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전문 출판사 ‘테아터 데어 차이트 Theater der Zeit’
독일 장애공연예술 역사와 뮌헨 캄머슈필 장애예술 프로덕션 소개하는 단행본 발간
독일의 연극전문 출판사 ‘테아터 데어 차이트 Theater der Zeit’는 문화적 포용성 맥락에서 적극적으로 장애공연예술 창‧제작을 주도해온 뮌헨 캄머슈필(Münchner Kammerspiele)의 프로덕션 사례를 중심으로 독일의 장애공연예술 역사와 현황을 소개하는 특별단행본 『올 에이블드 아츠 All Abled Arts』를 발간하였다.
최근 몇 년간 독일 공공극장들은 공연예술의 포용적 미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으며, 특히 뮌헨 캄머슈필의 실천적 사례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뮌헨 캄머슈필은 예술감독 바바라 문델(Barbara Mundel)의 포용적 공연예술에 대한 미학적 신념과 상임연출 넬레 얀케(Nele Jahnke)의 구조화된 창제작 방법론‧연출력을 기반으로 독일 공공극장 중 최초로 신체장애, 지적장애가 있는 장애연극인들을 상근직 정규 단원으로 채용하였다. 이들은 이후 극작, 연출, 안무 등의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뮌헨 캄머슈필의 포용적 공연미학 정립에 일조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단행본 <올 에이블드 아츠 All Abled Arts>는 지난 2020년과 2021년부터 현재까지 뮌헨 캄머슈필의 장애공연예술 프로덕션에 참여한 배우, 드라마터그, 연출가 등의 구체적 경험과 상호학습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독일 장애연극의 기원,
1978년 피터 하트케 <터널 끝의 빛>
평론가 게오르그 카쉬(Georg Kasch)는 독일연극사에서 장애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예술적 성과 등이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음을 지적하고, 독일 장애연극의 연혁을 학술적으로 추적‧정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본격적인 독일 장애연극의 출발점은 1978년 유겐트 극장(Theater der Jugend)에서 상연된 피터 하트케 Peter Radtke의 <터널 끝의 빛 Licht am Ende des Tunnels>이라고 할 수 있다.
의학자이자 장애인 극작가‧연출가‧배우로 활동했던 피터 하트케의 <터널 끝의 빛>은 공적 지원을 통해 장애인 배우가 무대에 오른 최초의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이후 피터 하트케는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창작활동을 전개하여 독일 장애연극 발전에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피터 하트케를 출발점으로 한 독일어권 장애연극은 50여 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에 이르러 공공 부문의 뮌헨 캄머슈필을 비롯하여 민간 공연단체인 극단 호라(Theater HORA), 극단 티그바(Theater Thikwa) 등을 통해 그 전통과 역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뮌헨 캄머슈필의 포용적 공연예술 창‧제작 시스템
뮌헨 캄머슈필은 포용적 공연예술 창‧제작에 있어 장애예술가들을 기존 공연제작 시스템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장애예술가들의 작업방식에 적합한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한 방향에 따라 창작 과정에서 장애‧비장애 예술인 협업을 위한 구조화된 워크숍, 장애예술인 주도의 프로젝트 공동기획‧제작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예술가들이 미학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였다. 더불어, 지역 극단 프라이에 뷔네 뮌헨(Freie Bühne München)과 협업을 통해 분야별 장애연극인 양성을 위한 공동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재능있는 장애예술가들을 뮌헨 캄머슈필의 정규 단원으로 채용하는 순환적 체계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함부르크, 바르샤바, 취리히 등의 공연예술 단체들과 공동 창‧제작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상호 간 지식경험을 공유하며 장애예술‧포용적 공연예술의 미학적 지평을 국내외적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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