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문학방송 〈A의 모든 것〉에서는 초대 손님과 함께 작가의 작품 세계에 관해 깊이 있고 생생한 이야기를 나눈다. 웹진 이음을 통해서도 만나보자. 2020년부터 다녀간 특별한 손님들은 팟빵과 팟캐스트에서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다.
홍대 지하철역에서 허상욱 시인을 만났다. 대전에서부터 대중교통으로 여기까지 왔다 했다. 낮에는 시 창작 강의까지 하고 왔다는데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생기 도는 목소리가 반가웠다. 역무원의 몸에 손을 기대던 그는 친절히 동의를 구하고 나의 왼쪽 팔꿈치에 손을 살포시 얹었다. 손끝 온도가 느껴지니, 그와의 대화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의 눈이 되어 동체로 걷는 걸음이 좋았다. 나는 그에게 왜 오늘의 닉네임을 ‘망고’라고 지었느냐 물었다. 망고는 그가 좋아하는 향긋한 과일이라고 했다. ‘망고 땡’이란 단어가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고 하였다. 온갖 괴로움을 뜻하는 ‘만고(萬苦)’에 은어 ‘땡’이라는 말을 더한 ‘만고(망고) 땡’이란 합성어는 갖가지 괴로움이 끝났을 때 쓰이는 말이다. 그는 ‘만고’에 시달리던 시절이 길었지만, 그 만 가지 고통이 자신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땡’ 하고 만고가 끝나는 걸 느꼈다 했다. 말장난 같았지만, 삶의 질곡이 눅어 있는 대답이었다. 만고가 지나고 천만고가 올지라도, 그 모든 고통의 물결을 ‘시소’처럼 타다 보면 그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낮아지거나 높아지기도 한다. 그 모든 게 즐거우면서, ‘땡’ 하고 고통이 끝나기도 하는 것이었다.
- 제목 : 세상을 보는 시력이 좋아지다. (00:00) [음악] 안 보이는 안경 허상우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을 보려는 것이다 가릴수록 선명해지는이 테두리 안에서 투명한 동작 안절부절 불안하다 감을 수는 없고 벗을 수만 있기에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문학 방송의 모든 것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의 모든 것 시즌 5를 시작합니다 저는 김유진입니다 시즌 5에 진행을 맡았고요 어 이번 시즌에도 DJ 호호로또 [음악] 장애 문학인을 비롯해 장애와 관련한 (01:04) 다양한 분야의 작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 편견을 허무는 것이 우리 방송의 목적입니다 그리고 저는 노지형 문학 평론과 노 평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노평 잘 지내셨나요네 호호님 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도 반갑습니다네 어 비교적 늦게 시즌 5를 시작을 했는데요네 네 저는 올초에 우리가 시즌 4 시즌 4를 맞잖아요 그래서 사자가 혹시 죽을 사자인가 생각했는데 죽지 않고 시즌 5로네 부활해서 다시 돌아왔네요 네네의 모든 것을 진행하는게 저에게 좀 마음의 부담이 있었거든요 좀 DJ 제가 잘 보필하고 있는지 더 적합한 사람이 있는데 제가 여기서 주제 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리고 과외 받은 걸 좀 관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좀 반성하게 되는데요 그래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 생각하면서 네네네 오 (02:09)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지 몰랐습니다네 단정한 마음으로 여기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네 오히려 제가 그랬어요 좀 더 어 진행을 잘하는 분 또 문학적인 감수성이 많으신 분 풍부하신 분 이런 분이 맡아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가네 또 올해를 시작하면서 어 마음이 그 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잘할 때까지 하라는 어 신의 명령을 들어보아요네 그래야겠죠네 어 그래서 잘 하시겠다고 세상을 잘 보시겠다고 지금 어 안경도 새로 맞추신 거 아닌가요네 뭐 그렇다기보다는네 안경 태가 부러졌어요 그래서 이제 맞추러 갔더니네 한 도수를 좀 높여 가지고 지금 글자가 굉장히 잘 보 보이고요 그래서 제가 프린트를 대본 프린트를 모아찍기 해서 보고 있습니다 생태 종이까지 실현하고 A4 양도 줄이고 좋습니다네 어 시즌 4와 어 5 (03:14) 사이에 여러 일이 있었지만 좀 호원 님에게도 특별히 기념할 만한 일이 있지 않나요 저작을 하나 위대한 저작을 한 권 내셨는데 아유 위대하기네 지은 책들이 많으시지만에 출가는 처음이시죠 네로 써 보려고 했으나네 인권 교재 같다는 혹평을 지금 듣고 있는네 오늘도 차별 그래도 3이라는 제목의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네네 사회적으로 어쨌든 온갖 직함이 많으신데 여기에 에세이 스트라는 직함까지 붙었어요네 어 그래도 저는 어 작가로 불려지는게 아직 쑥스럽기만 제일 기분 좋은 건 사실이거든요 예 그리고 특히이의 묻든 것이 어 제가 글 쓰는 사람이라는 걸 늘 상기하게 만드는라 성을 명하게 해주고네 그런 자리라서 어 이번 책은 또 유난히 좀 힘들게 어 썼어요 왜냐하면 이제 제가 (04:22) 쓰고 싶은 글과 또 사람들에게 읽히는 글의 격차가 좀 있어서 출판사음 정말 뭐 싸우진 않았지만 굉장한이 밀고 당김 네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뭐 저자 저항한 거죠 예네 그런데 어 결국은 제 그 책을 읽어 주시는 분들이 또 평가해 주실 거라고 생각하고네 지금은 담담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가를네 저는 평가는 둘째치고 책을 보니까 저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셨습니다 진심입니까네네 진심입니다 책속에 세 지영이 중에 한 분이시기 때문에 제가 지영이 3호로 나오더라고요네 같이 읽어 가고 싶은 분 세 분 중에 한 분입니다 아유 영광입니다네 평소에 호우 님한테 들었던 여러 이야기들 뭐 과외 받은 내용 같은 것들이 아주 알짜로 이렇게 압축되어 있는데 되게 친근한 이야기여서 저에게는 아주 학습이 잘 되는 그런 (05:27) 였달까네 그냥 어찌 보면 제가 감사하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살지 않구나를 이번 책 스면서 좀 알게 된 거 같아요 어 그래서 어 이렇게 글로 남아 주변을 돌아보고 어 그리고 특히 감사한 사람들에게 또 이렇게라도 표현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책한권이 다 감사의 글 같이 느껴지던데요 어 뭐 그렇다기보다는 그 사실은 욕도 많이 들어 있어서 그 욕 먹은 사람들은 몹이 분하고 있을 거라는 어 생각이 듭니다네 젊은 장애 여성들의 당사자 서사는 제법 발견되는 편인데네 좀 인권 감수성을 탑재한 중년 장애 여성 당사자의 자기 서사는 귀하다 생각하거든요 제가 이제 제 이야기를 꾸준히 해 온 편인데 주로 이제 어린 시절 성장 과정에서 어이 사회가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제 그런 거에 많이 이야기를 했던 편인데 이제 이번에는 장애 차별 굉장히 교차적이라서 여러 가지 요건과 (06:34) 맞물리면서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차별이다 것을 이제 제가 장애인이고 여성이고 또 노년을 맞이하는 사람으로서 어 일상적으로 어떻게 겪고 있는지에 좀 포커스를 맞춰서 예 또 그전에 저를 저의 이야기를 알고 계셨던 분들도 또 어이 얘기는 처음이다 뭐 이런 얘기 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을 만날 수 있는 그러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솔직해도 되겠니 뭐 어 이런 표현을 해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우리 방송에서 약속했듯이 시각 장애인을 위한 표지 해설 넣으셨다고 잘하셨습니다 우네 우리 작가님 최지인 작가님의 시집에서 제가 어 너무 반성을 하고 자극을 받아서 그리고 꼭 넣어야 되겠다라고 어 생각을 했었습니다네 개인적으로는 호님의 책을 모든 것에서 다루면서 좀의 특별한 손님으로 모시고 싶었는데요 시즌 1에 출연했던 이력이 있어서 고사하던 거 (07:37) 같아요네 아 탈탈 털어드리고 저의 과외 선생님이자 그 책에 나온 구호처럼 장애 내비게이션이 잘 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 내비게이션이 가장 민망한 정말 구호인 거 같습니다네 네 그래도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네 자 부릉부릉 비션네 민망하지만 다음 순서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어 다음 순서의 모든 세상 어 시작하기 전에 잠시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의 모든 것은 이움 온라인 콘텐츠 중 하나인데요 이유 라이는 문화체육 관광부와 한국 장애 문화 예술원이 운영하는 장애 예술 전문 지식 플랫폼입니다이 온라인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더 나은 문화예술 정보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공연 전시 축제 등 문화예술 소식과 다양한 (08:45) 형식의 예술 관련 콘텐츠를 수호 해설 음성해설 등 여러 접근성 정보를 포함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애 예술의 현재가 궁금하다면 포털 사이트에 이음 온라인을 검색해 [음악] [박수] 보세요네의 모든 세상에서 여러분과 나눌 오늘의 이야기는 매드 프라이드입니다네 2024년 매드프라이드 서울 다들 미치는 세상 아닌가요가 열렸었는데요네 혹시 기사에서 보셨나요네 기사에서 봤어요 매드 프라이드는 말은 낯선 분들이 좀 많을 거 같은데요네 세계 조현병에 나를 맞아서 정신환 정장의 당사자들이 주도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존중받고 또 사회적으로 포용을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라고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렇죠 예 그동안 이제 코로나 때문에 못 열렸다가 예 다시 열리게 되면서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들었는데요 네네네 이게 이제 미쳤다는 것을 (09:50)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거는 사실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네네 노병은 어 자신의 정체성 중에서 네가 중 정이 혹 무엇고 또 그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요 아 갑자기 이렇게 찌르는 질문은 어 저의 정체성음 저도 우울해요 우울하다는 것이 정체성 중에 하나 네네 저 옛날에 호 님한테 저도 우울증이 있어요라고 심각하게 얘기했더니 저도 있어요 그러니까 완전히 대수롭지 않게 심드렁하게 얘기하셨던게 기억이나요 근데 그 말이 뭔가 저 혼자만 심각해지는 마음이 좀 녹아내렸다요네 그래서 다들 그럴 수 있다는 걸 이해받고 같이 다들 그러니까 괜찮다 해 주시는 느낌을 좀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다른 존재들을 좀 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네 그래서 꿀꿀할 때 (10:54) 우리 이웃으로 같이 만나고 하지 않습니까네네 저도 감에 많이 시달리는 편인데 그게 이제 뭐 두 달 이상 가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이제 또 뭐 다시 좀 마음을 추스리고 근데 이제 그런 보이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예 근데 이제 나부터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존중을 해야 어 다른 사람의 정체성도 사실은 포용할 수 있게 되는 거잖아요 근데 저는 20년 전쯤에 일본의 장애인 운동 1세대 그니까 저보다 한열 사은 많으신 분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네 어 그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내가 지금 당장 어 하나의 약을 먹고 장애를 고칠 수 있다고 해도 나는음 약을 먹지 않겠다 나는 그냥이 장애가 좋다이 장애를 갖고 나는 계속 살아가겠다 예 장애가 없는 나는 상상할 수 없다 어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그때 되게 놀랐었어요 사실은 이제 우리는 그때 운동 (11:58) 초창기였던 뭐 그 정도는 지금도 아니에요 사실은 꿈속에서 가끔 날아다 날라다니는 거 말고는네 그런데 이제 뭐 자부심까지 아니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장애가 나의 일부처럼 느껴지고 또 그것을 갖고 살아가는 내 삶에 대해서 그다지 뭐 부끄럽거나 예 어 뭐 남한테 뭐 약점이라고 여겨질까 봐 두려워하거나 뭐 그러지는 않게 된 것 같고요 그런데 이제 정신장애인이 자부심을 갖는다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라서 왜냐하면 내가 뭐 혼자 나는 마음을 바꿔 먹을 거야 뭐 이렇게 되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정신 장애인에 대해서는 어 사람들이 너무나 깊은 편견을 갖고 있고 또 우리 사회에서 인도 심하고네 그다음에 우리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네 천무와 배제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까 그런 데다가이 정신 장애인에 대해서 의료 권력이 과도하게 권한을 행사하는 문제 예 이게 저는 핵심이 아닌가라는 (13:03)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이 자신들의 삶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기 어렵게 만드는 그런 환경의 문제 예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어찌 보면이 퍼레이드가네 통쾌하게 어 당신들이 틀렸어라고 말하는 예 그런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예 저 오해 전부터 장애 퍼레이드 한번 해보자 이게 주장했는데 이게 준비 하려면 어마어마해요네 그렇겠죠 도의 손길도 얼마나 많겠습니까네네 그리고 키어 퍼레이드를 보면서 늘 부러워하고 했었었는데네 매드 프라이드가 그 열렸다고 해서네네 거의 뭐 270명 이렇게 모 있었요네 그래서 어 저도 내년에는 꼭 참석하겠다이 당사자들에게 약속을 했는데네 저도 가보고 싶습니다 같이 가시죠 조현병이 그런데 100명 중에 한 명 골 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죠네 근데 영화나 범죄물 콘텐츠 같은 데서 너무 (14:06) 티피컬 한 문법으로 이들을 제언해 오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조염병 판정을 받았지만 꾸준히 약물 치료를 받아서 사회 속에서 잘 지내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의료적 치료가 더 필요한 분들은 아까 의료 관령 말씀하셨지만 사회가 뭐 같은 구성원으로서 그만큼 관심을 갖고 더 지지를 해 줘야 되겠고요 어 이런 행사도음 있지만 인식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 전반이 이들을 똑같은 사람이자 시민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이들의 다양한 서사를 좀 어 많이 만들어서 소개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네 역시 문학적으로 바라보시는군요 어 마음이 움직여야 되는 거잖아요 결 그네 그 결국은 제 우리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구성원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그에 대한 지원이네 이루어지고 이런 식으로 바뀌어야 되는데 이제 탈원화 하거든요 예 병원을 벗어나야 되는 거죠 근데 이제 지금은 여전히 그 병원에서 (15:10) 치료받아야 될 존재 그 사회에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로 부각되는 것이 어 큰 문제이고 그로부터 탈피하는 것이 지금 시급한 과제라고 여겨집니다 조현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의료계가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무슨 사건 어 모든 인이 조에서 온 것처럼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자제해야 될 것 같아요 저는 조병도 그 진단 자체도 너무 남발한다 생각해요네 이게 조현병은 없다라고 주장하는 정신과 의사도 있어요 심지어 예 그래서이 의사들에 의해서 진단에 의해서 그 사람의 삶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는 어 이런 메커니즘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네 사실은 우리가 좀 함께 동참해야 될 어떤 지점 지점이 굉장히 많지 않나라고 생각이 듭니다네 동참하겠습니다 매드프라이드 함께 가요 고싱네네네 우리 한번 말한 것은 꼭 실천으로네 네비게이 키고 갑니다네네 (16:17)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음악] 네의 모든 것 시즌 5 첫 번째 특별한 손님을 모실 차례입니다네 허상욱 시인께서 함께 자리하고 계신데요네 안녕하세요 시인님네네 안녕하세요네 반갑습니다 예 반갑습니다 예의 모든 것에 예 시 님을 모시게 돼서 예 정말 영광이고요 아 예네의 모든 것을 보거나 듣고 계시는 분들께 먼저 인사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입니다 예 부족한 시인 불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어디가 부족하신가요 혹시 아 겸손이 탑재되어 있다 이렇게 자기 소개를 하신 거죠 그니까네네 아 또 그렇게 봐주시네요네 이제 교과서적으로 이제 저는 이제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어요 예 71년도 1971년도 태어났고요음 (17:23) 현재까지 이제네 권의 시집 냈고 한 권 이제 올해 문집 하나 냈고요 어 대전에서 점자 도서관에서 시문의 창자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이제 안마원 하나 운영하고 있고요네 어 대전 대표 볼링 선수 생활 이제 중단했다가 올해 이제 또 다시 시작해서 이제 선수 생활도 하고 있고 그래요네네 참고로 우리 방송에서는 이름 대신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르고 있거든요네 오늘 방송에서 빌리고 싶은 닉네임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고요 어 제 닉네임은 호호 이고요 예 우리 노지형 문학평론가는 노평이라고 해 주시죠네 그래서 저희를 호호 노평 이렇게 불러 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글자 해야 되는 거죠 아니에요 그 과일 좋아하시죠 예 저도 이제 과일 많이 좋아하는데 과일들 이름 보면은 전부 다 이렇게 좀 그 열매인데 좀이 겸손한 것 같은 생각이 다 들어요 사과 배 귤 이런 것들을 이렇게 보면 이렇게 좀 겸손한 이름 (18:27) 같은 느낌 근데 이제 그 그중에서 저는 이제 망고라는 과일을 이제 좀 좋아해요 쫄깃쫄깃한 그 느낌이 상당히 좋아요 망고 뒤에 한 글자가 더 들어가야 돼 사실은 망고 뒤에 하나 응 망고 땡 땡 맞습니다 망고 땡이 하나 들어가야 되는데 그 망고가 원래 이제 그 망고 땡이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원래는 어이 만고에 만고 그러니까 만가지 고통 고통이 끝났다 땡 했다 원래 이제 그의 그게서 지금은 망고땡 이렇게 많이 리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망고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이걸 이제 왜 이걸 정하게 됐냐면 제가 상당히 이제 어렵게 지내던 시절이 있었어요 많이 힘들게네 근데 그 내가 즐겁게 지내던 평안하게 지내던 그 시절보다 나를 힘들게 그렇게 한 세월들이 지금이 모습을 나를 만들어 낸 거는 그 어려운 시절 때문에가 된 같다라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19:31) 그래서 [웃음] 망고입니다네 그 망고님 시집을 보면서 굉장히 유쾌하고 어 그런 분으로 상상했는데 이렇게 철학적으로 시작할지 몰랐습니다 어 저희 아까 철학적인 얘기를 엄청 나누면서 홍대 입구에서 같이 걸어왔어요네 아 이미 만남부터 철학적이고데 망구가 땡이 해탈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게요 예 저는 이게 은어인 줄 알았어요네 그래서 약간 어 뭐라 그래야 되나 어 속된 표현 어 그런 건 줄 알았습니다네 제대로 된 뜻을 처음 알았네요 예 만고에 유래된 거죠 뭐 이제 오픈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그런 언어죠네네 오늘은 망고님의 세 번째 시집 시력이 좋아지다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건데요 예 네 나머지 작품 집에 관해서도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지만네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어이 시집을 중심으로 (20:38)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시집 제목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어요 보통 이제 시집 제목을 정할 때 시집에 수록된 시 제목이나 뭐 구절 이런 것들을 따서 짓자아요 예 그런데이 시집에는 시력이 좋아지다 제목이나 구절이 없어요 예신 구절이 있습니다 문짝 여닫을 때마다 희미해지는 저 불빛 때문에화할수록 시력은 더 어두워져 누구도 얼굴 감싸주고 웅웅 울부짖는 묘지가 돼네 이런 대목이 있는데 여기서 시력은 볼 시자를 쓴 시력과 시시 자를 연상하게 하는데요 제목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궁금하네요 그 읽어주신 씨는 이제 그 도굴꾼이 시에서 이제 이제 일부 발치한 거 같아요 제가 이제 시를 쓰면 쓸수록 자꾸 어려워지는 이제 그런 과정을 이제 그렇게 표현을 해 놓은 거고요음 그리고 이제 노병님 여기 계시지만 그 좋아지다 그 단어가 (21:45) 사실 일반 생활에서 잘 안 쓰이는 단어예요 좋아지다 한번 잘 생각해 보면 그렇죠 응 그 좋아지다가 좋아졌다 들리세요 좋아지고 따로 들리세요 좋아지고 있다 어 이상한가요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근데 잘 들어 보면 좋아졌다 보일 수도 있어요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예예예 그렇게도 보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이제 그이 세상 모든 이제 결과하여 보지는 않고 같은 이제 과정으로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제 고등학생이 이제 수능 시험을 본다 치면 수능이 결과일까요 과정일 일까요 어 우리가 이렇게 질문을 받을 줄 몰랐는데요 저는 이거 가정이라고 말씀하시고 싶으신 거죠 아니요 아니요 같은 거로 본 거예요 저는 그러니까 앞에서 이제 시력이 그러니까 시시와 볼시 이거 이게 어떻게 본 거냐면 내가 실을 쓰는 과정이 내가 눈이 안 (22:50)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세상을 보는 그 시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니면 조금은 좋아졌다 그 내용을 이제 다 아 내포하고 있는 문장인 거죠네 그래서 그 왕고 님이이 제목을 쓰신 거예요 예 아 출판사에서는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까 이제 뭔가 이제 주관적이지 않다 이거죠 그래서 출판사에서는 다른 거를 좀 잡았으면 했는데 저는 이제 강행을 했어요 그냥음 그런 이제 내용이 있는 거를 설명은 제가 못 했죠 시간이 없어 가지고 근데 아무튼 그렇게 어 지금 설명 너무 잘하시는데 거 저 화이트에 대의 과정철학 얘기 듣는 줄 그래서 결과적으로이 제목으로 정한 거에 대해서 만족하시는 편인가요 예 만족해요 근데 이제 이게 어 생각보다 이제 제가 이게 쓴 이제 수고에 비해서는 이제 조금 책이 좀 덜 팔리기는 했어요 근데 안타까움도 좀 많이 있고요 예 과정은 좀 많이 어렵게 쓰신데요 됐어요네 오늘 팟캐스트를 계기로네 어 독자들과 많이 만나시게 (23:57) 됐으면 좋겠네요 네 감사합니다 어 근데 시각 장애인들 중에 시인이 제법 있잖아요 am 모든 것에서도 손병걸 김학중 시인이 다녀가셨는데요 다 한 시즌을 시작할 때 다녀가셨더라구요 날 초대 손님으로 오셨잖아요 그래서 볼 시 자이기도 하고 시시 자이기도 하지만 이러고 보니까 시작할 시 자도 되는 거 같다 보니까 시인의 말을 봐도 그렇게 나와요 시집 맨 처음에 나온 시인의 말에도 희부연 처 넘어 내 력이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라는 말로 그렇게 끝나거든요네 그래서 왜 시자는 말을 한자를 파자 하면 말씀 원자의 절사 아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말의 집을 지어나가는 역사라는 걸 시력의 문제라는 동력을 통해서 잘 설명해 주시고 그렇게 어 작품 활동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이제제 좀 말장난 같은 느낌이 좀 들기는 해요 그게 이제 퍼의 효과라 그래 가지고 그런 이제 효과를 누리는 이제 그런 (25:00) 단어들이 많이 있어요 예 그래서 이제 그거를 쓰기는 했는데 너무 이제 남발하면 좀 말장난 같아 보여서 예 좀 자재를 하려고 그래요 요즘은 예 그런 단어들을 어 저번 지금 자제하라고 하시 저는 어 그 지금 감동하셨죠 이렇게 어 말을 하려고 했는데 말장난 하지만 이러면서네 오히려 반전이 있었습니다 네네 반전이 있는 분이에요 그러니까요네 계속 지금 반전의 연속입니다 저 쭈그러져 있겠습니다 아 게스트를 민망하게 하고 있습니다네입니다 점자도서 관에서 시창작 강의도 보이신다고 들었는데요 시각 장애인들의 예술 활동이 그 음악 쪽에 주로 치우친 감이 있다고 하는데 어 망고 님은 어떤 계기로 시을 쓰게 되셨는지 궁금하거든요 그리고 수강생들과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고 하고 계신지도 궁금해요 이제 2010년도 무렵에 이제 제가 이제 직장 생활을 이제 안마사로 이제 (26:04)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 무렵에 그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 이렇게 뭐를 이렇게 판매를 할 때 무슨 무슨 삼종 세트 이런 그래서 직장인 삼종세트 이거를 제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직장 취미 특기요 세 가지가 각각 다르게 갖고 있어야 되지 않을까 런 생각을 하게 음 그러니까 일단은 이제 직업은 이제 안마사를 이제 하고 있고 그러니까 취하고 특기를 한 개씩을 이제 한번 따로따로 가져보자음 그래서 이제 글 쓰기 하고 이제 볼링 시각 예 시각 볼링을 이제 시작을 했죠 그래가지고 이제 글 쓰기는 그때 당시에는 이제 뭐 어떤 그 이제 실적이 나와주지 않았고 볼링은 좀 그래도 눈 볼 때 조금 친게 도움이 돼 가지고음 그 트로피하우스 선하게 되는 거 같아요 아 예 그래 지금도 가지고 있는데 그래가지고 이제 그거는 많이 됐고 그래 가지고 아무튼 나름대로 잘 돼 가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가지고 예 (27:08) 아 점자도서관 얘기 좀 할게요네네 처음에 이제 그 대전 점자도서관 관장님이 절 찾아오셨어요 저기 이제 시집을 냈다 그러니까 2017년도 이집 낼 때였어요음 와 가지고 이제 이런 런 교시를 열어 줄테니까 한번 시를 한번 배우는 저기를 한번 만들어 보자 음아 그래가 처음에 이제 모집을 하니까 대전에서는 이제 처음 이제 모집을 한 거죠 그랬는데 이제 열명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많이 왔어요 한 15명 16명 왔어요 흠 그래가지고 와 신났어요 그랬는데 그래가지고 이제 열심히 가르쳐 봐야지 응 그랬는데 또 반전 4주 5주 되니까 예 한 세명네 명을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아 이게 내가 뭔가 이게 내가 가르치는데 문제가 있는가 보다 이제 이런 생각 너무 열심히 가르치신 것 같아요 예 맞아요 그게 문제였던면 안돼요 그고 이제 뭘 가르치려 그러는 거 자체가 예 이게 안 되더라고요 그래가지고 아 같이 (28:12) 이제 그 실을 가지고 노르 거야 같이 재밌게 예 그렇게 해가지고 그 막 발표도 시키고 이제 막 좀 잘하면 막 서로 박수 치에도 해 주고 막 한 사람 이렇게 타켓 잡아 놓고 막 덩크도 막 주고 예 그런 식으로 아까 주듯이 예 예 그렇게 하니까 지금 이제 다시 15명 16명으로 이제 다시 늘어나 가지고 대기를 하고 있는 이제 회원도 있어요 그래가지고 자리나면 좀 끼워 달라고지 상당 그니까 그 일타 강사 뭐 즐거운 시유심 뭐 이런 거죠 오늘도 이제 수업하고 왔는데음 막 아 그 목소리를 아껴야 되는데 오늘 이제 여기도 와야 되잖아요 그래서 목소리를 아껴야 되는데 또 하다 보니까 또 소리 지르고 막 이러니까 이제 약간 목소리가 쉬었어요 제 목소리보다 그러시구나 어 근데 목소리 너무 좋지 않으세요 저 아까 통화했는데 깜짝 놀랐잖아요 어 목소리 좋으셔 가지고 그네 감사합니다 어 저는 시각 장애를 가진 (29:18) 선생님이 수강생에게 시를 지도하는 그림 같은 걸 어디선가 본 적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지도를 하시는지 머릿속에 잘 안 그려졌는데 지금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까 그런 걸 좀 영상으로 만들어도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음네네 에이도 써 봐 주셔요 그러면네 노평 같은 독자들이 굉장히 이해가네 저는 점자로 그럼 학습을 하는 건가 이렇게 좀 생각했거든요 그랬더니 아까 여쭤봤더니 점자는 시각 장애인 중에 1분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음 그 이하예 10% 이하야 거의 이제 그 스크린 리더 이제 음성 합성 프로그램이라는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지고네 지금도 사용하고 계신네 예예 제가 이제 노트북을 여기 놓고 있습니다 예 그래 가지고 근데 이게 컴퓨터를 많이 이용을 하고 문서 작업을 하면음 그 문제가 뭐냐면 그 (30:22) 오타가 나도 발견을 잘 못 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아예 2에 자하고 음 그지는게 들려 똑같이 들려요 그래가지고 이게 호룩 읽어 지나가면은 그걸 분을 못해요 그래서 점자를 읽어야 돼요 그래 가지고 그 시각 장애 들이면서도 점자는 능숙하게 못 읽더라도 항상 알고는 있어야 돼요 아네 저도 빠르진 않는데 그냥 10% 채 안 되는네 점차 사용자에 들어가시는 거죠이 책에 추천사를 쓰신 분이 이데요네 님도 잘 알고 계신 분이신 것 같은데 어 광주 계신 선생 지금은 이제 세종시에 계세요네네 사모님하고 저하고 좀 약간 친해요음 그 이인봉 신께서 1 2 3부의 씨들이 사물의시고 그다음에 4부의 씨들은 상념의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만큼 부마다 짜임새가 있게 시가 이렇게 배치되어 있는 것 (31:29) 같아요 시집을 엮으면서 어 어떤 점을 염두해 두셨는지 뭐 순서라는 ka 부에 갈음 같은 것을 어떻게 정하셨도다요이 부분은 좀 얘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은데음 제가 이제이 집을음 2017년도 내면서 3집을 낼 때까지 실을 500편 썼어요 예 500편 써 가지고네 제가 이거를 어 세 권을 동시에 내보려고 이렇게 마음을 먹었어요 그러니까 어떤 실을 내보려 그랬냐면 그 주제가네 첫째는 나 둘째는 너 셋째는 우리라는 이런 주제로 해서 세권을 내보려고 그 마음을 먹었었어요 사실은 그러니까 이제 나라는 주제에서는 그 회한 자아성찰 겸손 이거를 이제 주제로 내보려고 그랬고 너에서 감사 사랑 그리움 이걸 이제 주제로 음는 이제 철 종교 약간 그리고 어 (32:35) 그 이상의 깨달음 이런 것들을 이제 우리에서 이제 다뤄 보 가지고 그래서 세권을 동시에 엮어 보려고 이렇게 마음을 먹었었어요 사실은 그래가 이제 세권을 이제 딱 분리해 가지고 이렇게 엮어 놨더니음 아 너무 빈약한 거야음 그래갖고 세건을 다시 또 헐었어요 헐어 가지고 이제 집을 엮은 거예요 그냥 예 그렇게 됐어요 그래가지고 나라는 주제는 이제 표지가 파란색으로 너라는 주제는 빨간색으로 우리라는 주제는 노란색으로 이렇게 해가지고 이제 내보라 그랬는데 지금 노란색이 [음악] 약간음음 예 노란색보색이라 그랬죠 예예 약간 황금빛 또는랑 그렇게 돼 버렸어요 근데 이제 어쨌든 그래 가지고 이걸 이제 분을 해 가지고 쫙 1 2 3 4부를 딱 엮어 놨더니 그 이은봉 교수님은 상당히 좋아하시더라고요 괜 근데 이제 저는 아 이게 나중에 다시 한번 시도를 해 보려 그래요 이제 지금 집까지는 그냥 내고 어 6 7 8 (33:40) 집에서 한번 그 다시 한번 시도를 해 보려고 지금 계획은 잡고 있어요네음 혹시이 시력이 좋아지다가 그 너에 많이 포커스가 맞춰져 있나요 어 아니에요 나 쪽에 조금 더 예 나 쪽에 조금 더 많이 맞춰져 있어요 어 저는 너가 많이 느껴 그 보일 수도 있어요 세개 중에 하나를려 하나를 못 맞추나요 그러게요 30% 확률을 못 맞췄습니다네이 시를 한편 완성하실 때 어 엮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 한 편 한 편마다 굉장히 뭐 수십번 어 100번도 넘게 퇴고 과정을 거친다고 그렇게 들었는데요 어떤 식으로 퇴고를 하시는지 그리고 퇴고를 할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어요 그 중요하게 여기는 거는 어떻게 이렇게 딱 중점을 두지는 않고요 어떤 때는 이게 중점이 되기도 하고 다른게 중점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그거는 이제 그렇게 중요하게는 안 봐요 이제 그때그때 시마다 또 다르고 그래서 근데 이런 거는 있어요 아침에 쓴시는 좀 다른 시간에 보고 (34:45) 그래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아침에 써 놓고 점심 저녁에 다른 시간에 보기도 하고 예 그리고 이제 오늘 써 놨다 그래 가지고 그냥 또 묵혀서 며칠 있다 다시 보기도 하고 그리고 이제이 몸 컨디션에 따라서 머리 컨디션에 따라서이 시들이 이제 보여지는 내용이 좀씩 다르더라고요 예 그래서 그거를 막 적게는 이제 필을 쓴 것도 몇 가지 있어요 사실은 필로 이제 아까 제가 명함 드린 거 호박고 그거는 필을 쓴 거예요네 어 망고님의 명함에는 시가 있습니다 3분 만에 쓴 거예요 그냥 그렇게 쓰고 그리고 어떤 거는 100번 넘게 수정했는데 응 버려버리는 결국은 못 살리고 음 이렇게 시도 화단에서 꺾고 온 꽃하고 비슷해 가지고 자꾸 만지니까 시들어버리는 거 같은 그래서 결국 버리게 된 경우도 의외로 많아요음 그래서 이렇게 좀 시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망고님의 시 제목을 보면 통사 복잡한 제목 난해한 제목이 하나도 없어요 (35:51) 그죠 시집 보니까 처음에 채송화는 시로 시작해서 뭐 옹이 질경이 말라도 홀씨 이렇게 사음 이나 대상의 이름을 그대로 시의 제목으로 쓰곤 하잖아요 걷다가 산부 치킨 성자의 경우는 시의 제목들이 아예 먹을 거리에 나열과 총 집합이 아아 어 고구마 복숭아 닭발 꽃게 줄줄이비엔나 먹을 것들이 아주 줄줄이음 그런데 어 제목과 내용 사이에 긴장이 그래서 더 이렇게 눈에 띄기도 하고 어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목에 담백함을 살리면서 어 사무과 대상이 품고 있는 시적 속성을 발견해서 원 제목의 내포를 잘 확장하는 그런 시편들이 참 많이 있는 거 같아요네 그래서 일관되게 단정한 시의 제목들을 보니까 시적 발상은 도대체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했어요 아유 그 그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네 그 시가 어떻게 옵니까 그 아무 때나 와요 축복이다 아무 때나 와요 그 오늘 (36:55) 아침에도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응 그 이렇게 벽에 파일이 이렇게 있잖아요 응 갑골 문자가 생각이 딱 나는 거야 그래서 이걸 어떻게 풀어야 되나 이제 이제 며칠 동안 이제 고심을 해야 될 것 같아 이제 아무튼 그래가지고 그래가지고 이제 그걸 이제 시로 엮고 이제 일단은 쓸 때 필로 쓰는 거보다 이렇게 이제 막바로 쓰는 거보다는 며칠 묵혀서 머릿속으로 이제 한참 구상을 해서 쓰죠음 근데 제목들을 보면은 진짜 후르룩 뭔가 발상이 와가지고 그렇게 보이죠 그 쓴 저는 그 맹꽁이는 시에 눈길이 갔거든요 어 국문학도 있 아들에게 보여줬더니 우 아들이 에로틱 하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아들 닉네임이 맹꽁이 블로그도 맹꽁이는 이름으로 어 운영하고 있고요 근데 제가 뭐라고 얘기했냐 이시한 그런게 아니야 전체적으로 에해 제가 음란 (37:59) 건가요 어 질문이 어디로 뛸지 모르네 오늘 그 조금 설명을 해 드릴까요 참 재밌는 내용이 들어 있는 신인데네 그 맹꽁이가 우를 때 어떻게 울죠 맹꽁 그렇게 알고 계시죠 이렇게우지 않아요 아니 아니 아니 아니요 주고받는 것처럼 하지 않아요 아 예 맞아요 하나는 맹 하나는 공이에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수컷은 맹 맹 맹 이렇게 울고 암 것은음 이렇게 울어요 그러니까 이쪽에서 엥 엥 이렇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근데 또 되게 재밌는게 발견이 돼 응 수컷은 맹한 거고 암컷은 꽁한 거야 꽁한 거야 어 이거 성차별적 발언 아니에요 아니요 아니 남자는 맹한 것도 들어가 있으니까 예 그래서 그러는데 이걸 또 붙여 놓으면 또 달라져 맹 disc 맹 하지고 얼마나 더 전개 보 근데 떼어 놓고 보면 또 이제 그 서로 사이가음 벌어져 있는 느낌이죠 음음 서로 화답하기도 하고네 저도 이거 찾아내면서 참어 이거 나 (39:06) 천재인가 어 이거 제가 이거 찾아내면서 참 득했어요음 그래서 저희 아들이 맹꽁이랑 쓰는 거예요 그 소리가 그렇게 좋대요 어 근데 무슨 도시에 살면서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예 그래서 왜 제 질문에 근데 대답을 안 해 주시네요 제가 음란한 건지 전체적으로 에로틱한게 맞는 건지 이 엄청 살아 있죠 그러니까요음 아니에요 무슨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그 느끼시는 분들이 계신 거죠 그런 모르겠어요 솔직히 어 뭐 시각을 대신한다고 할까요 그래서 보면 미각 촉각 네네네 그런 것들로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들이 엄청 생생하고 구체적이고 나의 것 자체의 느낌을 주고요네 그 이렇게 생각을 하면 돼요 이게 나는 우리나라 속담 중에 눈은 900명이다 그 말을 제일 싫어해요 사실은 왜 그러냐면 우리는 보는 (40:10) 방법이 되게 다양해요 사실 그렇죠 코로 냄새를 응 맡아보고 귀로 응 들어보고 응 혀로 맛보고 생각을 해보고음 뭐 그런 식으로 보는 방법이 되게 많아네 중에 보는 거 중에 하나만 없어진 거예요 사실은 그렇죠 예 그러니까 그 그 많은 보는 것들 중에서 하나 삭제된 건데 우리가 시 쓰는데 뭐 그거 가지고 얼마나 지장을 줄까 그렇게 생각 안 해도 될 거 같아요 예 충분히 얼마든지 좋은 창작 활동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네 다른 방식으로 보는 사람이라고 이제 요즘은 시각장애에 그렇게 표현하자고 어 이야기들 하고 있는데 딱 그 얘기를 해주고 계시고 시로 말씀해 주고 계신 거 같아요네 그래서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네 그래서 우리는 어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얼마든지 예 그네 더 활성화된 감각으로 느낄 수 있고 그래서 다른 사람이 좀체로 흉내낼 수 없는 그런 시음 아 그런게 있었어요 (41:16) 예 굉장히 쉬우면서도 그런게 느껴져서네 이게 이제 망고 님만의 독창적인 세계가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 오늘 극찬을 하시네요 계속 예 원래 칭찬 저한테는 잘 안 해주시는 거 같은데 아 제가 그 유난이 와다네 그래서 작품 비평을 함부로 안 하려고 하거든요 왜냐면 노병이 있기 때문에 제가 했다가 괜히 본전도 못 찾아서 아 전 꼭한 거 있겠습니다네 그러셔요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벌써 일부 맞춰야 할 시간이에요 왕고님께 듣고 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남아 있어서요 어 아쉽지만 부는 이것 로 마치고 또 2부에서 못다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네 그러면 우리는 2부에서 다시 만날까요 예 제발 채널 고정네 [음악]
노지영(이하 노평)어떤 계기로 시를 쓰게 되었나?
허상욱(이하 망고)2010년, 안마사 생활을 하고 있을 시기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건을 판매할 때 보통 무슨 무슨 3종 세트 같은 말로 묶어서 이야기하지 않나. 그런 세트 상품처럼, 나도 직장・취미・특기, 이 세 가지가 각각 다른 3종의 세트로 나를 구성해 보고 싶었다. 안마사를 하고 있으니 직장은 정해졌고, 그 외에 취미와 특기를 한 개씩 따로따로 가져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글쓰기와 볼링을 시작했다. 당시 글쓰기 실력은 빠르게 나아지지는 못했지만, 스포츠인 볼링은 그래도 눈이 좀 보일 때 쳐서 제법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때 받은 트로피와 상장을 모으면 라면 박스로 서너 개는 채워진다.
노평대전점자도서관에서 시 창작 강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강생들에게 어떻게 시를 가르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망고2017년에 두 번째 시집 『달팽이의 집』을 낼 때쯤, 대전점자도서관 관장님이 먼저 날 찾아왔다. 시 창작 교실을 열어줄 테니 시각장애인들이 시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하였다.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시 창작 수강생을 모집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정원이 10명이었는데, 정원보다 많은 15, 16명 정도의 수강생이 몰렸다. 신나서 열심히 가르쳤는데, 4~5주쯤 되니 수강생이 서너 명으로 줄어들었다. 내가 가르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가르치려는 생각을 내려놓고 시를 가지고 노는 방식으로 수업을 했다. 재밌는 발표도 시키고, 잘하면 서로 박수치며 즐기고, 또 수강생마다 타깃을 잡아 장난도 쳤다. 그렇게 진행하니 지금은 다시 수강생이 15, 16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대기자 명단이 있을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 오늘도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소리 지르며 열강을 했더니 약간 목소리가 쉬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려면 목을 아껴야 하는데 말이다.
노평부끄럽지만, 시각장애를 가진 선생님이 시각장애인 수강생에게 시를 지도하는 풍경 같은 걸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점자로 학습하는 건가 궁금하기도 했다. 어떻게 시를 지도하는지 머릿속에 잘 안 그려지는데, 수업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망고중도장애인이 많다 보니 점자 사용 인구는 시각장애인 중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아니 10% 이하다. 지금 스튜디오에서처럼 컴퓨터를 켠 채 스크린 리더의 음성 합성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문서 작업을 한 것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물론 이런 방식은 한계가 있다. 가령 ‘애’ 자와 ‘에’ 자의 음성은 비슷하게 들리는데, 그냥 빠르게 읽고 지나가면 그런 세심한 언어들은 시에서 구분이 잘 안 된다. 그래서 점자도 읽어야 한다.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능숙하게는 못 읽더라도 항상 알고는 있어야 한다.
노평네 권의 시집 중 특히 세 번째 시집 『시력이 좋아지다』가 흥미로웠다. 이 책은 문체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창작지원금을 받아 출간된 시집이다. 보통 시집 제목을 정할 때 시집에 수록된 시의 제목이나 구절을 따서 제목을 짓는데, 이 시집에는 특별히 그런 구절이 나와 있지 않아 시집 제목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궁금했다. 제목과 시집 속에 ‘시력’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는데, 여기서 ‘시력’은 ‘볼 시(視)’ 자는 물론 ‘시 시(詩)’ 자를 연상하게 한다.
망고‘볼 시’ 자와 ‘시 시’ 자를 활용한 펀(pun, 언어유희)의 효과가 독자들에겐 말장난 같기도 할 것이다. 시에서 말장난이 남발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편이지만, 이번 제목은 내가 짓고 싶은 대로 강행했다. 물론 출판사에서는 다른 제목으로 짓기를 권했다. 제목에서처럼 ‘시력이 좋아지다’라는 말은 듣기에 따라서 ‘좋아졌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하고, ‘좋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할 것이다. 나는 결과와 과정을 분리해서 보지 않는다. 세상을 보는 그 시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와 조금은 ‘좋아졌다’라는 내용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 문장을 제목으로 짓고 싶었다.
노평『시력이 좋아지다』의 추천사를 쓴 이은봉 시인은 1, 2, 3부의 시는 사물의 시이고 제4부의 시는 상념의 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부마다 짜임새 있게 시가 배치되어 있다. 시집을 엮으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무엇인가? 시의 순서와 부의 가름 같은 것을 어떻게 정하였는지도 궁금하다.
망고세 번째 시집을 낼 때까지 시를 500편이나 썼다. 그래서 첫 번째 시집은 ‘나’ 두 번째는 ‘너’, 세 번째는 ‘우리’라는 주제로 해서 총 세 권의 시집을 동시에 내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나’라는 주제에서는 회한, 자아, 성찰, 겸손이란 주제를 다뤄보려 했고 ‘너’라는 주제에서는 감사, 사랑, 그리움을 주제로 다루려 했다. 마지막 ‘우리’에서는 철학, 종교, 깨달음과 같은 주제들을 다뤄보고 싶었다. 그렇게 세 권을 동시에 엮어보려고 세 권의 내용을 분리해 놓았더니 또 개별 시집들이 너무 빈약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엮어놓은 세 권을 헐어내어 다시 세 번째 시집을 엮었다. 나중에 일곱 번째, 여덟 번째 시집이 나올 때쯤 다시 한번 시리즈 시집을 시도해 보고 싶다
노평시를 완성할 때 퇴고를 성실히 하고, 적게는 수십 번에서 백 번도 넘게 퇴고 과정을 거친다고 들었다. 어떤 식으로 퇴고하는지, 퇴고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떤 점인지 궁금하다.
망고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하나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그때그때 시마다 중점을 둬야 할 사항이 다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쓴 시를 시간차를 두고 다른 시간대에 보면서 퇴고하고, 오늘 쓴 시를 묵혀 두었다가 며칠 후 퇴고하기도 한다. 몸 상태에 따라 시에서 보이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므로 여러 번에 걸쳐 퇴고해야 한다. 물론 일필로 쓴 시도 있다. 내 명함 뒤에 있는 시 「호박꽃」은 퇴고 과정 없이 3분 만에 썼다. 그렇게 빠르게 쓴 시도 있지만, 어떤 시는 100번 넘게 수정했는데도 결국 못 살리고 버려버리는 때도 있다. 시도 화단에서 꺾어온 꽃과 비슷하다. 자꾸 만지니까 시들어버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고, 결국 버리게 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노평그래서인지 시 제목을 보면 통사적으로 복잡한 제목, 난해한 제목이 하나도 없다. 시집을 보면 처음에 「채송화」라는 시로 시작해서 「옹이」 「질경이」 「마라도 홀씨」 등등 사물이나 대상의 이름을 그대로 시의 제목으로 쓰곤 하더라. 3부 ‘치킨 성자’의 경우에는 시의 제목이 아예 먹을거리의 나열과 총집합으로 나타난다. 제목의 담백함을 살리면서, 사물과 대상이 품고 있는 시적 속성을 발견하여 원제목의 내포를 확장해 가는 방식으로 시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관되게 단정한 시의 제목들을 보니, 시적 발상을 어떤 방식으로 해나가는지도 궁금했다.
망고시는 그냥 아무 때나 온다. 오늘 아침에도 화장실에 앉아서 벽의 타일을 만지는데 갑골문자가 생각나더라. 이걸 어떻게 풀어볼까, 며칠 동안 고심할 것 같다. 아무튼, 즉석에서 일필로 쓰기보다는 머릿속으로 한참 구상해서 쓰긴 한다.
노평시를 보면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 매우 생생하다. 구체적이면서도 날 것 자체의 느낌이 살아있다. 시각을 대신하여 청각, 미각, 촉각, 후각 등 온 감각이 동원되어서 그런 것 같다.
망고나는 우리나라 속담 중에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우리에겐 보는 방법이 정말 다양하다. 코로 냄새를 맡아보고, 귀로 들어보고, 혀로 맛보고, 생각을 해보고…. 그런 식으로 대상을 보는 방법은 매우 많다. 그 많은 방식 중에서 시각으로 보는 것 하나만 삭제된 거다. 그 정도가 시 쓰는 데 얼마나 지장을 주겠는가.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해도 얼마든지 충분히 좋은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노평새벽 다섯 시부터 일곱 시까지 두어 시간을 늘 글 쓰는 시간으로 비워둔다고 들었다. 그런 루틴 속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망고나를 부르는 호칭이 상당히 많다. 원장님, 선생님, 강사님, 시인님…. 그중 나를 시인님이라 불러주는 게 가장 기분은 좋은데, 그만큼 부담감도 가장 큰 호칭이다. 글을 쓰는 사람 중 소설가, 수필가 등은 호칭에 ‘가’를 넣어 부르는데, 시를 쓰는 사람에게는 ‘인’을 넣어 시인이라 부른다. 부지런히 시를 쓴다는 것은 그 호칭에 맞는 격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시를 쓰는 작업이란 내가 나를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쓰고 있다.
노평안마원 운영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였는지도 궁금하다.
망고‘9’라는 숫자가 나에게는 유독 많이 따라다녔다. 소위 미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아홉수를 겪는다고 말할 정도로 ‘9’라는 숫자와 인연이 깊었다. 9살 때 홍역을 앓아 시력이 많이 떨어졌고, 19살 때 시력이 더 좋았던 한쪽 눈을 먼저 잃었다. 29살 때는 두 눈을 완전히 실명했다. 예전에 직장생활 할 때도 공장에서 공장장까지 승진했지만 9년 남짓하다가 그만두었고, 운동도 9년 남짓 열심히 했지만, 전맹이 되면서 못하게 되었다. 이후 남의 집에서 생활하며 안마사 활동을 9년 정도 했고, 안마원도 지금 9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렇게 인생에서 계속 ‘9’라는 숫자가 따라다닌다. 그래도 이제 8월이 지나면 안마원 운영이 정확히 9년이 되니까, 이번엔 ‘9’라는 숫자를 잘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사이 고생을 많이 했다. 15년 동안을 저시력자로 생활하면서 인형공장 등 여러 공장에서 일을 많이 했다. 연탄 배달도 했고, 풀빵과 붕어빵 장사도 했다. 언젠가는 취업하고 3시간 만에 잘린 적도 있었다.
노평구구절절(?) 힘들었지만, 그래도 ‘시인 안마원’이란 간판을 달고는 9년 이상을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9’의 징크스를 넘어서게 만드는 게 바로 ‘시인 안마원’이란 장소 아닌가. 간판 이름도 마치 동화 제목 같다.
망고안마원 이름은 은사님이 지어준 것이다. 문우들과 호프집에서 ‘시인 안마원’과 ‘허상욱 안마원’, 그리고 근처의 큰 아파트 이름을 따서 ‘경성 안마원’, 이렇게 세 개의 이름을 후보로 두고 고민했다. 최종적으로는 ‘시인 안마원’으로 정했다. ‘시인 안마원’이라는 간판 위에 덧붙여서 ‘시원한 인생, 시인 안마원’이라고 적어두었다.
노평이름처럼 시원한 시를 기대한다. 앞으로 어떤 시를 쓰고 싶은지 계획도 알려달라.
망고연세대 명예교수였던 허인회 선생님이 내 아호를 ‘와헌’이라고 지어줬다. 두꺼비 와(蛙) 자에 추녀 헌(軒) 자다. 어떤 의미인지 물어봤더니 ‘겸손한 사람’이라는 뜻이라 한다. 그 아호처럼 겸손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끝까지 그런 사람으로 남으려 한다.
노평구상솟대문학상을 수상하고 “마치 시소게임을 하는 것처럼 자세를 낮추자 뛰어올랐다”라고 소감을 말한 적 있다. 「시소게임」이란 시에서도 ‘겸손’한 시인의 자세를 읽을 수 있다. 시소에서 자세를 낮춘다는 건 반대편을 높이기 위한 준비가 될 것이다. 그렇게 나를 낮추고 타인과 시를 높이는 태도가 지금의 시인을 만들어 온 것 같다. 마지막으로 청취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망고30년 무사고 택시 기사가 있었다. 그에게 어떻게 무사고로 그렇게 오랫동안 택시 기사를 할 수 있었느냐 물었다. 그는 목적지에 다 왔다고 생각했을 때 조금 더 속도를 줄이고 주변을 더욱 자세히 보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면 사고 날 확률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내가 시인으로 완성되어가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조금 더 겸손해지려 한다. 더 조심하면서 자세히 보려 한다.
허상욱(망고)
시인. 1971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2015년 계간 [시선]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니가 그리운 날』(2015), 『달팽이의 집』(2017), 『시력이 좋아지다』(2020), 『너 내가 시집 보내줄게』(2021)가 있고, 산문집 『60번 죽은 남자』(2024)가 있다. 2020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창작지원금을 받아 책을 출간했고, 2023년 구상솟대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전에서 안마원을 운영하며 대전점자도서관에서 시 문예창작 강사로 활동 중이다.
bungetan21@naver.com
노지영
문학평론가. 2010년 계간 [내일을여는작가] 등을 통해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문학 및 교양 수업을 강의하고 있으며, 계간 [시와시학] [백조] [영화가있는문학의오늘] [내일을여는작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담집 『뒤를 보는 마음』을 펴냈고, 『정본 노작 홍사용 문학 전집』 『오장환 전집』 등을 함께 펴냈다. 현재 [A의 모든 것]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이다.
norae@hanmail.net
장애 감수성을 기르는 본격 문학방송 ‘A(able)의 모든 것 시즌5’
1회. 허상욱 시인(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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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이효영 사진작가
2024년 8월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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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시인의 말이 참 울림이 있네요. 저도 시각적 자극에 덜 예민해지고 다른 감각들을 집중할 수 있다면, 좀 더 타인들과 주변 환경을 돌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 돌아 '본다'고 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