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대안학교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이하 소보사)은 농인이 농인답게 살게 하고자 세워진 학교다. 2006년 농인을 위한 공부방으로 시작해 2017년 정식 대안학교로 인가받았고, 농아동과 농청소년이 바른 농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소보사에서는 농인의 모국어인 수어를 가르치고 수어로 교육한다. 수어로만 교육하는 교육기관은 전국에서 소보사가 유일하다. 대안학교로서 공교육기관에서 가르치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교과목도 수어로 수업한다.
소보사 교육과정에서 예술 프로젝트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수업이다. 예술 수업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발견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예술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관심사로부터 주체적으로 시작된다. 예술인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것들을 찾고,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예술로 바라보는 세상
올해는 네 명의 예술인과 함께 〈마주보기〉, 〈내가 본 세상은〉이라는 제목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세 명의 고등부 학생들과 예술인들이 서로의 문화를 교류했고, 학생들은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으로서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예술인의 시선으로 재해석된 농인의 정체성을 관객뿐 아니라 학생들도 마주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새 터전으로 이사를 마친 소보사 앞마당에는 벽화 그리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소리를 ‘보는’ 사람들인 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벽화 그리기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세상을 보는 방법을 배우고 고민하는 시간이다. 천하제일탈공작소와 함께하는 ‘맞장구’ 프로젝트는 전문 예술인에게 탈춤을 배우는 동시에, 수어를 비롯한 농문화를 알려주며 탈춤과 수어를 결합한 새로운 공연예술을 만드는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한다.
소보사가 꿈꾸는 세상
농청소년이 자신을 해석할 수 있는 건강하고 바른 정체성을 가진 어른이 되는 길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것이 소보사의 꿈이다. 그러려면 수어만으로도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소보사가 마을 어른과 아이 모두 간단한 수어로 소통 가능한 ‘소리가 보이는 마을’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가는 이유다. 단 한 명이라도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소속감을 찾기를 원하고, 자신이 어떤 어른이 될지 궁금해할 그날을 위해, 소보사는 수어로 살아가는 방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의 더 자세한 활동은 영상으로 확인해 보자.
[관련 링크]
영상.박유미 미술작가 gomako1983@gmail.com, 이근영 사진작가 studioowau@naver.com
정리.강지영 프로젝트 궁리 선임에디터 wldudv2820@daum.net
자료 제공.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2024년 1월 (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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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장애인이지만 장애예술을 접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소리로 읽는 세상에 대해 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소리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모습에서 저도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갈 수 있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멋진 예술 활동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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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참여 '소리를 보는 사람들인 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프레드릭의 이야기를 보며 세상을 보고 배우며 우리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여줍니다.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 김주희 대표님 말씀처럼 소리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들이지 있어야할 무언가가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는말에 깊은 공감과 반성을 하게되네요. 농인의 문화안에서 표현하는 농인문화예술 앞으로 더 관심갖고 편견이 없이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동체 안에서 흔들림없이 자랄수 있는 농인분들을 보니 너무 멋지다 생각이듭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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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주목하고 있는 소보사의 활동이 박유미 작가의 영상으로 잘 담겨졌네요. 2023년 예술로 사업으로 진행한 사업도 잘 소개되어 멘토였던 저로선 더욱 흐믓한 순간입니다. 또한 농문화와 청문화의 경계와 차이, 배리어프리에 대한 이해와 접근까지 마련된 영상콘텐츠도 제겐 많은 가르침을 주네요. 더불어 제게도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콘텐츠였습니다.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