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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손꼽히는 국내 여행지, 2018년의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최근 발생하는 우려스러운 자연재해, 꽤 오래전부터 종종 접하는 서울을 떠난 예술인들의 새로운 거점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강원도는 2023년 지리적·군사적 이유로 행정·재정적인 특례를 포함한 ‘특별자치도’로 개편되었다.
강원도는 서울의 2.8배에 이르는 면적을 갖고 있지만, 이 중 80% 이상을 임야가 차지한다. 그 때문에 전체 인구는 약 152만 명(국가통계포털, 2024년 9월 현재)으로 서울의 6분의 1 정도이며, 제주도 다음으로 인구가 적은 광역자치단체이다. 강원도 인구는 우리나라의 평균 인구 감소 추세보다 2년 빠른 2017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 인구의 감소율이 크며, 2020년 기준으로 노인 인구가 전체 도 인구의 20%를 넘어서면서 고령화 사회 기준을 웃돌기 시작했다.
강원, 장애
강원도 인구 중 등록장애인은 약 1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6.6%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평균인 5.1%보다 약간 높은 비율이다.(주1) 장애 유형별로는 지체장애인이 약 4만8천 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정신장애인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주2) 또한 전체 장애인의 절반인 약 5만 명이 춘천·원주·강릉시에 거주하고 있다.
한편,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서 보고된 ‘전국 시도별 장애인 복지·교육 비교연구’(2018, 2020)에 따르면, 강원도는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 2017년 기준 ‘보통 수준’인 47.66점에서 2019년 기준 ‘분발 수준’인 43.44점으로 저하되고 있다.(주3) 또한 강원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은 전국 하위 2위라는 조사도 발표된 바 있다.(주4)
장애인 이동권의 확보, 도내에서 운영되는 68개 장애인 집단 거주시설 내 약 1천5백 명의 장애인(주5)에 대한 탈시설 확대, 지역사회 내 자립생활을 위한 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확대 등이 현재 강원도 내 장애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자 요구이다. 특히 넓은 면적임에도 광역시가 부재할 만큼의 낮은 인구 밀도와 산이 많은 지형, 영동-영서 지역의 분리 등으로 인한 이동권의 확보는 강원 장애인들에게 가장 심각한 현안이다.(주6)
한편, 강원특별자치도는 2021년부터 무장애관광 사업인 ‘모두누림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 장애, 예술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증명 통계(2024년 10월 17일 현재)에 따르면, 강원도의 예술인은 약 4,580명이며, 이 중 신진예술활동증명은 487명이다.(주7) 장르별로 보면 미술-음악-문학 장르의 순으로 활동하며, 신진예술활동증명 인원을 제외한 예술인의 절반이 50대 이상의 연령으로 나타난다. 한편, 강원문화재단이 올 상반기에 실시한 ‘강원특별자치도 예술인 실태조사’(주8)는 강원 지역의 예술활동증명 인원에 2020년 강원 예술인 실태조사 응답 예술인 등 다양한 명부를 합산해 강원도 내 예술인 수를 5,133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장애인 등록 여부에 관한 질문에 ‘장애인 등록을 했다’고 응답한 예술인은 116명으로 강원 전체 예술인의 4.3%에 해당한다.
앞서 살펴본 통계와 현황을 바탕으로 현시점에서 강원 지역 장애예술, 혹은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문화예술 기관‧단체를 살펴보면 강원문화재단과 토지문화재단을 꼽을 수 있다.
1999년에 설립된 강원문화재단은 2022년부터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첫해부터 2년간은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으로, 올해의 경우 ‘장애예술인 창작활동 지원’이라는 사업명으로 진행되었다. 사업명은 변경되었으나 ‘등록장애인’이 신청 주체가 되어야 하며, 정액 300만 원을 지원하는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2023년부터는 신청 주체에 장애예술인의 ‘조력자’를 추가했고, 이들에게 100만 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책정할 수 있게 하여 최대 지원액이 400만 원으로 상향되었다. 이 지원제도를 통해 2022년 15명, 2023년 31명, 올해는 36명의 개인 장애예술인이 지원을 받았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액지원이다 보니 주로 문학, 미술, 국악, 사진 등 1인 창작자들이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강원문화재단이 진행하는 또 하나의 장애예술 지원사업은 ‘장애예술 아카데미 운영’이다. 2023년에는 재단이 직접 아카데미를 기획·운영하였으나, 올해는 ‘장애인 예술입문 아카데미 운영지원’ 공모를 통해 지역의 시각예술-공연예술 분야에서 각각 한 단체씩 선정해, 이들 두 단체가 총 4,550만 원의 예산으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기존에 ‘예술지원팀’에서 맡고 있던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을 ‘강원예술인복지지원센터’라는 별도 담당 부서를 꾸려 ‘문화소외계층 기획사업 운영’ 및 ‘강원 문화예술 서비스 체계구축 및 예술인 권리보장 강화’의 일환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토지문화재단은 소설 『토지』를 강원도 원주에서 집필한 박경리 작가(1926~2008)를 초대이사장으로 하여 1996년에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2001년부터 문학인들에게 집필 공간을 제공하는 레지던스 사업을 시작하여 점차 다른 장르로 확대해 온 바 있다. 2022년에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3개년 연속 지원사업인 ‘거점형 특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장애예술과 관련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부터 다양한 장르의 장애예술인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23년부터는 장애예술인에게 창작 및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 창작발표 지원, 그 외에 여러 기획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장애예술인 레지던스 사업은 강원 지역뿐 아니라 국내 전역의 장애예술인을 대상으로 한다. 거점형 특성화 지원사업이 3년 차인 올해로 종료되며, 이후의 장애예술인 관련 사업의 운영방안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강원 지역의 18개 시군 기초자치단체 중 태백과 화천 이외의 춘천, 정선, 철원, 홍천, 원주, 인제, 양구, 강릉, 고성, 양양에는 문화재단이, 영월, 횡성, 평창(내년 1월 설립 예정), 동해, 삼척, 속초에는 문화관광재단이 있다. 하지만, 단발성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정례적으로 장애예술(인)에 대한 지원사업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교육, 장애인 관람 추진 등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현재로서는 찾을 수 없었다.
정부 통계, 연구보고서, 언론 기사 등 여러 문헌을 통해 살펴본 강원의 장애, 그리고 장애예술은 아직은 인프라가 충실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앞으로 특히 강원지역 장애인들이 삶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토대가 확충되고, 그 위에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다양한 층위와 영역의 예술가들이 자기표현과 창작활동을 이끌고 협력하며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주2.국가통계포털 KOSIS, ‘시도별,장애유형별,성별 등록장애인수’
주3.조근식, 「강원도 사회적 약자 실태분석 및 정책 개선방안」, 강원연구원, 2020.
주4.“강원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전국 하위 2위”, 강원일보, 2024년 4월 17일.
주5.“친구 보려면 210분 대기, 이동권 절실”, 강원도민일보, 2024년 6월 18일.
주6.한국예술인복지재단, ‘지역별 예술활동증명 현황’
주7.보건복지부, 「2023 장애인 복지시설 일람표」, 장애인 거주시설 총괄표, 보건복지부, 2022년 12월.
주8.강원문화재단, 「2023년 강원특별자치도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강원문화재단, 2024년 5월.
고주영
공연예술 독립기획자. 연극의 확장과 새로운 연극의 발생을 시도하는 ‘연극연습 프로젝트’(2018~현재), 발달장애인 연극 프로젝트 등을 기획·제작하고 있다. 연극과 연극 아닌 것, 극장과 극장 아닌 것, 예술과 예술 아닌 것 사이에 있고자 한다. 2023년부터 이음온라인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breeeeze@naver.com
2024년 11월 (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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