 물었다. 우선
어울을 배에 실은 다음 마이구나. 두 사람은 어부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가게에서 아침 일찍 연휴 깡통에 커피를 담아 마셨다.
잘 주무셨어요, 할아버지? 소년이 물었다. 여전히 잠을 쫓기가 힘들긴
했지만 소년은 이제 잠이 거의 깬 상태였다. 푹 잘 잤단다. 만올린 노인이
대답했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구나.
저도 그래요. 소년이 말했다. 이제 할아버지와 제가 쓸 정어리하고
할아버지가 쓸 미끼를 가져와야겠어요. 주인 아저씨는 자기 어구는 자기가
챙겨오거든요. 다른 사람이 가져오는 걸 싫어해요. 난 그 사람하고는 달라. 노인이
말했다. 난 네가 다섯 살 때부터 짐을 나르게 했지. 저도 알아요. 소년이 말했다.
금방 다녀올게요. 커피 한 잔 더 드시고 계세요. 우린이 가게에서
외상으로 살 수 있으니까 괜찮아요. 소년은 산호함 위를 맨발로 걸어
미끼를 저장해 둔 얼음 창고로 갔다. 노인은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그날
하루 종일 먹을 거라고는 커피뿐이었기 때문에 그걸 마셔둬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노인는 먹는게
귀찮아진지 오래된다 점심도 챙겨 다니지 않았다.
챙겨 다니는 것이라고는 뱃리에 있는 물 한 병뿐이었는데 하루에 물 한 병이면 충분했다.
소년이 정어리와 미끼 두 마리를 신문지에 싸서 들고 왔다. 두 사람은
자가 섞인 모래의 감촉을 발바닥으로 느끼며 오솔길를 걸어내려가 배를
들어올려 물에 띄웠다. 행운을 빌어요, 할아버지. 너도 행운을 빈다. 노인이 말했다.
노인은 노를 잡아매는 노끈을 노바지 피내기와 고정시킨 다음 몸을 앞으로
굽혀 노를 져어둠이 가시지 않은 한구에서 바다를 향해 물살에 헤쳐
나갔다. 다른 해안에도 바다로 추랑하는 배가 열어 있었지만 다이 언덕 넘너로
져버려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부들의 노가 바닷물을 치고 밀고
하는 소리는 또렷하게 들렸다. 가끔 누군가가 배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대부분 노졌는 소리 말고는 조용했다.
어위를 빠져나온 어부들은 각자 흩어져 고기가 잡힐 만한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먼 바다까지 나가 볼 작정이었던 노인은 냄새를 뒤로 한 채 이른 아침
신선한 바다 냄새를 향해 노를 저어 나아갔다. 해류가 해저의 가파른 절벽에
부딪히면서 생기는 소용돌이 때문에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이 끌려 들어오는
지점이 있었는데 수심이 갑자기 700길 이상 깊어져서 어부들 사이에서는 큰 우물이라고 불리는
지점을 지날 무렵 노인는 멕시코만 해초의 인광을 보았다.
수심이 가장 깊은 지점에는 새우나 미끼로 쓸 만한 고기나 오징어대 같은게 가끔 물살에 휘말려 들어오곤
했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로 올라와 주변에 지나가던
고기들한테 잡아먹혔다. 어두운 가운데서도 노인는 아침이 오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놀이 저어 가다 보니 날치가 수면 위로 치솟으며내는 소리와 어둠 속에서
빳빳한 날개를 익бі치며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바다에 나가면 제일 가까운 친구가
날치였기 때문에 노인는 날치를 무척 좋아했다. 노인는 새들. 특히 늘
허탕만 치면서도 계속해서 먹이를 찾아 날아다니는 갸픈 검은 제비 갈매기를
가장 안쓰러워 했다. 도둑 갈매기나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새들을 제외하면 새들이 사람보다 더 팍팍한 삶을 살고 있지라고 노인는
생각했다. 바다가 얼마나 잔인한데 제비 갈매기
같이 여리고 조그한 새들은 왜 생겨났을까? 바다는 친절하고 무척 아름다워.
하지만 바다는 무척 그리고 갑자기 잔인해질 수 있는 곳이어서 조그만
목소리를 내고 자맥질 해가며 먹잇감을 찾아 날아다니는 새들은 바다에서
살기에는 너무 연약하게 창조됐지. 노인은 바다를 늘 라마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바다를 사랑스럽게 여길 때 부르는 스페인어다.
바다를 사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가끔 바다에 대해 험한 말을 하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그럴 때조차도
사람들은 바다가 여자인 듯이 말했다. 젊은 어부들 가운데 한 때 상어
간으로 큰 돈을 벌어 산 모터보트를 타고 낚싯줄에 부표를 매달고 낚시하는
사람들은 바다를 남성으로 취급해 엘마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들은
바다가 마치 경쟁 상대거나 어떤 장소거나 심지어적인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노인는 바다를 늘 여성으로 큰 부탁을 했을 때 그걸 들어주거나
거절하는 존재인 냥. 천성이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납고 모은
짓을 하는 존재인 듯 여겼다. 여자처럼 바다도 달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인은 꾸준히 노를 저었지만 별로
힘들지 않았다. 간혹 해류가 소용돌이 칠 때를 제외하고는 바다 수면은 잔잔하게 제
속도를 잘 지키고 있었다. 노는 수고를 1분 정도 해류에 맡긴
채 항해하던 노인는 날이 밝아오기 시작할 쯤 그 시간이면 도착하고 싶었던 지점보다 훨씬 먼 곳까지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 깊은 해구에서 일주일 동안 고생했지만 허사였지 하고 노인는 생각했다.
오늘은 다랑어와 날개 다랑어 때가 있는 곳에서 낚시를 해 봐야지. 그 가운데 큰 놈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날이 완전히 밝기 전에 노인은 벌써 미끼를 다 던져 놓고 해류에 실려
떠다니고 있었다. 미끼 하나는 40길 아래로 드리웠다. 두 번째 미끼는
75길, 세 번째와네 번째 미끼는 각각길과 125길 푸름 바다 아래로 드리웠다.
꿋꿋한 낚시 바늘을 미끼용 고기 속에 단단히 밀어 넣고 밖으로 튀어나온
구부정하고 뾰족한 낚싯바늘 부분에 싱싱한 정어리를 끼워 정어리 머릿 부분이 아래쪽을 향하도록 매달아
놓았다. 정어리들의 양쪽 눈을 낚싯바늘로 꿰어 나란히 달아 놓자 흰
세고리에 반원형 화안을 씌운 것처럼
그렇게 보였다. 큰 고기가 와서 입질할 때 어느 한 부분도 달짝지근한 냄새와 입맛을
도두지 않을 만한 부분이 없도록 했다.
소년은 노인에게 다랑어 중에서도 싱싱한 날개 다랑어 새끼 두 마리를 주았는데이 미끼는 제일 깊이 드리운
낚싯줄에 저울추처럼 매달아 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막 낚싯줄에는
큼직한 푸른 줄무늬 전갱이와 황색 전갱이가 매달려 있었다.이 미끼는
예전에 쓰다 남은 것이었지만 아직 상태가 좋을뿐만 아니라 냄새를 풍기며
고기를 유혹할 만한 물 좋은 정어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연필만큼 굵은 낚싯줄에는 고기가
미끼를 조금만 잡아당기거나 건드리기만 해도 물속으로 곤두박질할 초록색
막대찌를 묶어 두었고 두 개의 40길짜리 사리를 단 낚싯줄에는 다른
낚싯줄 사리를 더 연장할 수 있도록 각각 여분을 두어 필요한 경우 물고기가 최고 300길 이상 끌고
가도 문제 없게 했다. 이제 노인는 낙대찌 세 개가 물 속에 잠긴 것을
배전 너머로 지켜보며 낚싯줄이 적당한 수심에서 아래 비로 팽팽하게 드리워질
수 있도록 살살 노르었다. 사위가 꽤 환해진 걸 보니 금방이라도
해가 떠오를 것 같았다. 해가 바다 위로 희미하게 떠오르자 해안쪽에 있는 다른 고깃배들이 조류를
가로질러 물 위에 얕막하게 떠 있는 것이 보였다. 날이 점점 더
밝아오면서 눈부신 빛이 수면 위에서 반짝거렸다. 해가 완전히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자
잔잔한 해수면의 햇살이 반사되는 바람에 눈이 따가왔다. 그래서 노이는
해가 있는 쪽을 보지 않고 놀이었다. 바닷물 속을 들여다 보니 낚싯줄이
어두운 물속으로 똑바로 드리워져 있었다. 만류의 깊이에 따라 어두운 정도가
달라도 주변에 지나가는 고기가 있으면 정확한 지점에서 반드시 미끼가 고기를
기다릴 수 있도록 노인는 그 누구보다 줄이 똑바로 내려가 팽팽하게
유지되도록 했다. 다른 어부들은 해류의 낚싯줄을 맡긴
채 둥둥 떠다니도록 내버려 두었기 때문에 줄이 수십길 아래에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60길밖에 안 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나는 낚싯줄를 정확하게 유지하지. 노인는 생각했다. 단지 운이 안
따라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아 오늘이 운이 좋은 날일지.
매일매일이 새로 시작되는 날이니까. 운은 없는 것보다 있는게 좋지.
하지만 난 정확한 걸 원해. 운이 찾아왔을 때 운을 맞을 준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하니까. 해가 뜬지 두시간이 지나자 동쪽을 바라보아도
더는 눈이 아프지 않았다. 시야에 들어오는 배는 단 세 척뿐이었고 그나마도 멀리 해안 쪽에
낮게 떠 있었다. 평생 일은 아침 했을 때문에 눈이 상했지 하고 노인는
생각했다. 그래도 아직 멀쩡해 저녁 때는 해를 쳐다봐도 눈이 깜깜해지지 않거든.
저녁 햇살이 더 강한데도 말이야. 그런데 아침에는 눈이 따갑단 말이야.
바로 그때 길쭉한 검은 날개를 가진 구남새 한 마리가 저 앞쪽 하늘에
빙빙 맴돌고 있는게 보였다. 새는 날개를 뒤로 뻗은 채 비스듬한
자세로 급강을 하더니 다시 날아올라 하늘을 빙빙 맴돌았다.
저놈이 뭘 점 찍었군? 노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괜히 유람하고 있는게 아니야.
노인는 새가 빙빙 돌고 있는 곳을 향해 꾸준하게 천천히 노를 저어 갔다. 서두르지 않으면서 낚싯줄이
아래 위로 팽팽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다만 물살을 해치며 약간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에 새를 이용하지 않고 낚싯도를
냈다. 새는 더 높이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날개짓을 멈춘 채 다시
그 자리를 빙빙 맴돌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수면을 향해 급강화하자 날치
한 마리가 물 밖으로 튀어올라 수면 위를 필사적으로 나는게 보였다.
만색이다. 노인는 짧게 소리쳤다. 큰 만색이 때야. 그는 노를 거두고 뱃 아래에서 작은
낚싯줄 하나를 꺼냈다. 중간 크기에 낚싯바늘이 달린 철사로 된 목줄에
정어리 한 마리를 믿기로 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배전 너머로 던진 뒤
고물 쪽에 있는 고리쇠에 단단히 붙드했다. 그러더니 다른 낚싯줄에도 미끼를 달아
이물쪽 그늘진 구석에 둘둘 감아 놓았다. 노인은 다시 노을 저으며 검은 새가
긴 날개를 펴고 수면 위를 낮게 날며 먹이를 찾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노인이 지켜보는 동안 새는 다시 한번 날개를 비스듬이 한 채 수면을 향해 급강을 하더니 나이츠를 쫓아 활개를
쳤지며 수고였다. 그때 큰 만세기 때가 달아나는 나이츠를 뒤쫓느라
수면이 약간 블룩하게 솟아오르는 걸 볼 수 있었다. 만세기는 날치가 바다로 떨어질 때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달아나는 날치 바로 아래에서 물살을 헤치며 속력을
내고 있었다. 대단한 만세기 때로군 하고 노인는 생각했다.
만세기 때가 넓게 퍼져 있었기 때문에 날치들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었다.
새는 날치를 잡을 가망이 전혀 없었다. 날치는 너무 크고 너무 빨라서 새의
먹잇감이 되기에는 어림도 없었기 때문이다. 노인는 날치들이 계속해서 물 위로
튀어오르고 그걸 잡으려고 혹고생하는 새를 지켜보았다. 노인는 생각했다.
저 만세기 때는 놓쳤어. 너무 빠른 데다 너무 멀리가 버렸는 걸.
하지만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놈이 하나쯤 걸리거나 내가 노리는 커다란
물고기가 저놈들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지. 내가 잡으려는 큰 물고기가
분명 어딘가에 있을 거야. 멀리 육지 위에는 구름이 산처럼 피어
올랐고 해안는 푸르스름한 회색빛 능선의 배경으로 길쭉한 초록색 선처럼
보였다. 물빛은 짙은 청색이었는데 이제 너무 짙어져 거의 보라색에
가까웠다. 물속을 들여다 보니 채로 쳐서 뿌려 놓은듯한 붉그스름한 플랑크톤과 햇빛이
비전에는 이상한 광선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노인은 낚싯줄이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깊은 곳까지 똑바로 드리워져 있는지 살폈다.
플랑크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은 물고기가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에 노인는 기뻤다.
한층 높이 뜬 해가 물속에 빚어내는 기이한 광선은 날씨가 좋다는 증거였다.
육지 위에 걸린 구름의 형태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새들은 이제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해수면에는 햇빛에 누게 색이 바른 모자 반류의 해초미들과 보라색
형광빛을 내며 배 가까이에서 떠내려 가고 있는 곡갈 해파리의 젤리 같은
뚜렷한 형상의 불의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해파리는 몸을 옆으로 뉘었다가 다시
똑바로 세웠다. 페파리는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긴 보라색 촉수를 몰속으로 1m 가까이
들이온 채 물방울 같이 느긋하게 떠내려고 가고 있었다.
곡갈 해파리로군 노인이 말했다. 이런 망할 것들 같으니라고.
노의 몸을 기 채 물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흐물흐물 늘어진 해파리 촉수와 같은 색깔을 띈 조그한
물고기들이 촉수 사이 혹은 물방울 같이 생긴 불에가 물에 떠내려가면서
만들어 놓은 조그만 그늘 아래 헤엄치고 있었다.이 물고기들은 해파리 독에 면역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낚시하다가 낚싯줄에 끈끈하게
들러붙은 보라색 독세포에 손이나 팔이 닿히라도 하면 덩굴 옷이나 옷나무를
만졌을 때처럼 두드러이나 발진이 생겼다. 해파리 중에서도 특히
아구아와 말라의 독은 금세 퍼져서 마치 채찍으로 맞은듯한 증상을 보였다.
형광빛 방울들은 아름다웠다. 하지만이 방울들은 바다에서 겉모양의
소가 봉변을 당하기 쉬운 것이어서 노인은 커다란 바다 거북이 해파리를
잡아먹는 걸 보면 반갑기까지 했다. 바다거북은 방울를 발견하면 정면으로
접근해 갑옷으로 무장하듯 눈을 감은 뒤 촉수든 뭐든 통째로 몽땅
잡아먹었다. 노인은 바다과북이 헤파리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을뿐만 아니라
태풍이 지나간 뒤 해변에 떠내려온 해파리를 발견하면 딱딱하게 뿔처럼
굳은 발바닥으로 밟아 팡하고 터뜨리곤 했는데 그때 나는 소리도 좋아했다.
노인는 우아하고 날센 초록 바다 거북이나 데모 거북을 특히 좋아했지만
등껍질이 누럽고 이상하게 교미를 하며 눈을 감은 채 곡갈 해파리를
개걸스럽게 먹어치우는 멍청하고 덩치가 큰 왕바다 거북은 별 없이 격멸했다.
노인는 여러 바다 거북잡이 배를 탄 적이 있긴 하지만 바다 거북에 대한
신비감은 전혀 없었다. 심지어 바다 거북을 보면 치근한 생각마저 들었다.
길이가 조각배만 하고 무게가 1톤이나 되는 거대한 장수 거북을 봐도 그랬다.
바다 거북은 난도지를 당하고 도사를 당한 후에도 몇 시간 동안이나 심장이
뜨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다 거북을 모질게 되했다.
노인은 자기도 그런 심장을 갖고 있고 바다북 같은 손과 발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힘을 기르기 위해 하얀 바다북 했다. 9월과 10월에 커다란
물고기를 낚기 위해 5월 한 달 내내 바닥부 아래를 먹었던 것이다.
노인는 또 어부들이 어울을 보관해 두는 창고에 있는 큰 드럼 통에서
매일 상어 간을 한 컵씩 따라마셨다. 그 간는 어부 중 누구든 원하면 와서
마시라고 놔둔 것이었다. 대부분의 어부는 간유 맛을 싫어했다. 그러나
제시간에 일어나야 하는 고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다가 간는 감기나 유행성 독감에도 좋고 눈 건강에도
좋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새가 다시 하늘을 맴돌고 있는게 보였다.
저놈이 고기를 찾았군.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아까처럼 수면 위로
날아오르는 날치도 먹잇감이 될 만한 물고기가 흩어지는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노인이 계속 지켜보고
있자니 다랑 새끼 한 마리가 공중으로 치소 닿다가 빙글 돌더니 대가리를
쳐박으며 물속으로 곤두박치를 치는 것이 보였다. 다랑어는 햇빛을 받아 은색으로
반짝거렸고 한 놈이 물 속으로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방 팔방에서 수많은 다랑어들이 해수면에 마구
휘저으며 먹이를 쫓아 연달아 껑충껑충 높이 치소다가 물속으로 떨어졌다.
다랑어들은 먹잇감 주변을 에워싸며 몰아가고 있었다. 저놈들이 너무 빨리만 이동하지
않는다면 내가 따라잡을 수 있을 텐데 하고 노인는 생각하면서 물고기 때가
일으키는 하얀 포말과 겁에 질린 채 어쩔 수 없이 해수면 위로 내몰린 먹잇감 물고기들을 향해 새가 손살같이
내려와 주둥이 처박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새가 꽤 도움이 되는군 노인이
말했다. 바로 그때 고리로 만들어서 밟고 있던 낚싯줄이 발밑에서
팽팽해졌다. 노래 놓고 낚싯줄이 단단히 준 채 끌어올리자 파르 떨며 저항하는
다랑어의 무게가 온전히 느껴졌다. 줄을 끌어올릴수록 더 심하게 파드득거렸다. 다랑의 푸른 잔등과
황금빛 옆구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노인는 고기를 배전으로 휙 끌어올렸다. 총알 모양으로 단단하게
생긴 다랑어는 커다란 눈을 멍하게 뜬 채 날렵한 꼬리를 연속 퍼드득거리며
배판자 바닥 위에서 필사적으로 펄떡거렸다. 노인는 다랑어를 생각해 즉사시키려고
머리를 힘껏 내려친 뒤 그래도 팔떡거리는 다랑어를 발로 차서 고문에 구석진 곳으로 보냈다.
나에게 다랑어군 노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미끼로 쓰면 아주 좋겠어.
5kg 정도는 나가겠는 걸. 노인은 언제부터 자기가 이렇게 큰 소리로 혼잣 말을 하기 시작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예전에는 혼자 있을 때면 노래를 부르곤 했다. 예컨데 고기잡이
돗나 거북잡이 배에서 밤에 혼자 당직을 서며 키를 잡고 있을 때면
노래를 불렀다. 아마 혼자 있을 때 큰 소리로 중얼되기 시작한 것은
소년이 떠나고 나서부터인 거 같았다. 하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소년과 함께 고기잡이를 하던 시절 두 사람은 대게 꼭 필요한 때만 말을 했다. 두 사람은 밤이나 악천으로
인해 발이 묶였을 때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바다에서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기 때문에 노인 항상 그것을 의식하고 또 지키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큰 소리로 말해도 싫어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도 머릿속으로 생각나는 걸 밖으로 내뱉었다.
이렇게 큰 소리로 짓거리는 걸 남들이 들으면 내가 미친 줄 알겠지. 노인는 큰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난 미치지 않았으니까 상관없어. 돈 많은 사람들이야 라디오가 있어서 배를 타고 있을 때
이야기도 들려주고 야구 중계도 해 주지만 말이야. 지금은 야구 생각을 할 때가 아니야
하고 노인을 생각했다. 지금은 딱 한 가지만 생각할 때야. 난 그걸 위해 태어난 사람이지. 저 물고기 때
주변에 아주 큰 놈이 한 마리 있을지도 몰라. 난 먹이를 쫓는 날개
다른 때 가운데 비실비실한 한 놈을 낚았을 뿐이야. 하지만 그 고기 때는
너무 빨리 너무 멀리 이동하고 있어. 오늘 해수면에 보이는 것들은 죄다 아주 빠르게 북동 쪽으로 이동하고
있군. 하루 중 그런 때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어떤 기후의 증후일까?
이제 해안 손에 보이던 초록선은 보이지 않고 마치 눈이 덮힌 듯 하얗게 빛나는 푸른 산봉우리와 눈이
내린 산처럼 그 위에 떠 있는 구름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바다가 워낙 어둡다 보니 물속으로 들어간 빛은 프리즘 효과를 냈다.
무수한 반점 같이 떠 있던 플라크톤 때는 높이 뜬 해가 절멸시켰고
노인의 눈에 보이는 거라곤 푸른 바다 깊숙이 프리즘처럼 분사되는 빛과 수심
1500m 깊이까지 곧게 드리워진 낚시줄뿐이었다. 다랑 때는 다시 물속으로 내려와
버렸다. 어부들은 이런 종류의 고기는 전부 다랑어라 불렀고 그 고기를
팔거나 미끼용으로 교환할 때만 제대로 된 이름으로 불렀다. 이제 해가 제법
뜨거워져 노이는 목덜미가 뜨끈뜨끈하고 배를 저으면 등쫄기를 타고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노이는 생각했다. 물결에 배를 맡기고 잠시 잠을 좀 자도 되지
않을까? 발가락에 낚싯줄을 감아놓고 자면 물고기가 입질할 때 깰 수
있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여섯째 날이니 반드시 제대로 된 고기를
낚아야 해. 바로 그때 낚시추를 바라보고 있던 노인의 눈에 물 위로
나와 있던 초록색 막대찌 하나가 물속으로 쏙 들어가는게 보였다. 옳지
그는 말했다. 옳지. 노인는 노를 배에 부딪히지 않게 가만히
거두어들렸다. 그러고는 손을 내밀러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낚싯줄을 살며 없이
검어주었다. 그 어떤 저항감이나 무게도 느껴지지 않았다. 노인는
낚싯줄을 가볍게 잡았다. 그러자 또다시 느낌이 왔다. 이번에는
탱탱하지도 묵직하지도 않은 그냥 살짝 당겨 버는 느낌이었는데 노인는 그것이
뭘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투심기 밑에 던져 놓은 낚싯바늘의
뾰족한 부분과 끝부분을 뒤덮고 있던 정어리를 청세치 한 마리가 먹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었다. 그 끝에는 손으로 별러 만든 낚싯바늘이 다랑어 새끼
대가리 위로 툭 튀어나와 있을 때였다. 노인는 조심스럽게 낚싯줄을 잡고는
왼손으로 낚싯줄를 낚싯대에서 살살 풀어냈다. 이제 고기가 아무 눈치도
못 채게 하면서 손가락 사이로 줄이 풀려 나가게 할 수 있었다. 때도
때이지만 이렇게 먼바다에 사는 거로 봐서 엄청나게 큰 놈인게 틀림 없어 하고 노인는 생각했다. 미끼를 먹어라
물고기야. 미끼를 먹어. 제발 미끼를 먹어오. 얼마나 싱싱한지 모른단다. 게다가 넌 180m나 되는 어둡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있니? 그 깜깜한 곳에서 되돌아와 정어리를 먹으렴.
그는 가볍지만 조심스러운 입질를 느꼈다. 그다음엔 정어리 대가리를
바늘에서 뜯어내기가 어려워질 때쯤 되자 더 강한 입질이 느껴졌다.
그러고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착하지. 노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한 번 더 돌아오렴. 냄새만 맡아보라고. 군침이 돌지 않니? 먼저
정어리를 먹고 그다음엔 다랑어를 먹으렴. 탱탱하고 시원한게 맛이 아주
그만이란다. 사양 말고 어서 먹으렴 고기야. 노인은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낚싯줄을 준 채 가만히 기다렸다. 고기가 위나 아래로 헤엄칠지도 모르기
때문에 잡고 있던 낚싯줄 외에 다른 낚싯줄도 동시에 눈여겨 보고 있었다.
그때 조금 전처럼 조심쓸의 미끼를 건드려보는 기척이 전해져 왔다.
먹이를 물 거야. 노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하느님 제발 미끼를 물게 해 주소서. 하지만 고기는 미끼를 물지
않았다. 고기는 그냥 가버렸고 노인은 아무런 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가
버렸을 리가 없어. 노인이 말했다. 절대로 그놈이 그냥 가버렸을 리 없어. 한번 빙 돌고 있을 거야.
아마 예전에 낚싯바늘이 걸려서 혼난 적이 있었던 걸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그때 마침 반갑게도 낚싯줄을 가볍게 건드리는 느낌이 왔다. 그냥 한번
허히 돌아봤던 거지. 이번엔 분명히 물 거야. 노인이 말했다. 가볍게
당기는 힘을 느끼고는 반가워하고 있는데 뭔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육중하고 다부진 힘이 느껴졌다.
노인이 느낀 것은 고기의 무게였다. 노인이 여분으로 둘둘 감아두었던 낚싯줄 살리뭉치 가운데 하나에서
낚싯줄이 술 풀려 나가도록 했다. 배출이 노인의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나가는 동안 엄지와 집계 손가락으로
낚싯줄을 살짝만 잡고 있었는데도 엄청난 중량감이 느껴졌다.
대단한 고기구만 노인이 말했다. 이놈이 미끼를 옆으로 문채 그대로 달아나고 있는 거야. 그러다가 돌아서
더는 믿끼를 삼킬 테지. 노인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을 입밖으로
내서 말하진 않았다. 좋은 일이 있을 때 그걸 말해 버리면 운이 달아나
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인는 그것이 얼마나 거대한 고기인지 알고 있었다.
정어리를 옆으로 문채 어둠속으로 유형하고 있는 고기를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았다. 그 순간 고기가
멈추는듯한 느낌이 왔지만 무게감은 여전했다. 그러다 그 무게감이 점점 커지자 줄을 덮풀어 주었다. 엄지와
검지로 낚싯줄을 좀 더 단단히 잡자 무게감이 더 커지면서 수직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놈이 확실히 걸려들었군. 이제 실컷 먹도록 해
줘야지. 노인이 말했다. 그는 낚싯줄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나가게 하는 한편 왼손을 뻗어 여분의 낚싯줄 살리 끄트머리를 옆으로 있는
낚싯줄용으로 쓸 여분의 살이 두 뭉치 끄트머리에 단단히 올감했다. 이제
그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사용 중인 낚시줄 외에도 40개일짜리 사리를 세
개나 여분으로 준비해 두었다. 자 먹고 또 먹어라. 노인이 말했다. 실컷 먹어.
뾰족한 낚싯바의 끄트머리가네 심장까지 가서 너를 찔러 죽일만큼 집어 삼켜라
하고 노인는 생각했다. 순순히 떠올라서 너를 작살로 찌를 수 있게 해다오. 그래 잘한다. 이제 준비가
됐니? 식사는 충분히 했어? 자, 간다. 노인는 소리를 지르며 양손으로
줄을 힘껏 낙채 1m 정도 끌어올린 다음 몸을 무게축으로 삼고 팔림을
있는 대로 발휘해 두 팔로 번갈아가며 줄을 연급 후 세차게 잡아당겼다.
그런 아무 소용이 없었다. 고기는 천천히 반대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노인은 고기를 단 몇 cm도 끌어올릴
수 없었다. 커다란 물고기를 잡기 위해 튼튼하게 만들어진 낚싯줄을 등에
매고 있자니 줄에서 물방울이 구슬처럼 탁탁 튈 정도로 줄이 팽팽해졌다.
물 속에서 고기가 천천히 휙익하는 소리를 냈지만 노인는 여전히 줄을 붙잡고는 고기의 저항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러고는 고기가 당기는 힘에 맞서기 위해 가로장의 몸을 의지한 채 몸을 뒤로 젖히며 버텼다.
그러자 배는 북서 쪽 방향으로 틀더니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고기는 꾸준히 움직였고 노인도 고기와 더불어 고요한 바다위를 천천히 이동했다. 다른 미끼들이 아직 물속에
드리워져 있었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이럴 때 그 애가 있었으면 하고 노인는 소리내어 말했다. 배는
고기에게 끌러가는 꼬리고 나는 견인 기둥이 된 셈이군. 줄을 좀 더 팽팽하게 당길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저놈이 줄을 끊고 달아날지도 몰라. 힘 닿는 데까지 저놈을 붙잡고 있어야 하니까 저놈이 당기면 줄을 풀어 줘야
해. 그래도 저놈이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계속 앞으로만 움직이니 천만 다행이야. 저놈이 아래로 내려가기로
작정이라도 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 저놈이 바닥으로 내려가 죽어 버리면 그땐 또 어떻게 해야지? 무슨 수라도
내봐야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노인은 등에 둘러맨 줄을 잡은 채
줄이 경살에 이루며 물속으로 뻗은 모습과 배가 꾸준히 북서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저놈이
저라다 죽고 말지 하고 노인는 생각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네시간이
지나는데도 고기는 여전히 바다를 향해 줄기차게 헤엄쳐 나가며 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노인도 여전히
낚싯줄을 등에 맨채 단단히 버텼다. 저놈은 낚큰게 정호쯤이었지. 노인이
말했다. 그런데도 어떻게 생긴 놈인지 아직 보지도 못했으니 노인은 고기가
낚싯바늘에 걸리기 전에 밀집 모자를 머리에 꾹 눌렀었는데이 모자가 이제는
이마를 조이고 있었다. 노인는 목도 마르고 해서 낚싯줄 흔들리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며 무릎을 꿇고 뱃리 쪽으로가 한 손으로 물병을 잡았다.
노인는 물병 마게를 열어 물을 조금 마셨다. 그러고는 바닥에 내려놓은
돗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며 끝까지 버티겠다는 인념 외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육지가 보이지 않았다. 안 보여도 상관없어 하고 노인는 생각했다.
아바나에서 비치는 불빛을 길잡이 삼아 언제든 한구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아직 해가지려면 두 시간이나 남았는데 그 전에 놈이 물 위로 떠오를지도 몰라.
그때까지 떠오르지 않으면 다리 뜰 때쯤엔 물 위로 떠오르겠지. 다리 뜰
때까지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출 때는 떠오를 테지. 난 아직 쥐도 나지
않았고 힘도 팔팔해. 낚싯바늘이 주둥 위에 박힌 건 저놈이잖아. 그런데도
저렇게 끌어당기고 있는 걸 보면 참 대단한 놈이야. 철사를 문채에 입을 앙 다물고 있는게 틀림 없어. 한번
봤으면 좋겠는데 내가 어떤 놈을 상대하고 있는지 딱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별의 위추로 미루어 볼 때 고기는 밤새 진로나 방향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 해가지고 나자 추워졌고
노인의 팔과 등 그리고 늙은 다리에 맺쳤던 땀이 싸늘하게 말라붙었다.
해가 있는 동안 노인은 미키가든 괴자 덮었던 부대의 자료를 걷어 햇볕에
마르게 넣어두었다. 해 가지고 나서는 그것을 목에 둘러매 등 위로 쳐지도록 한 다음 어깨에
걸쳐 있는 낚싯줄 밑으로 조심스에 밀어넣었다. 부대 자루가 낚싯줄 밑에서 쿠션 역할을 해 준데다 뱃에
요령 있게 기더니 자세가 좀 편해졌다. 사실 그 자세는 견디기 힘든 정도로 약간 벗어난 것에
불과했지만 노인은 그 자세를 꽤 편안한 자세라고 생각했다. 나는
저놈을 어찌할 도리가 없고 저놈도 나를 어찌할 도리가 없어라고 노인는 생각했다. 저놈이 이짓을 계속하는 한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배전 너로 오줌을 누면서 별을 쳐다보고는 자기가
가는 진로를 가음해 보기도 했다. 어깨에서 물속으로 곧게 뻗어내려간
낚싯줄은 마치 한 줄기 인광성 줄무늬 같았다. 이제 노인과 고기는 한층 더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아바나의 불빛이 그다지 강렬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해류가 배와 고기를
동쪽으로 실어가고 있는게 틀림 없어 노인을 생각했다.
고속도로 위 차 안에서, 혹은 기차나 버스 창가에 앉아 고향으로 향하고 계실 여러분을 생각하며 이번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긴 이동 시간이 지루함이 아닌, 나를 채우는 휴식의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른 작품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입니다.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어."
거친 파도에 맞서 끝까지 자신을 지켜낸 노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삶의 의지와 인간의 존엄성을 다룬 이 명작을 귀로 편안하게 따라가 보세요. 어떤 길을 가고 계시든, 이 이야기가 여러분의 여정에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