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트리포트
국가통계포털의 정기간행물 등록현황을 참고하면, 국내 정기간행물은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중 인터넷신문의 증가세는 가장 눈에 띄고 2021년 현재 10,628개로 일간지 683개, 주간지 3,328개와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를 보인다. 양질의 디지털 기술과 초고속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신문은 다양한 수용자의 니즈를 반영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국내 포털 사이트들이 맞춤형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인터넷신문은 이용자에게 친숙한 매체이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와 소식, 이슈를 주요하게 다루는 인터넷 언론도 여러 개 있다.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에이블뉴스](링크) 이후 [장애인뉴스](2006)(링크), [비마이너](2010)(링크), [웰페어뉴스](2014)(링크), [휴먼에이드포스트](2017)(링크), [더인디고](2020)(링크), [미디어생활](2020)(링크) 등이 등장했다. 이들 매체는 장애인의 권익 보호와 복지 증진 그리고 장애인의 주체적 참여를 위해 설립되었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애인 인터넷 언론의 서비스 형식과 내용은 매체에 따라 다양하다. [에이블 뉴스]와 [장애인뉴스]는 장애인 관련 정치·정책, 사회·경제, 교육, 과학·기술, 환경, 복지·건강, 여성, 가정, 인권·노동, 탈시설·자립 생활, 문화예술 등 상당히 많은 분야의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야말로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비마이너]는 장애인 인권을 중요하게 다루는데, 기성 언론이 주목하지 않거나 부정적 프레임으로 보도할 수 있는 장애인의 현장을 생생히 기록하고 전달한다. 정책 현안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다양한 외부 전문가의 글을 소개하는 [더인디고], [미디어생활]은 장애인 관련 사건 사고 및 사회적 이슈에 대한 올바른 비판을 시도하며 무엇보다 장애인 관련 중앙정부 및 지역의 정책을 감시하고 있다.
그 밖에도 최근 우영우 신드롬과 같이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이슈에 관해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하고 토론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및 정책 개선방안을 제안하고,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공론장을 마련한 곳도 있다. 예를 들면 [에이블뉴스]에서 제공하는 ‘지식짱’과 ‘블로그’는 장애인이 궁금해하는 전문 분야 지식에 관해 질문하고 답하거나 다양한 삶의 현장 스토리를 접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장애인 인터넷 언론은 자막, 수어 동영상, 음성해설, 오디오 뉴스, 큰 활자, 점자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보통신접근성(일명 웹접근성)이 제대로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콘텐츠의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는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예술인지원법」) 제6조를 근거로 2026년까지 장애예술인에게 문화의 공정한 접근 기회를 제공할 구체적 추진전략과 정책과제가 담겨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애예술인 특별전》을 청와대에서 개최하면서 장애예술인의 문화 활동 기회를 적극 지원한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장애인 관련 이슈가 주목을 받다가도 순식간에 관심 밖으로 벗어난다. 장애인 인터넷 언론사들은 정부의 이런 정책을 차분하고 냉정하게 보도하면서 자화자찬하는 정부에 비판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과 웹진들도 상당히 유용하다. 발달장애 정보플랫폼 [보다센터](링크)와 [쉬운보다](링크), 인권옹호·자립·자활을 위한 활동과 연구를 하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발행하는 인터넷신문 [디지털 함께걸음](링크), 장애여성 인권운동 단체 장애여성공감의 웹소식지(링크), 장애예술 정보와 콘텐츠를 담은 [이음온라인](링크)과 웹진 [이음](링크)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장애인 언론 매체는 사실·정확·공정이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장애인을 위해서’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 부정적 이미지를 쉽게 재생산하는 다수의 언론 매체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 치열한 클릭 전쟁터인 인터넷 매체 환경에서 외부 지원은 한계가 있기에 다양한 광고가 페이지 곳곳을 파고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뉴스와 사이트 이용 서비스가 장애인 당사자보다 다수의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선정되고 결정된다. 심지어 장애인 사회의 이견을 분열로 보는 태도가 내재 되어 있어 장애인 당사자에게 중요한 이슈가 주류 언론에서는 다뤄지지 않거나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결국 장애인을 위한 언론사들은 언론 생태계에서도 유리천장에 갇힐 수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권력을 상대로 질문하고, 성역 없이 비판하며 진실을 탐색하는 것이 언론의 기능이자 의무이다. 장애인 인터넷 언론은 장애인이 원하며, 장애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전달해야 한다. 소수의 의견도 귀담아듣고 기록하는 것, 장애인 인터넷 언론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관점의 질 좋은 뉴스를 꾸준히 공급하는 것이야말로 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야 할 장애인 언론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최은경
언론·미디어 연구자 및 비평가. e스포츠과 교육 과정 개발 및 교육에 참여했고, 2021년부터 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 영상 콘텐츠 전공, e스포츠융합대학원 주임교수로 있다.
choice77@hs.ac.kr
2022년 10월 (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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