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웹진 이음

예술가의 수입과 지출

이슈 예술활동이 성립하기에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은

  • 프로젝트 궁리 
  • 등록일 2024-05-29
  • 조회수408

이슈

‘예술가는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정책·제도의 언어 또는 평균으로 대별되지 않는 장애예술가의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조명해 본다. 예술 하는 삶, 창의적인 활동 등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채우고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에 관해 다섯 명의 예술가에게 들어보았다.

  • A(40대 남성)
    시각장애가 있고, 연극 등 공연 분야에서 활동한다. 경기도에 산다.

  • B(40대 여성)
    서울에 살고, 청각장애가 있다.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 C(30대 남성)
    클래식 음악가로 발달장애가 있다. 경기도에 산다.

  • D(40대 여성)
    서울에 살고, 발달장애가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활동을 한다.

  • E(40대 남성)
    인천에서 미술작가로 활동 중이다. 지체장애가 있다.

A 씨의 명세서: 병원비와 약값은 줄일 수 없어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연극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 10년 정도 되었다. 예술활동과 비예술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주로 프리랜서로 일한다. 현재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은 일시적 수입으로 예술활동 50%, 비예술활동 50%로 구성된다. 예술활동 수입은 출연료, 접근성 자문 활동, 공공 지원사업 지원금 등이 있다. 비예술활동 수입으로는 강의료와 안마원에서 간헐적으로 하는 아르바이트 소득이 있다. 주요 지출 항목은 식비 50%, 의료비 20%, 의류비 10%, 기타(주거비, 통신비, 교통비) 20%이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예술활동 기회가 적으며 수입이 일시적이다. 적은 비용으로 작은 프로덕션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수입이 매우 적다. 또한 지원사업에 의존해야만 하므로 선정되지 못하는 경우 창작활동과 경제활동 모두에서 타격이 크다. 예산과 창작의 기회를 늘려주면 좋겠다. 예술가 고유의 감각과 작품을 특화하여 예술 유통을 활성화하면 좋겠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외식비와 의료비가 가장 부담된다. 다른 것은 소비를 줄일 수도 있지만, 먹고 사는 문제와 질병이 있는 몸으로서 병원비, 약값 등은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e나라도움, 예술인 고용보험 등은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는다. 제작비도 적은데, 그에 비해 노동력은 많이 필요하다. 이음온라인에 공연 소식 등을 올리기도 하지만, 공연을 홍보할 창구도 너무 적다.

B 씨의 명세서: 전업 작가의 길은 멀지만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무용, 미술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제외하면 경제활동 기간은 21년이지만, 예술활동 경력은 중간에 개인 사정상 쉰 기간을 제외하면 12~15년 정도 된다.
예술에서 전업의 뜻은 ‘수입을 얻으면서 인생에 살림이 되는 창작 작업’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전업 작가로 활동해 본 적이 없다. 주로 공연이나 오프닝 등에 초청되어 받은 작가사례비나 작품 판매 수입, 그리고 예술창작 지원금에 선정될 때 받은 본인의 작가사례비 20% 등 매우 일시적이다.
수입 활동과 관련해서는 무기계약직으로 고정 급여를 받고 있다. 월급으로는 생계를 꾸리기에 부족해서 다른 직종의 일시적 파트타임 일을 겸하고 있다. 혼자 살다가 최근 다시 어머니와 살고 있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 항목은 비예술활동을 통한 고정 수입 70%와 일시적 수입 20%가 있고, 예술활동을 통한 일시적 수입으로 작품 판매 수입 또는 예술지원금 비율이 10%이다. 그 외에 가족으로부터나 기타 후원은 없다. 지출 항목은 식비, 교통비, 의료비 등의 생활비가 60%이다. (카드빚으로서, 카드 A의 한도가 다하면 카드 B를 쓰는 것을 격월로 반복한다. ㅋ) 쉐어타이핑(문자통역) 후원비, 통신비, 유튜브 등의 월정액 지출이 10%이고, 30%는 저축한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나의 창작활동 기간을 10년이라고 볼 때 얻었던 수입은 10% 정도다. ‘어떻게 해결?’이라는 것은 없다. 예술작품 특히 미술에서 거래는 인맥과 홍보로 이루어지고, 관객의 선택과 취향에 의해 좌우된다. 요즘도 투잡을 첫 번째 순위로 정하고 그 틈새 시간에 작업하고 있다. 또한 매년 지원금 사업에 공모 신청도 한다. 하지만 공모에 선정된다고 해서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개인적으로 5월 가정의 달과 설, 추석 명절이 큰 부담이다. 작가, 친구와의 외식이나 문화비 지출 또한 부담이 크다. 옷, 신발 등 꾸며야 할 미용, 패션지출도 만만치 않다. 예술활동 면에서 특히 미술은 지원금이 아닌 공모전은 거의 전시장 대관료 50~60% 지원이 있는 경우에도 운송비, 도록 제작비 등 자부담 의무 조건이 많다. 아트페어나 해외 초청 또한 항공료 지원이 안 되는 곳은 더더욱 심사숙고하게 된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어떻게 투잡을 하면서 예술작업을 병행하는지 작가들과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수입과 재산은 개개인의 민감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열심히 해외를 누비는 전업 작가가 있고, 가족이나 수많은 인맥의 힘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분도 있다. 또 몸이 아파서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며 외롭게 작업하는 분도 있다. 다양한 삶의 질이 공존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작활동이란 개인이 가지는 환경과 능력의 척도로 결정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그 수많은 작가 중 나의 작업은 오로지 ‘나’의 인과에 의해 이루어진다.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의 선택권이 없어서 쉽게 투잡을 그만두지 못하고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는 월급쟁이라는 안일한 ‘나’를 마주하고 있다. 태생과 환경 그리고 장애를 탓하는 것이 아닌, 신념을 가지면서 언젠가 무한 수억대의 별을 꿈꾸는 마음으로 버틴다.

C 씨의 명세서: 자기계발을 위한 레슨비 116%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피아노와 클라리넷 연주 활동을 한다. 열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클라리넷은 2004년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2005년에 콘서트에서 데뷔했다. 2007년에는 발달장애인 연주단체 단원으로 입단해 20년 동안 활동 중이다. 예술활동을 전업으로 한다. 수입 활동 관련해서는 연주단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고, 솔로 연주도 하고 파트너 강사로도 활동한다. 현재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으로는 정규직 단원으로 예술활동을 통해 정기 급여를 받고 있다. 월 80시간 일하고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연 50~60회 연주활동을 하고, 2023년부터 1회 5만 원의 연주수당을 받는다. 3~4회 정도 혼자 초청되어 연주할 때 회당 10~20만 원 정도의 일시적 수입이 있다. 2021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가족의 후원으로 20%를 충당하고 있다. 이외에 후원금과 정부 지원금이 약소하게 있다. 주요 지출 항목은 주거비 4.5%, 의료비, 식비 30%, 교통비 20%, 공과금 8%, 통신비 6%, 문화생활비 8%, 자기계발을 위한 레슨비 116% 등이 있다. 여행비는 0%이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월급은 최저임금(월 80시간) 수준이어서 두 가지 악기 레슨비 부담이 크다. 사회적 편견과 정당한 노력에 대한 대가 없는 이벤트성 연주가 가장 어려운 지점이다. 20년 음악활동을 한 사람과 이제 시작한 학생과 연주비가 같은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창의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관리하는 게 어렵다. 가족에게 계속 지원받아야 하는 것도 어려운 요소이다. 지원사업 공모에 지원신청하는 것도 어려움이 많지만, 선정되면 힘이 된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레슨비, 악기 구입비가 가장 부담된다. 악기 수리비용과 소모품 비용도 적지 않다. 지방이나 먼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 교통비도 많이 든다. 심리치료와 정기검진 등 의료비도 부담된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나이 들어서도 연주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늘 관리하고 실력을 유지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발달장애인 특히 자폐성 장애인은 노화 속도가 빠르다. 가장 큰 조력자인 부모 없이는 불가능한 예술활동이 걱정이다.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대한 연구와 법 실행이 시급하다. 지속 가능한 예술활동을 위한 평생교육 시스템을 기대해본다.

D 씨의 명세서: 권리중심에서 복지형 일자리로, 시간도 급여도 삭감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음악, 춤, 그림, 복합장르 등 다양한 예술활동에 참여한다. 함께 춤추고, 색칠도 하고, 노래 만들기나 워크숍도 한다. 밖에 나가서 공연도 많이 한다. 예술활동을 한 지는 오래되었다. 시설에 살 때는 야학에 다니면서 문화예술 워크숍에 참여해 춤을 췄다. 2020년 ‘권리중심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이하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 공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직접 노래도 만들고 밖에 나가서 공연하는 활동은 2021년 2월에 탈시설을 하면서부터다.
예술활동을 전업으로 하지는 않고, 일시적 예술활동을 통한 수입이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급여를 받으면서 노래, 춤, 그림전시 등의 활동을 통해 회당 5~20만 원의 비용을 간헐적으로 받았다. 그러나 2023년 말에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었고, 2024년에는 장애인복지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문화예술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 근무시간이 월 60시간에서 56시간으로 줄어 주휴수당이 없고 급여도 삭감되었으며, 근로지원서비스 이용 불가 등 불이익이 발생했다. 2024년 2월부터 권리중심 일자리 복구 투쟁을 하는 조직의 지원을 받아 주 4시간 추가 고용되어 급여 보전과 근로지원서비스 이용 등이 가능해졌다.
현재 자립생활센터의 지원을 받아 장애 당사자 3명이 함께 자립생활주택에 거주 중인데, 2025년 1월에 지원이 만료되면 이사해야 한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은 정기적 급여로 비예술활동(수급비, 연금) 50%, 예술활동(공공일자리 급여) 38%, 일시적 수입으로 공연비 등 예술활동 4%, 비예술활동 2%이다. 그리고 후원금이 6% 비중을 차지한다. 지출 항목은 의료비 2%, 식비 42%, 저축 48%, 통신비 2%, 의류미용비 5%, 여행비 1%이다.
자립생활주택에서 지원받으며 생활 중이어서 주거비와 공과금은 들지 않는다. 의료수급자여서 기본 비용은 무료이고 약값이 조금 나간다. 여행의 경우 센터 지원자가 동행하는 여행이 대부분이어서 센터에서 경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고, 가끔 동행자들과 분담해서 낸다. 문화생활비는 문화바우처를 이용해 한 달에 한 번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문화시설에서 관람 활동을 자주 한다. 비용이 드는 활동은 거의 자립생활센터에서 부담하고 있다. 자기계발비는 수급자여서 활동을 대부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장애특성에 맞는 활동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라인댄스를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수입이 너무 적어 생계를 꾸리기에 부족하다. 공연도 자주 하지 않고 어쩌다 한 번씩 한다. 그래서 사람들을 초대해서 우리를 알리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자립생활센터에 얘기하면 되니 부담이나 걱정은 없다. 하지만 센터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게 되면 나라에서 자립 연습을 더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 더 이상 지원해 주지 않는다. 그러면 집값, 공공요금 등을 내가 다 내야 한다. 그래서 이사하는 게 걱정이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사 가면 야학까지 걸어 다녀야 하나 걱정이다. 물리치료 받기 싫다.

E 씨의 명세서: 작품 판매는 저조, 출퇴근 교통비는 부담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미술 중에서도 서양화를 그린다. 미술작가로 활동한 지 15년 되었다. 수입 활동과 관련해서는 미술 관련 협회 회원으로 소속되어 전업으로 예술활동을 하고 정기적인 급여를 받는다. 현재 1인 가구로 살고 있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 항목은 협회에서 작품을 그려 제출하며 정기적으로 받는 급여가 90%를 차지한다. 그 외에 전시회에서의 그림 판매가 10% 정도이다. 주요 지출 항목은 주거비 20%, 의료비 5%, 식비 10%, 교통비 30%, 공과금 10%, 통신비 10%, 의류‧미용비 5%, 여행비 5%, 문화생활비 5%이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전시회에서 작품 판매가 저조하다. 대중에게는 그림이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작품을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가 활성화되고 기업에 작가들이 소속되어 수입을 얻을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매일 출퇴근하며 작업을 해서 교통비가 부담스럽고, 미술작업을 위한 재료비도 많이 들어 부담된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전업 작가로 기관에 소속되어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어 감사한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작가들이 많다. 예술을 포기하지 않고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정리.최순화 프로젝트 궁리 콘텐츠 제작 PD suna.choe@gmail.com

2024년 6월 (53호)

상세내용

이슈

‘예술가는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정책·제도의 언어 또는 평균으로 대별되지 않는 장애예술가의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조명해 본다. 예술 하는 삶, 창의적인 활동 등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채우고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에 관해 다섯 명의 예술가에게 들어보았다.

  • A(40대 남성)
    시각장애가 있고, 연극 등 공연 분야에서 활동한다. 경기도에 산다.

  • B(40대 여성)
    서울에 살고, 청각장애가 있다.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 C(30대 남성)
    클래식 음악가로 발달장애가 있다. 경기도에 산다.

  • D(40대 여성)
    서울에 살고, 발달장애가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활동을 한다.

  • E(40대 남성)
    인천에서 미술작가로 활동 중이다. 지체장애가 있다.

A 씨의 명세서: 병원비와 약값은 줄일 수 없어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연극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 10년 정도 되었다. 예술활동과 비예술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주로 프리랜서로 일한다. 현재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은 일시적 수입으로 예술활동 50%, 비예술활동 50%로 구성된다. 예술활동 수입은 출연료, 접근성 자문 활동, 공공 지원사업 지원금 등이 있다. 비예술활동 수입으로는 강의료와 안마원에서 간헐적으로 하는 아르바이트 소득이 있다. 주요 지출 항목은 식비 50%, 의료비 20%, 의류비 10%, 기타(주거비, 통신비, 교통비) 20%이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예술활동 기회가 적으며 수입이 일시적이다. 적은 비용으로 작은 프로덕션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수입이 매우 적다. 또한 지원사업에 의존해야만 하므로 선정되지 못하는 경우 창작활동과 경제활동 모두에서 타격이 크다. 예산과 창작의 기회를 늘려주면 좋겠다. 예술가 고유의 감각과 작품을 특화하여 예술 유통을 활성화하면 좋겠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외식비와 의료비가 가장 부담된다. 다른 것은 소비를 줄일 수도 있지만, 먹고 사는 문제와 질병이 있는 몸으로서 병원비, 약값 등은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e나라도움, 예술인 고용보험 등은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는다. 제작비도 적은데, 그에 비해 노동력은 많이 필요하다. 이음온라인에 공연 소식 등을 올리기도 하지만, 공연을 홍보할 창구도 너무 적다.

B 씨의 명세서: 전업 작가의 길은 멀지만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무용, 미술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제외하면 경제활동 기간은 21년이지만, 예술활동 경력은 중간에 개인 사정상 쉰 기간을 제외하면 12~15년 정도 된다.
예술에서 전업의 뜻은 ‘수입을 얻으면서 인생에 살림이 되는 창작 작업’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전업 작가로 활동해 본 적이 없다. 주로 공연이나 오프닝 등에 초청되어 받은 작가사례비나 작품 판매 수입, 그리고 예술창작 지원금에 선정될 때 받은 본인의 작가사례비 20% 등 매우 일시적이다.
수입 활동과 관련해서는 무기계약직으로 고정 급여를 받고 있다. 월급으로는 생계를 꾸리기에 부족해서 다른 직종의 일시적 파트타임 일을 겸하고 있다. 혼자 살다가 최근 다시 어머니와 살고 있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 항목은 비예술활동을 통한 고정 수입 70%와 일시적 수입 20%가 있고, 예술활동을 통한 일시적 수입으로 작품 판매 수입 또는 예술지원금 비율이 10%이다. 그 외에 가족으로부터나 기타 후원은 없다. 지출 항목은 식비, 교통비, 의료비 등의 생활비가 60%이다. (카드빚으로서, 카드 A의 한도가 다하면 카드 B를 쓰는 것을 격월로 반복한다. ㅋ) 쉐어타이핑(문자통역) 후원비, 통신비, 유튜브 등의 월정액 지출이 10%이고, 30%는 저축한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나의 창작활동 기간을 10년이라고 볼 때 얻었던 수입은 10% 정도다. ‘어떻게 해결?’이라는 것은 없다. 예술작품 특히 미술에서 거래는 인맥과 홍보로 이루어지고, 관객의 선택과 취향에 의해 좌우된다. 요즘도 투잡을 첫 번째 순위로 정하고 그 틈새 시간에 작업하고 있다. 또한 매년 지원금 사업에 공모 신청도 한다. 하지만 공모에 선정된다고 해서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개인적으로 5월 가정의 달과 설, 추석 명절이 큰 부담이다. 작가, 친구와의 외식이나 문화비 지출 또한 부담이 크다. 옷, 신발 등 꾸며야 할 미용, 패션지출도 만만치 않다. 예술활동 면에서 특히 미술은 지원금이 아닌 공모전은 거의 전시장 대관료 50~60% 지원이 있는 경우에도 운송비, 도록 제작비 등 자부담 의무 조건이 많다. 아트페어나 해외 초청 또한 항공료 지원이 안 되는 곳은 더더욱 심사숙고하게 된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어떻게 투잡을 하면서 예술작업을 병행하는지 작가들과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수입과 재산은 개개인의 민감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열심히 해외를 누비는 전업 작가가 있고, 가족이나 수많은 인맥의 힘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분도 있다. 또 몸이 아파서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며 외롭게 작업하는 분도 있다. 다양한 삶의 질이 공존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작활동이란 개인이 가지는 환경과 능력의 척도로 결정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그 수많은 작가 중 나의 작업은 오로지 ‘나’의 인과에 의해 이루어진다.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의 선택권이 없어서 쉽게 투잡을 그만두지 못하고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는 월급쟁이라는 안일한 ‘나’를 마주하고 있다. 태생과 환경 그리고 장애를 탓하는 것이 아닌, 신념을 가지면서 언젠가 무한 수억대의 별을 꿈꾸는 마음으로 버틴다.

C 씨의 명세서: 자기계발을 위한 레슨비 116%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피아노와 클라리넷 연주 활동을 한다. 열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클라리넷은 2004년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2005년에 콘서트에서 데뷔했다. 2007년에는 발달장애인 연주단체 단원으로 입단해 20년 동안 활동 중이다. 예술활동을 전업으로 한다. 수입 활동 관련해서는 연주단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고, 솔로 연주도 하고 파트너 강사로도 활동한다. 현재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으로는 정규직 단원으로 예술활동을 통해 정기 급여를 받고 있다. 월 80시간 일하고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연 50~60회 연주활동을 하고, 2023년부터 1회 5만 원의 연주수당을 받는다. 3~4회 정도 혼자 초청되어 연주할 때 회당 10~20만 원 정도의 일시적 수입이 있다. 2021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가족의 후원으로 20%를 충당하고 있다. 이외에 후원금과 정부 지원금이 약소하게 있다. 주요 지출 항목은 주거비 4.5%, 의료비, 식비 30%, 교통비 20%, 공과금 8%, 통신비 6%, 문화생활비 8%, 자기계발을 위한 레슨비 116% 등이 있다. 여행비는 0%이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월급은 최저임금(월 80시간) 수준이어서 두 가지 악기 레슨비 부담이 크다. 사회적 편견과 정당한 노력에 대한 대가 없는 이벤트성 연주가 가장 어려운 지점이다. 20년 음악활동을 한 사람과 이제 시작한 학생과 연주비가 같은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창의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관리하는 게 어렵다. 가족에게 계속 지원받아야 하는 것도 어려운 요소이다. 지원사업 공모에 지원신청하는 것도 어려움이 많지만, 선정되면 힘이 된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레슨비, 악기 구입비가 가장 부담된다. 악기 수리비용과 소모품 비용도 적지 않다. 지방이나 먼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 교통비도 많이 든다. 심리치료와 정기검진 등 의료비도 부담된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나이 들어서도 연주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늘 관리하고 실력을 유지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발달장애인 특히 자폐성 장애인은 노화 속도가 빠르다. 가장 큰 조력자인 부모 없이는 불가능한 예술활동이 걱정이다.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대한 연구와 법 실행이 시급하다. 지속 가능한 예술활동을 위한 평생교육 시스템을 기대해본다.

D 씨의 명세서: 권리중심에서 복지형 일자리로, 시간도 급여도 삭감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음악, 춤, 그림, 복합장르 등 다양한 예술활동에 참여한다. 함께 춤추고, 색칠도 하고, 노래 만들기나 워크숍도 한다. 밖에 나가서 공연도 많이 한다. 예술활동을 한 지는 오래되었다. 시설에 살 때는 야학에 다니면서 문화예술 워크숍에 참여해 춤을 췄다. 2020년 ‘권리중심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이하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 공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직접 노래도 만들고 밖에 나가서 공연하는 활동은 2021년 2월에 탈시설을 하면서부터다.
예술활동을 전업으로 하지는 않고, 일시적 예술활동을 통한 수입이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급여를 받으면서 노래, 춤, 그림전시 등의 활동을 통해 회당 5~20만 원의 비용을 간헐적으로 받았다. 그러나 2023년 말에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었고, 2024년에는 장애인복지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문화예술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 근무시간이 월 60시간에서 56시간으로 줄어 주휴수당이 없고 급여도 삭감되었으며, 근로지원서비스 이용 불가 등 불이익이 발생했다. 2024년 2월부터 권리중심 일자리 복구 투쟁을 하는 조직의 지원을 받아 주 4시간 추가 고용되어 급여 보전과 근로지원서비스 이용 등이 가능해졌다.
현재 자립생활센터의 지원을 받아 장애 당사자 3명이 함께 자립생활주택에 거주 중인데, 2025년 1월에 지원이 만료되면 이사해야 한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은 정기적 급여로 비예술활동(수급비, 연금) 50%, 예술활동(공공일자리 급여) 38%, 일시적 수입으로 공연비 등 예술활동 4%, 비예술활동 2%이다. 그리고 후원금이 6% 비중을 차지한다. 지출 항목은 의료비 2%, 식비 42%, 저축 48%, 통신비 2%, 의류미용비 5%, 여행비 1%이다.
자립생활주택에서 지원받으며 생활 중이어서 주거비와 공과금은 들지 않는다. 의료수급자여서 기본 비용은 무료이고 약값이 조금 나간다. 여행의 경우 센터 지원자가 동행하는 여행이 대부분이어서 센터에서 경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고, 가끔 동행자들과 분담해서 낸다. 문화생활비는 문화바우처를 이용해 한 달에 한 번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문화시설에서 관람 활동을 자주 한다. 비용이 드는 활동은 거의 자립생활센터에서 부담하고 있다. 자기계발비는 수급자여서 활동을 대부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장애특성에 맞는 활동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라인댄스를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수입이 너무 적어 생계를 꾸리기에 부족하다. 공연도 자주 하지 않고 어쩌다 한 번씩 한다. 그래서 사람들을 초대해서 우리를 알리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자립생활센터에 얘기하면 되니 부담이나 걱정은 없다. 하지만 센터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게 되면 나라에서 자립 연습을 더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 더 이상 지원해 주지 않는다. 그러면 집값, 공공요금 등을 내가 다 내야 한다. 그래서 이사하는 게 걱정이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이사 가면 야학까지 걸어 다녀야 하나 걱정이다. 물리치료 받기 싫다.

E 씨의 명세서: 작품 판매는 저조, 출퇴근 교통비는 부담

1. 예술활동 분야/장르 및 활동

미술 중에서도 서양화를 그린다. 미술작가로 활동한 지 15년 되었다. 수입 활동과 관련해서는 미술 관련 협회 회원으로 소속되어 전업으로 예술활동을 하고 정기적인 급여를 받는다. 현재 1인 가구로 살고 있다.

2. 수입과 지출의 주요 항목

주요 수입 항목은 협회에서 작품을 그려 제출하며 정기적으로 받는 급여가 90%를 차지한다. 그 외에 전시회에서의 그림 판매가 10% 정도이다. 주요 지출 항목은 주거비 20%, 의료비 5%, 식비 10%, 교통비 30%, 공과금 10%, 통신비 10%, 의류‧미용비 5%, 여행비 5%, 문화생활비 5%이다.

3. 예술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데 가장 어려운 점

전시회에서 작품 판매가 저조하다. 대중에게는 그림이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작품을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제도가 활성화되고 기업에 작가들이 소속되어 수입을 얻을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4. 지출에서 가장 부담되거나 걱정스러운 부분

매일 출퇴근하며 작업을 해서 교통비가 부담스럽고, 미술작업을 위한 재료비도 많이 들어 부담된다.

5.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전업 작가로 기관에 소속되어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어 감사한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작가들이 많다. 예술을 포기하지 않고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정리.최순화 프로젝트 궁리 콘텐츠 제작 PD suna.choe@gmail.com

2024년 6월 (53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 4유형 : 출처표시, 비상업적 이용만 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금지」의 조건에 따라 이용이 가능합니다.

댓글 남기기

2024-06-13 13:27:47

비밀번호

작성하신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예술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만, 그 이면에 있는 예술가들의 고충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애예술가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제도의 확충이 절실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들의 예술적 재능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예술가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2024-06-12 16:33:10

비밀번호

작성하신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예술가들의 가계부 흥미로웠습니다. 예술활동과 생계는 자칫 다른 세계처럼 들리기도 한데, 어떤 기반으로 예술활동을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지 구체적으로 담아줘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회적 기반이 좀더 잘 구축되어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늘어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제 2021-524호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WA-WEB 접근성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 1.업체명: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고 112 3.웹사이트:http://www.ieum.or.kr 4.유효기간:2021.05.03~2022.05.02 5.인증범위:이음 온라인 홈페이지 |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7조제1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제5항에 따라 위와 같이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서를 발급합니다. 2021년 05월 03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