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문학방송 〈A의 모든 것〉에서는 초대 손님과 함께 작가의 작품 세계에 관해 깊이 있고 생생한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는 웹진 이음을 통해서도 만나보자. 2020년부터 다녀간 특별한 손님들은 팟빵과 팟캐스트에서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다.
김미소 시인은 자신의 별칭을 ‘소소(小小)’라고 불러 달라 했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일상의 행위에도 행복감을 느끼며 매우 소소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그리 불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소’라는 기표는 소소(小笑)에도 가닿으며, ‘미소’라 불리는 시인의 이름도 떠오르게 만든다. 고통을 서늘하게 절제하면서 희망의 기미들을 포착해내는 시인의 시와도 제법 어울리는 이름이다.
세상의 감각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던 열네 살 청소년기에, 김미소(金媄昭) 시인에게는 망막박리라는 질병이 찾아왔다. 사시와 혼탁이 오는 것들을 보완하려고 20대 중반까지 눈을 위한 시술과 수술을 여러 번 거듭했으나 왼쪽 눈을 완전히 실명하고 말았다. 한때는 장애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양안(兩眼)을 쓰던 시절로 돌아가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한쪽 눈이 완전히 안 보이게 되는 절망의 순간, 시인은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새로운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 남은 한쪽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을 때 그 빛깔이 다르게 보였고, 주변의 모든 풍경이 흔들리는 것마저도 아름다워 보였다. 마치 어둠 속 영사기 앞에 있는 것처럼 빛 앞에서 모든 것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런 감각을 못 보고 못 느끼는 사람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생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렇게 장애를 인정하는 순간, 시가 다가왔다.
-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문학방송 A의모든것 시즌4 1회 김미소 시인 가장 희미해진 사람 [웃음] [음악] 죽고 싶다고 말하면 더 살고 싶어져 온갖 아픈 장면을 흔들어 깨웠다 처음엔 나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 괴물이라 불리던 어린 시절에나 시각장애를 앓게 된 14살의 나 어제와 다른 내일을 꿈꾸면 슬픔이 조금 더 자랐다 다름을 인정하는 일은 오래도록 아프고 외로웠다 고통이 지나간 얼굴을 닦아주던 사람 비로소 열병이 지나간 자리를 더듬는다 어쩌면 모두가 희미해진 사람 가장 선명한 계절이 다시 돌아온다 2022년 가을을 지나며 김미소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문학방송 a의 모든 것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a의 모든 것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는 김효진이고요 시즌 2와 3에이어서 이번 시즌 4에서도 진행을 맡았습니다네 돌아온 DJ 호호 앞으로도 기대해 주십시오 a의 모든 것은 장에 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문학 방송입니다 우리 방송은 장애 문학인을 비롯해 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작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허무는 것이 우리 방송에 목적입니다 그리고 저는 노지영 문학평론가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노평 잘 지내셨나요네 시즌 4에도 고정 게스트를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네 제가 부른 건 아니고요네 저도 푸른 받아서 왔습니다 어쨌든 진짜 잘할 때까지 하라고 하는 거 같아서 마음 한쪽에 부담이 없진 않은데요 어쨌든 한 인간의 성장기를 보여드려야 되는 모양입니다네 잘할 때까지 우리 계속해 보아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그동안 저의 이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근황이 더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최지인 작가님도 그 사이에 아주 축하할 일이 생기셨고요 [박수] 결혼을 하셨더라구요 또 한 사람이에요 너무너무 축하드리고요네 앞으로의 그 산도 응원합니다네 미투입니다네 그리고 뭐 다른 변화는 없으셨나요 어 이렇게 스튜디오에서 다시 보게 된게 변화죠 그렇죠 동네에서 호우님을 보다가 다시 어두컴컴한 스튜디오에서 보니까 조명도 예쁘고 뭔가 분위기 있어 보이고 좋습니다 저는 작년 그 시즌 3 마칠 때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겠다이 얘기를 하셨잖아요 학생을 거부한다 정말 실천하고 있어요 그래서 예를 들면 지역의 강의를 하러 가면 반드시 하룻밤이나 인터밤 묵고 돌아오고 거기서 충분히 쉬고 이런 삶을 정말 실천이라고 말해야 될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면 절대 안 되는 여태까지 해보지 못했던 삶을 새롭게 살고 있습니다 이것도 엄청난 변화 중에 하나죠 저는 그렇게 닮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인권 과외교사 하시니까요 그렇게 워케이션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러니까요 다른 사람의 인권 말고네 인권부터 알겠습니다네 그러면 우리의 근황 또 우리의 변화 나를 이야기하면서 시즌 4 1회차에 문을 열었는데요 첫 번째 순서는 a의 모든 세상 마련됐습니다 a 모든 세상에서는 와상장애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보려고 하는데요 와상 장애인은 거의 하루 종일 누워서 지내서 이동도 누운 채로 해야 하는 그런 장애인을 말하는데요 최근에 제가 뉴스 기사를 보고 [음악]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이제 헌법재판소에서 그 헌법 불합리 결정이 내린게 있는데요 와상장애인에 대해서 탑승 설비 규정이 없는 것은 그 헌법에 부럽지 않다 이런 결정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내려졌대요 왜냐면 합리적인 이유 없이 표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장애인을 달리 취급한 것은 장애인들 사이에서도 평등권 침해다라고 이제 판단을 한 건데요 이렇게 결정이 되었어도 사실은 앞으로 와상장애인들이 택시를 이용할 수 있으려면 엄청난 가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헌법소원 자체가 저는 기본권 침해 당사자가 청구해야 되는 건지도 몰랐거든요 그리고 올해가 2023년이니까 판결이 나올 때까지 그 당사자가 5년을 기다린 것들은 기다렸는데 앞으로 이제 어떤 절차가 마련되어 있느냐면 연구 용역도 해야 되고요 그 다음에 뭐 안전 기준 같은 거 마련해야 하고 무엇보다 이제 예산이 확보돼야 되잖아요 이런 절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5년 또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그러면은 고스란히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라서 우리는 사실은 차를 타고 어딘가에 이동하는 거가 너무나 뭐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근데 와상장애인에게는 10년을 기다려라라고 한다면 이건 너무나 가혹한 일이 아닌가 이동하려면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이제 이런 뭐 콜택시라든가 이런 접근이 안 되니까 이제 앰뷸런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대요 그런데 공공 앰뷸런스의 경우에는 응급하다는게 이제 인정이 되어야 되고 그 다음에 사설을 이용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고 그래서 하다못해 병원을 나오더라도 일상적인 어떤 통원 진료를 위해서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당해야 되는 이런 문제가 있더라고요 저는 길가에서 와상 장애인들이 이동하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못 보는게 당연하죠 왜냐하면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와상 휠체어라는 개념도 아예 알지도 못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표준이라는 개념이 진짜 호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표준은 평등의 미완성이다 그래서 우리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을 정상으로 놓고 보고 그 다음에 표준화된 어떤 규격의 장애인을 맞추라고 하는 것은 평등권의 치매다라고 계속 주장해 왔는데 장애인 안에서도 평등권에 치매가 존재했었던 거죠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비관적인 전망만 있느냐 하면 제가 좋은 사례도 찾아왔는데요 울산광역시의 경우에 이제 현재 그 시행규칙이 있는데 이걸 어기지 않고도 와상장이 이동을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냈대요 뭐냐면은 민간 사설 구급차가 이제 비싸잖아요 근데 그걸 좀 더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그 민간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거죠 그래서 보통 이제 10만원에서 20만원대 정도 하는데 이걸 7만원 정도로 낮추는 시도를 해서 그 기다리지 않고도 과거에 비해서 좀 비용을 절감하면서 이동을 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이제 자구책인 거죠 그런데 7만원도 값싼 가격은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와상장애인들이 존재하고 표준화된 장애인들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라는 것을 좀 인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울산광역시의 경우 높이 평가 말만 할 것 같습니다 좋은 도시입니다네 알겠습니다네 그래서 와상장이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많이 볼 수 없었고요 그나마 이제 최근에 사회 참여가 이제 막 시도되고 있는 그런 추세인데 이분들을 우리가 어디든 만날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네 우선은 저희가 달려가서라도 어떻게든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서라도 만남이 이루어져야 되겠네요 그러니까 방안이 없는게 아니라 찾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그 존재를 지우고 싶은 그런 그 관행들이 좀 바뀌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춤형 돌봄에 대한 과해 잘 들었습니다 오늘의 특별한 손님을 모시기 전에 것이 안내를 드리려고 하는데요 a의 모든 것은 이유 온라인 콘텐츠 중 하나예요 이유 문라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 장애인 문화예술원이 운영하는 장애의 예술 전문 지식 플랫폼입니다 이후 문라인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더 나은 문화예술 정보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공연 전시 축제 등 문화예술 소식과 다양한 형식의 예술관련 콘텐츠를 수거해설 음성 해설 등 여러 접근성 정보를 포함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애 예술의 현재가 궁금하다면 포털사이트에 이유 온라인을 검색해 보세요 [음악] [박수] am 모든 것 시즌 4 첫 번째 특별한 손님은 김미소 시인입니다 안녕하세요 시은님 a의 모든 것에 신임을 모시게 돼 반갑습니다 AA 모든 것을 보거나 듣고 계시는 분들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김미소입니다 저는 89년 충남 서산 출생이고요 2019년 개간신 수첩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20년 서울문화재단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022년 첫 시집 가장 희미해진 사람을 표했습니다 제가 오늘 불리고 싶은 닉네임은 소소입니다 그 이유는 평소에 밥을 먹어도 잠을 자도 드라마를 봐도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소한 행복을 좋아합니다 아 소소한 행복네 반갑습니다 선생님 오늘은 소서님의 첫 번째 시집 가장 희미해진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하는데요 작년 11월에 20일 출간됐잖아요 총 4부로 나뉘어져 있고요 54편의 씨가 수록되어 있어요 일부 제목은 잃고 나면 아름다운 것이 분은 내가 나를 방치하는 기분 3부 나의 잘못이 아닌 사부 버려야 하는 것만 남기고 인데요 부제목들이 제목과 이어져서 읽는 분들에게 서사를 암시하고 상상하게 하는 듯 했습니다 이 책의 회사를 쓴 김주원 문학평론가께서도 평했듯이 가장 희미해진 사람은이 시집의 가장 잘 어울리는 제목인 것 같습니다 예 제목과 부제목을 어떻게 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첫 시집을 제목을 정할 때 많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출판사에서 많이 도움을 주셨고 여러가지 제목들을 후보가 나왔었는데 그 중에서 제가 이제 가장 희미해진 사람을 고르게 됐어요 그 이유는 가장 희미해진 사람을 생각하면 그 과거의 나이자 멀어져간 타인이 생각이 나거든요 그래서 첫 시즌만큼은 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내고 싶었어요 그래서이 제목이 가장 와닿았던 것 같아요 혹시 다른 후보 제목도 기억나는게 있으실까요 게릴라 와줄래 가볍다 이런 말들이 있어 가지고 이걸로 정하게 됐습니다네이 시집을 읽고 나면 대부분의 독자가 표제작을 정말 잘 선정했다고 느끼실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네 저는 오늘 왜 낭독하는 시로이 시간 대본에 없을까 싶어가지고 너무 길어서 그런가 되게 좋았어요 살짝 소개 살짝 소개 살짝 읽어봐도 될까요 전문은 다 아니더라도 제가 포스트잇까지 붙여왔습니다네 가장 희미해진 사람이란 시에는 1 2가 있는데요 저는 2를 읽어보겠습니다 일 같은 경우는 진짜 고통스러운 시절을 이렇게 지독하게 묘사 하잖아요 그런데 또 지우고 흩어지고 녹아내리는 것들의 이미지 속에서 뭐 이에서 방금 읽은 부분에서 보시면 생애 열기를 발견하는 과정이 아주 잘 드러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손님의 개인적인 개인사적인 고통의 경험이 유추되기에 희미해진 사람이란 말은 사전적 이미 의상에 특별한 의미를 얻게 된 것 같거든요네 어머 요즘 가장 희미해진 사람을 꼽으라면 힘의 집사람은 아무래도 제 자신인 거 같아요 가장 희미해진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가장 희미해진 사람은 제가 너무 아팠던 유년 시절을 제 자신 그 자신과 현재의 제가 너무도 다르거든요 근데 정말 아픈 기억들은 너무 또 선명해서 잊혀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제가 잊혀지게 되는 계기가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장애를 인정하고 나서부터 그 이후부터는 너무도 아팠던 기억들이 흩어져서 조금씩 연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시를 쓰면서도 그렇죠네 시를 쓰면서 더 좋았던 기억들만 새록새록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그럼 자신에게 가장 선명해진 사람도 본인 스스로 현실을 도피하듯이 살았던 것 같거든요 예전에는 그래서 이게 정말 엉뚱한 얘기일 수 있는데 예전에는 세상이 두 개라고 믿었어요 두 개의 세상이 같은 모습인데 진짜 나는 다른 세상에 있다 지금의 나는 진짜에다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그래야지 살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근데 지금은 정말 그 현실을 느껴요 지금의 피부로 느끼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내 자신이 살아 있구나 그 어느 때보다도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웃음] 지금 우리는 김미소 시인과 함께 가장 희미해진 사람이라는 시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이 시집에서 시가 가족인 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어요이 시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동생들이 잠든 밤에 17살 화자에게 더는 함께 살 수 없다고 말하잖아요 화자는 그 말을 곱씹으며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요 가족서사 윤현서사는이 시집에 큰 축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족과 나 사이에 죽음이 있는데요 특히 제 연작이 죽은 분위기를 드리고 있습니다 가족으로 시작해서 죽음으로 끝나는이 시집을 엮으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무엇인지요 저는 유년 시절을 많이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를 빼고 제 자신의 이야기 한다는 건 불가능했고요 첫 시가 가족인데 이제 아버지가 스님이고 제 동생들과 어머니와 아버지와 다 떨어져서 살아야 했어요 흩어져서 그래서 가족이 늘 분리되는 불안을 안고 살아야 했거든요 그래서 그때이 상황들 그게 제 자신을 너무 외롭게 만들어서 그 외로움이라는 감정 하나로 시작한게 시에요 그래서 유년 시절은 정말 빼놓을 수 없는 시적 소재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이상하게 그 죽음에 대한 불안을 좀 안고 살아왔었어요 그 이유는 특별히는 모르겠는데 어린 시절에 제가 아토피를 심하게 알았거든요 그리고 그 아토피가 아토피 연작도 있잖아요 맞아요 그 아토피가 사실은이 시집에서 뭐 동생이 눈을 찔렀다 이런 부분이 있지만 사실은 아토피가 제가 눈을 실명하게 된 원인 중에 하나이다라는 그런 것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때 시절에는 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 근데 죽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늘 살고 싶었어요 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고 그 죽음에 대해서 시에서 많이 얘기했지만 이게 양면성 같은데 죽으면 어둠이라면 그 끝엔 빛도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죽음 끝에는 늘 희망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네 저는 되게 시인들이 가족 얘기 하지만요 가상의 가족이거나 좀 과장되거나 위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근데 시인의 가족사는 이제 본인이 체험실하고 말할 정도로 차분히 시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듯한 진실성이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비교해서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뭐 싫어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서정주가 애비는 종이었다 그 가족에 대한 어떤 파격적 진실성이 이제 독자에게 큰 충격을 주잖아요 그래서 시집에 첫 번째로 실린이 가족이라는 시도 저는 처음에 한방 먹고서 좀 시작하는 느낌이었거든요 수사대에 숨지 않고 내보이는 파격적 진실성 같은게 또 느껴지기도 했고 그런데 암울하지만은 않아요 계속 이제 빛과 어둠에 대해서 조율해 나가면서 이제 시의 서사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또 계속 힘을 주는 이야기들도 실려 있는 것들 그런 것들이 [음악] [음악] [음악] 지금은 가족끼리 교류를 많이 하고 있고 저 산문에서 봤어요 그 코로나 걸려가지고네 엄마 아빠 찾아간 이야기는 [웃음] 시절의 어떤 경험 어두움 씨를 느꼈던 죽음 이것이 이제 토양이 되었다는 들려 드릴 차례인데요 일부 잃고 나면 아름다운 것들에 수록된 돌이라는 작품을 노평의 목소리로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읽어보겠습니다 돌 김미소 언제 돌이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눈 떠보니 온통 희고 가벼운 것이 머리 위에 내려앉는다 손바닥으로 눈을 쓸어 담는 아이들 사람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눈사람을 만들고 돌은 누가 만들었는지 이토록 단단한 기다림은 흘려보낼 수도 없다니 내 옆에 우두커니서 있던 한 사람이 떠나고 허무처럼 아이들은 돌 속으로 들어가고 돌아갈 길이 없다 돌은 누가 만들었는지 이토록 단단한 육체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그 낭성이 되니까 어떠셔요 너무 좋습니다 저는 돌이란 하나의 사물을 묘사하면서 온통 희곡 가벼운 눈 같은 것을 결합해 주신게 참 좋았어요 그래서 저희처럼 외관상 단단해 보이는 것들이 그 실체는 온통 여린 것들이 모이고 모인 것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게 또이 시에 미덕이 아닐까 그리고 또이 돌이라는 것이 특별한 한 사람과 무슨 아이들이 떠난 장소에 세운 묘비석 같다는 느낌도 또 들기도 하고요 어쨌든이 시를 읽다 보면 세상과 불안함에도 중요한 것은 단단해지려는 마음이다 중단마이 [웃음] 돌이라는 작품이 실려있는 가장 희미해진 사람이라는 시집에는 세계 불화하는 화자들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그들은 몸으로 세상과 마주하고 있고요 또 고통이 삶의 근원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인은이 세상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 체험이라는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나는 이제 비극처럼 누워 있구나 유서의 마지막 문장은 사랑했었다는 말 사랑이었다는 말네 소손님은 어떻게 시와 만나게 되셨는지요 저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썼었고요 대학에서도 시를 전공했지만음 시를 제가 신체적인 아픔을 겪고 나서부터 만났던 것 같아요 근데 저한테 더 의미 있는 건 실을 어떻게 다시 만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장애가 심해지면서 이제 외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게 되었어요 20대 중반 이후 로 이제 마지막 그 수술을 하게 되는데 정말 희망이라고 믿었었는데 절망이 되었던 그런 시절이었어요 실명을 하게 되면 외관적으로 눈이 많이 변합니다 혼탁이 오고 사시가 오고 안구가 작아지고 그러면서부터 그 삶의 의지를 점점 놓아갔던 것 같아요 근데 그 순간에 다시 쓰고 싶었던게 시였어요 그래서 시를 다시 만나게 된 거죠 그래서 밤새 이제 책상에 앉아서 시를 썼었는데 그때 흘렸던 눈물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너무 뜨거웠어요 제가 왜 오셨냐고 너무 잘 써서 그건 아니시라고 눈물이 너무 뜨거운 거예요 근데 그게 시로 인해서 내 마음이 치유 받았기 때문에네 위로 받았기 때문에 그래서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실을 치우라고 이제 의미를 두거든요 저는 위로 그 이상인 것 같아요 치유 그 이상 구원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는 좋겠다 여기 그 비극처럼 누워 있다라고 표현된 혹시 입관 체험을 말하는 건가요네 맞아요 직접 해보셨어요 직접 해보진 않았는데 이제 tv에서 봤었거든요 그러면서 상상을 했죠 저는 시를 쓰는 사람인데 사실 체험하지 않아도 제가 쓸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많이 상상을 했던 거 같아요 내가 만약에 관속에 누워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제가이 시를 좋아하기도 하는데 정말 눈물이 많이 흘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속에 누우면 모든 그동안 살았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주마등처럼네 맞아요네 그중에 가장 선명한 뭘까요 선명한 장면 길을 걸어가던게 생각날 것 같아요 학교 끝나고 길을 걸어가는데 늘 혼자였거든요 늘 혼자였는데 그 아토피 때문에 얼굴은 엉망이고 진물이 흐르고 또 눈이 안 보이고 이런데 혼자 걸어가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 거예요 근데 그것들이 시가 됐거든요 그래서 그때 지나가던 갈대가 흔들리고 바람이 불던 그 길을 잊을 수가 없어요 지금 말씀하시니까 영상으로 막 이렇게 그 다음 순서는 극장 a인데요 극장에 있는 책 속의 문장을 작가의 목소리로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김미소 시인의 목소리로 감상하시는 혼자만의 길입니다 혼자만의 길 김미소 사람과 사람 사이를 빠져나와 어둠 속으로 얼굴을 은닉한다 나는 무거워진 사람 무서움이 진화일까 혼자 있는 방이 더는 가볍지 않아 밤이 되면 벽에 걸린 옷이 유령 같았다 눈이 없는 유령 눈을 찾는 유령 나는 이미 한쪽 눈을 잃었으니 지퍼를 열면 더 깊은 슬픔을 포자가 날아와 눈앞에 흐리게 하는 겨울을 생각한다 아름다운 눈발은 멀리 있구나 엄마의 멀어지는 발자국이 보이지 않아 [음악] 닦이지 않는 시간을 향해 오래도록 주머니를 움켜쥐고 서성이었던 잃고 나면 아름다운 것들 나이 새벽은 나침반이 되어 사랑을 헤매는 것 혼자만의 길이었을까 염소 때가 사라지고 우는 소리만 우는 사람을 피해 돌아왔다 네 아까 말씀해 주신 그 길이이 혼자만의 길인 어 진짜 슬로우 비디오 그 연상이 되는데요 서사님이이 시를 선정해서 낭독한 이유가 궁금한데요이시는 혼자 걸어왔던 그 과거와 읽고 나면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요 아름다운 건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 그 자체였던 거 같아요 시각장애를 갖고 나서 제가 느낀 건 남은 한쪽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정말 아름다웠다는 거예요 눈부시다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그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세상의 모든 빛깔과 풍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했던 거 같아요 [음악] 모든 것이 소중하고 감사했어요 그리고 엄마가 나오는데 엄마가 제 곁을 이제 떠났던 그 길이었거든요 내 엄마는 늘 나보다 더 아픈 사람을 생각해라라고 말씀을 하셨었어요 근데 그 의미를 예전에 알지 못했거든요 근데 제가 장애를 인정하고 난 뒤부터는 알겠더라고요 나이 지금의 감사해야 된다는 걸 그리고 각자의 아픔이 있다는 걸 모든 사람들이 말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 아프면 어디에든 있고 그리고 너무 나이 아프면 머무르지 않기를 지금도 바라고 있습니다 [음악] 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어 다정하게 울었다 다정한 사람 김미소 씨인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소손님의 시집을 읽으면서 묻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는데요 시집에서 괴물이라 불리던 어린 시절에 나와 또 14살에나의 모습을 발견하곤 했는데요 괜찮으시다면 어린 시절에 나 14살에 나 또 17살에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주시겠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심했어요 그래서 저를 친구들이 괴물이라고 불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친구가 많이 없었고 혼자였고 그래서 저에게 친구는 책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책을 가까이 했었고 책을 보면서 상상을 하고 혼자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시간이 지금의 시를 쓸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요 예전에 아토피가 심했을 때는 얼굴에서 항상 진물이 흐르고 자고 일어나면 이불에 피가 가득 묻어 있고 [음악] 그때만 해도 주변에 아토피인 친구들이 없었어요 지금은 좀 흔하지만 그래서 많이 외로웠던 거 같아요 그리고 14살을 나는 이제 시각장애를 가지게 된 어떤 그런 시기였는데 아무도 이해를 하지 못했었어요 그리고 장애를 숨기기에 바빴었어요 누가 나의 장애를 알아챌까 봐 [음악] 누가 너 눈이 왜 그래라고 부르면 어 나 그냥 조금 눈이 아파 그리고 조금 컸을 때는 아 나 눈이 그냥 좀 백내장이 왔어 이런 식으로 숨겼었거든요 근데 그 숨기는게 너무 힘들었었어요 근데 이제 장애를 오픈하고 나니까 더 이제 삶이 나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지긴 했는데 어린 시절은 그래서 그런 고통 자체였던 거 같아요 너무 외로웠고 고통스럽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그래도 내 자신밖에 없죠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내 자신밖에 없으니까 내 어린 시절 그 책의 유일한 친구라고 하셨잖아요 그때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그 내시의 영향을 많이 미쳤던 책이 어떤 걸까요 안타깝지만 그렇게 책을 많이 읽었는데도 제가 하루에 두 번씩 읽었었어요 눈을 다치기 전까지는 그래서 정말 책과 친했었는데 지금 기억나는 거라고는 전래동화 정도 제가 요즘 그런데 예전엔 안 그랬는데 사실은 어제 했던 일도 까먹고 이러다 늘 그렇습니다 근데 저는 시각장애를 갖고 나서부터 책을 좀 덜 읽으셨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읽은 책이 있냐고 아까 이제 사담하면서 물어봤더니 기억이 있던 나지 않는다 그러셨는데 그 이유가 이제 책을 최근에 빨리빨리 이렇게 접할 수가 없어서 또 그러시다고 하더라고요 예전과 확실히 다른 점은 있어요 그럼요 시각장애를 갖고 나서부터 그 정상 눈도 좀 시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거는 그냥 제 개인적으로는 핑계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럼에도 시간에 쫓기는 것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책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나마 잃는 거라고는 시집네 시집이 나오면은 신간 좀 사서 보려고 하는데 최근에는 많이 못 읽었고요 직장 생활하면서 많이 책을 못 잡하게 된 거 같아요 혹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요양보호사 하고 있습니다 5개월 됐어요 6개월을 넘으면 이제 직업이 될 텐데 보통 그 회사 다니면 6개월이 고비고 1년이 고비고 3년 다니면 계속 다니더라고 근데 뭐 예전 기준이니까요 맞아요 제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십몇 년 전에 땄어요 근데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다고 하니까 아 좋다 그러면은 요양원에 들어가서 직접 경험을 해보고 그걸 시로 써봐라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그리고 에세이로도 좀 기회가 되면 써보지 않겠느냐 이렇게 말씀을 하셔서 제가 그래서 요양원에 들어갔더니 신체적으로 이제 피부로 와닿는 그런 경험들이 확실히 있더라고요 제가 체험을 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것 그렇죠 다분히 목적의식적으로 들어가셨군요 [웃음] 그래서 제가 궁금한게 에세이나 뭐 시를 쓰셨나요 아시는 조금씩 쓰고 있고요 sn은 아직 없는 못 내고 있습니다 그럼 여전히 이제 죽음이 화두가 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제가 구독자에 관련된 것에 좀 관심이 많았었어요 그래서 사실은 가장 희미해진 사람도 고독사 관련해서 이제 생각을 하면서 썼었던 시였어요 근데 그 이후로는 연작실을 못 쓰겠더라고요 왜냐하면 내가 감히 그거를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웃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 저도 체험실이라고 생각을 하긴 했었어요 왜냐하면 모텔이라는 시가 대표적인데 제가 장애를 갖고 나서 20대 중반 이후에 이제 모텔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제 사람들 앞에 나설 수가 없는 상태가 됐어요 눈이 외관상 변하면서 안구가 엄청나게 이제 작아지기 시작하면서 외관상 변하니까 사람의 눈을 바라볼 수가 없고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고 이래서 그래도 일은 해야 되고 그래서 아 내가 음지로 가야겠다 아무도 마주치지 않는 곳으로 가야겠다 해가지고 선택한게 모텔이었어요 근데 그 시를 보고 이제 체험실하고 많이 말씀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못해서 일을 하게 됐는데 많이 비참한 생각이 많이 들었었어요 비관적이고 비참하고 왜냐면 신체적으로도 너무 힘이 드는데 나의 장애까지 겹쳐서 그런 상황들이 너무 받아들이기 좀 벅찼었어요 체험실이라는 별로 느낌이 좋지 않은데요 어떤 시가 체험 아닌 것이 과연 일시적인 어떤 경험을 말하는 건가요 그게 진짜냐 이런 거를 말하는 진짜냐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그게 긴가민가한 거예요이 사람이 이거를 진짜 겪어서 썼느 [음악] 달아나는 감정으로 넘어지면 잎들도 눈이 부시다 [음악] 구름도 사람을 건너가는데 사람은 사람을 벗어나지 못한다 사양을 펼친 과일가게에 도착하면 성자 속 방울토마토가 외면하듯 서로를 짓누르고 있다 [음악] 팔을 뻗으면 곧 와르르 무너질 빨간 얼굴들 [음악] 넘어지고 싶던 안간힘으로 손가락을 찔러 넣고 싶던 어둠 속으로 압사되는 표정이 반복될까 누군가 발견할 때까지 인식되지 못한다 더는 점성이 없어 변형되지 않는다 아직 무릎을 털어내지 못했는데 내가 나를 일으켜 주기까지 눈이 부시다 네 그 빨간 얼굴들도 아토피의 상징 맞아요 사양을 펼친 과일 가게 이것도 되게 뚜렷한 연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굉장히 우리의 정말 스쳐 지나갈 만한 일상 그런데 너무나 신에게는 소중한 일상으로 시로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가족이 해체되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또 예기치 않게 눈을 낮췄을 때 허기가져 불어터진 짜장면 곱배기를 꾸역꾸역 입에 넣을 때 그때마다 나는 내가 밉고 나는 내가 슬픕니다 나는 나로부터 달아나고 싶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데요 선생님의 시를 읽는 내내 시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인의 이야기로 위로를 받는 독자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선생님은 어떤 시를 앞으로 쓰고 싶으신지요 저는 사실 첫 시집에서는 제 이야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너무 슬프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세요 그래서 좀 다른 걸 써봤으면 좋겠다 이런 말들을 정말 많이 들었는데 제 자신도 사실은 그래요 너무 내 자신의 아픔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아픔에도 다른 사람의 아픔에도 관심을 가질 줄 아는 그래서 좀 아무래도 요양원 얘기도 좀 쓰고 하면서 타인에 관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그런 관심이 사실은 많이 없거든요 그래서 자기 반성적인 이런 생각도 하면서 앞으로는 두 번째 시집은 지금과는 다른 나의 이야기는 조금은 배제시키는 그런 걸 써보고 싶습니다 근데 내면의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첫 번째 시집에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근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게 여기 방금 읽으신 시에도 내가 나를 일으켜 주기까지 눈이 부시다라는 표현이 저는 되게 인상깊게 다가왔거든요 쓰러진이는 일어나고 나서야 그런 결과가 있어야 보통 눈이 부시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쓰러진 나를 스스로가 일으켜 줄 때 과정이 눈이 부시다는 일으켜 주는 과정에서 얼마나 또 비틀거리고 엎어지기를 반복하겠으니까 내 허리를 펴고 버티는 근육을 서서히 만들면서 일어나 본 사람이 또 누군가를 일어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자기 이야기를 쓰셔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네 심신의 불편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우리 방송을 많이 듣고 계실텐데요 그중에는 시를 쓰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분들에게 청취자들에게 나는 어떻게 해서 시를 쓸 수 있었다 이야기해 줄 수 있다면요 저에게 치유가 되었듯이 위로가 되었듯이 고통받으시는 분들에게도 아프신 분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를 위해서 쓸 수 있는 [음악] 시가 그런게 됐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먼저가 돼야지 않을까 싶어요 자기 자신을 위한 시 그래야 나의 고통을 감내할 수도 있고 해방시킬 수도 있고 모든 걸 털어낼 수 있고 그런 털어낼 수 있는게 문학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답을 갖고 계시면서 시가 필요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하셨듯이 내 본인 또 앞으로 쭉 지금까지 걸어 오셨던 것처럼네 자신의 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라고요 다음 시집도 기대하겠습니다네 벌써 마칠 시간이 되었어요 너무 시간이 짧죠 저희 a의 모든 것에 출연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끝으로 a의 모든 것에 출연한 소감과 끝인사 부탁드릴게요 a 모든 것 청취자 여러분 호오님 노평 님 아 반갑습니다 오늘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모두 행복한 날들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네 감사합니다네 벌써 행복해졌어요네 앞으로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시집도 기대합니다네 나의 이야기가 바로 너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가 모두의 이야기 한글자는 너 한 글자는 나 한 문장은 그렇게 우리가 되어 킁킁 킁킁 우리의 가슴을 두드릴 이야기를 모두의 마음을 얼음은 이야기 [박수] 함께 들어볼래요 마음을 열어도 넓은 세상으로 음악이 우려 당신의 세상으로 킁킁 [음악] 난 너의 문장이야 장의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문학 방송 a의 모든 것 이번 순서는 a의 책방입니다 a의 책방은 a의 모든 것 구성 작가 최진시인이 책을 한 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치즈인 작가님 모시겠습니다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최지인입니다 이렇게 스튜디오에 나오니까 되게 떨리네요 저희들 심정을 알겠지요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겸손한 말씀을 a의 책방지기로네 맞습니다 [음악] 굉장히 영광이고요 그 장애아 관련된 책들을 여러분들에게 잘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장애도서는 최진손을 거쳐간다는 소문이 있던데 맞습니까 그거는 아니고요 사실 뭐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씀을 드리면 우리 국내 출판에서 장애 관련한 책들이 생각보다 전문서를 제외하고 일반 단행본으로는 많이 나오고 있지는 않은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 책들을 조금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가 많아지면 장에 관련한 단행본들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어떤 건가요네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사라 핸드레네 책 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입니다이 책의 저자 사라 핸들에는 사회적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디자인 연구자이자 예술가이며 새 아이의 엄마입니다 첫째인 그레이엄이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고 그의 가족은 부적합의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그는 질문합니다이 세상은 누구를 위해 지어졌는가이 질문은이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일상에서 누구나 쓰고 만나는 사물과 공간의 디자인을 통해 장애의 내포된 정상가 비정상 불가능과 가능 의존과 독립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세상과 불화하는 몸은 장애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장애가 무엇을 하는가 하고 물으며이 세상이 얼마나 미완성인지 드러냅니다 책에서 작가는 말합니다이 책에서 만나는 다른 많은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또 모두에게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우리 자신의 확장된 몸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느끼고 움직이고 생각하는 방식뿐 아니라 우리가 현재와 미래의이 지어진 세계를 또 어떻게 만나게 될지를 구성하는 것은 몸에 적응성과 신비로움 그리고 그 의미이다 정상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사람들의 물질적 삶에 대물림되어 나타났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를 이해하는데이 이야기들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어떤 것이 중요한 선택일까이 부적합의 이야기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되었을 때 우리는 같은 선택을 할 무엇인가 지어진 세계에 대한 우리가 갖는 관심 수준은 우리가 그 안에서 누구를 또 무엇을 보는지는 물론이고 자신의 삶에간에 말할 때 서사의 형태로 결정한다 몸에서 시작하여 공간과 시간으로 나아가는이 책의 구성은 몸과 세상이 만나는 곳에 초점을 맞춰 장애라는 것이 장애를 가진 개인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몸과 세상의 관계에서 비롯된 사회적 속성임을 강조합니다 장애 연구는 몸과 세상이 이런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 대비되는 두 가지 유용한 모델을 제시한다 순수한 의학적 모델에서는 손상의 위치가 몸이며 손상된 몸을 가진 사람이 책임을진다 즉 장애에 대한 대처 생존 극복 그 외의 모든 가능성에 대해 개인이 자신의 개별적인 조건과 싸워야 한다는 말이다 반면 장애의 사회적 모델에서는 시나리오가 몸에서 주변으로 확장된다 거기에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든 몸이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가능 또는 불가능하게 만드는 도구 시설물 교실 보도 그리고 인간의 번영을 이루는 제도와 경제라는 더 큰 구조가 포함된다 사회적 모델에서 장애를 살아있는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몸의 조건과 세상의 형태 사이에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장애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의 문제이다 장애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세상이 얼마나 미완성인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들이 던져온 질문이 우리에게 강렬히 다가옵니다 잃은 것을 복원하는 것만이 바람직한 미래인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단서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사라 핸들에는 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을 읽으며 주변을 살펴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저는 a의 모든 것 구성작가 최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작가의 목소리로 들으니까 또 다른 느낌이네요 이렇게 어려운 책을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하면서네 그 살아 핸들에는 제가 아는 사람이더라고요 왜 장애인 마크가 과거에는 수동적이었는데 역동적인 마크로 바꾸자고 게릴라 프로젝트를 한 사람이에요 뉴욕시에 그 과거의 그 휠체어 마크 그림이 있는 곳에다가 그린 거예요 역동적인 그림으로 이렇게 그래서 결국은 그 그런 캠페인을 한지 2년 만에 뉴욕시에 마크를 바꾼 장본인 그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본 적은 없으면서도 굉장히 아는 사람처럼 반가웠고요 기존에 지어진 세계나 불편한 디자인이 존엄한 사람을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다는 살아있는 말이 전 되게 장애인이 세상과 불화한다면 그것은 기존의 지어진 세계가 미흡해서 미연성이라서 그렇다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애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세상이 얼마나 미완성인지 보여주는 증거라는 표현이 정말 와닿는데요 지금도 우리를 설레게 하는 말이에요 왜냐하면 계속 우리는 너희들이 바뀌어야 돼 너희들이 세상에 맞춰야 돼라는 어떤 강요의 그 시달리고 있는데 박규화 할 것은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인을 차별하는 환경이다 임할 때문에 사실은 저도 인권운동의 길로 들어섰고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그 노력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이 사회적 모델로의 전환 이거는 우리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지각변동 웬만한 변화가 아니라 정말 이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 그래서 다르게 보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 이렇게 작동이 됐던 거라 지금은 이제 거의이 말에 동의를 하는데 이제이 사라 핸드렌처럼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도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많지는 않죠 예전에 소개했던 마이너리티 디자인 같은 책인데요 알겠습니다 [웃음] 여러 사람 좋아지게 갑자기 왜 돈 안 하고 더 빡세게 합시다 그 사라 핸드렌이 어쩌면 장애차별이 사회 문화적으로 형성된 것이다라고 이제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장애의 원인을 다각도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설명들을 하잖아요 근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어떤 원인과 결과로 차별이 그냥 선형적인 거론으로 설명되기 어렵 때문에 이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는데이 문화를 바꾸는 것 이게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굉장히 추상적이에요 그런데 또이 말만큼 정말 그 적합한 말이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적합한 말이 없지 않나네 요즘은 제가 그런 고민에 빠져 있어요 문화를 바꾸자라고 얘기했는데 문화가 도대체 뭐야 사람들이 이제 이렇게 질문하는 그런데 사실은 사회 모델이 이제 그 형태가 있기 때문에 뭐 편의시설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없었던 것을 만들자라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직관적이라서 설명하기 되게 쉬웠어요 그게 전부가 아니어서 그래서 이런 이제 그 문화적인 관점에서 디자인을 적용하는 이런 시도들이 늘어나야 이제 비로소 소프트웨어도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싶어요 맞습니다 동의합니다 그러면 오늘 그 a의 책방 책방지기 첫 순서를 진행한 최지인 작가님 수고 많으셨고요 다음 2회차에도 기대하겠습니다네 감사합니다네 [음악] 네 오늘 시즌 4 첫 번째 회차 진행했는데요 어떠셨나요 좋죠 오늘 비 오는데 올라와서 긴 시간을 넉넉히 할애해주시고 시즌4에 스타트를 열어주신 그런 소손님께도 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이번 시즌에서도 저에게 많은 생각과 배움을 나눠주실 과외교사 호호님께도 미리 감사드리고요 소송하고 발음도 비슷하네요 그리고 책방지기 님의 책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뭐 오스카상을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공개됩니다 다음 시즌 4 2회에 만날 주인공을 미리 소개해 드릴 텐데요 8월 16일 여러분을 찾아갈 a의 모든 것은 최근 우리 희나라는 책을 출간한 오후 한스키 작가입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딸 신화 씨와의 30년 동행기를 소개할 예정이니까요 기대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이제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고요 발전하는 a의 모든 것이 되겠습니다 [음악] a의 모든 것은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음악방송입니다 장애인 작가와 장애문학을 소개하고 우리 곁에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DJ 호호 김유진이었습니다 저는 녹평 노지영이었습니다 [음악]
노지영(이하 노평) 『가장 희미해진 사람』은 시인의 첫 시집이다. 처음으로 책을 엮는 마음이 어땠나?
김미소(이하 소소) 알을 깨고 세상 위에 나온 것 같았다. 그전에는 좀 고립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첫 시집에서는 거의 유년 시절 얘기와 내 신체적인 아픔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확실히 첫 시집을 내고 나니까 내 모든 이야기를 다 털어냈다, 모든 아픔을 다 털어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첫 번째 시집이 매우 슬펐다고 하는 분이 꽤 많았다. 너무 자기 세계에 몰입해 있는 것 같다는 평도 들었다. 그래도 첫 시집을 내면서 내 이야기를 해낸 것은 무조건 잘했구나, 생각했다.
노평 나와 직면하는 것이 1순위였겠다. 처음에는 시인 자신의 얘기를 시집에서 하지 않으려고 했다던데, 시를 쓰면서 자기 얘기를 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소소 물론 한편에서는 뭔가 숨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버지는 스님이었고, 동생들이나 엄마나 아빠랑 헤어져서 살아야 했던 그런 시절이 힘들었다. 어린 시절의 고된 삶을 내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출판사 대표인 김성규 시인을 만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나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하시는 거다. 자기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그래서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 첫 시집은 미리 써놓은 시들을 모아서 엮어낸 게 아니라, 시집을 내겠다고 계약하고 나서부터 다시 쓴 것들이다. 시집에 실린 시 대부분을 새로 썼다.
노평 시집 해설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가장 희미해진 사람」이라는 시의 제목을 시집 제목으로 내세운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개인적으로도 이 시가 정말 맘에 들어서, 표제가 된 것이 참 반가웠다. 시집의 제목도 정말 잘 고른 것 같다. 제목은 누가 골랐나?
소소 제목 후보가 여러 가지 있었고, 출판사와도 많이 상의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내가 정한 제목이다. 아무래도 시집에서 나의 이야기, ‘나’라는 사람의 과거 이야기를 많이 했으니까, 시집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까 싶었다. 시집을 내면서 ‘가장 희미해진 사람’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되었다. 시집을 내기 전의 나와, 아니 시를 쓰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정말 다르다. 혹은 내가 장애를 인정하고 난 이후와 이전의 모습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너무 아플 때는 그 기억이 선명했었는데 그 아픔을 조금씩 털어내고 나니까 그 아픔이라는 것이 확실히 희미해지더라. 그래서 적절히 거리도 두게 되었다. 사실은 점점 기억이 안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노평 그럼 역으로 자신에게 ‘가장 선명해진 사람’도 자기 자신일 것 같다. 시를 쓰면서 또 점점 선명해지는 세계가 있을 테니.
소소 ‘가장 희미해진 사람’과 ‘가장 선명해진 사람’ 모두 나다. 시를 쓰면서 과거의 아픔이 희미해질 수 있었고, 눈을 잃고 나서야 숨어 있던 세계가 선명하게 다가왔으니까. 가족도 마찬가지고, 나의 눈도 마찬가지다. 아마 내게 장애가 없었다면 시를 쓰지 않았을 거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썼고 대학에서도 문예창작을 전공했지만, 대학교 가서도 시를 정말 못 썼다. 시에 관심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20대 후반에 신체적으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진물이 줄줄 흐를 정도로 아토피가 심했고, 그 영향으로 시력에도 문제가 생겼다. 안구 위축이 생겨 안구가 작아지기 시작한 거다. 안구가 쪼그라들기 시작하는 걸 위축이라고 하는데, 외관상의 변화가 굉장히 심했다. 사람들이 보면 눈이 왜 저래, 할 정도였다. 그래서 그 시기에 숨어 있었다. 아는 사람이 없는 모텔에 가서 청소 일을 하고 지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는 음지에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일을 했었고, 삶이 굉장히 절망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그 일까지 그만두고 나서는 심지어 삶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도저히 안 되겠더라. 그동안의 삶도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더는 앞으로 나아갈 곳이 없겠구나 싶었으니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순간에 갑자기 시가 쓰고 싶어졌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쓰고 싶어서 그냥 밤새 썼다.
노평 시가 강력한 치유의 힘을 갖는다고 믿나?
소소 그때 정말 강력하게 치유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전에는 주변에서 사람들이 괜찮아, 좋아질 거야, 이렇게 위로의 말을 해도 솔직히 그런 말들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나의 아픔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나의 아픔을 아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혼자 시를 썼다. 그렇게 시를 쓰면서 내 아픔을 좀 덜어내는 느낌이 들었고 뭉쳐진 고통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위로가 많이 됐다. 그때 시를 쓰면서 흘렸던 눈물이 정말 잊히지 않는다. 세상에서 눈물이 그렇게 뜨거운지 처음 알았다.
노평 자신의 경험과 시가 그렇게 관계를 맺었던 것 같다.
소소 당시에는 시를 쓸 때도 내 오래된 이야기들이나 내 아픔에 대한 것이 아니면 사실 쓸 수 있는 게 없었다. 물론 영화 같은 데서 영감을 얻어서 시를 쓸 수도 있겠지만, 내가 잘 아는 것을 써야지 어설프게 쓰면 이거 들통나겠다 싶었다. 그래서 내가 잘 아는 나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쓰고 싶었다. 누군가는 내 시가 체험시에 특화되어 있다고 하더라. 우연히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좀 그랬는데, 그것도 맞는 말이다. 아무래도 내가 경험한 것들이 많지는 않다. 사회 경험을 많이 갖지 못했으니.
노평 사회 경험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나. 자신의 아픔을 넘어서 타인의 아픔과 호흡하기 위해 직업적으로도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소 사회 경험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감각을 더 느껴보고 싶어서, 지금은 요양원에서 일하고 있다. 20대 초반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놓기만 했었는데, 이 일도 김성규 시인이 권해서 얼마 전에 시작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나로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거다. 여태 5개월 정도 일했다. 물론 일을 마치고 나면 너무 힘이 들어서 글이 바로바로 써지지는 않지만, 일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정말 많다. 아마 두 번째 시집과 에세이를 통해 그곳의 이야기를 많이 풀어내지 않을까 싶다.
노평 시와 삶을 통해 타자의 아픔을 돌보는 것 같다. 장애가 있는 분과도 많이 연결되어 있나?
소소 예전에는 나도 나 외에 주변에서 장애가 있는 분을 만난 적이 없었다. 장애문학을 하는 분은 아예 만나볼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시각장애인 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그 모임을 통해서 장애를 가진 분들을 처음 만날 수 있었다. 주로 정보를 교환하는 곳이긴 하지만, 그 모임에서도 시를 쓰고 싶어 하는 분도 있었다. 장애가 있는 분 중 시를 쓰고 싶은 분이 내 시를 보고서 ‘나도 쓰고 싶다’, ‘나도 해낼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시가 극한 절망 끝에 온 것 같다. 삶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 되어 시를 맞이했다. 그래서인지 시를 쓸 때, 절망 끝에 항상 빛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마무리를 지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돌아보면 세상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정말 많다.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요양원에도 손가락이 없는 분, 와상 환자, 온갖 질병으로 인해 걸을 수 없는 환자, 편마비인 분 등 여러 종류의 신체 손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고 싶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도 신체적 불편이 있어서 시야가 좁은 편이고, 그래서 사람들과 부딪칠 수 있어 걱정이지만,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일하면서 어려운 것이 있다면, 내 신체적 불편함보다는 마음속의 불안함이 더 크다. 혹시나 내가 한순간 못 보고 놓치는 문제 때문에 어르신 환자들이 다치지는 않을까 항상 조심조심 일한다. 다른 한쪽 눈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눈 영양제 같은 것도 부지런히 챙겨 먹고 있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일하는 많은 분이 다들 더 섬세해지려고 노력하고, 자기 관리도 열심히 한다.
노평 심신의 불편과 장애로 고통받는 분들이 의 청취자이기도 하다. 그중에는 시를 쓰고 싶은 분도 있을 것 같다. 그분들께 어떤 얘기를 전하고 싶은가.
소소 나는 처음에는 외로움 때문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를 다시 만났을 때는 나를 치유한다는 목적이 컸다. 그분들한테도 시가 그런 의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위로라는 것이 외부적으로만 오는 것은 아니다. 신체적 아픔을 겪는 이를 주변에서 지원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스스로가 먼저 자기 자신을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엔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위로가 자신을 일으켜서 결국 그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거다.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괜찮아, 나는 나를 사랑해, 많이 힘들었지, 힘들었을 거야, 이런 말들을 자주 건네곤 했다. 자신과 타인에게 그런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시가 시작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미소
시인. 2019년 계간 [시인수첩]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22년에 첫 시집 『가장 희미해진 사람』을 출간했다. 공저로 『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 - 코로나와 함께 한 시절』(걷는사람, 2022)이 있다.
kmiso89@hanmail.net
노지영
문학평론가. 2010년 계간 [내일을여는작가]를 통해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몇몇 대학에서 문학과 교양 과목을 강의하고 있으며, 계간 [시와시학] [백조]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오장환 전집』 『정본 노작 홍사용 문학 전집』 『한국 전후 문제시인 연구』 『영구혁명의 문학‘들’』 『김춘수의 무의미시』 『서정주 연구』 『서강, 우리 시대 문학을 말하다』 등을 함께 쓰고 엮었다. 현재 [A의 모든 것]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이다.
norae@hanmail.net
사진.이효영 사진작가
2023년 8월 (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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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통해 또렷해진 삶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김미소 시인의 새로워진 나날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